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의 '남자의 자격' 출연, 성공적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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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과 강호동'(사진출처:OSEN)

'남자의 자격'의 신원호 PD는 새 멤버로 양준혁을 염두에 둔 이유로, 무엇보다 사람냄새 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누구나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스포츠스타면서 동시에 예능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참신한 인물이라는 것도 발탁에 큰 이유라고 했다. 사실 양준혁의 예능 진출은 예전 '1박2일'에 출연하면서 거론된 적이 있었다. '1박2일'이 광역시 릴레이 특집을 했을 때, 이종범, 양준혁, 이대호 선수가 명사로 출연했었는데, 그 때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강호동과 만나서 보여준 양준혁 선수의 재치에 '1박2일' 새 멤버로도 손색이 없겠다는 얘기가 돌았던 것. 물론 양준혁은 '1박2일'이 아니라 '남자의 자격'을 택했는데, 그 이유는 42살이라는 그 나이대, 자신이 가장 존경한다는 이경규가 거기 있다는 것, 특히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특별히 코미디를 연기해야 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점 등을 들었다.

사실 양준혁은 씨름 선수 출신으로 최고의 예능인이 된 강호동과 비교되는 지점이 있다. 무엇보다 최고의 스포츠 스타였고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었다는 것, 그리고 예능에 진출했다는 것과, 또 그들이 만난 멘토가 모두 이경규라는 점도 유사하다. 하지만 다른 점도 분명하다. 먼저 양준혁은 스스로도 밝혔지만 강호동처럼 본격적인 예능인이 되겠다는 마음은 없다고 한다. 트위터로 밝힌 내용을 보면 자신은 "예능인이 아니라 야구를 좀 더 알리고 홍보한다는 마음으로 어렵게 결정을 하고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예능인으로 나가기엔 적잖은 나이인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호동이 예능으로 들어오던 시절과 양준혁이 예능을 하게 되는 지금의 시기가 다르다. 강호동은 당시 주류였던 코미디부터 시작했다. 즉 연기가 필요했다는 것. 하지만 양준혁 선수는 리얼 버라이어티쇼로 들어온다. 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면이 양준혁 선수의 부담을 조금 덜어준 것이 사실이다.

야구인으로서 예능에 출연한다는 건 양준혁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양준혁은 은퇴 이후 야구 해설위원으로 SBS와 계약을 한 상태. 야구 해설위원은 여러모로 야구인으로서의 양준혁 선수의 행보에 아무런 무리가 없지만 '남자의 자격'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그것도 게스트가 아니라 고정으로 출연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의 팬들에게 야구를 버리고 방송에 투신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 물론 각종 연예 관련 게시판은 그동안 '1박2일'이나 '무릎팍 도사', '맛있는 초대'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보여준 양준혁 선수의 모습에 긍정적인 기대를 갖는 편이지만 스포츠 관련 게시판에는 "야구 후배를 키우는데 더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도 많다. 그래서 자신은 거듭 예능인이 되려는 게 아니고 야구를 더 알리기 위해서 출연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의 예능 출연 성공 이후에 스포츠 선수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부쩍 많아졌다. 특히 강호동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선수들이 많이 소개됐다. '무릎팍 도사'에서는 양준혁 선수를 포함해서 이만기, 박세리, 이종격투기 선수인 추성훈 선수, 박태환, 추신수, 신지애, 장미란, 이봉주 선수 등이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알렸고, '1박2일'에서는 박찬호 선수가 명사로 출연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이만기와 강호동의 씨름 대결 역시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사실 예능에 출연하는 게스트들이 대부분 연예인이라는 점에서 스포츠 선수들의 예능 출연은 여러 모로 예능에 신선함을 더해준다. 게다가 스포츠 선수들은 특유의 끼가 충만하다. 운동선수들이 갖는 감각들은 예능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출연이 전부 성공적이지는 않다.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강병규다. 강병규는 방송인으로 전향한 후 꽤 오랫동안 MC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박에 협박 혐의로 방송에서 퇴출됐다. 최근에는 횡령혐의로 피소되기도 됐다. 물론 이건 스포츠 스타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연예인이든 처신을 잘못하게 되면 이런 상황을 맞게 마련이다. 한 때 야구선수 정수근씨도 현역시절부터 방송인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스스로 얘기할 정도로 방송 출연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결국 음주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방송은 물론이고 야구선수로도 은퇴하게 되었다. 어쨌든 방송인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한 것이 대부분 실패의 사유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금의 예능이 스포츠 스타를 선호하는 이유는 리얼 버라이어티쇼 같은 연기가 필요 없는 예능 형식에서 무엇보다 진솔한 모습을 끄집어내기가 유리하다는 점 때문이다. 스포츠 스타들 특유의 순발력과 강인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환경 역시 스포츠 스타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게 된 양준혁은 물론 야구인으로서의 부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떨쳐내고 예능인으로서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다면 그가 진짜 목적으로 내세운 것처럼 야구도 더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모쪼록 야구인으로서도 예능인으로서도 활약하는 양준혁을 보기를 바란다.

