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천호진과 신혜선의 공감이 주는 남다른 울림

“마지막으로 일주일만 만나기로 했어요.”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딸 서지안(신혜선)은 아버지 서태수(천호진)에게 그렇게 말한다. 애초에 서태수는 지안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는 달리 최도경(박시후)과 만나고 있는 것을 보고 걱정되는 마음에 딸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딸의 그 말 한 마디에 이 아버지는 말문이 턱 막혀버린다. ‘마지막’이란 말이 너무나 자신의 가슴에 콕콕 박히기 때문이다. 

서태수가 그 말을 남다르게 느끼는 이유는 자신 또한 그 ‘마지막’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생겨난 상상에 불과했지만, 그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며 ‘마지막’을 준비했다. 너무나 힘겨운 삶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그 생각이 오히려 ‘축복’처럼 느껴져 허허 웃었던 그가 아니었던가. 그러니 서태수는 딸 서지안이 말하는 ‘마지막’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마지막’을 상정해놓고 서로 웃으며 지내고 있었을까.

걱정되는 마음에서 찾아온 서태수는 문득 딸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그 사랑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너무 다른 집안의 차이 때문에 결코 이뤄지기 어려운 딸의 사랑이 자신의 잘못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서태수에게 딸은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며 손을 내젓는다. 자신은 괜찮다고 애써 말한다. 

딸 서지안이 서태수를 이해하게 된 것 역시 자신 또한 죽음까지 생각한 고통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자신이 재벌가의 친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쫓겨난 서지안은 그제서야 재벌가의 딸인 줄 알고 선선이 집을 나서버린 자신을 용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죽음을 결심하고 산 속으로 들어갔다 겨우 그 곳을 지나는 이에 의해 살게 되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이제 자신의 삶을 찾아가며 안정을 되찾게 된 서지안이 외면하고 있던 아버지가 사실은 극단적인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 죽음을 상상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오열하게 된 건, 바로 자신이 겪었던 그 상황을 통해 아버지의 상황을 더 절실히 이해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죽음을 오히려 축복처럼 받아들이게 됐을까. 

이런 동병상련의 마음은 <황금빛 내 인생>의 인물들이 저마다 제 자리를 찾아가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를테면 평범한 서민출신이지만 노명희(나영희)와 결혼해 해성그룹 부회장으로 살아가는 최재성(전노민)이 딸 서지수(서은수)를 돕는 마음이 되는 게 바로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재벌가의 삶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사랑마저 희생해야 하는 것임을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통해 알고 있는 최재성은 그래서 서지수에게 선우혁(이태환)과의 연애를 허락하고 노명희에게 사직서를 내버린다.

결국 누군가를 진짜 이해한다는 건 타인의 상황을 고스란히 공감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일 게다.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그래서 서로의 입장을 똑같이 바라보는 것으로서 풀어질 수 있는 일이다.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황금빛 내 인생>이 그래서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는 건 바로 그 입장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깨닫게 되는 타인에 대한 이해다. 

이 흐름 안에서 최도경과 서지안이 맞닥뜨리는 위기 상황을 대처하는 현명한 방식들이 나타난다. 갑자기 나타나 결혼을 제안하는 노명희 앞에서 두 사람은 잠시 흔들리지만, 그것이 서로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단호히 거부한다. 최도경은 이미 홀로서기를 해나가며 갖게 되는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일 수 있다는 걸 자신의 홀로서기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 결혼으로 서지안의 발목을 잡는 일은 그에게 결코 행복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그래서 노명희에게 이를 거부하는 뜻을 전한다. 

<황금빛 내 인생>은 그래서 관계의 그물망에 허우적대던 인물들이 저마다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이야기지만 그러기 위해서 서로의 입장을 체험을 통해 이해하고 공감해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의 인생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인생도 중요하다. 나만의 인생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타인 또한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이어야 결국 진정한 자신의 행복 또한 찾아질 수 있다고 <황금빛 내 인생>은 말하고 있다.(사진:KBS)

‘효리네2’,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란 말 실감나네

뭐니 뭐니 해도 JTBC 예능 <효리네 민박2>에서 그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은 바로 이효리다. 이미 시즌1을 통해 보여진 바대로 그의 일상은 우리 같은 바쁜 삶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요가를 하기 위해 새벽같이 눈을 뜨고 잠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며 명상에 빠져드는 이효리의 모습은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렇게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왜 필요한가를 생각하게 한다. 

