<육룡><응팔>, 좋은 드라마엔 버릴 캐릭터가 없다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정도전(김명민)과 이인겸(최종원)이 대결할 때 갑자기 등장한 캐릭터가 하나 있다. 이름 하여 남꼴통(진선규)’. 앞뒤가 꽉 막혀 수사에 있어서 치우침이 없다는 뜻에서 지어진 별칭이다. 그런데 순군부의 남꼴통은 이방원(유아인)을 잡아다 고신을 통해 아버지 이성계(천호진)를 옭아매려 하는 이인겸과 결탁한 인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남꼴통은 사실 정도전과 뜻을 같이하는 인물로 이인겸의 뒤통수를 친다. 그리고 그 남꼴통의 이름이 뒤늦게 실제 역사의 인물인 남은이라는 게 밝혀진다.

 


'육룡이 나르샤(사진출처: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 남은이 등장하는 과정을 보면 이 드라마가 얼마나 인물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는가가 느껴진다. 사실 애초에 남은이라는 이름을 밝혔다면 이 캐릭터가 그리 돋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이미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들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꼴통이라는 별칭을 장치로 쓰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남은이란 캐릭터는 확실하게 매력적인 인물로 세워진다.

 

사실 이 드라마의 남꼴통 캐릭터를 연기한 진선규는 2010년부터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단역이 많았고 따라서 그리 주목되는 배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남꼴통이란 캐릭터를 통해 드러난 모습은 이 배우가 꽤 단단한 연기 내공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사극의 인물로서 진선규는 진짜 고려시대에서 막 되살아난 듯한 리얼함을 잘 살려냈다고 여겨진다. 물론 이것은 그저 지나칠 수 있는 캐릭터 하나까지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육룡이 나르샤>라는 작품의 특징일 것이다.

 

이 드라마에는 육룡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악역으로서 길태미(박혁권), 이인겸(최종원), 홍인방(전노민) 같은 인물이나 중심에서는 살짝 벗어나 있는 이방우(이승효), 조영규(민성욱) 같은 인물들까지 저마다 매력을 갖추고 있다. 악역이라고 해서 의미 없는 악역을 세우지 않고 조역이라고 해서 보조적인 역할에만 놔두지 않는다. 이건 아마도 좋은 드라마가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tvN <응답하라1988> 역시 마찬가지다. 이 드라마에는 덕선(혜리)과 보라(류혜영)와 정환(류준열), 선우(고경표), 택이(박보검), 동룡(이동휘)이 젊은 세대 주인공으로서의 중심에 서 있지만 그들의 부모인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김성균, 김선영, 최무성 같은 어른 세대들도 결코 변방의 캐릭터가 아니다. 김선영과 최무성은 아마도 <응답하라1988>이 되살려 놓은 중견배우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선의 절친인 장만옥 미옥(이민지)과 정환의 형인 정봉(안재홍)이 비오는 날 운명적으로(?) 만나는 이른바 <늑대의 유혹> 패러디 장면은 이들 캐릭터에 대한 관심 또한 높여 놓았다. 미옥을 연기하는 이민지는 캐릭터 설정 상 못생김을 연기하고 있지만 실제 공개된 얼굴은 완전 반전의 모습을 보여줘 화제가 되고 있다. 그것 자체가 그녀가 가진 연기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어딘지 바보스런 캐릭터인 정봉은 심장병 에피소드를 통해 그 따뜻한 모습을 그려낸 바 있다. 자신보다 타인을 걱정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드러났던 것. 그런데 정봉을 연기한 안재홍은 이미 영화 <족구왕>에서 전역 복학생 역할로 충무로의 신예로 떠오른 바 있고 최근에는 <도리화가>에서 이동휘와 감초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육룡이 나르샤>의 남꼴통이나 <응답하라1988>의 장만옥처럼 중심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캐릭터들이 많은 드라마는 좋은 드라마다. 게다가 이것은 우리 시대에 달라진 중심과 주변에 대한 시각이 투영되어 있다. 주인공은 어쨌든 드라마 구조상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주변 인물들을 허투루 세워두지 않는 것. 이제는 좋은 드라마의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지 않을까.



