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가진 자들의 웃음과 못 가진 자들의 웃음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영화 <조커>의 흥행이 심상찮다. 우리에게는 배트맨의 적수로 알고 있는 조커라는 캐릭터의 탄생과정을 담은 영화지만, 이 영화는 결코 슈퍼히어로물의 단순명쾌한 선악대결을 담지 않는다. 또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다. 그건 조커라는 안티히어로가 되어가는 아서 플렉스(호아킨 피닉스)의 고통스런 삶이 전편에 공기처럼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단 4일 만에 170만 관객을 돌파했을 정도로 놀라운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높은 화제성과 평점을 통한 입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흥행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도대체 이 DC의 안티히어로를 다룬 영화에 어째서 우리네 관객들이 이토록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걸까.

 

먼저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물에서 캐릭터를 가져왔고 배트맨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도시 고담시를 소재로 쓰고 있지만 오히려 지극히 현실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해피’라 불리며 세상에 늘 기쁨과 웃음을 주는 존재로 키워졌고 그래서 코미디언을 꿈꾸지만 그의 조크는 세상 사람들을 웃기지 못한다. 정신 질환과 우울증으로 정신과 상담과 약물에 의존해 살아가는 아서라는 인물. 여기서 슈퍼히어로물의 비현실적 판타지를 찾기는 어렵다.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웃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서의 모습은 그가 처한 현실을 상징화한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조크를 던지고 함께 웃음으로 공감하고 싶지만 웃음보다는 배려와 예의 없는 편견어린 시선과 심지어 아이들까지 조롱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세상에서 눈물을 웃음으로 애써 감추고 있다. 우울감을 약에 의지해 버텨내며 애써 웃는 그 모습은 그만의 현실이 아니었을 게다. 가진 자들은 우아하게 살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은 복지예산 삭감으로 정신과 상담도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내쳐지는 게 고담시의 현실이니 말이다.

 

그런 아서의 유일한 낙은 피곤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니로)의 TV코미디쇼를 보는 것이다. 그 쇼에 낄낄 대며 웃던 아서는 그러나 어느 날 자신이 어눌하게 클럽에서 했던 조크를 담은 동영상이 그 쇼에 소개되는 걸 보며 묘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건 사실 머레이가 웃기지 못하는 아서를 비웃고 모욕하는 것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었지만, 아서는 그렇게라도 자신의 존재감이 드러난 것에 놀라워한다.

 

늘 모욕당하면서도 그럭저럭 순응해가며 살아가지만 그가 우연히 저지른 살인사건은 그를 각성시킨다. 광대 분장을 했던 아서의 살인은 고담시에 커다란 화제가 되고 가난해 핍박받아온 이들은 조금씩 그를 영웅시하기 시작한다. 아서가 쏜 총은 그래서 자신만 각성시킨 게 아니라 그와 비슷한 처지를 살아가는 못 가진 자들을 각성시킨 게 되었다.

 

아서는 드디어 깨닫게 된다. 왜 자신의 조크에 저들이 웃지 않고 비웃었는지를. 그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로 자신의 세계와 저들의 세계가 유리되어 있다는 걸 말해준다. 머레이의 쇼는 저들의 세계의 웃음을 던지며 저들 세계만이 세상의 모습이라 그려내고 있지만, 아서는 그 세계에 편입될 수 없다. 그는 매일같이 노트에 자신의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조크를 적어 놓고 들려주지만 저들은 그 조크는 이해하지 못한다.

 

저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이유로, 또 저들의 삶이 마치 진정한 삶이고 정상적인 삶이라 주장된다는 이유로 그 반대편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비정상으로 치부되고 모욕 받아 마땅한 삶으로 처분되는 것에 아서는 반기를 든다. 세상은 그를 비정상으로 취급하지만 그는 이제 거꾸로 세상을 비정상으로 취급하려 한다. 당신은 제정신이 아니라며 먹이던 약물들을 끊어버린 아서는 제정신이 아닌 세상에 총알을 먹이기 시작한다.

