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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레디 플레이어 원', 스필버그의 역발상에 감탄할 수밖에영화 을 보면 이게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인가 싶다가 본래 이게 스필버그의 색깔이었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생각해보면 나 , , 같은 영화들이 가진 오락성과 특수효과 그리고 그 안에서 넉넉하게 느껴지는 유머까지 을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으니. 은 우리가 상상으로는 해봤을 지도 모르나, 실제는 일어나기 어렵다 생각했던 그런 놀라운 장면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이를 테면 카레이싱을 하는데 도로에서 갖가지 장애물들이 튀어나오고 심지어 도로가 움직이기도 하며 갑자기 튀어나온 킹콩이 있는 대로 차들을 두드려 부수는 그런 장면 말이다. 하지만 이건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놀라움의 시작일 뿐이다. 건담과 아이언 자이언트 게다가 처키가 동시에 한 영화 속에 등..
‘기억’, 시국이 만든 올해의 대중문화 키워드 “잊지 않겠습니다.” 아마도 올해 대중문화의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이 한 마디, ‘기억’이 아닐까. SBS 가 ‘두 개의 밀실’ 편을 방영한 건 여전히 증폭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의혹들 때문이다. 그 날 세월호 화물칸에 실린 제주해군 기지로 가던 철근 278톤 이외에도 무언가 숨기려하는 수화물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양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도 인양업체 선정과정에 남겨진 의혹들이 있었고 그것은 마치 인양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이거나 혹은 늦추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 그것이 결국 그 숨기려는 수화물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인지 세월호를 바다 밑에 그대로 놔두려는 이들은 아마도 이 모든 걸..
영화, 드라마, 예능까지, ‘헬조선’의 그림자 올해의 대중문화를 단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헬조선’이 되지 않을까. 이른바 ‘N포세대’들이 우리나라를 자조하며 일컫는 이 단어는 아이러니하게도 올 한 해 우리네 대중문화의 동력이 되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와 답답함이 그나마 대중문화의 판타지와 위안 속에서 숨 돌릴 수 있는 여지를 찾게 했던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헬조선’의 그림자를 여지없이 느낄 수 있는 건 영화 과 의 대흥행이다. 상반기 블록버스터 시장을 천만 관객을 훌쩍 넘기며 전면에서 이끈 의 그 동력은, 하반기로 와서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7백만 관객을 넘보는 기록적인 수치를 만들어낸 로 이어지고 있다. 두 영화는 결국 우리네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를 ‘헬조선’이라..
, 정상인 듯 정상 아닌 정상 같은 그들 전현무는 에서 소유와 정기고가 부른 ‘썸’을 패러디해 “정상인 듯 정상 아닌 정상 같은 너-”라고 부른다. 농담 같지만 이 노래는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 그것은 아마도 실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을 바라보는 문화적 차이와 생각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것일 게다. 왜 결혼을 주제로 하면서 굳이 홍석천을 게스트로 앉혔는가 하는 점이나, 결혼 이야기를 하면서 동성 결혼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간 점은 의 이야기 폭이 거칠 것이 없다는 걸 말해준다. 오히려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그 지점에 놓여진 이야기 소재는 이라는 특별한 토크쇼에서는 더 빛을 발하는 것이다. 고부갈등을 얘기하면서 터키 대표 에네스 카야와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가 설전..
안녕들 하십니까. 2013년의 끝자락에 터져 나온 이 한 마디는 평범한 인사말을 사회적 화두로 만들었다. 이 질문에 대해 누군가는 자신만 안녕하게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고 의문을 품었고, 누군가는 안녕하다 살아온 삶이 사실은 안녕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누군가는 안녕하지만 누군가는 결코 안녕하지 못한 삶이 왜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간단하고도 명료한 질문. 하지만 이 질문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미 2013년 대중들이 저네들의 목소리를 문화에 담아 이야기했을 때부터 변화의 징후는 포착되었다. 올해 초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이른바 갑을정서는 대중문화 곳곳에서 콘텐츠로 피어났다. 갑을정서는 드라마 의 미스 김이라는 캐릭터에 열광하게 만들었고, 무한상사편에서 결국은 회사를 ..
, 사모님이 건드린 을의 정서 아마도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이 방영되기 전까지만 해도 11년 전 발생했던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 사건’은 신문지면의 한 귀퉁이로 사라져버릴 뉴스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피해자의 아버지가 그간 가슴에 묻어 둔 상처가 얼마나 컸을 지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청부살해를 시키고도 법망을 피해나가다가 결국 무기징역 판결까지 받고 수감되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진단서를 근거로 호화 병실에서 제 마음대로 살아가는 모 기업 사모님을 목도한 시청자들은 모두가 그 피해자 아버지의 애끓는 분노를 잠시나마 똑같이 느꼈을 테니 말이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은 이제는 상투어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대기업 회장들이나 전직 정치인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들어가고도 제대로 형을 ..
1997년에 대중들이 응답한 이유 왜 굳이 1997년이었을까. 이 상정하는 1997년은 두 가지 상징으로 표현될 수 있는 해다. 그 하나는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되는 대중문화의 폭발기였다는 점이고(이 당시 음반 판매량은 몇 백만 장 단위로 기록되곤 했다), 다른 하나는 IMF 사태가 터지는 해로서 그 해를 기점으로 지금까지 우리 서민들의 경제생활이 계속 추락해왔다는 점이다(이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전혀 상관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 두 사건, 즉 대중문화의 폭발과 IMF사태라는 경제현실은 그러나 그 안에 ‘대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얽혀져 있다. 대중들은 이 힘겨운 시기를 무엇으로 버텨냈을까. 그 해답을 제시하는 드라마가 바로 이다. 2012년 한 동창회 풍경으로부터 끊임없이 1997년도로 플..
대중문화에 부는 80년대 복고 트렌드, 그 이유 '과속스캔들'로 830만 관객을 기록했던 강형철 감독이 이번에는 '써니'로 일을 낼 모양이다. 벌써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써니'는 중년의 나이에 우연히 만나게 된 친구를 통해 여고시절 7공주로 지냈던 추억을 찾아가는 영화. 특히 80년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가득 채워져 있다. 교복 자율화로 어딘지 촌스러워 보이는 옷차림에서부터 음악다방에서 차 마시며 음악 듣던 그런 풍경들, 또 '젊음의 행진', '영11' 같은 그 때를 떠올릴 수 있는 TV프로그램들은 물론이고, 그 때 최고의 스타였던 소피마르소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관객들을 80년대의 추억으로 안내한다. 그 무엇보다 압권은 음악. Joy의 'Touch by touch'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