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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이태원 클라쓰’, 복수극이지만 청춘들이 눈에 들어오는 건 “그 친구는 또라이인가 싶으면서 바른생활 사나이였고 3년 간 친구 하나 없었지만 이상하게 외로워보이지는 않았어요.” JTBC 새 금토드라마 는 박새로이(박서준)를 짝사랑하는 한 여학생의 목소리를 빌려 그렇게 설명한다. 또라이처럼 보이지만 바른생활 사나이이고 외톨이처럼 보이지만 외롭지 않다는 그 설명에는 박새로이가 타인의 기준이나 시선 따위에는 휘둘리지 않는 소신 있는 삶을 살아가는 청춘이라는 의미가 담긴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사는 현실은 이 소신을 지켜줄 수 있을까. 장대희 회장(유재명) 아들이라고 반 친구를 괴롭히고, 선생님조차 그걸 보고도 뭐라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참지 않았던 그 소신으로 인해 박새로이는 전학 간 그 날 퇴학당하고, 공교롭..
‘더 게임’, 진실을 보는 눈과 운명을 보는 눈 운명은 과연 바뀔 수 있을까. MBC 수목드라마 의 대결구도가 선명해졌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죽기 직전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김태평(옥택연). 과거 ‘0시의 살인마’로 불리던 조필두라는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다 살해된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서준영(이연희) 형사. 그리고 국과수 법의관이지만 사실은 살인범인 구도경(임주환). 결국 구도경이 이준희의 딸을 살해하게 된 이유는 조필두가 진짜 연쇄살인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죽음을 보는 김태평을 이용해 드러내게 하기 위함이었다. 과거 조필두가 잡혀 현장검증을 할 때 어린 구도경(김강훈)이 “아빠”라고 부르는 장면은 그가 왜 살인까지 저지르면서 진실을 밝히려 하는가를 설명해준다. 무려 20여년 간이..
‘미스터트롯’의 무한질주, 직격탄 맞은 동시간대 프로그램들 이걸 어떻게 이길까 싶은 생각이 든다. 첫 방에 12.5%(닐슨 코리아) 시청률이 나왔을 때부터 TV조선 의 고공행진은 예고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열풍의 후광을 그대로 가져온 데다, 막강한 실력자들은 물론이고 장르와 세대를 넘나드는 끼가 넘치는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회에 17%를 간단히 넘기고 4회 만에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낸 이 1:1 데스매치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게임은 끝났다 싶었다. 결국 5회에 무려 25.7%라는 역대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런 상승세라면 비지상파는 물론이고 지상파까지 통틀어 최근에는 거의 나오기 어려운 시청률 30%도 경신할 가능성이 충분해졌다. 이 데스매치에서 최고..
‘포레스트’ 박해진·조보아의 숲 로맨스, 첫 방에 드러난 강점과 약점 굴지의 투자회사 본부장으로 잘 나가는 마이더스의 손 강산혁(박해진). 나름 솜씨 있는 외과 레지던트 정영재(조보아). 화려해 보이는 사업가에 의사인데다, 지나치게 자신만만하고 결코 기죽지 않는 성격들을 갖고 있어 겉보기엔 누군가의 워너비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는 상처들이 있다. 강산혁은 팔에 극심한 화상통을 느끼는 ‘환상통’ 증상을 앓고 있고 정영재는 어린 시절 물에 빠졌다 살아남으며 생긴 트라우마가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KBS 새 수목드라마 는 그저 그런 뻔한 설정의 멜로처럼 보인다. 하지만 제목이 인 것처럼, 이 뻔한 설정 위에 뻔하지 않은 숲을 통한 치유라는 색다른 설정이 더해진다. 강산혁과 정영재는 ..
‘골목식당’, 백종원 황당하게 만든 팥칼국숫집 사장님의 불통 말끝마다 핑계다. 게다가 마치 맡겨놓은 거라도 있다는 듯 팥 좀 구해 달라, 비법을 달란다. 백종원으로서는 황당하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SBS 이 찾아간 홍제동 문화촌에 있는 팥칼국숫집 사장님은 백종원도 또 그걸 보는 시청자들도 황당하게 만들었다. 애초 물을 부어서 끓이는 방식이 팥을 너무 묽게 만든다는 걸 백종원은 실제로 물을 넣지 않고 옹심이가 익혀 팥 베이스에 넣어 끓인 걸 비교하게 함으로써 확인시킨 바 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팥칼국숫집 사장님은 원래 조리법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물을 좀 붓는다고. 대표님이 하는 거는 너무 되서 안돼. 끓이지도 못해.” 그러면서 엄마의 말이라며 “팥만 끓이면 맛이 없다”는 말을 반복..
‘호동과 바다’, 뻔할 수 있는 먹방 달리 보이게 만든 강호동 올리브 TV 는 예능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표방했다. 하지만 강호동이 출연한다는 사실은 과연 다큐멘터리가 가능할까 싶은 선입견을 갖게 만든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에게 이 부분은 가장 큰 고민거리였을 게다. 지금껏 부터 다져온 예능의 틀이 강호동에게는 어디서든 불쑥불쑥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큰 소리로 외치는 그 모습은 에서 어떤 지역을 소개하는 멘트 톤을 연상케 하고 음식을 먹으며 짓는 다소 과장된 표정과 리액션 역시 그렇다. 아주 특별한 풍광 앞에서 호들갑을 떨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 또한 다큐멘터리의 차분함과는 사뭇 대조되는 예능적 느낌이 묻어날 테니 말이다. 는 그래서 자꾸만 이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라는 걸 강조..
‘블랙독’, 서현진 통해 끄집어낸 경쟁 사회의 민낯과 그 대안 “내가 그동안 도대체 뭘 놓치고 있었던 걸까.” 명문대에 합격한 아이에 환호하고 대학 간 아이들에만 관심을 쏟았던 자신을 뒤늦게 발견한 고하늘(서현진)은 자괴감에 빠져버렸다. 그 반에서 그토록 환하게 웃던 많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이른바 상위그룹 아이들이 잘 되는 것에 취해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자신도 모르게 소외시키고 있었던 것. 책상 위에 붙여 놓은 사진들도 다시 들여다보니 빠져있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tvN 월화드라마 에서 고하늘이 이처럼 각성하게 된 건 황보통(정택현)이라는 아이 때문이었다. 불우한 환경 때문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황보통은 당장 먹고 살 일이 더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담임인 고하늘은 학교가 재촉..
‘검사내전’, 일선 검사들의 노력에도 여전히 부조리한 검찰이라는 건 윗선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건 일선 검사들이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정의가 살아날까. JTBC 월화드라마 에서 오래도록 자기 일에 충실해왔던 김인주(정재성) 진양지청장이 검사장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쓸쓸히 물러나는 대목은 한 마디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김인주가 시쳇말로 ‘물을 먹은’ 건 진양시 국회의원 아들이 저지른 사건을 무마하라는 검사장의 청탁을 받아들이지 않고 끝내 그 범법자를 검거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인주에게 은근히 전주지청 자리를 이야기했던 검사장은 그를 천거하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 자신보다도 한참 밑엣 기수인 인물이 오른다. 그는 퇴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검사직을 포기하고 로펌에 들어갈 궁리를 한다. 이를 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