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
여성들 손바닥 위의 드라마, 남성들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3. 18. 06:50
‘미워도 다시 한번’, 그 남성 부재의 공간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한명인(최명길)은 명진그룹의 회장이고, 그녀의 남편인 이정훈(박상원)은 부회장이며, 그녀의 아들인 이민수(정겨운)는 홍보실장이다. 가족이 기업 속에 그대로 포진하고 있는데, 그것을 기업의 권력구조 속에서 보면 남편이나 아들은 모두 한명인의 손아귀 속에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 드라마의 캐릭터 파워하고도 일치한다. 한명인이라는 캐릭터는 이정훈이나 이민수라는 캐릭터를 늘 압도한다. 한편 이정훈의 내연녀인 은혜정(전인화)과 이정훈, 그리고 그의 딸인 은수진(한예인) 사이의 권력 관계에서도 이정훈은 늘 약자의 위치에 있다. 은혜정이 이정훈을 오롯이 자기 것으로 쟁취하려 능동적인 선택(예를 들면 언론에 의도적으로 스캔들을 흘린다든지, 한..
-
예능출연이 대세? 마구잡이 출연은 독!옛글들/명랑TV 2009. 3. 16. 07:23
소녀시대의 예능 출연, 실효를 거두려면 이효리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몸빼 바지의 굴욕도 마다 않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가수라는 본업으로 돌아오면 섹시 디바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는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유재석이 농담 삼아 “그 이효리가 이 이효리냐?”고 물을 정도. 리얼리티 시대에 탈신비주의 컨셉트가 하나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재, 모두가 이효리의 이런 섹시와 털털을 넘나드는 이미지를 갖기를 원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효리는 게스트로서의 단발성 출연보다는 고정 MC로서 예능에 입지를 다져왔다. 핑클 해체 이후 이효리는 ‘해피투게더’에서 조금씩 자신의 끼를 보였고, 핑클 속에서 고형화되었던 요정 이미지를 예능에 고정 출연함으로써 조금씩 깨뜨렸다. 이렇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
-
‘무한도전’과 패러디, 왜 뗄 수 없나옛글들/명랑TV 2009. 3. 14. 07:23
‘무한도전’, 패러디의 역사를 쓰다 “아버님은 일본 분이시잖아요?”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정준하에게 여자친구의 아버님에 대해 이렇게 물었을 때, 인터뷰 모양새로 이것저것 물어보던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 아버님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 때 마침 이런 자막이 나와 상황을 정리한다. ‘형돈의 말 한마디에 분위기 올킬.’ 만일 이 자막에 웃음을 터뜨린 분들이라면 아마도 여기 등장한 ‘올킬’이라는 단어에서 저 ‘야심만만2’에서 새롭게 시도하다 사라진 올킬 시스템을 떠올렸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이처럼 이제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이든, 이미 사라져버린 포맷 형식이든 상관없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패러디의 소재로 받아들인다. 박명수가 ‘거성쇼’의 오프닝을 보여줄 때, 유재석이 “형 이건 자니 윤 선생님이 하던 거 ..
-
한국대중음악상이 ‘싸구려 커피’인가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3. 13. 10:16
소극장으로 간 한국대중음악상, 왜? 결국 대중음악은 소극장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한국대중음악상’을 말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갑작스런 지원중단 발표 후, 시상식을 연기해온 ‘한국대중음악상’은 애초에 건국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학전 소극장으로 축소 개최되게 되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한국의 그래미’, ‘한국의 빌보드’를 만들고 ‘대중음악전용관’을 짓겠다며 대중음악을 키우기 위해 무려 1275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애초에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키우겠다던 대중음악은 ‘한국대중음악상’이 말하는 그 대중음악이 아니었던 것일까. 혹자들은 ‘한국대중음악상’에 인디밴드들과 같은 상대적으로 낯선 음악인들이 대거 수상자 명단에 들어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