마침 창밖으로 눈에 내리고, 그 눈이 우박이 되어 번쩍 번개가 지나간 자리에 우르릉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는 풍경은 그래서 꽤나 상징적인 느낌을 준다. 창밖의 살풍경한 현실이 엄연해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며 소리에 무서워 잠이 깬 순심이를 다독이며 품에 안아줄 수 있는 넉넉함을 가지는 것. 월요일부터 바쁜 시간으로 번개와 천둥처럼 정신없이 흘러갈 일상 속에서도 차 한 잔의 여유는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다스리다보면 그 살풍경한 날씨도 차츰 개이고 때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눈발 속을 뛰어다니며 슬로우모션으로 영상을 찍는 재미를 찾아낼 수도 있다. 눈발 속으로 뛰어나간 이효리와 이상순 그리고 이 곳의 직원 임윤아는 눈 속에서 뛰어 노는 반려견들처럼 즐거워한다. 그냥 보면 엉성하고 별 의미도 없어 보이는 그 풍경을 아주 천천히 슬로우모션으로 돌아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순간이었다는 게 발견된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지 않을까.

<효리네 민박2>는 이미 시즌1으로 익숙한 이효리와 이상순의 그 변함없는 매력에 새로운 직원으로 온 임윤아의 예쁘고 싹싹한 매력을 더했다. 첫 손님으로 온 소녀들이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현실감이 없는 예쁜 외모지만, 그 성격은 이효리처럼 털털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청소면 청소, 요리면 요리, 운전이면 운전 뭐든 척척 해낸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남다른 섬세한 배려심이다. 첫 날 이효리가 흘러내리는 머리를 실핀이 없어 테이프로 붙이고 있던 걸 남다르게 바라본 윤아는 이상순과 장을 보러 가서는 실핀을 챙긴다. 요리를 하겠다고 준비해온 갖가지 요리도구들 역시 윤아의 남다른 배려 깊은 성격을 확인하게 한다. 잘 먹이고 잘 재우겠다는 이효리와 이상순의 이번 겨울 민박집 방침에 이토록 딱 들어맞는 직원이 있을까.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첫 번째 손님으로 온 유도 소녀 중 한 명이 아무 생각 없이 꺼내놓은 “죽기 전 박보검을 한번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는 이제 앞으로 진짜 이 민박집을 찾아올 박보검에 대한 기대감을 벌써부터 채워버렸다. 그가 올 것을 까마득히 모르는 이효리는 유도 소녀에게 박보검이 이상형으로 자신을 꼽았다며 기사까지 찾아준다. 이효리 역시 박보검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는 얘기이고, 실제로 살짝 등장한 예고 장면에서 박보검이 왔다는 소식에 그게 실화인지 확인하러 달려 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만들어내는 일상 바깥의 의미들이 <효리네 민박2>의 남다른 공기를 만들어낸다면, 여기에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예쁜 윤아와 심쿵 박보검이 합류해 완벽한 조합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들은 온전히 이 프로그램의 실제 주인공이랄 수 있는 민박객 손님들을 위해 정성을 다한다. 시청자들로서는 손님들이 부러움을 넘어서 그들에게 마치 자신이 거기 있는 듯 몰입할 수밖에 없다. 

