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 출연하기만 하면 왜 뜨거운 화제가 될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오기 전까지 백종원은 그리 뜨거웠던(?)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EBS 음식 다큐 프로그램에 나와 꽤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푸근한 백주부의 인상이 만들어진 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였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단지 쿡방의 주인공이 아니라 '소통의 달인'으로 등극했고 대세 방송인으로 자리하기도 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발굴해내는 스타들은 그러나 백종원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와 함께 출연한 기미작가는 웬만한 방송인보다 더 큰 존재감을 만들었고, 국가대표 코치 예정화는 이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으며, 그와 함께 '극한직업'을 보여줬던 모르모트PD 역시 주목받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명물이 되었다.

 

이은결은 그저 마술사가 아니라 웬만한 개그맨 뺨치는 연기력과 끼를 가진 인물로 새롭게 포지션을 만들었고,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은 2030세대의 추억을 방울방울 만들어내면서 코딱지들(?)을 위로해 주었다. 백종원이 잠시 하차한 1위의 빈자리를 김영만과 이은결이 새롭게 채우는 동안에도 새로운 인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복면가왕>의 가면을 디자인하는 패션 디자이너 황재근은 독특한 캐릭터로 조금씩 그 대체불가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고, 에이핑크 김남주의 게스트로 출연한 이른바 '마리텔 교수'라고도 불리고 '풍차교수'라는 닉네임까지 얻은 김현아 교수는 독특한 '화술수업'으로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한 웃음 폭탄을 만들었다. 호흡과 발성이 중요한 화술에서 몸을 풀어내며 하는 발성 연습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며 김현아 교수를 화제의 주인공으로 세워주었다.

 

김구라의 '트루스토리'에 출연한 전직 형사인 김복준 교수 역시 의외로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형사다운 부리부리한 눈빛을 가진 김 교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인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갑자기 범인에 영상편지를 쓰라는 얘기에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내가 꼭 널 잡겠다"고 말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형사들끼리 쓰는 은어 이야기나, 사실은 충()이라고 가슴에 새긴 문신이 살이 늘어져 중심(中心)이 된 사내의 이야기는 같이 출연한 김새롬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무엇이 이렇게 나오기만 하면 화제의 중심을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단지 그들의 독특한 매력 때문만은 아니다. 프로그램이 그들의 매력을 포착해 증폭시키는 연출이 덧붙여지지 않았다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예를 들어 새롭게 쿡방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오세득 셰프가 기미작가 대신 음식 맛을 본 작가의 무반응 리액션을 극대화해 '로봇작가'로 이름붙이는 식이다. 이것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교수에 형사에 디자이너, 종이접기 아저씨, 마술사, 요리사 등등.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만들어내는 스타들의 면면은 과거 우리가 봐왔던 방송인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은 자기만의 직업적 경험들을 방송을 통해 전해주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이 프로그램만의 독특한 연출로 인해 하나의 캐릭터로 세워지고 있다. 만일 이런 흐름이라면 그 어떤 직업인이 등장해도 흥미진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누가 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만의 대체불가 스타들. 아마도 이러한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성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무도'는 왜 이틀을 날아가 음식을 배달했을까

 

"어여 먹어 이 미꾸라지 같은 놈아." 할머니 분장을 한 정준하는 가봉에서 대통령 경호원으로 일해 온 박상철씨에게 그렇게 말했다. 한참 나이 많은 박상철씨지만 정준하의 그 말에 웃음이 피어나왔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이미 눈물이 가득했다. 낯선 타향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살아오면서도 결코 보이지 않았을 눈물. 정준하의 '꾸지람(?)'에서 박상철씨는 어린 시절 되비지를 해주시며 그런 말을 건네곤 했던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편에서 정준하가 40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 가봉으로 날아가 전한 건 단지 엄마의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엄마의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었고, 사랑이었다. 아들 역시 머리가 희끗희끗해져가고 있었지만 정준하가 배달해준 엄마가 정성스레 준비한 만둣국과 되비지는 순식간에 시간을 어린 시절로 되돌려 놓았다. 40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가야 되는 이역만리에서 꽤 오랜 세월 떨어져 있었지만 엄마의 음식은 그 거리와 시간을 훌쩍 뛰어넘게 해주는 마법 같았다.

