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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는 왜 초반 8회 분량을 낭비했을까 '도망자', 초반 부진을 털어낼 것인가 '도망자'는 실험작인가, 실패작인가. 그 어떤 것이라고 해도 '도망자'로서는 예상 밖일 것이다. 엄청난 제작비를 투여한 작품이 실험작이 될 수는 없는 일이고 또한 실패작이어서는 더더욱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어설픈 실험작이자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실패작이 되어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에 이르렀을까. 제일 먼저 지목되어야 할 것은 속도다. 이 드라마는 속도 조절에서 실패했다. 빠른 속도감은 최근 드라마들의 한 경향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달려 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도망자' 같은 액션 스릴러라면 더더욱 그렇다. 액션은 흔히 보여지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은 읽혀지는 것이다. 즉 액션을 할 때 왜 저들이 저런 .. 더보기
'닥터챔프' 정겨운, 이토록 괜찮은 연기였어? 제 몸에 맞는 캐릭터 입은 정겨운 사실 정겨운이라는 배우가 '닥터챔프'의 주인공을 한다는 것에 대중들은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전작들이 그에게 덧씌운 이미지가 너무나 천편일률적이었기 때문이다. '천만번 사랑해'에서 그가 백강호를 연기할 때, 또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는 재벌집 아들 연기인가 했다. 전작인 '미워도 다시 한번 2009'가 떠올랐기 때문이다(여기서 그는 사생아 역할을 했다). 물론 그 이전 작품으로 '태양의 여자'의 차동우라는 캐릭터는 그만의 매력이 충분하리라는 가능성을 안겨준 작품이었고, 그 이전 작품인 '달콤한 인생'의 강성구라는 캐릭터는 그가 연기만으로도 꽤 가능성이 있는 배우라는 것을 알려주었었다. 하지만 그 후로 그는 줄곧 뻔한 스테레오 타입의 재벌집 아들 .. 더보기
'성균관 스캔들', 청춘 사극의 새 지평을 열다 청춘멜로의 가벼움과 사극의 진지함은 어떻게 만났을까 청춘 사극. 이 조어는 잘 어울리는 듯하지만, '청춘'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하이틴 로맨스적인 가벼움과 사극이 가진 어딘지 진중한 분위기는 부딪치는 점이 많다. 이 조어가 그다지 어색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은 최근 사극이 가진 특유의 퓨전 가능성 덕분일 뿐이다. 즉 이 '청춘 사극'은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 '성균관 스캔들'을 단 한 마디로 말하라면 주저 없이 '청춘 사극'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어려운 조합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남장여자'라는 열쇠다. 이미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청춘 멜로에서 '남장여자'라는 콘셉트가 가진 힘을 우리는 이미 발견했다. 꽃미남들의 세계로 '남장여자'가 들어감으로 해서 벌어질 수 있는 우정과 사.. 더보기
김수현 작가가 그린 인생은 정말 아름다웠나 작가가 너무 많은 말을 하게 될 때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가. 이 질문은 모호하다. 작금의 현실적인 삶이 아름다운 것인가를 묻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은 관념적이지만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것인가를 묻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는 둘 중 어느 질문에 대한 답변일까. 매번 극중인물이 넘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엔딩이 의도하는 바는 명백하다. 삶은 늘 그렇게 우연찮게 넘어지고 다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는 것. 인생은 그래서 아름답다는 것. 하지만 매회 누군가가 넘어져야 끝나게 되는 이 ‘꽈당엔딩’은 말 그대로 작위적인 것이다. 그래서 이 엔딩의 의도 역시 50여회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강령처럼 느껴진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표현이 그저 자.. 더보기
'대물'이 권상우에게 부여한 힘과 역할 호감으로 돌아온 권상우, 그에게 남은 숙제 권상우가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권상우의 이미지가 달라졌다. '대물'에서 그가 연기하는 하도야라는 돈키호테 검사 덕분이다. 사실 권상우가 검사 역할로 나온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더 많이 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출연하기만 하면 사사건건 구설수가 됐던 데다가 지난 6월에는 뺑소니 사건까지 일어났다. 그러니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아무리 재미있어도 권상우 때문에 드라마를 안보겠다는 말이 나온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것은 권상우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매를 맞든 칭찬을 듣든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숙해야 될 시기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이 됐을 터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