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네 반찬’이 추석음식을 대하는 통쾌한 방식

“알려는 드릴 테니 사서 드세요.” 요리 레시피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하는 얘기 치고는 기막힌 데가 있다. 하지만 tvN 예능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에서 김수미의 이 한 마디는 아마도 명절을 앞둔 분들에게는 속이 시원해지는 말이 아니었을까. 

추석을 앞두고 <수미네 반찬>이 들고 온 요리는 명절에 빠질 수 없는 갈비찜, 잡채 그리고 명품전이었다. 마치 고향의 음식이고 명절의 음식이라고 여겨질 만큼 그 음식들만 떠올려도 고향과 명절이 떠오르는 그런 음식들. 그래서 그 먼 거리 꽉 막히는 도로를 달려 고향집에 도착했을 때 우리의 피곤한 마음까지 푸근하게 어루만져주던 그 음식들이 아닌가. 

하지만 먹는 사람이 맛있다고 하는 사람이 마냥 즐겁기만 한 건 아니다. 물론 자식들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 제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좋다고 하시는 부모님들의 마음이야 흡족하겠지만, 명절음식은 그 노동 강도가 만만찮다. 물론 최근 남성들도 함께 음식을 준비하는 집도 조금씩 늘고 있지만, 여전히 명절 준비는 여성들의 몫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수미는 그래서 그 어려움을 다독이듯 “알려는 드릴 테니 사서 드세요”라고 말했다. 물론 그 말에는 농담이 반이다. 실제 사서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니 엄마들이 요리할 때 옆에서 TV나 쳐다보고 술이나 마시지 말고 함께 하라는 것이다. 

김수미는 자신이 알려주는 명절 음식 레시피가 아주 간단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방송으로 보면 레시피 자체가 어렵게 보이진 않았다. 어렵게 느껴지는 갈비찜도 먼저 양념을 해서 재워둔 갈비를 준비된 재료들을 순차적으로 잘 넣어 푹 끓여주는 것으로 모두가 감탄하는 맛을 냈고, 그토록 손이 많이 가는 잡채도 재료 손질만 끝나면 조리법은 그리 어렵진 않았다. 또 그냥 전이 아니라 보기에도 예술품을 보는 듯한 미적인 감각이 느껴지는 명품전 역시.

하지만 그건 방송이 거기 들어가는 시간들을 상당부분 편집해 축약해서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전 하나하나를 부쳐내는 걸 따라하는 셰프들은 그 노동강도가 엄청 많다는 걸 실감했다. 최현석 셰프가 그 어려움을 토로하며 엄마들의 고충을 공감하기도 했다. “이게 처음에는 쉽다 쉽다 해서 했는데, 계속 하다 보니 쉬운 건 맞는데 완전 노동인데요. 우리 어머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김수미는 그 이야기에 맞장구를 쳤다. “우리가 이렇게 여럿이 해도. 근데 혼자 해봐. 힘든 일이야. 이거 남편들이 알아줘야 돼.” 장동민도 한 마디 거들었다. “남자 분들 이거 TV만 보고 그러지 마시고 같이 좀 도와주세요.” 그 이야기를 들은 미카엘은 함께 출연한 아버지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다. “추석 때는 여자들이 해야 할 일이 엄청 많고 남자들이 도와주는 게 거의 없어요. 그래서 남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고 배워야 된대요.” 그러자 미카엘의 아버지는 “불가리에서는 남자들이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명절 요리에 있어서 어머니들의 고충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최현석 셰프는 “요리 하고 나시면 꼭 하시는 이야기가 있다. 기름 냄새 너무 맡아서 아무 것도 못 먹겠어.” 그 말에 기름 냄새를 많이 맡게 되는 중국음식 요리사인 여경래 셰프가 웃으며 화답했다. “그 느낌을 절대로 잘 알고 있다”는 것.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던 김수미는 결국 통쾌한 한 마디를 던졌다. “그냥요. 백화점에 가서 사다 드세요. 알려는 드릴 테니 하지 마세요.” 한바탕 웃음으로 넘어간 이야기였지만 명절에 한번쯤 곱씹어야 될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사진:tvN)

728x90

‘풀뜯소’, 한태웅이 가르쳐주는 생산의 기쁨

도대체 그저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이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 시골이라는 공간이 주는 푸근함 때문일까. 아니면 한태웅이라는 어리지만 당찬 중딩농부의 넉넉한 마음 때문일까. tvN <풀 뜯어먹는 소리>가 ‘가을편’으로 돌아왔다. 

