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녀들을 나쁜 언니로 만들었을까

 

이효리는 신곡 ‘배드걸’에서 “욕심이 남보다 좀 많은 여자. 지는 게 죽는 것보다 싫은 여자.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 있는”, 이른바 나쁜 여자가 ‘영화 속 천사 같은 여주인공’보다, ‘TV속 청순가련 여주인공’보다 더 끌린다고 노래했다. 그녀가 말하는 ‘배드걸’은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는 여자. 알면서 모른척하지 않는 여자.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 끌리는” 그런 여자다.

 

이효리와 김혜수(사진출처:MBC,KBS)

나쁜 여자라고 수식어를 달았지만 사실 여기서 나쁘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즉 흔히 사회적 통념이 요구하는, “화장은 치열하게 머리는 확실하게 허리는 조금 더 졸라매야” 하고 또 “표정은 알뜰하게 말투는 쫀득하게 행동은 조금 더 신경 써야” 하는 그런 여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나쁘다’는 표현일 뿐이다. 즉 이는 뒤집어 말하면 이런 통념에 빠뜨리는 사회가 나쁘다는 뜻일 게다.

 

공교롭게도 씨엘이 솔로곡으로 발표한 신곡 ‘나쁜 기집애’에서도 나쁜 여자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등장한다. 스스로를 ‘나쁜 기집애’라고 부르면서도 “당당한 지조, 고귀한 품위, 눈 웃음은 기본, 내 눈물은 무기”인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를 숨기지 않는다. 흥미로운 가사는 “남자들은 허니라” 부르고 “여자들은 언니라” 부른다는 대목이다. 걸그룹으로서는 특별하게 여성 팬층이 많은 2NE1에게 ‘언니’라는 지칭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이른바 ‘나쁜 언니 전성시대’다. 이효리와 씨엘이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들에게도 어필하는 부분은 ‘멋있다’는 평판 덕분이다. 즉 남성의 시선에 포획된 여성이 아니라, 이들은 독립적인 여성 자신으로서의 매력을 주장한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은 자연스럽게 기성 사회와의 긴장관계를 만들어낸다.

 

김혜수가 <직장의 신>에서 호평 받은 것은 그 캐릭터가 가진 이른바 ‘나쁜 언니 포스’ 덕분이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미스 김이라는 캐릭터는 장규직(오지호)이라는 정규직 우월주의자와 부딪치면서 동시에 약자로 그려지는 정주리(정유미)를 보호하는 ‘언니’로 등장한다. 직장이라는 조직 속에서 미스 김이 취하는 과감한 행보들은 기존 통념들을 뒤집는 것들이었다. 그러니 이를 보는 시청자들이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특히 여성들에게 미스 김은 호감 가는 포스 강한 ‘나쁜 언니’로서 자리 잡는다.

 

청순가련형 혹은 공주 스타일의 착한 여성캐릭터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는 과거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다. 대신 악녀나 독한 여성 캐릭터에 대한 주목도가 훨씬 높아졌다. <백년의 유산>에서 막장 시어머니에 대립하는 막장 며느리 역할로 주목을 받았던 심이영이나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대비의 갖은 악행에 맞서 악녀로 변신하는 장옥정 역할의 김태희가 새삼 주목받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독한 세상에 맞서는 독한 언니들에 대한 카타르시스라고 할까.

 

결국 나쁜 언니 전성시대는 편견과 통념, 심지어 금기로 꽉 막혀 있는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답답증 속에서 탄생한다. 그리고 급기야 이효리가 ‘배드걸’에서 말하듯, ‘착하게 살아봤자 남는 거 하나도 없는’ 현실에 대해 ‘이젠 못 참겠다’고 나선다. 최근 트렌드처럼 쏟아져 나오는 ‘나쁜 언니들’ 속에는 그래서 그들을 나쁘게 만든 나쁜 세상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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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가족을 난도질한 <쾌도난마>, 과연 적절했을까

 

갈수록 가관이다.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전혀 게이트키핑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프로그램의 소개란에 들어가면 ‘쾌도난마(快刀亂麻)’의 뜻을 이렇게 풀어놓았다.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게 처리한다는 뜻. 그 칼을 손에 들고 나선 인물이 박종진이다. 문제를 해결하자고 나선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상 쓰게 만드는 사회적인 모순과 행태들에 대해 풋 하고 웃어버릴 수 있는 그런 솔직한 대담, 신개념 시사토크를 박종진이 이끈다.’

