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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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88만원 세대와 만나다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4. 1. 02:22
드라마, 예능, 음반에 드리워진 88만원 세대의 그림자 그들은 오로지 대학만이 모든 것을 이뤄줄 것이란 이야기를 들어가며 학창 시절을 보냈고,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대학에서도 낭만이란 말은 뒤로 접어둔 채, 일찌감치 취업준비로만 전전해왔다. 그리고 사회에 버려지자마자 바늘구멍 뚫기만큼 힘들다는 취업전선에서 다시 경쟁해야 했고, 그렇게 가까스로 기회를 잡은 그들도 그러나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몇 개월 간의 치열한 노동의 경쟁 속으로 다시 뛰어들어야 했다. 정당한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전긍긍해야 하는 그들. 한때 사회현상처럼 대중문화에서 조명되었던 백수세대는 이제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으로 다시 무대 위에 오르고 있다. ‘내조의 여왕’, 온달수의 인턴시대 ‘내조의 여왕’의 온달수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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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 그 ‘비비디바비디부’의 세계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3. 31. 07:25
‘꽃남’, 그 광고 같은 세상의 마력 ‘꽃보다 남자’는 극단적인 빈부 격차를 바탕으로 드라마가 구성되어 있다. 초부유층인 구준표(이민호)는 하녀와 집사까지 있는 궁전 같은 집에서 살지만, 서민층 금잔디(구혜선)는 자그마한 아파트에서 옥탑방으로 그리고 결국에는 집 없이 거리를 떠도는 처지로 살아간다. 구준표는 스포츠카에 전용비행기까지 있어 원하면 전용 섬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만큼 여가의 삶을 즐기지만, 금잔디는 자전거를 끌고 새벽 우유 신문 배달에, 아르바이트에 대부분의 시간을 생계로 써야한다. 하지만 이 비교체험 극과 극 같은 구준표와 금잔디에게도 똑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같은 기종의 핸드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구준표와 금잔디의 핸드폰이 말해주는 것 물론 이것은 PPL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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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보는 음악시대, 자정풍경을 바꾸다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3. 27. 01:16
밤 12시 TV 풍경을 바꾼 음악 프로그램들 하루의 노동 끝에 눈도 뻑뻑하고 어깨도 결리는 몸이 침대 위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자정. 그 고요한 밤의 품속에서 오롯이 깨어있는 것, 바로 귀다. 시각보다는 청각이 열려있기 마련인 이 시간대, TV는 언제부턴가 음악 프로그램들을 편성하기 시작했다. 처음 그 편성은 낯설었다. 한참 잠을 청할 시간에 노래라니! 그것은 또한 중심 시간대에서 밀려버린 음악 프로그램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실제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가요 순위 프로그램들은 시청률 몰락으로 점차 프라임 타임 대에서 사라져갔다. 하지만 중심에서 밀려난 음악 프로그램과, 소음에서 자유로워진 자정 시간대라는 이 두 지점이 만나자, 음악 프로그램들은 오히려 제대로 음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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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웃기는 시트콤, 빵빵 터지는 코믹드라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3. 25. 02:00
코믹드라마, 시트콤보다 웃기는 이유 시트콤이 웃긴다는 말은 김병욱 표 시트콤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되었다. ‘순풍산부인과’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 이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거침없이 하이킥’같은 시트콤의 바람은 그 이후에는 좀체 불지 않았다. 무인도 표류기라는 소재로 거의 야외촬영으로 일관한 ‘크크섬의 비밀’은 소재나 시도면에서 참신한 면이 있었지만, 바로 그 무인도라는 공간에 갇히게 됨으로써 한계를 보였다. 후속으로 이어진 ‘그분이 오신다’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고, 현재 방영되고 있는 ‘태희혜교지현이’는 주부들을 포섭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엿보이지만 아직까지 그 효력을 내고 있지 못하다. 반면 불황을 타고 고개를 들고 있는 코믹 장르의 드라마들은 정반대다. 별로 웃기려고 하는 것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