‘봄편’에서도 그랬지만 ‘가을편’ 첫 방송도 아주 특별한 일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새 멤버로 박나래와 황찬성이 합류했고, 그렇게 도착한 그들은 오자마자 봄에 모내기를 했던 논을 가득 채운 벼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리고 곧바로 고추밭으로가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고는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이 별것도 아닌 일들은 하지만 묘한 편안함을 주었다. 고추를 따는 농사 일은 단순해 보여도 도시에서 살던 이들에게는 고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고된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똑같은 한 끼도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는 건 거기 ‘건강한 노동’이 있어서다.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노동 후의 한 끼가 주는 행복감.

도시 살이가 소비의 삶이라면 한태웅이 소개하는 농촌의 삶은 생산하는 삶이다. 봄에 심었던 벼들이 올여름 폭염과 갑자기 들이닥친 태풍을 다행히도 피해내고 초가을 풍성하게 자라있는 모습은 생산하는 삶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아닐까.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다 빻아서 만든 고춧가루가 맛있는 음식으로 돌아올 거라는 걸 알기에 느껴지는 포만감. 이것은 <풀 뜯어먹는 소리>가 특별한 일을 벌이지 않아도 우리에게 주는 정신적인 포만감이다. 

이제 열여섯의 중딩 농부 한태웅이 주는 흐뭇함은 바로 이런 농촌에서의 생산하는 삶이 온 몸에 묻어나면서 생겨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아침 일찍부터 잠들 때까지 무언가를 일궈내기 위해 쉴 새 없이 손을 놀린다. 그 모습은 도시에서 하루 종일 무언가를 끊임없이 소비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결핍된 것이 무엇인가를 드러낸다. 

이 어린 생산하는 자의 당찬 포부는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강원도까지 찾아가 보통 송아지 가격의 두 배나 되는 칡소를 사오며, 앞으로 그 소를 키워 안성에 있는 자신의 축사 가득 채우겠다는 포부는, 도시에서 살아가며 더 성공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경쟁하는 삶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마치 호랑이 문양이 들어간 듯한 특이한 외양을 가진 칡소는 우리나라에 꽤 많이 존재했지만 일제강점기에 약 150만 마리가 수탈되면서 점점 자취를 감추다 현재는 멸종 위기에까지 처했다고 한다. 현재는 전국에 3천 마리 정도 밖에 없다는 칡소. 그걸 복원해 안성에 칡소가 유명하게 만들고 싶다는 한태웅의 포부. 도시에서 온 출연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인 건 그 남다른 포부가 주는 기특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풀 뜯어먹는 소리>는 그 ‘생산적인 일들’ 덕분에 굉장한 일을 벌이지 않아도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언가를 키워내고 살려내는 일을 한다는 것. 그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시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주는 기쁨이 적지 않다. 그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한태웅을 보며 흐뭇한 마음이 드는 건 그래서일 게다.(사진:tvN)

728x90

구박하는 계모, 출생의 비밀, 신파... ‘하나뿐인 내편’의 진부한 현주소

시간을 한 30년 넘게 되돌린 것 같다. KBS 새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은 아주 오래된 신파극의 설정이 고스란히 재연되어 있다. 병에 걸린 아내를 어떻게든 살리려 돈을 빌리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두 차례의 살인과 강도, 결국 아내는 사망하고 살인죄로 감옥에 가게 되는 현대판 장발장 강수일(최수종). 그를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해 고아원에 보내진 그의 딸을 자신의 딸처럼 키우는 김동철(이두일). 그 집안에서 알게 모르게 구박을 받으며 자란 콩쥐 혹은 신데렐라 김도란(유이), 도란을 구박하고 친딸인 김미란(나혜미)만을 챙기다 결국 그 출생의 비밀을 터트리는 소양자(임예진), 그 충격에 집을 나간 도란을 찾아 나섰다가 사고로 김동철이 죽게 되자 그 집에서 쫓겨나 울며 걸어가는 도란을 우연히 발견해 뒤따라가는 친아버지 강수일...