 

<조커>는 사실 앞부분 내내 답답하고 무거운 감정을 지워낼 수가 없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아서가 조커 분장을 하며 각성하기 시작하고 말미에 세상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는 장면에서 놀라운 해방감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가진 자들의 세상만이 정상으로 취급되는 현실에 못 가진 자들은 결코 정상적인 인물이 될 수 없다. 노력해도 그건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거리로 나온다.

 

여기서 저들의 시선으로 폭동이라 불리는 반사회적 행동들은 조커의 시선으로 보면 억압된 삶으로부터의 탈출로 그려진다. 이 부분은 아마도 이 이국의 낯선 영화가 우리를 열광하게 만드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가진 자들만의 웃음 속에 못 가진 자 조커의 거친 웃음이 만들어내는 카타르시스랄까.(사진:영화'조커')

‘월드클래스’는 과연 새로운 오디션이 될 것인가

 

이 시국에 또 다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될까. 아마도 Mnet이 새로 시작한 <월드클래스>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이 이러할 것이다. 최근 불거진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의혹 논란으로 인해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그러니 과연 이런 강행이 무리하게 여겨지는 건 당연한 일일 게다.

 

이런 논란이 터지기 훨씬 전부터 기획되어왔던 프로그램이지만, 제작진들도 이미 서바이벌이 강조되는 오디션의 피로감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월드클래스>는 그 첫 방 시작부터 이 프로그램이 ‘서바이벌’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나섰다. 그 근거로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라는 것. 서로가 서로를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도와 마지막 파이널 무대에 다 같이 서는 상생의 오디션을 추구하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오디션이기 때문에 스무 명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최종 10명으로 추려져 한 팀의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과정을 경쟁보다는 ‘협업’에 맞춘다는 게 <월드클래스>의 취지라는 것. 이런 기획의도는 그래서 우리가 흔히 봐왔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들과 사뭇 다른 그림을 보여줬다. 한 명씩 나와서 서로를 견제하고 등급이 나뉘고 미션마다 등락이 결정되는 그런 그림 대신, 일단 출연한 20명을 소개하고 그들이 가진 저마다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예능 프로그램에 가까운 방송이 더해졌다.

 

아마도 <런닝맨>을 연출한 조효진 PD가 투입된 건 이런 새로운 형태를 염두에 둔 것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스무 명의 연습생들이 미국에서 열린 KCON 행사를 참관하고 거기서 갑자기 소개되면서 전광판을 통해 미스티의 미션을 받고 그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들은 한 편의 <런닝맨>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이들은 미스티가 내는 미션들, 이를 테면 외국인이 헤드폰을 쓰고 K팝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걸 맞추거나, K팝 댄스만을 보고 곡을 맞추고 또 주어진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만보기를 찾아내 모두 함께 1000보를 찍는 미션 같은 걸 수행하는 전형적인 <런닝맨>의 게임들은 이들의 춤이나 노래 실력 같은 기량을 보는 것과 남다른 개성들을 동시에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런닝맨>식의 미션 게임도 결국 저마다 찾은 ‘월클볼’들을 하나로 모아 다 함께 정해진 공간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경쟁보다는 화합이 더 강조됐다. 마침 비틀즈를 추모하는 공간을 굳이 그 월클볼 모으는 미션의 최종지로 선정한 건, 월드클래스 비틀즈의 의미에 명곡 ‘Imagine’이 담는 화합을 더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월드클래스>는 지금껏 봐오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무엇보다 제목에 담겨 있는 것처럼 아예 시작부터 대놓고 ‘글로벌 아이돌’을 지향했고, 해외의 유명 팝스타들과의 콜라보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그 과정과 방식에 있어서도 서바이벌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하지만 이런 차별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월드클래스>가 넘어야 할 산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프로듀스X101>이 야기한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산이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떠올리게 되는 어떤 피로감의 선입견을 넘는 일 또한 작지 않은 산이다. 과연 <월드클래스>는 이런 만만찮은 산들을 넘고 본래 목표인 글로벌 아이돌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Mnet)

‘나의 나라’, 조선건국 이야기에 청춘들의 절망이 담긴 건

 

JTBC 새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는 조선 건국의 역사가 소재다. 이미 이 역사를 소재로 한 사극들은 넘치고 넘쳤다. KBS <용의 눈물>, <정도전>, SBS <대풍수>, <육룡이 나르샤> 등등 많은 사극들이 조선 건국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다.