 

"음식 먹을 때 엄마 생각하며 울지 말고 먹어라." 노모가 보낸 영상 편지 속에서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울지 말고 먹으라니. 엄마는 그 순간에도 아들이 울다가 먹지 못할까를 걱정하고 계셨던 것이다. 음식을 만든 자신을 떠올리기 보다는 아들이 한 끼라도 잘 챙겨먹길 바라고 계셨던 것이다.

 

노모가 정준하를 아들처럼 껴안아주었던 그 따뜻한 온기를 이제 정준하가 그 아들을 껴안아주며 전하는 장면은 '배달의 무도'가 전하고 있는 것이 음식이 아닌 마음이라는 걸 분명히 보여주었다. 아들은 정준하가 진짜 엄마라도 되는 양 오래도록 꼭 껴안고 있었다.

 

최근 음식은 방송의 주재료가 되었다. 여기저기 틀기만 하면 나오는 게 쿡방이고 먹방이다. '배달의 무도'는 그러나 그 흔해진 음식의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음식이란 본디 그걸 해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기기 마련이고, 함께 먹던 사람의 추억과 기억이 스며들기 마련이다.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엄마의 손맛'이라는 말은 그 음식의 맛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거기에는 엄마의 자식 생각하는 그 마음이 주는 푸근함과 따뜻함이 깃든 맛일 것이다.

 

<무한도전> 굳이 이틀 가까이나 되는 시간을 들여서 이역만리의 땅으로 날아가 '배달'을 하겠다고 했는지에 대한 의아함은 노모와 정준하 그리고 아들이 이어지는 장면을 통해서 거대한 '공감'으로 변모했다. 실로 편해진 세상이 아닌가. 이제 스마트폰만 켜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얼굴을 보며 통화를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게 '글로컬(글로벌+로컬)'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것은 그런 문명의 이기들이 아니라는 것을 <무한도전>은 보여주었다.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 한 끼에는 그래서 이 글로컬한 세상이 결코 쉽게 전하지 못하는 아날로그의 감동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있어도 늘 아들이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를 걱정하는 노모의 마음과 그 마음을 음식 한 끼를 통해서도 그대로 전해 받고 우는 아들. <무한도전> 정준하가 배달한 건 그저 음식이 아니었다.

 

 

<쇼미더>, 논란과 무관심 사이에서 논란을 택하다

 

<쇼미더머니4>의 블랙넛은 방송에 있어서 골칫덩이가 분명하다. 제 아무리 랩 가사라고는 해도 동창을 강간하고 남자친구를 살해하겠다는 이야기를 담아낸 곡을 버젓이 내놓고 특정가수를 지칭해 성적으로 비하하는 가사를 쓴 것으로 이미 물의를 빚은 바가 있는 인물. 사실 이런 인물을 방송 무대에 올려놓는다는 건 그 자체로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쇼미더머니(사진출처:Mnet)'