스토리보다 캐릭터, <응답>의 핵심은 예능 유전자

 

형만한 아우 없다고 했다. 속편이 본편을 앞지르지 못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는 다른 것 같다. 시청률로만 봐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 <응답하라> 시리즈는 갈수록 강력해진다. 신원호 PD는 애써 겸손하게 망할 작품이라고까지 말했지만 시청자들의 선택은 그 말을 결국 뒤집어버렸다. 6% 시청률(닐슨 코리아)부터 시작한 드라마는 어느새 11%를 훌쩍 넘기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로서도 놀랍고 본편을 뛰어넘은 속편으로서의 <응답하라> 시리즈로서도 놀라운 일이다.

 


'응답하라1988(사진출처:tvN)'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거기에는 이 시리즈가 가진 기존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작법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응답하라>시리즈는 기존 드라마들이 하듯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드라마가 아니다. 스토리라인보다는 오히려 캐릭터에 포인트가 맞춰진다. <응답하라1988>의 핵심 경쟁력은 그래서 쌍문동 골목집에 살아가는 제각각 개성강한 인물들에서 나온다. 덕선(혜리)을 중심으로 하는 정환(류준열), 선우(고경표), (박보검), 동룡(이동휘)이 젊은 세대에 맞춰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면, 그들의 부모인 성동일-이일화, 김성균-라미란 그리고 김선영과 최무성은 윗세대에 맞춰진 캐릭터들이다. 이 캐릭터들이 같은 세대끼리 우정과 정으로 엮어지거나 애정으로 엮어지는 그 관계의 변주는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힘이 된다.

 

쌍문동 골목집이라는 판타지적인 공간에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어놓지만 어떤 일관된 스토리라인의 흐름을 만들어놓지 않은 건 <응답하라> 시리즈가 기존 드라마들과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매회 이야기가 이어지고 앞으로 어떤 전개가 나올 지를 기대하게 하는 구성을 갖고 있다면,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 회 하나의 주제가 주어지고 그 주제에 맞는 에피소드들이 매력적인 인물들을 통해 보여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구조는 마치 시트콤을 닮아있지만 그렇다고 <응답하라> 시리즈가 시트콤은 아니다. 단지 시추에이션이 있고 코미디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마음을 움직이는 드라마가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그래서 덕선의 언니인 보라(류혜영)가 데모를 하고 경찰에게 잡혔을 때 엄마인 이일화가 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천재바둑기사 택이가 아버지 최무성과 무뚝뚝하지만 비디오테이프에 담겨진 기자 인터뷰를 통해 진심을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로 뭉클한 드라마적인 감동을 주지만 그것이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연속성 있는 이야기를 통해 다음 이야기는 뭘까 하는 궁금증을 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대신 그 궁금증은 누가 덕선과 결혼했나 하는 등의 인물들의 관계에서 나오고, 나아가 이것은 이 드라마의 힘이 결국 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 시청자들은 <응답하라>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고, 거기 나오는 인물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그 이야기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건 다분히 예능적인 그림이다. 예능은 애초에 어떤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청자를 끌 수 없는 구조다. 대신 캐릭터를 세워두면 그 인물의 매력에 의해 시청자들이 어떤 기대를 갖게 된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예능에서 잔뼈가 굵어온 인물이라는 점은 <응답하라> 시리즈가 어떻게 이들에게 최적화되어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가늠하게 만든다.