<하나뿐인 내편>은 우리가 그토록 많이 봐왔던 아침드라마의 그 흔한 설정들이 뒤범벅되어 있다. 그래서 단 2회가 방영됐을 뿐이지만, 시청자들은 대충 이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로 흘러갈 지를 가늠한다. 결국 아버지임을 숨긴 채 김도란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돕는 강수일의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신파 설정), 김도란과 재벌2세 왕대륙(이장우)이 조금씩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김도란의 친아버지가 살인자였다는 사실은 그들의 사랑에 장애물이 될 것이다(출생의 비밀 설정).

물론 이런 예측은 말 그대로 예측일 뿐이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 전개가 나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하지만, 드라마의 대사나 연출을 보면 그런 기대감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나뿐인 내편>에는 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혼잣말을 하는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 사실 연극적인 연출에서 시작한 독백 혹은 방백은 최근 들어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이 너무나 현실감을 깨기 때문이다.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야 그럴 수 있지만 세상에 혼잣말을 하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혼잣말은 이 드라마의 대본이 너무나 이야기 전달에만 집중하고 있는가를 잘 드러낸다. 인물의 대사와 행동들이 겹쳐지며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그 상황을 이해하게 해야 하지만, 이 드라마는 아예 그걸 인물의 혼잣말로 설명한다. 물론 한두 차례 꼭 필요한 상황에서야 그럴 수도 있지만, 이 드라마는 아예 그것이 하나의 작법처럼 반복적으로 쓰이고 있다. 

게다가 작품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너무나 전형적이다. 죄책감과 가족에 대한 헌신이 더해져 유일한 ‘내 편’인 딸을 위해 뭐든 해주려 할 강수일이 그렇고, 외로워도 힘들어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 딸 김도란이 그렇다. 왕대륙은 너무나 전형적인 재벌2세의 모습 그대로다. 2회 만에 뒷목 잡게 만드는 소양자 같은 인물도 마찬가지다. 

이야기 전개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기보다는 극적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한 의도적 작가의 개입이 너무나 많다. 도란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금옥(이용이) 같은 인물이 등장하게 되면서 김동철은 도란을 외국으로 유학 보내려 하고, 그 일이 사단이 되어 소양자가 그 출생의 비밀을 터트려버린다. 그 과정은 굉장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지만 어딘가 의도적인 흐름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되다보니 연기도 주목되지 않는다. 연기도 어느 정도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어야 돋보이는 법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드라마로 들어온 최수종도, 너무 주말드라마에 많이 나와 그 캐릭터가 반복되고 있는 듯한 유이도, 또 매력을 좀체 느끼기 어려운 이장우도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래서 도대체 <하나뿐인 내편>이 하려는 이야기는 뭘까. 그건 이미 제목에 담겨져 있는 것처럼, ‘세상에 내편 하나 있으면 누구나 살아갈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신파와 출생의 비밀이 버무려져 결국 그 귀착점은 다시금 오래 전부터 전가의 보도처럼 메시지로 등장했던 ‘가족주의’다. 물론 가족드라마가 ‘가족주의’를 드러내는 건 어쩌면 태생적인 한계일 수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지금의 달라진 우리네 가족의 양태 속에서 어떤 고민 같은 게 담겨져야 하는 게 아닐까. 