역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이는 건 사람들의 온기가 아닐까. 눈보라가 몰아쳐도 따뜻한 사람들의 환한 웃음과,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이야기들이 가득 채워지는 <효리네 민박2>에 몹시도 추운 겨울밤 월요일을 앞둔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녹는 이유다. 잠시라도 저런 느린 풍경 속에서 여유를 찾아볼 수 있다면.(사진:JTBC)

‘미스티’, 김남주 주변인물 모두가 용의자라는 건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는 방송국 앵커 고혜란(김남주)이 경찰서에서 차량 사고로 죽은 케빈 리(고준)에 대한 조사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죽은 케빈 리의 차 안에서 그의 브로치가 발견됐기 때문. 그래서 이야기는 고혜란이 지금 현재 방송국에서 ‘뉴스9’ 앵커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한지원(진기주) 기자와의 경쟁과, 이를 이용해 시청률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방송사가 방송 섭외 1순위가 된 케빈 리를 인터뷰하려 하면서 고혜란이 그와 다시 엮이게 된 사연, 그리고 그가 과거 고혜란이 버린 남자라는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그 과정에서 고혜란과 남편 강태욱(지진희)이 사실상 쇼윈도 부부로 살아가는 모습과, 케빈 리가 결혼한 서은주(전혜진)가 과거 고혜란과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결국 케빈 리의 죽음은 성공을 위해서라면 남편까지 이용하는 고혜란의 욕망의 질주와, 과거 버려졌던 상처로 복수의 일념으로 최고의 프로골퍼가 되어 돌아온 케빈 리가 그 욕망의 질주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 사이에서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일 그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의 살인이라면 그 살인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고혜란은 스스로 자신의 무고를 남편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성공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그의 그 말을 믿기는 쉽지 않다. 그의 남편 강태욱은 고혜란과 이혼까지 결심한 인물이지만 어딘지 여전히 그에 대한 애증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은근히 고혜란의 성공을 뒤에서 밀어주면서, 동시에 케빈 리가 은연중에 암시하는 고혜란과의 관계에 분노한다. 이런 점이 어쩌면 케빈 리의 죽음에 그가 관여되었을 수도 있다는 심증을 갖게 만든다. 

그렇지만 용의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사실상 고혜란과 케빈 리 사이에 얽혀 있는 모든 인물들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케빈 리의 아내인 서은주는 성공한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있다. 그래서 케빈 리에게 아이를 갖자고 하지만 남편은 아이에는 별 관심이 없다. 실제로 아이를 갖게 된 서은주는 고혜란 앞에서 묘한 열등감을 느끼고 한지원과 또 고혜란과도 남편이 관계를 맺고 있고 맺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쩌면 그가 케빈 리의 살해 용의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이유다. 

한지원은 고혜란과의 앵커직을 두고 벌어진 대결에서 무참히 무너져버린 인물이다. 그래서 케빈 리와 불륜관계를 맺는 것 또한 어떤 면에서는 고혜란과의 또 다른 대결로서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한지원은 직접적인 케빈 리 살해 용의자라기보다는 이런 일들을 조장해내 고혜란을 곤경에 빠뜨리는 걸 더 목적으로 했을 수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심이 가는 또 한 명의 인물은 감옥에서 출소일이 임박하면 사고를 쳐서 형량을 늘려가는 미스터리한 수감자 하명우(임태경)다. 그는 아직까지 고혜란과 어떤 식으로 얽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과거 고혜란에게 자신은 감옥에 있을 테니 너는 앞만 보고 나아가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만일 고혜란의 앞길에 어떤 장애물이 생겼다면 그걸 제거해줄 수 있는 인물일 수도 있다는 것. 그 역시 케빈 리의 죽음과 연관된 뉘앙스를 주는 이유다. 

결국 <미스티>는 케빈 리라는 한 프로골퍼의 죽음과 고혜란이 살해용의자로 지목되는 가운데,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저마다 가진 욕망들이 드러나는 드라마다. 겉으로는 ‘격정멜로’라는 장르적 틀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살인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욕망들의 충돌을 다루고 있는 것. 

