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유재석 트로트가수 만들기, 트로트 붐업으로 이어지나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는 분들이 넘쳐날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가 끄집어낸 트로트라는 세계와 그 세계의 인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재밌다. 저마다 캐릭터가 특이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준비된 예능인 못지않은 웃음을 준다. 게다가 트로트 제작이라는 대중예술의 창작과정은 어딘가 허술해보여도 의외의 완성도를 뚝딱 만들어내는 천재성으로 웃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유산슬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된 유재석을 위해 태진아, 김도일, 진성 그리고 김연자가 모여 나누는 이야기는 뽕포유에 담은 트로트계의 비상한 관심을 드러낸다. 저마다 유재석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서로 제작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고 지분을 이야기하는 상황에 트로트 천재의 탄생을 기원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정작 유재석은 없는 자리에서 유산슬이라는 트로트 천재의 이야기를 섣부르게 하는 상황은 웃음을 주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그저 농담처럼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건 다름 아닌 그 주인공이 유재석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의 트로트 도전은 물론 본인이 하고파서 하게 된 건 아니지만 트로트업계 자체를 붐업시킬 가능성이 크다. 트로트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가 노래의 맛을 알아가고 또 작사와 작곡의 세계에 뛰어드는 그 과정은 우리가 막연히 옛 노래 정도로만 알고 있는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을 깨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뽕포유’가 새로이 찾아간 작사가 이건우는 아주 짧게 방송에 등장했지만 확실한 자기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합정역 5번 출구’라는 키워드를 가져온 유재석과의 작업에서 이건우는 “기가 막히다”며 칭찬을 쏟아 부었지만 정작 가사의 대부분은 유재석이 만들어냈다. “나는 상수역에서 너는 망원역에서 우리는 합정역에서”로 시작하고 “나는 상수역으로 너는 망원역으로”로 끝나는 게 어떠냐는 유재석의 말에 감탄하며 이미 작사는 다 끝났다고 공언했다.

 

이건우가 갑자기 ‘합정역 5번 출구’에 대해 물어보겠다며 전화를 건 ‘어머나’의 윤명선 작곡가도 예사롭지 않은 웃음을 주었다. 특정 역 출구를 담은 노래제목들을 줄줄이 읊어내는 윤명선 작곡가는 그래도 “아모르파티 느낌이 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다소 비판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건우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 듣고픈 ‘아모르파티 느낌’이란 말만 끄집어내 이건 대박이라고 추켜세웠다.

 

지난번 뽕포유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박현우 작곡가에게 작곡을 의뢰하기 위해 ‘합정역 5번 출구’ 가사를 들고 찾아간 유재석의 이야기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큰 웃음을 줬다. 사람들이 자신을 ‘박토벤’이라 부른다는 박현우 작곡가는 15분이면 된다며 뚝딱 노래를 완성했고, 거기에 맞춰 ‘합정역 5번 출구’의 중독성 있는 가사가 얹어졌다. 처음에는 어딘가 동요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 있는 곡이었다. 진짜 15분만에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작곡이었지만, 박현우는 “10분 안에 못해줘서 미안하네”라는 말로 웃음을 줬다.

 

최근 들어 TV조선 <미스 트롯> 이후 부쩍 대중들 앞으로 성큼 다가온 트로트의 영역이 <놀면 뭐하니?>를 통해 또 다른 열풍으로 이어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트로트업계에서 대가라고 하는 분들이 유재석이라는 한 인물을 위해 모두 모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음 주에는 트로트 대세가 된 송가인까지 등장해 유재석과의 듀엣을 예고하고 있으니 말이다.

 

‘트로트 어벤져스’가 이렇게 모이게 된 건, 보통 사람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행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건 동시에 트로트업계에도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그램도 살고 유재석의 또 다른 가능성도 발견하면서 동시에 트로트업계에도 활력을 줄 수 있다니. ‘유플래쉬’로 가요계 음악의 다양성을 끄집어낸 <놀면 뭐하니?>가 이제 ‘뽕포유’로 트로트의 붐업을 예고하고 있다.(사진:MBC)

‘나의 나라’, 역사적 인물만큼 양세종과 우도환이 주목된다는 건

 

최근 사극은 역사의 무거운 옷을 벗은 지 오래다. 그래서 심지어 로맨스 판타지가 사극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서 사극이 갖고 있는 무게감도 사라져버렸다. 가벼운 로맨스 사극은 그래서 사극이라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사극 버전처럼 보이는 면이 생길 정도다.

