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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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에 입덕하게 만드는 ‘상견니’ 풍 타임리프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4. 29. 15:29
나의 최애를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가 있을까. 특히 위기에 빠진 최애를 구하겠다는 마음이라면 그 어떤 어려운 일에도 기꺼이 뛰어들 게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임솔(김혜윤)은 바로 그 덕심을 가져봤던 이들의 모든 마음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의 최애, 선재(변우석)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15년 전 시간대로 타임리프하는 인물이니 말이다. 비현실적인 판타지지만 지극한 덕심은 이 판타지를 허용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기꺼이 임솔이 선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간여행에 동승한다. 그가 어떻게든 과거를 바꿔 선재가 현재에 죽지 않고 살아있게 만들기를 바라게 된다. 그런데 도대체 그 덕심이 얼마나 크길래 이런 판타지까지 꿈꾸게 할까. 임솔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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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찬욱, 빵빵 터지는 유머와 뼈 있는 농담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4. 29. 15:25
‘동조자’, 동서와 이념의 대결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비극인가!역시 박찬욱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쿠팡플레이가 국내 독점 공개하는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 이야기다.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유머가 느껴지는 영상 미학은 물론이고 ‘동조자’라는 제목에 걸맞게 양측에 걸쳐 있어 희극과 비극을 넘나드는 장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져놓아 보는 이들을 쿡쿡 웃게 만드는 박찬욱표 농담의 맛까지 가득하다. 시리즈지만 단 한 편을 봐도 웃음에서부터 깊이까지 다양한 맛이 느껴지는 작품이랄까.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타인 응우옌이 써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소설을 원작으로 가져와, 우리에게도 영화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패스트 라이브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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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부터 찢었다... 뻔한 오디션 찢어버린 미친 보컬들의 향연옛글들/이주의 방송 2024. 4. 22. 10:06
‘걸스 온 파이어’, 걸그룹 오디션이 지겨웠다면 이 여성보컬그룹 오디션을 보라 또 오디션이야? 아마도 JTBC ‘걸스 온 파이어’에 대한 시청자들의 선입견은 익숙하게 봐왔던 아이돌 오디션의 어떤 풍경이 아니었을까. 차례 차례 어디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의 출연자들이 등장하지만, 어설픈 춤실력에 실망하거나 춤은 잘 추는데 노래실력은 엉망인 이들이 자신들의 아직 부족한 실력을 애써 매력으로 채워보려 안간힘을 쓰는 그런 오디션... 하지만 그건 ‘걸스 온 파이어’에 대한 단단한 착각이고 선입견이다. 그런 선입견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걸스 온 파이어’는 첫방부터 1대1 맞짱승부를 통해 이 오디션이 그런 뻔한 걸그룹 오디션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스스로를 구례에서 올라온 돌+I라고 소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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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 김수현, 홍수철이 보여주는 눈물의 가치(‘눈물의 여왕’)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4. 22. 09:58
‘눈물의 여왕’, 울지 않는 마녀 이미숙과 우는 남자들 김수현, 홍수철 홍만대(김갑수) 회장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휠체어를 몰아 계단 끝에서 자신을 죽음을 향해 내던지기 전, 그는 마지막으로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자신이 죽어야 모슬희(이미숙)라는 마녀의 손아귀에 들어간 퀸즈 그룹의 모든 것들을 다시 가족들에게 되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왜 미소를 지으며 끝을 맺었을까. 복수의 의미도 담겨 있을 테지만, 가족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마음의 의미도 있지 않았을까. 극단적인 선택을 결행하기 전, 그가 홍해인이 두고 간 녹음기에 남겨뒀을 메시지가 궁금해진다. 거기에는 아마도 그 미소의 의미를 이해하게 해줄 그의 마음이 담겨 있을 테니.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