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존재감의 존재감, 정형돈 전성시대의 비밀

 

물론 <무한도전>에서부터 정형돈의 자기 존재감은 독특하면서도 확실했다. ‘무존재감의 존재감으로 불리는 그는 사실 콩트 코미디에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들어와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차츰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다. 너는 왜 다 잘 하는데 웃기질 못하니? 이런 동료 출연자들의 농담은 그에게는 농담만은 아니었을 게다.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라니.

 

'냉장고를 부탁해(사진출처:JTBC)'

그런데 이 무존재감은 다른 면으로 보면 보통 서민들의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그 누가 보통 서민의 존재를 알아봐 줄 것인가. 정형돈은 그렇게 일단 서민들의 공감대와 지지를 어느 정도 얻기 시작했고, 그걸 바탕으로 한 발씩 앞으로 나와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엉뚱하다. 누가 봐도 잘 나가는 이들을 디스하고 나선 것이다.

 

유명 작곡가인 정재형에게 노래가 꽝이라고 디스를 하고, 누가 봐도 패셔니스타로서 주목받던 지드래곤에게 패션 감각이 꽝이라며 손수 거리의 보세 옷을 사서 입혀 주는 센스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셰프들을 디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현석 셰프가 과장된 몸짓으로 요리를 할 때, 그는 허세 쩔어!”하고 외친다.

 

작곡가에게 노래 실력이 꽝이라고 하고, 아이돌에게 패션감각이 없다고 말하며 요리사에게 허세라고 하는 말은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정형돈이 하는 디스는 이상하게도 받아들여지고 심지어 디스 당하는 이들을 주목시키기까지 한다. 그의 디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건 그의 디스가 얼토당토않다는 전제다. 그의 캐릭터는 말 그대로 무존재감이고 비전문가다. 그리고 그것은 캐릭터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 그러니 그가 그렇게 자신감있게 전문가들을 디스하는 장면에서는 두 가지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하나는 그의 과감한 디스가 서민들의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해주면서 속 시원함을 안겨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디스 받는 인물들을 서민 친화적인 인물로 다가오게 해준다는 점이다.

 

정형돈이 최현석 셰프를 그렇게 허세라고 놀리고, 또 김풍에게 연거푸 진 샘킴 셰프에게 위로는커녕 자극적인 디스를 하는 과정에서 허세를 부릴 줄도 아는 최현석 셰프의 재미짐과 샘킴 셰프의 인간적인 면모가 조금씩 드러났다. 그가 케미 킹으로 불리게 된 건 바로 이런 주고받는 시너지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디스 하나로 자신의 존재감도 살리고 상대도 주목받게 해준다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정형돈 전성시대는 그저 그만의 성공담에 그치지 않는 면이 있다. 그것은 어쩌면 지금 현재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자기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례가 되어준다. 만일 그가 과거 무존재감을 벗어나려고 엉뚱한 노력을 했거나 다른 캐릭터를 인위적으로 연기하고 만들어내려 했다면 어땠을까. 그 부자연스러움으로 인해 지금 같은 전성기를 맞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정형돈은 가장 낮은 위치에서(그는 참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저마다 가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남의 것을 따라하거나 흉내 내려 하지 말고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적극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으로 충분히 자기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정형돈은 그걸 증명해내고 있다.

 

<집밥 백선생>의 디테일이 놀라운 스튜디오의 진화

 

선생님-”하고 부르자 백종원이 스튜디오로 들어선다. 그런데 그 들어서는 장면이 여느 스튜디오 예능들과는 사뭇 다르다. 먼저 그림자가 어른 어른거리는 모습이 보여지고 이어서 백종원이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오는 장면. 스튜디오에 들어온다기보다는 어느 집 주방으로 들어서는 모습 같다. tvN <집밥 백선생>의 오프닝 장면이다. 도대체 이 자연스러운 느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집밥 백선생(사진출처:tvN)'

그것은 세트 스튜디오의 특별함에서 나온다. <집밥 백선생>은 우리가 기존 스튜디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봐왔던 세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그것은 스튜디오라는 느낌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석구석 진짜 주방처럼 꾸며놓은 것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특징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창고나 광처럼 구획된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요리를 하다가 재료나 도구가 필요하면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광으로 들어가 재료와 도구를 꺼내온다. 밥을 지을 때 쌀을 가져오기 위해 출연자들이 광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사실 프로그램이 굳이 잡아낼 필요까지는 없는 디테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동선 하나는 스튜디오라는 인위적인 느낌을 상당 부분 상쇄시켜준다.

 

아마도 이런 세트를 꾸미게 된 건 제목에 붙어 있는 집밥이라는 표현에 들어 있듯이 진짜 집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집에서 해먹는 밥이란 야외에서 해먹는 것과도 다르고 놀러가서 다른 숙소에서 해먹는 밥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익숙한 재료와 도구들이 원하는 자리에 척 놓여져 있는 우리 집 주방에 들어설 때의 그 느낌이 타인의 집 주방과 다른 것과 같다. 거기에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어딘지 푸근해지고 포만감이 느껴진다.

