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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미디어 정치 시대, '킹스 스피치'가 시사하는 것 히틀러와 라디오로 한 판 붙은 말더듬이 왕, '킹스 스피치' 말더듬이가 연설을 했다. 만일 이런 스토리라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말더듬이가 한 국가의 왕이라면? 흥미를 느낄만하지만 그다지 확 끌만한 매력적인 스토리라고 말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그 말더듬이 왕이 전쟁을 맞아 라디오로 대국민 연설을 해야 한다면? 이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없을 듯하다. 말이 가진 힘이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증폭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히틀러를 다룬 저술들이 말해주듯이 라디오는 나치즘을 말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매체다. 만일 라디오가 없었다면 히틀러의 나치즘도 없었을 것이라 말해질 정도로. 라디오는 전형적인 일방향적인 매체다. 한쪽에서만 말을 한다. 그것은 당연히 듣는 다수를 상정한다. 한쪽이 입이.. 더보기
'심야의 FM', 수애를 발견하는 두 시간 '심야의 FM'은 어떻게 수애의 껍질을 깼나 연기자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연기력? 외모? 글쎄.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꼽는다. 신뢰성 있는 목소리는 연기와 외모에 어떤 아우라를 갖게 해준다. 수애는 그런 배우다. 그녀의 착 가라앉은 안정된 목소리는 믿음을 주며 심지어 대단히 분위기 있는 여성의 아우라를 덧씌워준다. 그런 목소리로 커다란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면 웬만한 사내들은 그걸로 넉다운이다. 수애는 목소리를 타고난 여배우다. 그런 그녀는 왜 자신의 소리를 부정하는 영화를 찍었을까. '심야의 FM'을 말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스릴러를 장르로 삼고 있지만 소리로 시작해 소리로 끝나는 소리에 관한 영화다. 수애는 '심야의 FM'을 두 시간 동안 진행하는 DJ다. 이렇.. 더보기
'김씨표류기', 김씨가 김씨에게 손내미는 영화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에서 김서방은 수없이 많은 불특정 다수를 말한다. '김씨표류기'의 김씨는 그런 의미다. 그 김씨는 밤섬에 표류하게 된 남자 김씨(정재영)이기도 하고, 자신의 방 속에 스스로를 고립한 채 표류하고 있는 여자 김씨(정려원)이기도 하며, 그 밖에 도시라는 정글의 바다 위에 각자 저마다의 섬을 갖고 표류해 살아가는 우리네 현대인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표류라는 말 또한 의미를 달리한다. 흔히 생각하듯 여기서의 표류는 바다 한 가운데 고립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도심 한 가운데서도 표류할 수 있고, 집 한 칸에서도 표류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함유하는 의미로서의 표류란 '문명화된 공간으로부터의 이탈'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남자 김씨나 여자 김씨 모두 도시로부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