'나는 가수다' 논란의 핵심, 시청자의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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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사진출처:MBC)

공개 프로그램에서 방청객은 시청자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이것은 프로그램 제작자의 기획의도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즉 방청객의 참여는 시청자들이 참여한다는 것을 프로그램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방청객은 대표성을 띠게 마련이다. 그들의 환호나 눈물이나 감동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대표해서 보여준다고 여겨지게 만든다. '나는 가수다'에서 가수들의 경연에 투표하는 방청객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시청자의 대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바이벌 형식에 대한 '나느 가수다'의 논란은 그 7명의 가수들 중 가장 적은 투표수를 받은 1인이 탈락한다는 지점에서 생겨났다. 도대체 왜 기성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순위가 매겨지고 그 중 한 명은 무대를 내려와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전문가들의 심사가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투표를 통해서. 그런데 희한한 상황이 발생했다. 첫 경연에서 김건모가 탈락자로 발표되자 갑자기 재도전 카드가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 김영희 PD는 '누구를 탈락시킨다기 보다는 최고의 무대를 보이는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의도에 맞춰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초기에 '왜 심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을 생각해보면 김영희 PD의 결정은 일견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서 필요악처럼 서바이벌 형식이 필요했다는 애초의 진술을 생각해보면 갑작스럽게 내민 '재도전 카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물론 김건모가 결국 그 탈락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가수들의 반발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경연을 했고 그 경연에 대한 결과가 나왔을 때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만일 애초부터 최후 탈락자에게는 1회의 재도전 기회를 주겠다고 룰을 세웠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김건모의 재도전 카드는 말 그대로 급조한 것이다. 따라서 거기 참여해 투표를 한 방청객들의 선택은 무시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은 결국 나아가 시청자를 무시한 것과 같은 결과다. '나는 가수다'의 재도전 선택에는 결국 방청객이나 시청자의 의견이 빠져있었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가수들이든, 제작진이든 '그들끼리의 결정'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오디션 형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시청자 참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나는 가수다'의 '시청자 배제'는 최악의 무리수를 쓴 셈이다. 오디션 형식이 가지는 비정함에 대해 시청자들도 대부분 안타까움을 갖는다. 그래서 김건모가 탈락자로 선정됐을 때, 아마도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만일 김건모가 그대로 이것을 수용하고 김영희 PD가 누차 강조한 것처럼 '다음 가수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주었다면 오히려 김건모에 대해 대중들은 호감을 표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비정한 결정이라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저들끼리 번복하고 저들끼리 룰을 만드는 식의 행태는 대중들을 늘 허탈하게 만드는 비민주적인 행동이다. 우리가 늘 정치권을 통해 느끼는 그 허탈감.

재도전은 물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의 재도전은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이 시청자인 한은.

'위대한 탄생', 심사의 개연성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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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사진출처:MBC)

이은미의 멘토스쿨에서 권리세와 김혜리가 합격한 건 예정됐던 일일까. 이진선과 박원미가 탈락한 것을 대중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반면 상대적으로 가창력은 물론이고 발음 문제까지 고스란히 갖고 있는 권리세가 합격하고, 연습에 있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던 마산 일급수 김혜리가 합격한 것에 과연 대중들은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까. 물론 김혜리는 후반부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권리세의 합격은 이미 거센 논란에 직면할 정도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창력에 있어서 경쟁자인 이진선과 박원미가 월등히 뛰어났지만 그녀들이 탈락한 것은 결국 외모가 평가 기준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함께 심사를 한 윤일상은 '스타성'에 더 무게중심을 두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서 '스타성'이란 기준은 모호하기 이를 데 없다. 도대체 왜 이런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은미는 김혜리와 권리세를 뽑았던 것일까.

아무리 전문가들이 하는 심사라고 해도 노래에 대한 판단은 자의적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누가 봐도 출중한 가창력과 스타성을 가진 후보라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겠지만 '위대한 탄생'의 경쟁자들은 색깔이 조금씩 다를 뿐 실력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멘토제를 갖고 있는 '위대한 탄생'에서 멘토들이 저마다 갖는 음악에 대한 생각과 거기에 맞는 자기만의 심사기준에 대한 일관성은 중요하다. 이것이 흔들리게 되면 대중들은 공감하기 어렵게 된다.

멘토의 심사기준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요해지는 건 그 개연성이라는 얘기다. 김태원의 심사기준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에 맞춰졌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내는 멘티들과의 이야기는 심지어 감동을 주었다. 방시혁의 심사기준은 현 기획사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투입되었고 심사도 기성 음악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다. 그 이야기는 가수가 된다는 게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공감을 일으켰다.