과거 SBS <송포유>에서 일진 논란이 터져 나오면서 생겨난 논란과 파장을 떠올려 보라. 출연자는 단지 실력으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비록 철없던 시절의 빗나간 일탈이라고 해도 이러한 인성이나 과거력의 문제는 자칫 프로그램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는 엄청난 후폭풍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쇼미더머니4>는 이런 블랙넛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 힙합 오디션에 끼워 넣었다. 첫 회에 그가 바지를 내리는 장면 역시 모자이크 처리는 됐지만 편집 없이 내보냈다. 그 장면은 마치 과거 MBC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노출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던 카우치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를 반복해서 외치며 관심 받는 아이돌과 언더로서 적극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도 블랙넛이었다. 이 대결구도는 <쇼미더머니4>의 주된 스토리텔링이 되었다. 아이돌과 언더의 대결. 이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이돌도 언더도 저마다의 목적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자리했다. 즉 아이돌은 힙합 실력을 인정받으려 하고, 언더는 아이돌 같은 인지도를 얻기를 원한다. 그러니 이 두 이질적인 존재들의 대결구도는 양자를 모두 주목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송민호와 블랙넛의 대결은 역시 논란을 만들었다. 송민호가 랩을 할 때 죽부인을 갖고 무대에 누워 보여준 블랙넛의 낯 뜨거운 퍼포먼스는 보는 이들을 모두 찌푸리게 만들었다. 심지어 심사위원들도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해 질타했다. 논란은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고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졌으며 그것은 당연히 기사화되어 일파만파 확대되었다.

 

그럴수록 블랙넛에 대한 관심은 커졌고, 그에 따라 <쇼미더머니4>에 대한 관심도 커져갔다. 그러자 커진 관심만큼 과거 블랙넛이 썼던 문제의 랩 가사들이 기사화되면서 그의 인성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그가 일베에서 활동한 경력들이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어찌 보면 <쇼미더머니4>는 블랙넛이라는 도발하는 골칫덩이의 힘으로 굴러가는 힘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블랙넛 인성 논란과 하차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 <쇼미더머니4>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 불편함에 대한 사과 따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블랙넛을 무대에 세우고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었다. 그는 무대에서 이렇게 외쳤다. “내 인성의 어쩌고 저 째? 다 갖다 붙여 내 이름 앞에 내가 사과하고 하차하길 원해? 전부 다 챙기고 갈 거야. 우리 집에 난 더 크게 외칠 거야 쇼미더머니. 내게도 엄마의 건강이 첫째. 세상에 욕 만했던 나의 어제가 부끄럽긴 해도 내가 뱉은 말에 난 떳떳해.”

 

만일 블랙넛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시청자라면 이건 불에 기름을 붓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쇼미더머니4>가 이것을 가감 없이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다음 회에는 이러한 불편한 감정들이 극점으로 치솟을 송민호와 블랙넛의 대결을 준비시켜 놓았다.

 

송민호와 블랙넛.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관심을 받는 자와 관심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자. 자신감이 넘치는 화려함과 어딘지 어눌하지만 그 억눌리고 비뚤어진 감정이 폭발하는데서 나오는 그 광기. 이것은 송민호라는 화려함만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는 힘이다. 거기에 마치 주머니 속 송곳처럼 불편함을 만들어내는 블랙넛이라는 인물이 있기에 가능한 힘.

 

이처럼 무관심보다는 불편한 논란을 감수하겠다는 자세는 어쩌면 힙합이라는 장르나, 그 장르를 오디션화한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의 입장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착함이란 우리 시대에는 아무런 의미도 전해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 현실 위에서 <쇼미더머니>는 무관심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논란을 선택했다. 결코 윤리적으로 잘했다고 표현할 수는 없어도 이 논란이 여기서 나오는 힙합 음악에 대한 관심을 만든 것만은 분명하다



<쇼미더머니>, 세상이 공정하다고? 개나 줘버리라지

 

<쇼미더머니>는 막장오디션인가. 이 괴물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간 후 하루가 멀다 하고 기자들의 전화를 받는다. 대부분은 이 오디션이 양산하는 논란에 대한 것들이다. 송민호의 여성비하 랩 가사는 물론이고, 힙합을 모독했다는 스눕독 앞에서의 떼거리(?) 미션, 떨어뜨렸다가 붙였다 다시 떨어뜨리는 제 맘대로 심사로 도마에 오른 산이와 버벌진트, 11 랩 배틀에서 이기기 위해 비신사적인 행동도 마다않는 블랙넛 등등.