어쩌면 우리가 흔히 신문 사회면에서 발견하는 살인사건들은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욕망과 좌절, 분노 같은 것들이 숨겨져 있을 게다. <미스티>는 고혜란이라는 인물의 폭주와 그의 걸림돌로 등장한 케빈 리라는 인물의 죽음으로 현대인들이 갖는 욕망을 해부한다. 살인사건의 진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서 많은 이들의 욕망들이 어떻게 부딪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욕망들의 부딪침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단면을 말해주는 것일 지도 모른다.(사진:JTBC)

최강 한파 속 ‘한끼줍쇼’, 홍진영에 녹고 윤정수에 웃고

겨울 한파는 예능 프로그램에게는 최대 복병이면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과거 KBS <1박2일>이 오히려 한겨울에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한 건 그 한파 속에서도 계곡의 얼음을 깨고 입수를 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어둑해져가는 저녁 시간 한 끼 저녁을 함께 할 집을 찾아나서는 JTBC 예능 <한끼줍쇼>에도 한파가 닥쳤다. 길거리를 걸어가는 것조차 얼굴이 얼어붙는 것 같아 출연자들은 힘겨워했다. 베테랑 이경규마저 입이 얼어 말이 잘 나오지 않을 정도니 그 추위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추워서 가장 덩치가 큰 강호동을 맨 앞에 세우고 오리들처럼 줄을 맞춰 걸어가는 출연자들의 힘겨움은 이 날 밥동무로 출연한 홍진영과 윤정수 덕분에 예능적인 즐거움으로 풀어졌다. 누구든 만나기만 하면 쉽게 다가가 친해지는 홍진영의 특급 친화력은 추위를 녹이는 훈훈한 인간적인 온기를 느끼게 했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자연스러운 예능인의 공력이 느껴지는 윤정수의 모습은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특히 홍진영 특유의 끼와 흥은 이경규조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 콕 지르면 노래가 절로 나오는 홍진영은 한 끼 도전에서 초인종 벨을 누르고 낯선 분들과 대화하는 것부터가 남달랐다. 물론 누구에게나 익숙한 그의 존재가 한 몫을 한 것이지만, 애교 넘치는 목소리로 유쾌한 느낌을 주는 홍진영의 소통 앞에서는 누구든 녹아내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마치 부동산 전문가처럼 사당동에 대한 지식을 줄줄 늘어놓는 윤정수는 이제 오픈한 지 1년 정도 됐다는 부동산 사장님을 당황하게 만들어 웃음을 주었다. 집을 알아보기 위해 이 동네를 자주 오갔다는 윤정수는 사당동의 지형부터 곳곳에 위치한 명소 또 유입인구들의 특성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너무 추운 날씨는 초인종을 누르는 출연자들에게도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인심 좋기로 유명한 사당동 주민 분들은 한파에 고생하는 출연자들에게 선선히 문을 열어주었다. 먼저 강호동과 윤정수에게 문을 열어 준 어머니는 날씨가 이렇게 춥지 않았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운 날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사당동 주민들의 남다른 인심 때문이었을까. 문을 열어준 사당동 주민 분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더더욱 훈훈하게 다가왔다. 강호동과 윤정수에게 문을 열어주신 어머니는 1남2녀의 자식들이 연달아 가진 아이들 때문에 7년째 사실상 산후조리원처럼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어찌 보면 힘겨울 거라 생각되지만 어머니의 얼굴은 웃음이 가득했다. 손주들이 너무나 예쁘고 이렇게 온 가족이 가까이 지내는 게 그토록 행복할 수 없다는 것.

홍진영과 이경규에게 문을 열어 준 어머니는 <한끼줍쇼>의 애청자라고 했다. 아버님이 병환으로 위기를 넘겼고 어머니 역시 잘못된 투자로 큰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이 가족은 그런 그림자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도 오히려 서로를 위해주고 챙겨주는 가족의 힘을 더 느낄 수 있었다는 아버님의 말씀은 이 소박해도 따뜻하기 그지없는 집안의 훈훈함이 어디서 비롯되는가를 보여주었다. 

이들 가족들의 단란함을 전해주는 역할로서 홍진영 특유의 친화력과 윤정수 특유의 유머 감각이 한 몫을 했다. 한파 때문에 보기에도 추워 보이는 골목길의 풍경은 오히려 한 끼를 위해 문을 열어준 집을 가득 채운 가족들의 따뜻함을 배가시켰다. 힘겨울수록 더더욱 소중해지는 게 가족이라고 했던가. <한끼줍쇼>는 한파 속에서 바로 그 가족의 따뜻함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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