 

이렇게 된 건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역사적 사실 자체가 드라마틱하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 현재의 정서들이 투영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선을 전후로 해서 조선 건국 같은 과정을 담은 사극들이 편성되면 자연스럽게 현재의 대중들이 원하는 ‘새로운 나라’에 대한 열망을 담아낼 수 있었다.

 

<나의 나라> 역시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역사적 인물로서의 이성계(김영철)와 이방원(장혁)이 등장한다. 하지만 <나의 나라>의 주인공은 이성계가 아니라 당대를 살았던 서휘(양세종), 남선호(우도환) 그리고 한희재(김설현)다. 어째서 이 청춘들이 조선 건국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주인공으로 내세워진 걸까.

 

그것은 이들의 캐릭터 안에 그 의도가 담겨져 있다. 서휘는 고려제일검으로 불리던 서검의 아들로 남다른 무인의 자질을 갖춘 인물이지만, 팽형을 당한 아버지의 핏줄이라는 사실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위치에 처해 있다. 간질병을 가진 누이 연(조이현)을 지키기 위해 생계를 꾸리려 애쓰는 삶이 그의 일상이 되었다.

 

남선호는 이성계의 옆에서 조선을 세우는 일을 도모하는 남전(안내상)의 아들이지만 서얼출신이라는 이유로 앞길이 막혀있다. 적자인 이복 형이 사망한 후 남씨 집안의 아들 취급을 받고 있지만 가슴 가득 아버지에 대한 한을 품고 있는 인물. 무과 장원만이 그에게 유일한 기회지만 그 동아줄이 자신의 올가미가 될 거라는 걸 그는 뒤늦게 깨닫는다.

 

한희재는 기생 한씨의 딸로 이화루의 행수인 서설(장영남) 밑에서 살아간다. 기생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보를 모아 파는 것으로 권력행사를 하고 있는 이화루. 한희재는 기생을 거부하고 썩어빠진 고려의 적폐를 벽서에 담아 고발한다.

 

즉 서휘, 남선호, 한희재는 망해가는 여말선초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나라를 희구한다. 그런데 그것은 이성계나 이방원이 꿈꾸는 그런 나라와는 다르다. 남선호가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건 지긋지긋한 서얼 팔자를 송두리째 뒤집어버리기 위함이다. 그는 “팔자의 반은 부모”지만 “나머지 반은 우리가 뒤집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곧 고려가 뒤집어질 거라고 예상하며 그 뒤집어진 고려의 중심에 설 거라는 야심을 드러낸다.

 

고려의 무능을 벽서로 써 붙이고 다니는 한희재 역시 남선호와 그리 다르지 않다. 그 역시 썩어빠진 고려를 칼로 도려내는 것이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이유다. 하지만 당장 먹고 살기 급급한 서휘는 “밥이 나라”라고 말한다. “쌀이 뒷간에서 나면 뒷간이 내 나라”라는 것. 그에게 나라에 대한 야심 따위는 없다. 다만 누이동생과 쌀 걱정 없이 살 수 있으면 나라가 누구의 손에 들어갔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조금씩 방향과 속내는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태생적으로 앞길이 막혀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력해도 출신 먼저 따지고 적자니 서얼이니 따지며 심지어 아버지가 팽형으로 자식들까지 누를 끼칠까 자결을 했지만 여전히 그 낙인을 찍고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그들이 날개를 펼 수 있는 곳은 없다. 그래서 저마다의 새로운 나라를 꿈꾼다.