이은미의 산사 음악회 콘셉트가 덧붙여진 멘토스쿨 역시 1백 명의 스님들 앞에서 벌어진 중간평가까지는 나름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자신의 소리를 찾는다'는 콘셉트와 숨김없이 솔직하게 평을 내놓는 스님의 말씀은 이색적이면서도 신선했다. 하지만 그런 노래에 중심이 맞춰진 과정을 거친 후, 결국 스타성에 맞춰 최종 후보를 뽑는 모습은 일관성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이은미는 지금껏 그 누구보다 가창력을 최고의 심사기준으로 제시하며 심지어 독설에 가까운 심사평을 내놨던 멘토가 아닌가.

이은미의 멘토스쿨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일관성을 결여했고, 그로 인해 공감을 잃었다. '위대한 탄생'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스토리가 갖는 공감이다. 후보자들이 경쟁과정과 선발과정에서 보여주는 공감 가는 스토리가 그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2'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스토리가 일관됐기 때문이다. 가창력을 중심으로 공정하게 심사가 이루어진다는 프로그램의 이미지는 그래서 '슈퍼스타K'의 정체성이 되었다. 과연 이은미 멘토스쿨은 '위대한 탄생'만의 일관되고 개연성 있는 심사과정을 그려냈을까. 왜 우리는 그 결과를 공감하지 못할까.

 연장된 '몽땅 내 사랑', 그 한계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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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 내 사랑'(사진출처:MBC)

'몽땅 내 사랑'이 애초 120회에서 200회로 연장됐다. 시트콤으로 인기를 끌었던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이 각각 167회, 126회로 끝난 것에 비하면, 그다지 시청률에서도 반응 면에서도 미지근한 '몽땅 내 사랑'이 이렇게 연장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대안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그래도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몽땅 내 사랑'을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몽땅 내 사랑'에 어떤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몽땅 내 사랑'이 가진 가장 큰 한계는 좀 더 과감한 캐릭터쇼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트콤이 드라마와 다른 점은 캐릭터에 대한 과장의 차이일 것이다. 드라마에서 과장된 캐릭터는 개연성을 떨어뜨려 몰입을 방해하지만, 시트콤은 정반대다. 한 캐릭터를 과감하게 과장시키면 그 자체로 큰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백 회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캐릭터에 대한 집중도도 높일 수 있다. 또 캐릭터에 집중하지 못하고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에 끌려가다 보면 시트콤이 일일드라마처럼 밋밋해지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몽땅 내 사랑'은 애초에 콘셉트로 '막장 시트콤'을 가져왔다. 그 기대감은 컸다. 왜냐하면 이 막장 설정의 시트콤은 패러디 형식으로 비틀어주기만 하면 그 자체로 큰 웃음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예를 들어 '출생의 비밀' 같은 막장드라마의 전형적인 코드들을 가져와 그 비현실성을 오히려 드러낸다면 그것은 웃음을 넘어 어떤 카타르시스까지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몽땅 내 사랑'은 '출생의 비밀'을 거의 막장 드라마들이 사용하는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김원장(김갑수)이 애타게 찾는 잃어버린 딸이 윤승아라는 걸 알게 된 박미선과 황금지(가인)가 이를 숨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들이 그렇다. 물론 그 자체 구성은 과장된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좀 상황 설정에 있어서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즉 '지붕 뚫고 하이킥'은 어떤 상황을 그릴 때, 거의 끝까지 밀어붙이는 면모를 보인다. 학교에서 몰래 데이트를 하는 이순재가 학생들의 눈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에서 2층 창문을 뛰어내리고 담벼락을 넘는 장면은 그 과장 때문에 웃음과 함께 캐릭터가 살아난다.

다행스러운 것은 '몽땅 내 사랑'에도 가능성 있는 캐릭터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캐릭터가 윤승아의 할머니 김영옥과 김원장의 비서인 김집사(정호빈)다. 김영옥이 윤두준의 발 냄새를 없애기 위해 마치 대장금처럼 각종 비전(?)을 펼치는 식으로 김영옥을 달인으로 표현하는 에피소드들은 오랜만에 '몽땅 내 사랑'을 시트콤답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김집사는 '욕망의 불똥'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캐릭터화 되어 있는 인물이다. 윤두준도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다. 금지와 헤어지고 아무렇지도 않다며 끊임없는 먹는 장면은 우스우면서도 찡한 구석이 있다.

'몽땅 내 사랑'의 스토리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화이트 데이에 옥엽(조권)이 좋아하는 승아와 함께 사탕배달을 하면서 은근슬쩍 자기 마음을 고백하는 스토리는 꽤 괜찮다. 하지만 '몽땅 내 사랑'은 시트콤이다. 먼저 웃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충분히 캐릭터를 통해 웃음을 준 이후에는 사실 멜로를 하든 심지어 비극을 그려도 상관없지만 그 본연의 웃음을 먼저 주지 못한다면 자칫 어설픈 드라마로 보일 위험성이 있다. 스토리를 끝까지 밀어 붙이고, 그 속에서 캐릭터를 세운다면 '몽땅 내 사랑'도 시트콤으로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어차피 200회 연장을 하게 되었다면 그만한 합당한 근거를 '몽땅 내 사랑'이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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