만일 그 가족주의가 혈육의 끈끈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신파적 설정으로 그려진다면 <하나뿐인 내편>은 그나마 있는 편들도 잃을 지도 모른다. 그건 너무 알고 있는 이야기, 그것도 아침드라마를 구성하는 달라진 시대와 맞지 않는 틀을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KBS 주말드라마가 지금껏 유지되어온 힘은 가족드라마의 틀을 지켜내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우리 시대가 맞닥뜨리고 있는 가족의 변화를 담아내고 고민해보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별 기대감이 사라진 채 틀어놓고 있는 아침드라마와 다를 게 뭔가.(사진:KBS)

728x90

‘보이스2’, 성공적인 시즌제 드라마의 틀이 보인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끝난 것 같은 몰입감이다.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2>가 또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총 12부작. 보통 16부작에서 20부작인 우리네 드라마 미니시리즈의 통상적인 양으로는 짧다. 하지만 이렇게 줄여놓으니 드라마의 압축도가 도드라진다. 워낙 한번 보면 빠져들 듯 볼 수밖에 없는 긴박감을 그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삼는 드라마인지라, 시쳇말로 ‘시간 순삭’한 그 느낌은 이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보이스2>는 엔딩에 이르러 실로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시즌3 예고를 내놓았다. 아예 시즌3의 부제가 ‘공범들의 도시’라고 붙여진 걸 보면 이미 작업이 들어갔다는 걸 알 수 있다. 미세한 소리까지 듣는 골든타임팀의 수장 강권주(이하나)가 아이의 구해달라는 소리를 따라간 곳에 녹음기가 설치되어 있고, 그 뒤로 시한폭탄이 폭발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엔딩. 

사실 보통의 드라마에서 이런 엔딩은 무수한 뒷말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것은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엔딩이 아니라는 점도 있지만, 시즌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는 우리네 드라마에서 엔딩은 말 그대로 드라마 전체를 끝맺음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열린 결말이나 새드엔딩 같은 충격적인 끝마무리가 유독 비난을 많이 받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보이스2>가 강권주가 폭탄과 함께 폭발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은 것은 다른 의미로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즌제 드라마를 지향하겠다는 뜻이고, 그래서 시즌3에 대한 확실한 ‘떡밥’을 남기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엔딩이나 충격엔딩은 그래서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만든다. 애초 12부작의 짧은 틀을 만들었던 것도 그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드 같은 경우 이러한 시즌제의 흐름은 이미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시즌1의 충격적 엔딩은 다음 시즌의 유입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보이스2>는 12부작으로 짧게 만든 대신, 범죄 스릴러가 그 특성상 늘 해오던 구성방식을 살짝 벗어났다. 즉 범죄 스릴러는 한 가지 사건만으로 전체 분량을 채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간 중간 여러 사건들을 병렬적으로 보여주고, 전체를 꿰뚫는 중심 사건을 다루기 마련이다. <보이스> 시즌1은 그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그래서 2회에 한 사건 정도가 등장하고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물론 <보이스2>도 전반부에는 각각의 몇 개의 독립적인 사건들을 배치했다. 하지만 중반 이후를 넘어가면서 도강우(이진욱)와 희대의 살인마 방제수(권율)가 대결구도를 이루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풀어나갔다. 전체적으로 <보이스2>가 하나의 강렬한 사건을 다뤘다고 여겨지게 되는 건 한 사건에 대한 집중도가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보이스>는 이제 시즌제를 표방하면서 시즌2가 해왔던 방식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러 사건들을 그저 병렬적으로 해결해가는 게 아니라 하나의 중대한 사건을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줄어든 회차는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압축적인 힘을 부여한다. 

<보이스>의 본격적인 시즌제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범죄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다는 점과 강권주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냈다는 점 덕분이다. 확실한 대표성을 지니는 캐릭터와 다양한 범죄스릴러의 소재들이 있다는 건 <보이스>가 가진 시즌제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성공적인 시즌제의 틀이 보이는 <보이스>가 지금의 우리네 드라마 제작에 있어 시사 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이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대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덕지덕지 군더더기를 붙여 괜히 시간만 늘리는 드라마보다는 <보이스> 같은 압축적인 이야기의 힘을 추구하는 시즌제 드라마가 이제는 본격적인 우리네 드라마의 새로운 제작방식으로 자리할 그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사진:OCN)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