 

스튜디오물에서 세트는 의외로 중요하다. 이를테면 과거 MBC <놀러와>에서 다락방의 모습을 스튜디오로 구현한 공간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맨발로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했다. KBS <해피투게더>의 사우나 콘셉트의 세트나 작은 음식점 콘셉트의 세트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그런데 <집밥 백선생>의 주방 스튜디오는 그 디테일이 단연 압권이다. 단지 기능적인 공간만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과 그걸 보는 사람들 모두에게 어떤 화창한 날 기분 좋은 요리에 빠져들 수 있는 공간을 보여준다. 카메라는 물론 출연자들과 그들이 만드는 요리에 집중되지만, 가끔 저 뒤편에 놓여진 창밖의 빨간 벽돌이나 초록 잎이 올라온 나뭇가지를 배경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때로는 그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흔들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진짜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집밥 백선생>의 인기 그 중심에 서 있는 건 바로 백종원 셰프다. 백종원이 여타의 셰프들과 다르게 다가오는 건 특히 자연스러움이다. 그는 때로는 아이처럼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도 하고, 때로는 투정을 부리기도 하는 선생이다. 그는 카레 하나를 만들어도 확실히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이면서도 그걸 알려주는 눈높이는 딱 보통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다. 그 보통의 눈높이는 그래서 요리를 가르쳐준다기보다는 이건 몰랐지?”하는 식으로 자랑하는 듯한 천진난만함을 담고 있다.

 

진짜 주방처럼 꾸며지고 연출된 스튜디오는 상당부분 백선생의 이런 자연스러움에 일조한다. 이건 스튜디오의 진화다. 점점 카메라가 일상화되고 리얼을 강조하게 되면서 스튜디오물은 그 인위적인 느낌 때문에 점점 밀려나는 형국이다. 대신 카메라는 현장으로 일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도 스튜디오는 방송에 있어서 적은 투자로 최적의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스튜디오가 디테일한 자연스러움을 지향한다는 건 그래서 당연한 결과. <집밥 백선생>의 스튜디오는 그 진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셰프들이 대세, 정보와 쇼와 인성까지 갖췄다

 

셰프들의 시대가 맞긴 맞나보다. SBS <힐링캠프>에서 이경규는 요리사들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건 그저 그날 출연한 이연복 대가와 최현석 셰프를 위한 멘트가 아니었다. 월요일 밤, <힐링캠프>는 물론이고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그리고 MBC <다큐스페셜>이 모두 셰프들을 방송에 내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힐링캠프(사진출처:SBS)'

이것은 단지 월요일만의 얘기가 아니다. 화요일에는 tvN <집밥 백선생>의 백종원 셰프가 나와 네 명의 요리무식자들을 상대로 쉽지만 효과적인 요리 비법을 알려준다. 목요일 올리브 TV에서는 심영순, 백종원, 최현석 셰프가 심사위원으로 자리하는 <한식대첩>이 방영된다. 토요일 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건 백종원의 쿡방이다.

 

항간에는 너무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에서 셰프들을 캐스팅해 쉽게 방송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이다. 이미 하나의 방송 트렌드가 되어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셰프들을 출연시키면 확실히 주목을 끌 수 있다. 웬만한 연예인을 섭외하느니 셰프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셰프들은 기본적으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 그것은 요리 비법이다. 그것을 선선히 알려주고 때로는 쇼를 보여주듯 시연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방송은 흥미로워진다. 일종의 정보와 쇼가 결합된 프로그램이 되는 것. 여기에 자연스럽게 먹방이 이어지고 대결구도까지 조미료처럼 처지면 금상첨화다. 요리의 즐거움과 함께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긴장감까지 만들어주니 말이다.

 

그런데 <힐링캠프><다큐스페셜>을 들여다보면 셰프의 전성시대가 단지 요리라는 콘텐츠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물론 요리가 주는 푸근함과 넉넉함, 요리하는 모습이 주는 그 신기함이 어떤 아우라를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주목되는 건 이들의 인간적인 면모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최현석 셰프와 이연복 대가는 너무나 상반된 매력을 드러내 보여주었다. 허세라고 불릴 정도로 유쾌한 요리를 보여주는 최현석 셰프는 멘트에서도 자신감과 진지함이 묻어났다. 물론 거기에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유머 코드가 섞여 있었지만 그 근원은 결국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반면 이연복 대가는 그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고생했던 과거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 푸근함은 소탈함과 소박함의 끝을 보여주었다. 이런 상반된 매력은 자신들의 음식점에서의 모습에서도 드러났다. 최현석 셰프가 저 드라마 <파스타>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셰프 스타일이라면, 이연복 대가는 솔선수범해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스타일이었다.

