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9/15 (7)
주간 정덕현
나 PD도 당황하겠네.. 냉장고 옆구리 터지는 '삼시세끼'라니 저건 일일까 아니면 놀이일까. tvN 예능 산촌편을 보다보면 헷갈린다. 오자마자 갑자기 시작된 세끼 하우스 리모델링은 척 봐도 힘들 것 같은 노동이지만, 일을 진두지휘하며 솔선수범하는 염정아와, 사려 깊은 시선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일을 척척 해내는 윤세아, 그리고 힘쓰는 일에서부터 불 피우는 일 같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 일을 배시시 웃으며 묵묵히 하는 든든한 박소담이 함께 움직이자 순식간에 일이 끝나 버린다. 특히 이들은 미리미리 다가올 일들에 대비하는 게 거의 몸에 익어있다. 그래서 손 큰 염정아는 미리미리 앞으로 쓸 국물요리에 들어갈 육수를 액기스로 만들어 냉장고에 쟁여두고, 윤세아는 닭들이 추울까봐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그래야 ..
‘타짜3’, 신출귀몰한 진짜 타짜들의 ‘밑장빼기’는 어디로 갔나 영화 은 화투 대신 카드를 들고 나온다. 도박 종목(?)의 차이 때문일까. 화투가 가진 토종적인 맛은 없고, 대신 카드 게임이 갖는 ‘돈 놓고 돈 먹는’ 하드코어적 도박의 풍경이 전면에 나오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엄청난 판돈과 손목, 발목이 잘려나가는 살벌한 룰이 전편을 압도한다. 물론 복수극과 속고 속이는 사기와 반전의 묘미를 넣고 있지만, 를 원작만화로, 두 편의 영화로, 또 드라마 리메이크로 봐온 관객들로서는 그다지 짜릿한 새로움을 찾기는 어렵다. 본래 는 제목에 담긴 것처럼 도박기술로 상대방을 속이는 그 묘미가 압권이었던 작품이다. 그래서 지금도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심심풀이로 화투를 치면 농담 삼아 나오는 말이 “밑장빼기”가 될 ..
‘골목식당’ 닭칼국숫집, 백종원은 나아질 거라 했지만 과연 지금까지 이런 적이 있었던가. SBS 이 전국의 가게들을 찾아가 솔루션을 무수히 줬지만, 이렇게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거의 원 상태로 되돌아간 가게가 있을까 싶다. 부천 대학로 마지막편에서 중화떡볶이집과 롱피자집은 저마다의 해법을 찾아 손님들을 제대로 맞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금껏 답답한 면만 보여줬던 닭칼국숫집은 끝끝내 변화하지 못했다. 물론 백종원은 칼국숫집 사장님이 한 달간 굉장히 변화한 것이고, 앞으로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했다. 또 한 달 만에 그간 해온 습관을 바꾼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 말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마지막 방송에 즈음한 덕담에 가까웠다. 어떤 면에서는 솔루션을 더 줘도 해법이 당장은 없다는 말처럼 ..
'유열의 음악앨범', 실속은 못 챙긴 까닭 영화 은 시작 전까지만 해도 올 가을 극장가를 촉촉이 적실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동명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자극하는 추억과 향수가 적지 않다. 1994년부터 전파를 탔던 ‘유열의 음악앨범’. 당연히 당대의 음악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 음악을 배경으로 이 작품에 캐스팅된 정해인과 김고은이 차곡차곡 시간을 채워 넣어 만들어내는 멜로라니. 기대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기대는 생각만큼의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후 현재까지 스코어가 100만 관객을 조금 넘고 있어, 손익분기점인 180만 관객을 넘길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추석 시즌을 맞아 극장가는 새로운 라인업이 채워지고 있다. , , 등이 개봉하면서 은 이..
‘유퀴즈’ 흉년만 가득했다는 부부가 남긴 삶의 지혜 “우리는 얘기를 할 줄 모르는데...” 머리에 고춧가루가 묻은 채로 나와 유재석과 조세호를 맞은 이기향·이송식 부부는 tvN 예능 에 출연하는 걸 겸연쩍어 하셨다. 동네 가득 고소한 기름 냄새를 퍼트리며 참기름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 결혼한 지 37년이 된 부부에게 첫 인상이 어땠는가를 묻자 엉뚱하게도 둘 다 서로가 별로였다는 솔직한 답변이 웃음과 함께 나온다. 시아버님이 자기가 좋다며 중매로 맺어준 인연이라고 밝힌 기향씨는 당시에는 사랑 이런 것도 잘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이 착하고 살아가면서 맞춰가며 살게 되더라고... 남편 송식씨는 무뚝뚝했다. 기향씨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도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매력을... 어디서 찾노..” 했다. 반면 기..
콘텐츠 무한경쟁시대, KBS가 가야할 길은 요즘 같은 콘텐츠 무한경쟁시대에 KBS 장수프로그램, 나 , 같은 프로그램들은 어딘지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린 콘텐츠들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KBS라는 공영방송에서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지금 새로 시작해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도, 새롭게 런칭한 예능 프로그램도 선뜻 얘기하기가 어려워질 게다. 그것보다는 KBS에 오래도록 자리해온 이들 장수프로그램들의 힘이 훨씬 더 실질적인 게 현실이니 말이다. 이 현실을 확인하는 건 단 하루의 시청률표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9월 9일 자 시청률표를 보면 가 10.5%(닐슨 코리아)로 동시간대 타 방송사 드라마 성적을 훌쩍 앞서있고, 이 무려 10%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위대한 쇼’, 송승헌의 정치 쇼에 담긴 우리 시대 가족 찾기 정치 쇼를 빙자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우리 시대의 가족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정치 풍자를 담은 코미디를 빙자하고 있지만 진지한 가족극. tvN 월화드라마 에는 가족 해체 시대에 찾아보는 대안 가족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알고 보면 위대한(송승헌)의 정치 인생의 시작과 추락 그리고 다시 부활하는 그 과정은 모두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 그가 정치를 하겠다 마음먹은 건, 반에서 1등을 한 위대한 때문에 2등으로 밀려난 아들을 둔 정치인 강경훈(손병호) 때문이었다. 그가 시장에서 일하는 엄마의 일터를 빼앗으려 하자 위대한은 자신이 1등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 일을 막는다. 그는 결국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정치인이 되겠다 마음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