 

이렇게 스토리라인을 잘 몰라도 인물의 매력을 알게 되면 빠져드는 드라마는 새로운 시청자들의 중간유입이 용이해진다. <응답하라1988>이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나가는 건 그래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이 쌍문동 골목집에 사는 이들에 대한 아련한 판타지를 경험하고 있다. 스토리보다 먼저 캐릭터에 매료시키는 이 예능의 유전자는 <응답하라> 시리즈가 속편이 나와도 본편보다 더 강력해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 글은 PD저널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응팔>, 가진 자들이 나누는 서민들의 판타지

 

돈 천 만원을 갚지 않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판에 몰린 김선영. 그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웃 라미란과 이일화는 그것이 마치 제 일이나 되는 듯이 안타까워한다. 라미란은 몇 백만 원은 자신이 꿍쳐놓은 게 있다며 빌려주겠다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이 빌려줄 돈 천 만원이 없어 아쉬운 얼굴이다. 그런 그녀에게 김선영은 지금껏 신세져 온 것도 미안한데 그럴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응답하라1988(사진출처:tvN)'

이런 장면은 <응답하라1988>이 갖고 있는 특별한 판타지를 잘 보여준다. 보통의 드라마들이 그토록 많이 그려왔던 판타지란 선망과 동경의 대상을 그리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백화점을 통째로 갖고 있는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사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응답하라1988>은 그런 선망과 동경의 판타지를 그려 넣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 채워지는 판타지는 돈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진 인간적인 정이다. 이 쌍문동 골목에서 가장 잘 사는 집은 아마도 택이네 집일 게다. 천재 기사로서 어마어마한 상금을 받는 택이(박보검)와 봉황당이라는 금은방을 운영하는 택이 아버지 최무성은 그러나 전혀 그런 부유한 티를 내지 않는 인물들이다. 이웃의 부러움을 사기는 하지만 선망의 존재라기보다는 그저 마음 착하고 과묵한 이웃 정도다.

 

최무성이 김선영의 사연을 알게 되고 선뜻 천만 원이 든 통장을 내놓는 장면은 그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돈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라는 걸 그 장면 속에서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감동적이다. 최무성은 자신이 내주는 천만 원보다 쓰러진 자신을 구해주고, 냉장고가 비면 냉장고를 채워주며 함께 모여 때로는 떠들썩하게 웃을 수 있는 이웃들과 함께 살 수 있게 해준 박선영에게 더 고마워한다. 이런 장면에서 돈이란 저 뒤편으로 밀려난다.

 

집이 넘어가게 생겼는데도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홀로 있는 최무성을 찾아와 살뜰히도 챙겨주는 김선영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그 장면 역시 돈 문제보다 더 중한 것이 사람이라는 걸 보여준다. 떡 진 머리까지 감겨주는 모습은 조금은 과한 설정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허용되는 건 그러한 정을 드러내는 판타지 역시 강력하다는 걸 말해준다.

 

중국의 바둑대회에 나간 택이를 따라간 덕선(혜리)의 이야기에서도 이런 판타지가 깔려 있다. 국보급 존재인 택이가 대회에서 이기는 그 거창한 이야기보다 <응답하라1988>은 그 뒤에서 묵묵히 몇 시간을 기다려 초밥을 사다 방문에 걸어놓는 혜리의 이야기를 담아 넣는다. 택이가 그 어느 때보다 잘 먹고, 잘 잘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은 혜리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었다는 것. 그래서 그걸 알게 된 택이가 혜리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설레게 만든다.

 

혹자는 <응답하라1988>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가 아니고 판타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잘못된 건 아니다. 결국 드라마가 그리는 것들은 대부분 현실에 부재한 판타지가 아닌가. 그리고 그 판타지란 그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을 환기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저런 삶이 어느덧 판타지가 되어버린 현실. 선망이 아닌 사람냄새를 담고 있는 판타지는 그래서 우리시대에는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무도>도 힘들다, 지상파 예능 시즌제 안하면

 

