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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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종영, 9할은 김태우가 만들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8. 3. 06:59
이 현재와 맞닿았던 지점들 KBS 이 종영 한 회를 남기고 있다. 을 이을 화제작으로 떠올랐지만 은 생각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거기에는 만의 난점들이 있었다. 즉 은 임진왜란이 벌어지는 그 과정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만들지만, 그것이 이순신이나 곽재우 같은 전장의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기록을 남긴 류성룡(김상중)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즉 시청자들로서는 좀 더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한 임진왜란의 이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이 사극은 그것보다는 류성룡이 피를 토하듯 써내려간 기록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당쟁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고 왕과 신하들의 무능함에 대한 질타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쾌한 전쟁의 장면들을 기대하던 시청자라면 이 답답하고 심지어 분노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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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셈블리' 정재영과 송윤아, 누가 누구에게 배워야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7. 31. 07:23
의 진상필, 진상이 상필이 되기까지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배워야하는 걸까. KBS 에서 진상필(정재영)은 집권당인 국민당의 백도현(장현성)에 의해 보궐선거에 기획 공천되어 당선된 초보 국회의원이다. 조선소 용접공으로 살아오다 정리 해고되어 복직투쟁 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이용가치가 있는 인물이 되었지만 본래 국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진상필은 이 바닥에서 정치 베테랑으로 잔뼈가 굵어온 최인경(송윤아)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녀의 전략을 통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진상필은 그녀를 자신의 선임보좌관으로 끌어들인다. 국회의원이지만 현실을 모르는 진상필은 마치 돈키호테 같다. 국민당은 의원들에게는 노란자위 분과인 예산위에 배치시켜 허수아비로 그를 활용하려 하지만 ‘몰라서 무식’한 이 의원은 거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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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도 김슬기도 새롭게 보이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7. 20. 09:55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복면가왕'이 보인다면 tvN 에서 박보영은 나봉선과 신순애라는 두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한다. 본래 나봉선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몸으로 들어온 귀신 신순애(김슬기)는 굉장히 적극적이며 자기감정 표현을 숨기지 않고 하는 인물이다. 그것은 적극적인 차원을 넘어서 심지어 ‘엉큼하기까지’ 한 모습이다. 그녀는 늘 셰프인 강선우(조정석)를 어떻게 ‘자빠뜨릴까’ 골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것은 신순애의 성격이 들어간 것이겠지만, 그렇게 엉큼할 정도로 적극적인 건 그녀가 죽은 귀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녀귀신이라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다. 죽음을 경험한 그녀는 가끔씩 ‘세상 다 산 사람’ 같은 얘기를 꺼내놓는다. 뭐가 걱정이냐며,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오늘 맛있게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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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비교만으론 억울한 '심야식당' 도전의 가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7. 19. 09:32
이 보여주는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들 원작과 비교하면 당연히 실망한다. 그건 아마도 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리메이크 작품들이 늘 맞닥뜨리는 한계점이다. 즉 리메이크라고 하면 원작이 성공했다는 의미이고, 그렇다면 거기에 대한 팬층이 이미 두텁다는 뜻이다. 변화를 주면 “원작은 안 그랬는데...” 하는 반발심이 만들어지고, 원작에 충실하면 “새롭지 않다”고 외면 받는다. 그러니 리메이크는 잘 해봐야 본전이라는 얘기는 진짜 맞는 말이다. 의 마스터 역할을 하고 있는 김승우가 미스 캐스팅이라는 얘기는 원작 만화의 캐릭터와 비교하면 수긍이 가는 지적이다. 김승우가 주는 이미지는, 어딘지 강한 인상이지만 그와는 상반되게 조금은 허술한 듯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는 원작 캐릭터와는 조금 다르다. 또한 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