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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여자

상종가 치고 있는 김상중, 그런데 말입니다 , 그리고 의 김상중 “그런데 말입니다.” SBS 에서 김상중이 버릇처럼 이렇게 말하면 다음에는 어떤 말이 나올까를 자못 기대하게 된다. 상대방의 입장을 그대로 전해주면서 거기에 어떤 의구심을 덧붙이는 이 전환용 멘트는 그래서 김상중의, 아니 나아가 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조금은 차가운 듯한 이미지에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얘기하듯 또박또박 내뱉는 대사는 김상중이란 배우를 딱딱한 이미지로 각인시킨 이유였다. 그래서 에서의 홍준표는 우유부단하고 뻔뻔하기까지 하면서 전혀 변화하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에서의 강동윤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랬던 김상중의 이미지가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가 점점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부터였다. 상류층의 부조리를 폭로하.. 더보기
멜로는 죽지 않았다 장르, 사회극, 사극 속에서 계속되는 멜로의 실험들 미드(미국드라마), 일드(일본드라마)로 대변되는 외국드라마 전성시대에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드라마의 문법을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엄청난 물량이 투입된 제작비에 완벽한 사전제작으로 꽉 짜여진 완성도 높은 외국드라마들을 보다가 무언가 어수룩한 우리 드라마를 보면 단박에 그 열등감에 휩싸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우리 드라마들이 쌓아온 공력은 적지 않다. 그것을 모두 무시한 채 그저 미드, 일드는 정답이고 우리 드라마는 오답이라는 편견은 어딘지 부적절해 보인다. 모든 멜로가 죄인은 아니다 특히 멜로에 강점을 가진 우리 드라마들이 어느 순간부터 멜로드라마를 ‘표방하지 않게 된’ 것은 미드, 일드가 준 영향임에 틀림없다... 더보기
드라마 속, 연애보다 애틋한 자매애 자매애로 보여지는 동지의식 참 이상한 일이다. 인터넷사전에 ‘형제애’라고 치면 ‘형이나 아우 또는 동기(同氣)에 대한 사랑’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 왜 ‘자매애’라는 단어는 없는 것일까. 신데렐라와 못된 언니들 혹은 콩쥐와 팥쥐 같은 고전들 속 캐릭터들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틀에 박힌 텍스트 공식들이 만들어낸 결과일까. 하지만 드라마들은 꽤 여러 번 자매애의 가능성을 포착한 바 있다. ‘여우야 뭐하니’의 병희(고현정)와 준희(김은주), ‘연애시대’의 은호(손예진)와 지호(이하나), ‘내 남자의 여자’의 지수(배종옥)와 은수(하유미)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자매애는 모두 늘 만나면 서로를 못 잡아먹어 한이라는 듯 으르렁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사실은 서로를 .. 더보기
시집살이, 며느리살이, 친정살이 드라마 속 이 시대의 며느리,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1972년도 시청자들을 눈물바다에 빠뜨렸던 드라마, ‘여로’의 시어머니(박주아)는 며느리(태현실)를 박해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각인됐다. 바보 아들인 영구(장욱제)를 극진히 돌보는 천사표 며느리를 구박하면서, 심지어는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고 모함하는 시어머니는 전국의 며느리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드라마 속 고부관계는 달라지고 있다. 심지어 시집살이에 대응한 ‘며느리살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 말은 직장 생활하는 젊은 며느리의 뒷바라지를 시어머니가 해야하는 상황에서 생긴 신조어이다. 이것은 저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잘 나가는 며느리 박해미에게 구박받는 시어머니 나문희를 통해 충분히 봐왔던 상황이다. 이런 변화를 본격적으로 .. 더보기
쩐과 여자의 이유 있는 시청률 독식 ‘쩐의 전쟁’, ‘내 남자의 여자’가 뜨는 이유 역시 돈(쩐)과 여자는 되는 소재인가. 불륜이란 자극적인 상황에서 여자들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내 남자의 여자’에 이어 돈에 죽고 돈에 사는 사채업자들의 지독한 이야기 ‘쩐의 전쟁’도 30%대의 시청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주몽’의 장기집권(?)과 ‘하얀거탑’같은 새로운 시도에 힘입어 드라마왕국이라 불리던 MBC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히트’와 ‘에어시티’의 부진으로 주춤하는 사이, SBS는 오랜만에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다. 도대체 어떤 점들이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키게 만든 걸까. 독성이 강한 드라마들 시작부터 논란이 야기됐을 정도로 ‘내 남자의 여자’와 ‘쩐의 전쟁’은 독한 드라마다. 불륜이 그렇고 사채업이란 소재가 그렇다. 잘못 건드리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