 

결국 이들 셰프들은 요리라는 정보와 함께 요리기술이 주는 쇼적인 요소 게다가 자신들의 인성까지를 보여줌으로써 전성기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이건 최근 점점 방송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연예인들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연예인들은 말주변이 좋거나, 웃기거나, 개인기가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고 여겨졌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청자들은 무언가 방송을 통해 얻어가고 싶어한다. 콘텐츠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의 시청자들은 그저 연기하듯 자신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들의 인성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공감하고 싶어 한다. 좀 더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주고 그것이 인성적으로 호감을 갖게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셰프들의 시대는 그냥 만들어진 트렌드가 아니다. 거기에는 달라진 대중들의 요구가 느껴진다. 이러한 셰프들의 면면은 이제 연예인들이라면 한번쯤 고려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복면가왕>에 대한 고마움과 씁쓸함

 

MBC <복면가왕>은 스스로를 미스테리 음악쇼라고 부른다. 복면 뒤에 누가 있는가를 추리한다는 의미에서 미스테리라는 말을 붙였고 복면 쓴 그들이 한바탕 즐거운 쇼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음악쇼라 붙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계속 보다보면 도대체 이렇게 많은 실력자들이 왜 복면이 씌워진 채 대중들에게는 잘 보여지지 않았던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필자에게 <복면가왕>이 주는 미스테리는 바로 그런 의미다. 무엇이 이들을 가리고 있었던 것일까.

 

'복면가왕(사진출처:MBC)'

일반적으로 쉽게 편견이라고 지칭해서 말하지만 거기에는 그간 우리네 음악 산업이 갖고 있는 불균형과 불평등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또한 거기에는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늘 해왔던 안전한 선택들 역시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스스로가 스스로의 잠재력을 가려왔던 것 또한 보인다.

 

기획사들도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이돌 그룹에 집착한다. 물론 그만한 파괴력을 가진 유닛 형태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연습생 과정을 거치는 기획사 시스템 때문에 20대를 넘어선 가수 지망생들은 아예 설 기회조차 사라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이들 소외된 20대들을 끌어 모아 힘을 발휘했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아이돌 그룹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 안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아이돌은 드물다. 최근 <복면가왕>의 무대가 주로 아이돌의 재발견으로 이어진 것은 아이돌 그룹에 합류한다고 해도 여전히 그 틀 안에서 소외되는 아이돌들이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유닛 속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규정되기 마련이다. 그 역할을 벗어나면 다른 멤버의 영역이 침해된다. 아이돌이란 틀은 파괴력이 있지만 동시에 어떤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음악 프로그램들은 한 때 순위를 내세우지 않는 등의 변화를 보여줬지만 최근 들어 다시 순위가 부활하고 있다. 그 순위에 들어간 음악들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아이돌 일색으로 바뀌고 있는 것. 최근 벌어진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빅뱅과 엑소의 1위를 둔 대결이 팬과 팬 사이의 심각한 갈등으로까지 이어진 건 순위 프로그램이 가진 한계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이렇게 트렌디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의 음악만 반복해서 들려주는 건 심각한 왜곡이 아닐 수 없다.

 

아이돌의 음악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더 많은 음색과 가창력 그리고 개성과 끼의 소유자들이 배출될 수 있는 무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복면가왕>이 주목을 넘어 열광적인 반응까지 얻어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이 다양한 가수들의 무대를 이 음악쇼가 가능하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이제 한 물 갔다고 여겨진 십여 년이 넘게 활동을 안 하던 가수가 올라오기도 하고, 여전히 전설이지만 설 무대가 없어 방송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던 권인하나 고유진 같은 가수가 등장하기도 하며, 때로는 가수 뺨치는 아마추어들의 기량에 놀라기도 한다.

 

<복면가왕>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복면을 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이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복면가왕>은 노래와 이미지가 엇박자를 이루는 프로그램이다. 노래는 기가 막힌데 그들이 쓴 복면은 우스꽝스럽기 이를 데 없고 간간히 진행되는 인터뷰에서도 변조된 목소리는 경박하게까지 느껴진다. 결국 복면은 가수가 가진 아우라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깨는 역할을 해준다. 결국 가수들은 이미지를 포기함으로써 무대에 서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복면가왕>은 편견을 지운 무대를 강조한다. 하지만 그 편견은 가수들이나 시청자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몇몇 기획사 중심으로 굴러가는 권력적인 가요계의 흐름과 이들에게만 집중하는 음악 프로그램들의 반복적인 노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더 많다. 심지어는 <복면가왕>조차 아이돌의 재발견의 장이 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복면가왕>은 너무나 고마운 프로그램이지만, 동시에 만만찮은 가요계 기득권층의 힘을 보여주는 씁쓸함이 있다. 이제 전설들도 복면을 쓰고 나와야 무대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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