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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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이보영과 허율의 특별한 모녀관계가 던지는 울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2. 2. 09:48
‘마더’의 질문, 대체 누가 진정한 엄마인가이토록 아픈 웃음이 있을까. 혜나(허율)는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저 멀리 날아가는 철새들을 보며 자신도 같이 가자고 외친다. 아이가 걱정되는 한 어부가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에 너처럼 작은 아이는 바람에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며 방파제에 위태롭게 서 있는 혜나를 걱정할 때, 아이는 웃고 있었다. 마치 바람에 날아가면 이 아픈 현실 속에서 벗어나 저리 날아가는 철새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처럼.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자유를 꿈꾸는 아이의 이 웃음은 얼마나 슬픈가.어머니라고 불리는 것조차 견디지 못하는 혜나의 비정한 엄마 자영(고성희)은 동거남 설악(손석구)이 아이를 학대하는 걸 방관했다. 비닐봉지에 아이를 넣어 싸매놓고 영화를 보러가는 엄마는 스스로 모성애를 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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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다고 욕먹던 '리턴', 알고 보니 쫄깃한 스릴러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2. 2. 09:46
‘리턴’, 스릴러의 쫄깃함에 담아낸 사회적 메시지도대체 이 드라마의 무엇이 이토록 시선을 잡아끄는 걸까. SBS 수목드라마 은 스릴러 장르가 가진 고유한 특징인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와인바를 운영하던 염미정(한은정)이 살해됐고, 그로 인해 그와 내연관계를 가져온 강인호(박기웅)가 구속되었다. 하지만 강인호는 무고함을 주장하고 대신 그의 악당 친구들, 오태석(신성록), 김학범(봉태규) 그리고 서준희(윤종훈)가 의심을 받는다. 그런데 드라마는 돌연 이 악당들의 시선으로 그들 역시 이 살인사건에 갑자기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이 살인범이 아니었다는 것. 김학범이 오태석에게 보낸 차 트렁크에서 염미정의 사체가 발견되었고, 그들은 그 사체를 오태석의 사유지인 강원도 채석장에 묻어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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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에 꿀리지 않는 박정민 연기력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8. 2. 1. 11:25
‘그것만이 내 세상’,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탄생어떤 영화는 실제 주인공을 숨겨야 그 감동의 효과가 커지기도 한다. 이 그런 영화다. 이 영화가 시작됐을 때 가장 전면에 나선 배우는 역시 이병헌이었다. 한 때는 동양챔피언이었지만 이제는 한물 간 전직 복서로 스파링 파트너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조하 역할을 이병헌은 천연덕스럽게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사생활 문제로 질타를 받았던 이병헌이지만 적어도 연기에 있어서만큼 관객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였다. 의 3류조폭 안상구 역할을 통해서도, 에서 특별출연이지만 정채산 역할로 확실한 존재감을 세운 면에 있어서도 또 에서 청과의 화친을 강변하는 최명길 역할로서도 그는 연기의 공력을 보여줬다. 그래서일까. 의 조하라는 캐릭터는 그간 그가 보여줬던 카리스마의 정반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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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찾은 '1박2일', 이런 해외여행은 언제든 환영합니다옛글들/명랑TV 2018. 1. 30. 11:27
‘1박2일’, 본질에 충실하면 장소는 문제 안 돼10주년 글로벌 특집으로 꾸며진 것이지만 사실 KBS 예능 이 해외로 나간다는 건 여러모로 민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건 이라는 프로그램의 본질과 멀어진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다. 쿠바 같은 곳을 가려면 일단 가는 데만도 짧게 잡아 1박2일이 걸린다. 그러니 프로그램이 애초에 갖고 있던 콘셉트인 ‘하룻밤’의 틀을 스스로 깨는 일이 된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민감해지는 건 그 곳이 해외라는 사실이다. 은 지금껏 국내의 곳곳을 찾아가 그 곳의 이야기나 숨겨진 여행지로서의 가치 같은 걸 재미있게 보여준다는 것이 중요한 프로그램의 본질이었다. 그래서 가끔 있었던 해외 특집, 이를테면 백두산을 간다든지 하얼빈을 가는 등의 특집들은 늘 민감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