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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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어째서 이정진 존재감이 이민호만큼 커 보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27. 15:34
‘더킹’, 이민호의 판타지보다 이정진의 현실이 공감 가는 이유 SBS 금토드라마 는 이림(이정진)이 정태을(김고은)에게 취조를 받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림은 만파식적을 설명하며 그걸 얻은 순간부터 자신의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고 말한다. 이제 70세가 넘은 나이지만 겨우 중년의 모습을 한 이림은 “그래서 동생을 죽였냐”는 정태을의 질문에 “죽였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모든 날이 허락된 내 아우는 적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황제가 된 그저 선하기만 한 내 이복형제는 세상을 손에 쥐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제 손에 들린 그 만파식적이 세상이란 것도 모르더군.” 이림은 만파식적을 얻은 후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는 차원의 문을 통과해 들어와 그 곳에서 더없이 미천하게 살고 있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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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박해준과 이무생, 정말 모르겠는 한 길 사람 속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27. 15:30
‘부부의 세계’,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JTBC 금토드라마 가 딱 그렇다. 바람을 피워 이혼 당하고 결국 내연녀와 결혼해 가정까지 꾸린 이태오(박해준)는 어째서 지선우(김희애)를 자꾸 신경 쓰는 걸까. 그건 여전히 남아 있는 미련일까 아니면 집착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애증 같은 것일까. 이태오는 지선우가 김윤기(이무생)와 가깝게 지내는 걸 자꾸만 신경 쓴다. 이미 이혼으로 끝나버린 부부 관계지만 이태오가 이러는 건 그의 엇나간 애정관 때문이다. 그는 과거 여다경(한소희)과 바람을 피울 때도 뻔뻔하게 두 여자를 다 사랑한다고 말했고, 사랑이 죄는 아니지 않냐고 말한 바 있다. 그런 뻔뻔한 애정관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여다경과 꾸린 가정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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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 평양냉면 같은 심심한 맛, 그래서 더 '땡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27. 15:28
‘슬의생’은 어떻게 자극 없이 시청자들을 주목시킬까 마치 평양냉면 같은 맛이다.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이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또 생각나는 그런 맛. tvN 목요스페셜 에는 JTBC 금토드라마 같은 강렬하고 자극적인 맛은 별로 없다. 그래서 드라마가 너무 갈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에 갈등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그 갈등들이 일상 속에 담겨져 있어 자잘하게 느껴질 뿐이다. 예를 들어 경찰이 꿈이었지만 뇌수술을 받게 되어 더 이상 그 꿈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며 자조하는 환자에게 수술 중 안치홍(김준한)이 자신 역시 육사에 들어갔지만 훈련하다 마비가 와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는 장면 같은 게 그렇다. 자잘한 이야기지만, 그간 그가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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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아슬아슬한 19금 드라마와 젠더 감수성 사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4. 27. 15:26
‘부부의 세계’가 연 19금 드라마의 세계, 하지만 필요한 젠더 감수성 JTBC 금토드라마 는 우리네 드라마에 있어 각별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19금 드라마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에서 19금 콘텐츠는 마치 금기처럼 여겨진 면이 있다. 지상파 시절 콘텐츠들은 암묵적으로 ‘보편적 시청자들’을 겨냥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금 콘텐츠를 세우면 진입장벽이 생겨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사정은 지금도 여전하다. KBS에서 19금으로 시도됐던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1%(닐슨 코리아)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저조한 시청률이 19금 때문이라고만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지상파 그것도 KBS 같은 공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