 

이런 달라진 상황 때문일까.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는 특별한 사극으로 다가온다. 그간 사극이 역사를 따라가는 정통사극으로 가거나 아니면 완전히 여기서 벗어난 퓨전 혹은 판타지로까지 가는 극단적 현상을 보이는 와중에 이 작품은 역사와 상상력의 균형점을 적절히 맞춰내고 있어서다.

 

역사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려 말 조선 초의 ‘개국 시기’다. 이성계(김영철)가 위화도회군을 통해 정권의 실세로 등장하고, 이로써 조선 개국이 이루어질 시점이 갖는 ‘새로운 나라에 대한 저마다의 욕망’이 이 사극에는 그래서 어른거린다. <나의 나라>는 이성계가 주창하는 적폐 청산과 새로운 나라에 대한 욕망이 담겨지고, 여기에 만만찮은 호적수로 등장하는 그의 아들 이방원(장혁)과의 팽팽한 대결구도 또한 들어가 있다. 결국 드라마는 역사 속 이성계의 개국과 훗날 실세로 등장할 이방원이 거행할 왕자의 난의 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도 <나의 나라>는 이 드라마만이 전하는 상상력의 확장을 포기하지 않는다. 여말선초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휘(양세종), 남선호(우도환) 그리고 한희재(김설현)이라는 젊은 인물들의 욕망을 더해 넣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팽형을 당했다는 사실로 누이 서연(조이현)을 보살피며 핍박을 받아온 서휘와, 어려서부터 그를 도와온 친구지만 남전(안내상)의 서얼이라는 이유로 어머니는 자결하고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남선호(우도환)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엇갈린 운명이 이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적절히 연결되어 있다. 또한 이 사이에 얽혀든 한희재라는 인물과의 운명적인 사랑까지.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남선호로 인해 서휘는 모든 걸 잃고 요동정벌군으로 끌려가고, 결국 위화도 회군이 결정되면서 이성계는 그 정벌군들을 모두 척살하라 명령한다. 그 명령을 받고 정벌군을 죽이러 들어갔던 남선호가 서휘를 다시 만나는 상황은 이들 간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구성해냈다. 결국 선호는 서휘를 구하고, 서휘는 죽을 위기에 처한 선호를 구해낸다.

 

한편 사랑하는 서휘가 자신이 모아온 정보에 의해 정벌군으로 끌려가게 되자 기방에서 나와 홀로 힘일 키우겠다 마음먹은 한희재가 훗날 신덕왕후가 될 강씨 부인(박예진)을 찾아가 함께 죽을 위기를 넘기는 과정도 역사적 사실 속에 작가가 더해 넣는 상상력의 재미가 아닐 수 없다. 한희재는 그렇게 강씨 부인의 마음을 얻어 복수를 위해 힘을 갖겠다는 자신의 욕망에 한 걸음 다가간다.

 

위화도 회군으로 이성계가 정권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 서휘는 누이 동생 서연이 죽은 줄 알고 남전의 집을 찾아가지만 거기서도 의외의 상황이 벌어진다. 서연이 오빠가 끌려갈 때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은 채 남전의 집에서 딸처럼 살아가고 있던 것. 결국 서휘는 그것이 자신을 부리기 위한 볼모라는 걸 알아채고, 남전의 집에서 발견한 문양이 죽은 아버지의 갑옷에서 나온 종이 속 문양과 같다는 걸 통해 아버지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이 겹쳐지고 있다는 걸 예감한다. 어쩌면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이 남전이 이용하다 버림으로써 생겨난 일일 수 있다는 것.

