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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감자·고구마를 먹어도 레스토랑처럼, '삼시세끼' 유머의 매력 시작부터 쉽지만은 않다. 던져놓은 통발에는 고기 한 마리 없고, 배를 타고 나가 낚시를 해도 물고기 한 마리 잡히지 않는다. 물론 첫 날 물 빠진 해변에서 전복을 따와 맛있는 한 끼를 먹었지만 그런 행운이 계속 이어지진 않는다. 거북손을 잔뜩 따와서 부쳐 먹고 잔치국수에도 넣어 먹었지만, 갑자기 급변하는 섬 날씨와 쏟아지는 비를 피해 들어온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저녁거리가 막막하다. tvN 예능 어촌편5는 코로나19 때문에 만재도가 아닌 무인도 죽굴도로 들어갔다. 재료가 없어도 그나마 주민들에게 도움도 받고 때론 만재슈퍼에서 쇼핑(?)도 하던 건 이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오롯이 이 세 사람이 이 섬에서 차승원이 그토록 싫어한다는 수렵,..
‘외출’, 어째서 세상 엄마들만 죄인처럼 살아야할까 “왜요? 우리 엄마가 왜? 왜 죽어야 하는데요? 왜 다들 우리 엄마만 잘못이라고 하는 건데? 왜 우리 엄마가 내 딸을 봐줬어야 했는데요? 왜 그랬어야 했는데?” tvN 단막극 에서 한정은(한혜진)은 자신의 엄마 최순옥(김미경)을 향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시어머니에게 누르고 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킨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은 아이. 그 아이를 돌봐줬던 친정 엄마 최순옥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 아이의 엄마인 한정은은 아이의 죽음과 엄마를 이해하면서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아픔 속에서 힘겨워한다. 감기약을 먹고 잠시 잠든 사이 사고가 벌어진 줄 알았으나 찾아온 아빠를 만나러 잠시 외출한 사이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하기도 하지만, 한정..
‘개훌륭’, 강형욱이 그건 자율이 아닌 방임이라 한 까닭 “방임해서 키우고 있다는 거예요.” KBS
'개그콘서트'의 한계 분명하다면 대안을 고민해야 갑작스레 터져 나온 폐지설이었지만 사실 놀라운 건 아니었다. 그간 KBS 는 여러 차례 새롭게 단장하려 노력해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할 정도로 추락한 게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편성 시간을 금요일로 옮기고 나서는 시청률이 2%(닐슨 코리아)대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금요일이 방송사들의 격전지가 되어 있는 현재 상황을 생각해보면 의 이런 편성은 사실상 '버리는 카드'가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다. 폐지설이 나오고 KBS 측에서는 입장이 정리되고 있지 않은 형국이다. KBS측은 "개그콘서트 폐지와 관련해 논의된 바가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KBS 제작본부장은 "폐지에 대해 신중히 논의 중이며 다음 주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혼돈을 줬다...
‘외출’,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비극 도대체 이 비극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 걸까. 아이가 아파트 창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한정은(한혜진)과 이우철(김태훈)은 맞벌이 부부였고 아이를 돌봐주기 위해 친정엄마 최순옥(김미경)이 시골에서 올라와 있던 중이었다. 마침 계약직 사원 신소희(윤소희)를 위한 회식 때문에 늦게 된 한정은은 전화 저편에서 기침을 하는 엄마에게 감기약을 드시라고 했고, 그 약을 먹고 깜박 잠이 든 사이 사건이 벌어졌다고 믿었다. tvN 2부작 드라마 은 한정은의 가족에게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아이. 가족이 온전할 리 없었다. 창가에만 가도 공포에 질려버리는 한정은은 그래도 회사생활을 억지로 버텨내고 있었고, 엄마 최순옥은 자신 때문에..
‘부부의 세계’가 막장을 빗겨 화제작이 될 수 있었던 건 아슬아슬하다. 전개 자체만 두고 보면 막장 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 전개가 어찌 된 일인지 납득이 간다. 그래서 JTBC 금토드라마 는 막장을 살짝 빗겨가며 화제작이 되었다. 시청자들은 저마다 다음 전개를 상상하지만, 드라마는 항상 그 상상에서 한 걸음씩 더 나간다. 충격적인 전개지만, 그건 거기서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충격으로 나간다. 이것이 라는 드라마의 세계다. 이 드라마의 시청자들이라면 사실 첫 회부터 그 끝에 이르러 뒤통수가 얼얼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게다.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 지선우(김희애)가 그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건 불륜만이 아니었다. 주변 지인들과 동료, 이웃까지 그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
‘인간수업’, 넷플릭스라서 허용되는 용감한 드라마라는 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 한 마디로 파격적인 드라마다.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지만 19금이라는 사실 자체가 그렇다. 그것은 고등학생들이 등장하지만 이 그 흔한 청춘물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는 청소년 성매매 어플을 통해 돈을 버는 오지수(김동희)와 실제 성매매를 하는 여고생 서민희(정다빈) 그리고 오지수의 이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 범죄의 세계 속으로 깊숙이 함께 들어가는 배규리(박주현) 같은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다. 고등학생들이지만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서 봐왔던 그런 모습은 발견하기 어렵다. 이들이 처한 현실은 한마디로 살풍경하다. 시종일관 욕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살고, 학교에서는 평범해 보이지만 방과 ..
당신의 ‘화양연화’는 과거가 아닌 현재다 어쩌다 그는 이토록 속물로 변하게 된 걸까. 대학시절 그 누구보다 뜨거웠고 열정에 넘쳤으며 신념에 가득했던 청춘이 어느덧 지긋한 중년에 이르러 거울 속에 선 인물이 너무나 속물이 되어 있는 걸 발견하는 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tvN 토일드라마 의 문제의식은 바로 거기서부터 비롯된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의 전면에 나섰고, ‘지는 편’쪽에 서서 싸웠던 한재현(박진영, 유지태)은 어쩌다 중년에 이르러 이기기 위해 뭐든 하는 냉혈한이자 속물인 형성그룹 사위가 되었다. 형성그룹 회장 장산(문성근)의 딸 장서경(박시연)과 결혼해 승승장구한 그는 부당해고에 맞서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노동자들을 강제해산시키라는 장인의 명을 받는다. ‘가위손’이라 불릴 정도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