 

'박종진의 쾌도난마(사진출처:채널A)'

과연 이 프로그램은 설명처럼 헝클어진 문제를 솜씨 있게 처리했을까. 오히려 손에 든 방송이라는 칼로 한 사람의 가족사를 난도질한 것은 아니었을까. 과연 생방송으로 장윤정의 남동생과 어머니를 출연시킨 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이 ‘풋 하고 웃어버릴 수’ 있었을까. 먼저 시사 프로그램에서 왜 장윤정의 가족사를 소재로 삼았는가가 의문이다. 그것이 과연 그토록 시사적인 이야기였을까. 혹 그저 자극적인 소재로서 장윤정의 가족사를 방송에 올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장윤정이 <힐링캠프>에서 인정한 것들에 대해서 그 남동생과 어머니가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은 마치 막장드라마의 한 대목을 보는 것처럼 자극적이었다. 남동생 장경영씨는 “장윤정의 억대 빚은 자신의 사업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차트로 지난 10년 간의 지출내역과 통장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장윤정이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으려 했고, 사람을 시켜 죽여야 엄마와 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는 장경영씨의 대목이나, "딸을 위해 내가 스스로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장윤정 어머니의 말은 한 가족으로서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심지어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할 수 있는 카카오톡 내용의 공개는 실로 이 프로그램이 자극을 위해서는 한 개인의 프라이버시조차 별 거리낌 없이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심지어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장윤정과 장윤정 남동생 그리고 어머니 사이에 놓여진 갈등은 누가 잘했고 잘못 했고를 떠나 그저 개인의 가족사일 뿐이다. 가족 간의 갈등에서 어떻게 누구 한 사람의 잘못만을 지적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누군가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그것은 결국 그 가족을 파탄으로 만들 뿐이다.

 

한 가족의 내밀한 갈등을 서로 부추기고 끄집어내 그 끝장을 보는 행태를 우리는 이른바 막장드라마를 통해 보곤 한다. 심지어 드라마 같은 허구에도 대중들이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그것이 결국 가족의 파탄을 바라보게 만드는 가학성 때문일 것이다. 하물며 진실을 다뤄야 할 시사 프로그램이 굳이 파헤치지 않아도 될 누군가의 가족사를 난도질하는 것이 막장드라마와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물론 이 프로그램은 장윤정 또한 출연시키려고 했다며 편파방송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굳이 가족 간의 싸움을 생방송 무대에 올리려 했다는 그 선정성이다. “전화주면 언제든 출연시키겠다”는 말에 대중들이 분노하는 건 그 때문이다. 특히 방송 마무리에 박종진 진행자가 던진 멘트는 이 프로그램의 기막힌 성격을 드러내준다. “오늘 어머님하고 동생 이야기를 들으셨는데 이 얘기가 사실이 아니다 싶으면 장윤정 씨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이 말은 애초부터 방송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검증 절차 자체가 없었다는 자기고백인 셈이다. 과연 이게 방송이 할 일인가.