“2008년부터 TV 플랫폼을 벗어나 영화, 인터넷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건의를 많이 했다. 하지만 문제는 <무한도전>의 시즌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아이템을 해결할 수 없더라.” 지난 달 25일 김태호 PD는 서울대학교에서 한 강연에서 시즌제를 언급했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이건 김태호 PD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이미 지상파 예능 PD들은 오래 전부터 줄곧 시즌제를 외쳐왔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시즌제를 거론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지금의 지상파 예능의 편성 시스템으로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존속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주 방영되는 프로그램에 맞추기 위해 반복적인 노동에 노출되다 보면 애초 프로그램이 갖고 있던 힘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고 무엇보다 제작진도 또 시청자도 어떤 휴지기를 통한 재충전의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시즌제의 문제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PD가 바로 나영석 PD. 그는 KBS를 떠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으로 PD가 쉴 틈 없이 달려옴으로써 너무 고갈되어버린다는 점을 들었다. 그래서 그는 CJ로 이적한 후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를 시즌제로 구성해 톡톡한 효과를 거뒀다. 만일 이 프로그램들이 시즌제가 아니라 매주 방송으로 편성되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프로그램의 소비속도는 빨라졌을 것이고, 그 신선한 느낌도 사뭇 상쇄됐을 것이다.

 

이처럼 예능 PD들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시즌제에 대한 김태호 PD의 언급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지금껏 시즌제가 아닌 매주 편성으로 버텨냈던 지상파 예능이 어느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알다시피 최근 한 2년 동안 지상파 예능들은 JTBCtvN 같은 비지상파 예능에 그 주도권을 놓친 지 오래다. JTBC<비정상회담>이나 <썰전>,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가 각각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고, tvN<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집밥 백선생> 등등의 예능 프로그램들 역시 하나의 트렌드를 세웠다. 지상파들은 뒤늦게 보조를 맞추기 위해 쿡방을 따라하거나 외국인 트렌드를 끼워 넣는 모습을 보였다.

 

트렌드에 민감한 예능에서 주도권이 빼앗긴다는 건 치명적이다. 예능의 헤게모니를 떠나 그것은 방송사의 위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이다. 실제로 JTBCtvN이 이른바 ‘5대 방송사(지상파 3사와 함께)’를 새로운 방송사의 틀로 제시할 수 있었던 데는 상당부분 이들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들의 지분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인식들은 지상파 관계자들도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시즌제를 단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눈앞의 이익 때문이다. 이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은 어마어마한 광고 완판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주말 예능의 경우는 방송사의 경영지표가 좌지우지될 정도로 광고 매출이 중요하다. 그러니 잠시 쉬고 간다는 건 언감생심 마음먹기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콘텐츠란 그 자체의 경쟁력이 확보되어야 장기적인 인기를 이어갈 수 있고 그래야만이 광고 매출도 보다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 지금의 주말 예능을 보라. 그나마 KBS<12>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복면가왕>, <진짜사나이>, SBS<런닝맨>같은 프로그램이 버티고는 있지만 그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뜨겁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방송 사고들은 이러한 매주 편성의 노동강도가 결국은 콘텐츠에 무리를 주고 있다는 징후처럼 보인다.

 

물론 모든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즌제가 될 필요는 없다. 이를테면 스튜디오형 예능으로 JTBC<냉장고를 부탁해><비정상회담>, <썰전> 같은 프로그램이나 tvN<집밥 백선생> 같은 프로그램들은 매주 편성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히든싱어><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같은 파괴력이 있는 대작(?)들은 시즌제가 프로그램의 파괴력을 훨씬 높여준다.

 

이것은 <무한도전>이나 <12>도 마찬가지다. 무려 10년이다. 10년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해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시청자들도 달라지고 있고 방송 트렌드도 시즌제에 더 맞춰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변화 속에서 당장의 이익 때문에 미래를 보지 못한다면 자칫 방송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고 또한 그런 환경 속에서 많은 인재들 또한 유출될 수 있을 것이다. 지상파들은 나영석 PD의 승승장구를 눈 여겨 보고 김태호 PD의 고민에 귀기울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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