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0/06/10 (15)
주간 정덕현
'가족입니다'의 질문, 당신은 가족을 얼마나 알고 있나 "어떤 과학자가 그랬어. 우리는 지구 내부물질보다 태양계의 내부물질을 더 많이 안다고. 지구에 살고 있는데 지구 내부물질을 알면 뭐하니 이런 거지. 가족이 딱 그래." tvN 월화드라마 에서 김은희(한예리)가 자신의 아버지 김상식(정진영)이 야간산행을 했었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다는 이야기에 그의 오랜 친구 박찬혁(김지석)은 그렇게 말한다. 김은희는 스스로도 남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 박찬혁이 뭘 좋아하는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가족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자신을 인정한다. 이 대사에 담겨 있는 것처럼 가 그리려는 건 김상식과 이진숙(원미경)네 가족의 진짜 모습이다. 그런데 그 진면목을 끄집어내는 방식이 독특하다. 어느 날 갑자기 이진숙은 김상식에게 졸혼..
'개훌륭', 역시 예능의 달인다운 이경규의 성장 "와우 우리 형님 만세다! 우리 형님 도망갈 줄 알았는데." 모니터를 통해 달려드는 비숑몬스터즈 뚜비, 도담, 구름이의 공격을 온 몸으로 막아낸 이경규를 보던 강형욱은 환호를 질렀다. 그럴만한 상황이었다. 개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보호자들을 모두 방으로 들여보내고 이경규가 일어서자 개들이 달려들었다. 함께 그 집에 투입된(?) 트와이스의 나연, 모모, 쯔위는 자칫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세 마리가 동시에 달려드는 걸 애써 앞에서 피하지 않고 막았던 것. KBS 가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이다. 초반에만 해도 이경규의 역할은 애매모호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반려견 가족으로도 유명한 이경규이기 때문에 그가 이런 프로그램에 나오는데 대한 진정성은 충..
실제 부동산 현실과 '구해줘 홈즈'에서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것 굳이 저런 집에 5억을 주고 전세 살아야 할까. MBC 예능 에서 의뢰인이 선택한 집은 '구룡산 옥상정원 집'이었다. 양재동에 위치한 그 집은 근처에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3개나 있는 신축 주택으로 방 3개와 화장실 2개가 있었다. '구룡산 옥상정원 집'이라 이름 붙여진 건 옥상에 올라가면 구룡산을 전망으로 볼 수 있는 정원이 꾸며져 있어서였다. 방송에 소개된 집들 중에는 그래도 나은 편이라 여겨진 게 사실이다. 직장이 각각 강남, 송파인 남매가 제시한 조건에 그나마 잘 맞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직장에서 30분 이내 지역이었으면 했고, 각각 키우는 반려견들이 함께 지내는 게 가능한 전세여야 했다. 물론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인근 공원 ..
거리는 둬도 마음만은, '비긴어게인'의 버스킹이 특별했던 까닭 코로나 시국에 버스킹을? JTBC 은 지금껏 해왔던 해외가 아닌 한국을 선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멈춰버린 지금, 의 이 선택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들어있다. 일단 해외보다 국내가 상대적으로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 그러하고,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인 상황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의미는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하고 힘겨운 일상들을 버텨내고 있는 분들에게 음악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이 시도를 통해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것은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고 나아가 여기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새삼스런 마음이기도 했다. 음악을 하는 이유와 그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 또다시 시작한다는 그 마음. ..
이효리의 솔직함, 비의 순진함 그리고 유재석의 노련함 이보다 좋은 케미가 있을까. MBC 예능 의 여름 혼성그룹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유재석, 이효리, 비가 방송에서 치고받는 모습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합이 잘 맞는다. 저런 대담한 멘트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 솔직한 이효리가 방송의 수위를 한껏 높인다면, 이에 한껏 난감한 표정을 짓는 순진한 얼굴의 비의 리액션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고 유재석이 나서서 이효리에게 한 마디 했다가 오히려 되받는 그 과정들이 너무나 토크를 균형 있게 만든다. 이효리의 솔직함에 비의 꾸러기 표정이 돋보이는 순진함 그리고 유재석의 노련함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합이다. 이효리는 잠시도 방송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는 비에게 짓궂게도 과거 우..
'팬텀싱어3', K크로스오버의 무한한 가능성 실험중인 고영열 고영열이 또 일을 냈다. 이제 4중창단의 대결이 본격화된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에서 고영열은 다시 한 번 존 노와 만났고 여기에 정민성과 김바울이 더해져 이른바 포송포송 팀이 꾸려졌다. 고영열이 주도해 선택한 곡은 윤동주 시를 가곡으로 창작해 만든 '무서운 시간'. 고영열은 이 노래를 통해 윤동주 시인이 시를 쓰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서러움과 후회스러움을 잘 표현해보려고 애썼다고 했다.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로 시작하는 첫 소절에서부터 고영열 특유의 한이 서린 목소리가 귀가 아닌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곡이었다. 절절한 가사가 폐부를 끊는 듯한 절창으로 이어진 곡은 정민성과 김바울이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묵직하..
손님 같지 않은 이광수, '삼시세끼' 나영석 PD의 슬기로운 섭외 무인도 섬 생활도 지내다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처음 죽굴도에 들어왔을 때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은 모든 것을 낯설지만 특별하게 바라본 바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집은 소박해도 마음을 잡아끌었고, 집 옆에 마련된 텃밭은 갖가지 작물들이 자라 넉넉한 여유를 주었다. 한 바퀴 도는 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이 작은 섬의 산책길도 너무나 예뻤고, 유해진이 형배라 이름 지은 배를 타고 바다를 돌아보는 일도 유쾌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건 아마도 tvN 어촌편5를 매주 기다려 시청하는 분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지 않을까. 죽굴도가 점점 익숙해지고, 거기서 때론 잡은 게 없어 고구마와 감자로 연명(?)하다 드디어 잡은 돌문어와 어마어..
짠한 데 웃기고 설레는 '쌍갑포차', 이 복합감정의 정체는 짠한 데 웃기고 때론 설레는 이 이상한 감정은 뭘까. JTBC 수목드라마 가 주는 감정은 복합적이다. 쌍갑포차를 찾아온 손님들의 사연은 짠하기 그지없는데, 그 사연을 듣고 그 원을 풀어주는 월주(황정음)와 귀반장(최원영) 그리고 한강배(육성재)의 활약은 코미디 그 자체다. 여기에 한강배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강여린(정다은)과의 멜로나 월주와 귀반장의 심상찮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설렘까지 더해진다. 사실 너무 많은 복합적인 감정들을 끄집어내는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나열되면 자칫 드라마의 정체성을 애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는 때론 아슬아슬한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하고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며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