 

사실이 아니면 방송을 내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설혹 사실이라고 해도 방송 프로그램의 힘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윤리적으로 방송에 적합한가를 고민했어야 한다. 뭐든 시선을 잡아끌어 화제가 될 수 있으면 일단 던지고 보는 방송 행태는 카더라 통신과 전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이런 막장드라마식의 방송으로 왜 대중들이 피로를 느껴야 하는가. <쾌도난마>는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심지어 한 개인의 가족사에까지 칼을 휘두르는 막장드라마를 재연해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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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해밍턴, 이 솔직한 시선에 비친 우리의 자화상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샘 해밍턴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의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별로였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너무 시끄럽고 사람이 많았다”는 것. 샘 해밍턴은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굳이 듣기 좋은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이력서에서 튀고 싶어” 선택했다는 것. 그는 클럽에서 한국여성에게 한국말로 작업(?)을 걸던 에피소드를 말하기도 했고, <개그콘서트>의 기수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자신이 “낙하산”이었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해피투게더(사진출처:KBS)'

사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에 유독 민감한 우리에게 샘 해밍턴의 거침없는 솔직함은 위태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샘 해밍턴의 말에는 거부감은커녕 심지어 속 시원함마저 느껴진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그만의 매력을 만드는 걸까. 그것은 흔하디흔한 영혼 없는 통상적인 답변들에 식상해진 우리에게 그의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한없이 참신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우리는 이중적이다. 갑을 관계로 점철된 사회 현실이나, 무기징역을 받고도 돈만 있으면 진단서 하나 끊어 호화병실에서 생활할 수 있는 비뚤어진 사법 현실,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할 대변인이 성추행을 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는 공직자들의 부끄럽기 그지없는 윤리의식 등등. 우리나라지만 우리 스스로도 창피할 수밖에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건 인지상정 아닌가. 하지만 외국인이 여기에 대해 비판을 한다면 발끈하는 게 또한 우리들이다. 이것은 애국의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의 시선에 그만큼 민감한 우리네 정서의 문제다.

 

<진짜 사나이>에서 샘 해밍턴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이른바 ‘구멍 병사’로 큰 웃음을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우리네 군대 체험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그 자체 때문이기도 했다. 관등성명 같은 좀체 이해하기 힘든 군대 문화를 열심히 따라하려 하지만 잘 안 되는 모습은 마치 조직 부적응자 같은 인상으로 웃음을 주면서도 그 지나치게 경직된 군대 문화를 다시 쳐다보게 만든다. 딱딱한 군대 문화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하는가 하는 새로운 시점을 샘 해밍턴이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게 칭찬에 인색한(?) 샘 해밍턴이 “한국군인들 정말 대단하다”고 얘기할 때는 그 진심이 배가 된다. 좋은 건 좋다 말하고 나쁜 건 나쁘다 말하는 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해피투게더>에서 보여진 것처럼 토종 리액션을 선사해 ‘뼛속까지 한국사람’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그의 자연스러움이 들어있다. 마치 관광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원더풀을 연발하는 이들을 우리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여기는 것과는 정반대로, 샘 해밍턴은 자연스러운 비판이나 솔직함으로 관광객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인물로 여기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이렇게 우리에 대한 칭찬일색이 아니라 솔직한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주목받는 또 한 명의 외국인이 있다. 바로 사유리다. 한때 <트루맛쇼>로 각종 음식 프로그램의 천편일률적인 리액션이 사실은 영혼 없는 연출에 불과 했다는 것이 폭로될 즈음, 사유리는 음식 소개 프로그램에 등장해 음식점 사장님 앞에서 “맛이 한 개도 없어요”라고 말함으로써 우리를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엉뚱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그 솔직한 평가에 우리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 개그맨 정철규는 “사장님 나빠요”로 외국인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아 주목을 끌었다. 이제는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던져 주목을 끌고 있다. 샘 해밍턴이나 사유리는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특별한 시선을 제공하는 셈이다. 실로 비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문화에 대해 동화되어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샘 해밍턴이나 사유리를 그저 외국인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적어도 이들이 던지는 우리에 대한 평가는 그래서 별다른 이중적인 시선 없이 공감하게 되는 것일 게다. 우리가 봐도 비판받을 만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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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에 담긴 JTBC의 속내

 

JTBC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손석희씨를 보도부문 사장으로 영입한 것은 JTBC가 여타의 종편들과 확실한 선을 긋겠다고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직 특정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맡는다는 얘기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향후 손석희씨가 JTBC 뉴스의 얼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걸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지난 5.18에 즈음해 채널A와 TV조선이 망언에 가까운 보도를 내면서 결국 사과까지 했던 사실은, JTBC로서는 부담스러우면서도 확실한 선 긋기의 기회가 되어주었다.

