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육룡', 사극도 이런 역사적 식견을 드러내는데 사극의 진화, 에 이은 사극의 전형은 아마도 왕이 명을 내리고 신하들은 일제히 “통촉해 주시옵소서!”하며 외치는 장면이 아닐까. SBS 에는 그런 장면이 없다. 아니 아예 왕은 전면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동시대를 다뤘던 KBS 에서 그래도 공민왕도 나오고 공양왕도 나오며 공민왕의 어머니인 명덕태후도 나오는 것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다. 왕이 전면에 나오지 않자 대전의 모습도 거의 없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도당의 풍경이다. 도당은 고려후기 최고의 정무기관으로 도평의사사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보다 중요한 건 이 도당이 지금 현재의 국회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왕이 등장하지 않을 정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 시대, 그 실세는 도당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인겸(최종원), 길태미(박.. 더보기 '송곳', 왜 중간관리자 지현우를 주인공으로 세웠을까 에서 중간관리자 지현우의 역할 JTBC 은 노동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외국계 유통체인점인 푸르미 마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주인공으로 당사자라기보다는 관리자인 이수인 과장(지현우)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정규직 그것도 사원도 아닌 관리자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을까. 사실 이 부분은 에서 이수인 과장이 부신노동상담소를 찾아갔을 때 구고신(안내상) 소장이 그의 의도를 의심하는 장면에서 이미 거론됐던 이야기다. “이수인씨 관리자잖아요. 당신이 해고당한 것도 아닌데 왜 나서는 거요?” 그것이 구고신이 이수인 과장에게 던진 의구심이었다. 즉 자기 일에 나서는 것과 그저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나서.. 더보기 '응답하라1988', 지금 세대들조차 빠져들게 한 까닭 , 무엇이 80년대까지 우리를 되돌렸나 도대체 의 무엇이 우리를 그 시대로 눈 돌리게 했을까. 97년과 94년이라는 시점과 88년이란 시점은 사뭇 다르다. 많은 이들이 1988년이라는 시점에 의구심을 갖게 된 건 그럴만한 일이다. 97년과 94년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할 수 있는 시대다. 97년을 기점으로 디지털문화, 팬 문화가 시작됐고, 무엇보다 IMF 이후의 장기불황이 이어져왔기 때문에 당대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도 그 기점이 흥미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8년은 다르다. 80년대 문화를 이해하는 이른바 386세대들에게는 아련한 향수지만 젊은 세대들과 그것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애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이 단 2회만에.. 더보기 '육룡'과 '송곳', 불편한 시대를 말하다 과 이 현실을 얘기하는 방식 SBS 에는 이른바 도당 3인방이 등장한다. 고려 최고의 권력 실세인 이인겸(최종원), 삼한 제일검이자 이인겸의 오랜 심복인 길태미(박혁권), 그리고 정도전과 함께 고려의 개혁을 주도하던 사대부였으나 변절한 야심가 홍인방(전노민)이 그들이다. 이들은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제 배를 채우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7할의 세금도 모자라 9할의 세금까지 거둬가는 바람에 백성들은 굶어죽고 맞아죽는다. 어쩔 수 없이 숨어서 황무지를 개간하지만 그 땅과 거기서 나온 곡식들은 모두 홍인방의 손아귀로 들어간다. 게다가 끝없는 왜구의 침탈로 피폐해진 삶은 더욱 극으로 내몰린다. 이른바 ‘육룡’의 등장은 바로 이런 썩어빠진 고려라는 전제에 의해 정당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들 도당3인.. 더보기 '응답하라1988', 막장들 속에서 소소함이 주는 가치 , 이 소소한 가족의 이야기에 끌리는 까닭 1988년은 역시 88올림픽이 떠오르는 해다. 그러니 의 첫 회 부제인 ‘손에 손잡고’가 떠올리는 것 역시 당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울려 퍼지던 코리아나의 그 노래다. 하지만 이 88올림픽이라는 시대적 이벤트보다 주목하는 건 쌍문동 골목에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물론 덕선(혜리)이 올림픽 피켓걸로 뽑혀 마다가스카르 피켓을 들기로 되어 있었지만 해당국이 불참하는 바람에 빠지는 줄 알았다가 운 좋게도 우간다 피켓을 들게 된 사연은 88올림픽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건 그런 덕선의 사정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가족에 대한 그녀의 서운한 마음이다. 그녀는 늘 자기는 별로 챙기지 않는 듯한 가족에 대한 아쉬움을.. 더보기 이전 1 ··· 271 272 273 274 275 276 277 ··· 4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