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응팔' 쌍문동 골목, 저런 곳에서 살고 싶다 의 가장 강력한 판타지, 쌍문동 골목 우리에게 골목이란 어떤 공간인가. 골목이 존재하려면 일단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집과 집들이 이어져 다닥다닥 붙어있어야 하고, 그렇게 이어진 집들이 두 줄 이상 있어서 그 사이에 공유공간을 두고 있어야 한다. 바로 그 공유공간이 다름 아닌 골목이다. 골목은 그래서 집과 집 사이를 수평적으로 연결해주는 기능을 한다. 아마도 80년대를 살았던 이들이라면 방과 후 집에다 가방을 던져놓고 그 골목으로 뛰쳐나온 동네 아이들이 함께 다방구 같은 놀이를 했던 걸 기억할 게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골목에서 함께 놀던 아이들은 나이 들어 학교가 달라져도 여전히 그 골목을 매개로 친구이자 이웃처럼 지내기도 했다. 어디 아이들뿐인가. 저녁 준비 하다 양념이 미처 떨어진 걸 깜박했다 치면.. 더보기
신민아가 '오 마이 비너스'에 진 ‘신세 마일리지’란 신민아, 살찌우자 비로소 보이는 연기 최근 여성연기자들은 ‘예쁨’을 감추려 안간힘이다? KBS 의 신민아는 살을 주체할 수 없는 뚱뚱이로 분장했다. 대학시절에는 남자들을 줄줄 달고 다니는 말 그대로 비너스였지만 역변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의 아랑이나 의 구미호 역할을 하며 미모를 뽐낼 때는 전혀 드러나지 않던 연기가 이 뚱뚱이 분장을 하자 보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종영했던 의 황정음은 물론 나 같은 작품에서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이 작품을 통해 어떤 정점을 찍은 느낌이다. 그저 연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사랑스러움’이 비로소 그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 그녀 역시 에서 주근깨투성이의 얼굴에 폭탄머리를 하고 나왔다. 그랬더니 오히려 그녀의 연기는 더 돋보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어째.. 더보기
정은지, 고아라, 혜리까지, '응답'의 특별한 마법 인물에 최적화시킨 캐릭터의 힘, 연기는 함께하는 것 연기는 과연 연기자들만의 몫일까. 조금만 어설픈 연기가 나와도 ‘연기력 논란’이 나오는 세상이다. 그리고 그 연기력 논란의 비판은 오롯이 연기자의 몫으로만 돌아간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시리즈를 두고 보면 과연 연기가 연기자들만의 몫인가가 의심스러워진다. 로 단박에 연기돌의 자리에 올랐던 정은지를 떠올려보라. 이 작품 속에서 정은지는 구성진 경상도 사투리를 툭툭 쏘아내며 극 중 캐릭터와 전혀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 후에 그녀가 했던 에서는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같은 작품에서는 별다른 힘을 보여주진 못했다. 즉 연기도 괜찮은 캐릭터와 만났을 때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의 고아라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그녀는 이 작품.. 더보기
'응팔', 엄마란 우리에게 어떤 존재여야 할까 엄마로 울리고 웃기고, 의 남다른 저력 애초에 ‘남편 찾기’ 콘셉트가 에서도 계속된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원호 PD가 밝혔을 때 대중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건 또 비슷한 패턴의 이야기가 시대만 바꿔 반복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은 이전 시리즈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물론 여전히 여주인공 덕선(혜리)의 남편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이 드라마의 주요한 동력 중 하나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요소일 뿐 의 전부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이 이전 시리즈와 확연히 다른 점은 뭘까. 물론 여전히 염소 BGM이 흘러나오며 웃기는 장면들이 연출되지만, 유독 눈물의 밀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눈물은 다름 아닌 가족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성동일이 모친.. 더보기
'달콤살벌패밀리', 정준호 또 '두사부일체'인가 , 드라마에서도 조폭이야기 봐야 하나 또 조폭인가. MBC의 새 수목극 의 정준호를 보며 아마도 시청자들은 를 떠올렸을 지도 모르겠다. 그 영화에서의 정준호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기서부터 비롯해 그가 출연한 꽤 많은 영화들이 대부분 조폭영화라는 것 때문이다. , , , 등등 정준호와 조폭 영화는 마치 잘 어울리는 짝패처럼 보인다. 게다가 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정웅인은 또 정준호와 그 조폭영화에서 꽤 자주 동반 출연했던 배우다. 시리즈가 그렇고 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는 늘 그랬던 정준호표 조폭영화의 드라마 버전 같은 느낌을 준다. 또 는 가 그렇듯이 이중생활하는 조폭의 이야기다. 학생에서 가장으로 그 역할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러니 첫 회부터 그 이야기는 너무나 뻔해진다. 밖에서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