 

<나의 나라>는 여말선초의 역사적 사실 자체도 흥미진진하지만, 제목에 굳이 ‘나의’라는 관점을 부여한 것처럼 역사 바깥에 상상력으로 세워놓은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저마다의 욕망들이 흥미롭게 부딪치고 있다. 오랜만에 사극에서 보게 되는 역사와 상상력의 균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역사가 주는 진중한 무게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극적 사건들이 남다른 흥미로움을 주는 건 바로 그 균형 때문이다.(사진:JTBC)

정반대로 가는 ‘천리마마트’, B급의 반격인가

 

“인생 토너먼트 탈락자. 팔린 들 어떠하리, 안 팔린 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 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와 같이 맘 편하게 팔아보세.” 갑자기 ‘수라묵’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시세의 세 배나 되는 가격의 묵을 마트에서 파는 걸 반대하는 문석구(이동휘) 점장에게 정복동(김병철) 대표는 뜬금없이 ‘하여가’를 패러디한 시조 글귀로 그렇게 말한다.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모두가 혈안이 되어 있다고 문석구는 말하지만, 정복동은 팔리니 안 팔리니 걱정 말고 맘 편하게 팔아보라 한 것.

 

그런데 이 얼토당토않은 정복동의 지시는 엉뚱하게도 천리마마트에 또 다른 대박을 안겨준다. 늘 싸게만 하라는 지시를 받았던 묵 제조업 사장님이 세 배의 가격을 쳐주겠다고 하자, 가격이 아닌 최고의 품질을 가진 묵을 만들겠다 결심하고 결국 가업의 비기였던 ‘수라묵(임금님이 먹고 빠져버렸다는)’을 내놔 세 배 가격에도 대박을 쳤던 것. 심지어 외국인들까지 몰려들어 천리마마트는 문정성시를 이뤘고, 정복동은 대통령 표창까지 받게 됐다.

 

이것은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현실이라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하면 최저가격을 맞출 것일까만을 고민했을 게다. 실제로 대형마트에 가서 우리가 늘 발견하는 건 자신들의 매장이 가장 싸다는 주장들이 아닌가. 하지만 천리마마트는 정반대로 간다. 차라리 망하기를 작정한 듯 보이지만, 그런데 의외로 장사는 대박이 난다.

 

이런 일은 천리마마트로 좌천되어 정복동 대표가 오면서부터 계속 벌어지는 일들이다. 말도 안 되는 이들을 정직원으로 모두 채용하고, 그잖아도 적자에 허덕이는 마트에 최대한 비용을 아끼지 말라고 정복동은 지시한다. 문석구는 그 때마다 현실적으로 그건 안 되는 일이라고 말리지만 모든 일들은 의외로 잘 풀리고 심지어 대박이 난다.

 

물론 이런 일은 현실에선 결코 벌어지지 않는 일이다. DM그룹 같은 대기업이 아예 대놓고 방치하고 있는 자그마한 마트는 그냥 내버려둬도 망하는 게 현실일 게다. 하지만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는 이 마트를 망하게 하기 위해 권영구 전무(박호산)와 김갑(이규현)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권영구 전무는 문석구에게 본사 발령을 미끼로 정복동을 배신하라 말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정복동은 또 의외로 그럴 수 없다 말하고, 권영구가 자신 아니면 정복동을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할 때 둘 다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는 말로 혼란에 빠뜨린다.

 

<천리마 마트>의 이런 황당함은 B급 정서가 담긴 병맛 코미디에서 나온다. 이 드라마는 이른바 A급들이 말하는 전형적인 서사나 캐릭터 또는 전형적인 성공방정식을 모두 무시해버린다. 저 상황에서는 반드시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철저히 반대로 행하거나 선택하면서 그런 전형적 사고를 무너뜨린다. 그러면서 그런 선택으로도 오히려 대박나는 의외의 결과를 보여준다.