 

조선 건국을 소재로 한 사극들은 많지만, <나의 나라>가 새로운 지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세 명의 앞길이 막혀 버린 청춘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관점으로 조선 건국의 이야기를 그려가는 것. 그것은 건국이라는 거창한 서사 따위보다 당장 나의 문제가 눈앞에 더 절실해져버린 지금의 청춘들의 현실을 담아낸다. 다 아는 뻔한 역사지만 이들의 행보가 몰입감을 주는 이유다.(사진:JTBC

조연이지만 대체불가의 신 스틸러, 고규필

 

고규필이란 배우는 도대체 언제부터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된 걸까. 사실 그 역할이 작품의 중심에 서 있던 적은 거의 없다. 거의 모든 작품에서 그는 조연이거나 엑스트라에 가까웠다. 하지만 MBC 드라마 <검법남녀>를 통해 고규필은 자기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어딘지 어눌하고 늘 당하는 입장에 서 있으며 뚱뚱한 몸집에 걸맞게 먹을 걸 찾는 <검법남녀>에서의 정성주라는 역할을 연기한 고규필은 절대 웃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백범(정재영)과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 백범이 주인공으로서의 긴장감과 진지함을 놓치지 않는다면, 정성주는 자칫 지나치게 빠져들 수 있는 긴장에 웃음을 더해 어떤 여유를 만들어주는 역할이었다.

 

특히 검시관이라는 직업에 별의 별 일을 다 시키는 백범 앞에서 구역질을 하기도 하고 괴로워하면서 억지로 일을 수행하는 정성주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게다가 먹는 걸 밝혀 항상 뭔가를 먹으려 할 때 백범이 “일하러 가자”고 해 못 먹게 되는 상황의 반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웃음의 코드가 되었다.

 

이렇게 독보적인 신 스틸러의 면면을 보여준 고규필에게 SBS 드라마 <열혈사제>는 확고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입에 항상 빵을 물고 다니는 이 요한이라는 캐릭터는 이 드라마에서 참 많은 직업을 가진 인물이었다. 편의점 알바에서부터 기업인 시상식 뷔페 알바, 왕맛푸드 공장직원, 라이징문 클럽 서빙직원, 열정분식소 직원이 모두 그의 직업이었다. 다분히 만화적인 캐릭터였지만 고규필은 여기서도 신 스틸러다운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쏭삭, 장룡 같은 유독 독특한 캐릭터들이 많았던 <열혈사제>에서 고규필이 연기한 요한은 단연 두드러졌고, 작품의 스토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었다. 중대한 사건이 벌어지는 곳이면 언제든 짠하고 등장해 웃음을 주는 인물. 그걸 유쾌하게 납득시킨 건 다름 아닌 고규필이라는 배우의 독특한 개성 때문이었다.

 

고규필은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 <시베리아 선발대>에도 합류해 예능에서도 신 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남길은 <열혈사제>에서 거의 짝패처럼 연기를 했던 고규필을 당연하다는 듯 그 선발대에 추천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금세 드러났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가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에서 표정 하나만으로도 웃음을 주는 존재가 바로 고규필였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선발대>는 그 특성상 화면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물론 간간히 정차하는 공간에서 이국적인 러시아의 바깥 풍경들이 보이곤 하지만, 대부분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내부가 주 무대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규필은 의외로 입맛이 까다로워 현지에서 산 소시지 빵을 한 입 베어 물고 잔뜩 인상을 쓰는 모습만으로도 웃음을 줬다. 늘 배가 고프다며 먹을 찾는 모습이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입맛이 보여주는 반전 웃음.

 

사실 배우의 연기란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개성과 무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연기경력 27년 차인 고규필의 연기가 대중들에게 조금씩 각인되게 된 건, 늘 당하는 역할이면서도 투덜대면서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주연들만 가득한 세상, 조연이지만 대체불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고규필에게서 어쩌면 우리가 의외로 위로를 받고 있는 지도.(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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