 


'쇼미더머니4(사진출처:Mnet)'

사실 이런 줄줄이 이어진 논란들을 떠올려 보면 차라리 첫 회부터 등장했던 오디션장에서 블랙넛이 바지를 내리는 장면이나 광고 후에 결과를 알려주겠다며 다음 주로 미루는 식의 시청자에 대한 무배려, 피타입을 힙합 신의 거장이라는 칭호를 붙여서 무대 위에 올려놓고 그가 가사실수로 떨어지자 그 안타까움을 심사위원들의 목소리로 전하면서도 끝까지 그를 쫓아가며 그 황당하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찍어내는 것 정도는 귀엽게 봐줄만한 것들이었다.

 

심지어 스눕독을 모셔 와 앉혀놓고 마치 좀비들마냥 그의 앞으로 전진하며 서로 마이크를 뺏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논란이 되었을 때, 방송이 보여준 것은 짧은 사과와 함께 다시 이어진 그 볼썽사나운 미션이었다. 그 미션에서는 실력보다 중요한 게 타인을 밟고 오르겠다는 의지다. 그래서 마이크를 타인에게 양도한 서출구는 결국 이 지옥 같은 경쟁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출구로 빠져나갔다.

 

<쇼미더머니>는 기존에 우리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봐왔던 그 공정한 무대에 대한 판타지를 여지없이 깨버리는 것으로 논란을 양산하고 있고, 그 논란은 화제가 되고 그것은 다시 시청률로 이어지는 지금까지의 오디션 공식과는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욕을 하고는 있지만 어쩐지 눈을 돌리기 어렵고, 꽤 불편하지만 그래서 부글부글 끓는 마음 때문에 그 결과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오디션. 막장 드라마를 우리가 볼 때 느끼는 그 감정과 유사하기 때문에 막장오디션이라는 표현까지 붙었다.

 

그런데 <쇼미더머니>에는 막장드라마와는 다른 면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룰이 깨지는 막장 요소들이 들어가는 것 자체를 하나의 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즉 판정 번복이 일어났을 때 거기에 대한 비판은 대중들에게서만 나오는 반응이 아니다. 즉 송민호도 판정 번복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것 역시 <쇼미더머니>가 쇼 안에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쇼미더머니>는 논란도 만들지만, 그 논란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까지도 쇼에 담는다.

 

바로 이 점은 <쇼미더머니>가 막장오디션이라고 비난받을 짓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 작은 세계가 혹시 우리가 막연히 공정하다고 말하고 그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회의 실상을 조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즉 세상은 저 <슈퍼스타K>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장하는 것처럼 순진하게도 공정하지는 않다는 것을 <쇼미더머니>는 리얼리티쇼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힙합을 모독했다는 떼거리 미션은 사실상 우리네 청춘들의 취업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고, 여성비하 랩 가사가 보여준 비윤리성은 지금 현재 인터넷의 음지에서 피어나고 있는 독버섯들이다. 심사의 번복? 애초에 심사 따위는 없고 내정된 자들에게 과정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 입사시험이라는 얘기나 나오는 세상이지 않은가.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든 주목받기 위해서 심지어 바지를 내리거나,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 비신사적인 행위를 하는 건 이미 일상화되어버린 일들이다.

 

물론 그것이 잘한 일이라는 걸 말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불공정함을 애초에 원천적으로 만들어낸 것은 비뚤어진 사회 시스템이다. <쇼미더머니>가 욕을 먹는 것은 그 잘못된 시스템의 대안으로서 섣부른 판타지를 그리기보다는 불공정한 시스템 그대로의 더러움을 쇼의 차원으로 그려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목적은 시청률이나 화제일 것이다. 하지만 가끔씩 <쇼미더머니>가 이런 불공정 사회 시스템의 모든 걸 힙합이라는 틀로서 가감 없이 보여주는 퍼포먼스 쇼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래서 가끔씩 이 절절한 길거리의 힙합 청춘들을 통해 이런 섬뜩한 우리네 현실의 이야기를 던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를 띄워줘. 더한 것도 보여줄 테니. 세상이 공정하다고? 개나 줘버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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