 

아마도 우리는 가진 자들이 내세우는 그들의 법칙이나 상술에 지쳤던 게 아닐까.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그 황당함에 저도 모르게 키득키득 웃고 있다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게 생존경쟁이고 이쪽이 아니면 저쪽이며, 누군가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선택들이 난무하는 현실 깊숙이 들어와 있다 보니, “이런 들 어떠하리 저런 들 어떠하리”라 말하는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B급 정서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 게 아닐까.(사진:tvN)

‘비긴어게인3’, 패밀리밴드가 완성한 버스킹 예능의 정점

 

JTBC <비긴어게인>은 시즌3에 이르러 완성된 버스킹 예능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매 시즌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버스킹이 저마다 충분한 가치가 있었지만, 버스킹이라는 그 장점을 이번 시즌3, 특히 패밀리밴드가 제대로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과 박정현을 주축으로 김필, 임헌일, 헨리와 수현이 함께 하는 패밀리밴드는 이제 어느 도시에 가서도 기타와 바이올린 하모니카를 꺼내들고 음악을 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굳이 세팅을 하지 않더라도 그저 떠오르는 대로 그 장소가 환기시키는 음악을 척척 꺼내 들려주는 버스킹의 자연스러움이 이들에게는 묻어난다.

 

베로나에서의 버스킹이 특히 빛날 수 있었던 건, 그 음악의 다양한 결을 패밀리밴드가 다채롭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됐던 오래된 스칼리제로 다리 위에서 올라비아 핫세가 주연으로 나왔던 그 옛 영화의 주제곡을 헨리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다, 바로 <시네마천국>의 OST로 연결하는 절묘함이 돋보였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 ‘Kissing you’나 마침 비가 내리자 하림이 부른 ‘Rainbow bird’도 마이크조차 따로 준비하지 않은 작은 공연이었지만 특유의 공간과 날씨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음악의 맛 자체가 다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날 밤 베로나 에르베 광장에서 제대로 악기를 세팅하고 들려주는 버스킹의 맛은 스칼리제로 다리에서 들려준 자유로움과는 또 다른 집중된 몰입감의 음악을 선사했다. 헨리가 부르는 포지션의 ‘I love you’의 감미롭게 절절한 달달함으로 귀도 마음도 열어주자, 베로나 사람들은 수현이 부르는 카펜터즈의 ‘Top of the world’를 흥겹게 따라 불렀다.

 

김필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리움만 쌓이네’는 가사는 몰라도 간절한 그리움이 이국의 관객들의 가슴에도 전해지고 있었고, 헨리와 수현이 결국 완성해낸 제이슨 므라즈의 ‘Lucky’는 사랑을 부르는 베로나라는 도시와 너무나 잘 어우러져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여름부터 예고편이 나온 후 방송이 되지 않아 심지어 시청자들의 원성까지 들었던 박정현이 부르는 시아의 ‘Chandelier’가 베로나 광장에 울려퍼졌다.

 

한 마디로 말해 박정현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노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역시 기대한 만큼 놀라운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절정의 가창력에 코러스를 해주던 수현이 멈칫했고, 헨리는 연주를 놓칠 정도였다. 이미 전 날 ‘Ave Maria’로 성스러운 느낌마저 선사했던 박정현은 이번 무대를 통해 역시 ‘갓정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베로나 광장에 모인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탄성을 터트렸고, 수현은 언니에서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자신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귀여운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패밀리밴드가 <비긴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재미와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줬다 평가되는 건 음악의 다양한 매력을 이들이 들려줬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허밍을 하듯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이 노래이고, 또 집중해서 모두가 몰입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 역시 음악이었다. 게다가 이들이 하는 장르의 틀은 클래식에서부터 팝, 가요, 성가를 넘나들 정도로 다채롭고, 악기도 기타와 피아노는 물론이고 바이올린과 하모니카 등 다양하다. 또 현지에서 만난 버스커들과 즉흥으로 어우러지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 들려주기보다는 스스로가 즐기는 음악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음악 프로그램이 이처럼 다양한 음악의 매력을 한꺼번에 선사할 수 있을까.

 

어느새 금요일 밤이면 <비긴어게인>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생겨난 건 우연이 아니다. 한 주의 피로를 맥주 한 잔 마시며 <비긴어게인>을 보는 것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건, 그 음악의 다채로운 매력이 끝없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되도록 시즌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건 그래서다. 끝나더라도 바로 시즌4가 이어져 스산해질 계절의 금요일을 계속 따뜻하게 만들어주기를.(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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