 

'썰전(사진출처:JTBC)'

시작부터 ‘TBC의 부활’을 기치로 내건 JTBC는 사실 보수 장사를 전면에 내세운 종편 프레임으로 분류되는 것이 못내 불편했던 셈이다. 타 종편들과 달리 자체 제작 드라마를 여전히 만들어내고 있고, <무자식 상팔자> 같은 드라마는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JTBC만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최근에는 <히든싱어>가 4% 이상의 시청률을 내면서 케이블을 포함한 지상파 이외의 채널에서 늘 수위를 차지했던 tvN을 앞지르기도 했다.

 

그런데 JTBC에서 유독 주목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썰전>이다. 시청률은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파괴력이나 가치는 그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기에는 JTBC가 하려는 방송의 방향, 즉 종편과는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고, 지상파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썰전>을 보면 그 안에 JTBC의 속내를 볼 수 있다.

 

<썰전>의 두 코너 중 앞 부분에 배치된, 김구라를 메인MC로 해서 강용석 변호사, 이철희 소장이 진행하는 시사 토크쇼 ‘하드코어 뉴스깨기’는 JTBC의 정치적인 입장을 잘 보여주는 코너다. 이 시사토크쇼는 MC들의 자리배치 하나만으로도 확실한 색깔을 그려낸다. 삼각 테이블에 거의 얼굴이 맞닿을 정도로 가깝게 한 면씩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형국은 그 자체로 오로지 말로만 승부하겠다는 하드코어 토크쇼의 성격을 드러내주고, 프라이버시 영역을 침범하는 좁은 거리가 만들어내는 공격성은 보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독한(?) 혀들의 전쟁을 예고해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거기 보수를 대변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진보를 대변하는 이철희 소장이 함께 앉아 있고, 다른 한 면에 김구라가 마치 JTBC의 방송 성향을 대변하듯 앉아 있다는 것이다. 이 프레임은 보수든 진보든 한 테이블에 앉아 소통하겠다는 정치적인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고, 동시에 정치적 입장 그 자체보다는 방송으로서의 즐거움과 재미를 더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즉 정치적 입장보다 대중의 즐거움을 선택하겠다는 얘기다.

 

전반부에 배치된 ‘하드코어 뉴스깨기’가 JTBC의 정치적인 입장을 보여준다면, 후반부에 배치된 코너 ‘예능심판자’는 방송사로서의 지상파와의 차별점을 보여준다. ‘예능심판자’는 지상파를 망라한 모든 프로그램과 예능인들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JTBC 같은 위치에서만이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만일 지상파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그 자체가 공정하지 않게 보였을 것이다.

 

바로 이 위치의 독특함 때문에 ‘예능심판자’는 훨씬 자유롭게 가감 없는 비평을 해낼 수 있게 되었다. 지상파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소재라는 지점은 JTBC가 만들어내려 하는 차별점을 잘 보여준다. <히든싱어> 같은 어찌 보면 성대모사 가창력 대결이라는 B급의 영역도 잘 구성하고 세련되게 포장하면 지상파가 하지 못한 특별한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는 얘기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오는 7,8월 즈음해서 손석희씨의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한다. 과연 JTBC는 종편과의 선 긋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결국 방송사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은 프로그램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적어도 <썰전> 같은 프로그램이 가진 가능성과 포석을 평가절하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채워진다면 방송사의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변화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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