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795)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584)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250,499
Today124
Yesterday314

<무한도전> 역대급 추격전, 또 하나의 레전드 탄생

 

<무한도전> ‘공개수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추격전이 아닌가 하고 생각됐던 이번 프로젝트는 그러나 전혀 다른 역대급 추격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가 나오게 된 것은 이번 프로젝트가 가진 독특한 상황 설정에서 비롯된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공개수배는 마치 비슷한 제목의 범인 추적 대국민 프로그램처럼 기획되었다. 실제 부산의 형사들이 추격전에 투입되었고,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자신들을 체포하려는 이들 형사들로부터 탈주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부산이라는 실제 공간과 그곳의 형사가 투입됐고 게다가 부산 시내 곳곳에서 결과적으로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시민들은 가상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 그러니 여기에 갖가지 죄목으로 쫓기는 범인이 된 <무한도전> 멤버들이 아니라면 이건 마치 미국의 <캅스> 같은 경찰이 실제 범죄현장을 덮치는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쇼처럼 보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투입되면서 이 리얼리티쇼는 절묘하게도 가상의 상황극과 엮어질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추격전이 가진 긴박감과 동시에 웃음까지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실제 형사들이 본부의 지원을 받으며 <무한도전> 멤버들을 추격하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유발했고, 한편 그렇게 쫓기는 멤버들이 보여주는 리액션들은 웃음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흥미로운 건 형사들에 의해 붙잡힌 <무한도전> 멤버들이 만만찮은 저항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잡혔다가 몰래 도망친 박명수나 정준하에 대해 형사들도 혀를 찼다. 물론 그건 실제 수갑이 아니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지만 그래도 이들이 그간 여러차례의 추격전을 통해 얻게된 노하우가 빛을 발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유재석은 역시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누구보다 비상한 두뇌와 단단한 체력과 순발력으로 형사들의 추격을 물리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미션을 수행해나갔다. 역대급이었던 건 방공호로 마련되어 있던 충무시설에서 차량을 찾는 과정이었다. 마치 미로처럼 생긴 그 특별한 공간은 이번 추격전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

 

유재석은 역시 추격전에도 또 웃음에도 베테랑이었다. ‘충무시설에서 차량을 찾아 옛 해사고에 휴대폰을 찾으러 간 유재석은 들려오는 음산한 벨소리에 여러 차례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며 이거 공포특집이야라고 말해 보는 이들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광희는 의외로 추격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소심한 성격은 추격전에서는 주도면밀함으로 드러났고 비가 오는 와중에도 좁은 공간에 숨어 형사가 지나치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반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괜찮았다 여겨지는 건 이것이 예능으로서도 더할 나위 없는 웃음과 긴박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공적으로도 훌륭한 기획이었다는 점이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을 본 부산시민들이 몰려들어 팬심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그 과정을 프로그램은 시민의 제보로 편집해 넣었다. 즉 시민의 제보 하나가 범인 검거에 있어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가를 이 프로젝트가 여지없이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런데 왜 하필 부산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부산이라는 공간과 특유의 부산사투리가 이 추격전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실제로 그 많은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부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고 특유의 부산사투리는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표현하는데 최적이었다.

 

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시작했던 게 <무한도전>의 추격전이다. 하지만 이번 공개수배는 이 추격전이 하나의 리얼 상황처럼 특정 현실 공간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역대급이다. 리얼과 가상이 적절히 조화되고, 웃음과 긴박감이 넘나들며, 게다가 재미와 의미까지 모두 더한 이번 공개수배는 그래서 또 하나의 추격전 레전드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Posted by 더키앙

윤은혜, 신은경, 노홍철, 박명수, 그들의 사과 뭐가 달랐나

 

왜 어떤 사과는 받아들여지지만 어떤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연예계 논란은 연말이라고 해서 비껴가지 않는다. 연예계에 대한 투명함은 점점 더 요구되는 상황이고, 따라서 방송에서 잠깐 나온 영상이나, 어느 날 갑자기 들춰진 사생활은 여지없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다. 언제든 논란이 나오는 것이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숙명이 된 상황이다.

 


'내방의 품격(사진출처:tvN)'

완벽할 수는 없다. 제 아무리 철저히 자기관리를 한다고 해도 한 번의 실수는 저지를 수 있다. 물론 논란은 가급적 나오지 않아야 마땅하겠지만 논란이 불거졌을 때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오히려 중요한 문제가 됐다. 그런데 논란에 사과를 하고 나와도 오히려 비난만 가중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어떤 경우에는 선선히 넘어가는 이들도 있다. 도대체 무슨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의상표절이 논란이 벌어졌던 윤은혜의 사과는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사과가 정식으로 한 것이 아니라 모 행사장에서 그 사과의 주체나 대상이 생략된 채 툭 던져진 한 마디 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대중들은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논란이 벌어진 이후에도 윤은혜의 모습은 중국에서의 그것과 국내에서의 그것이 사뭇 다르다. 이 점 역시 그녀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사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보다 신속해야하고 또 그 진심이 담겨야 한다는 점이다. 윤은혜는 그 시기를 놓쳤다. 국내에서 이미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이 점은 마치 중국시장에 대한 태도와 상반되게 국내 팬들을 무시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과 함께 전 시어머니가 한 인터뷰 내용이 기화가 되어 거짓 모성애논란에 휩싸인 신은경 역시 사과의 시점을 놓친 점과 그 진정성이 아직 대중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는 두 가지 점에서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시점을 놓친 건 드라마 촬영 때문이라고 해도 여러 방송사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했던 사과와 해명에는 납득 갈만한 명쾌함이 없었다.

 

게다가 해외여행과 쇼핑의 과소비는 명확한 물증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신은경의 해명이 변명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이에 대한 문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이 해외여행과 쇼핑 문제가 야기하고 있는 신뢰성의 추락은 이 문제까지도 믿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노홍철은 새롭게 정규편성된 tvN <내방의 품격> 제작발표회에 나와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 그는 어떤 말로 사과를 드려도 제가 저지른 큰 잘못이 씻기지 않을 거라는 걸 느꼈다. 여러분께 드린 실망감을 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90도로 허리를 숙여 사죄했다. 그는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모습이었다. 대중들의 입장은 호의적인 편이다.

 

이것은 단지 사과의 방식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간 자숙의 기간을 통해 계속해서 보여줬던 진심어린 행동들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몇 차례 시민들이 찍은 사진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는데 그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대중들과 소통을 하면서도 자숙 중인 자신의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MBC 파일럿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공감을 얻지 못했지만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여기에 대해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선선히 인정하기도 했다.

 

한편 <무한도전>에 등장한 가발업체가 사실은 동생이 하는 회사라는 게 밝혀져 논란에 휩싸인 박명수는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그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이유를 해명했다. 급하게 장소를 구하는 과정에서 깊게 생각하지 못한 것이 논란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했으며 홍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재차 사과했다. 박명수의 경우는 사과의 내용보다는 그간 <무한도전>에서 해왔던 그 일련의 과정들이 그 사과의 진정성을 믿게 해준 것이라고 봐야 될 듯싶다.

 

이처럼 어찌 보면 똑같은 사과의 모습이지만 상황과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 똑같으 사과라도 그 차이를 만드는 건 평상시의 행동이라는 점이다. 그가 어떤 행동과 과정을 보여 왔는가에 따라 사과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사과의 정석이란 어쩌면 말이 아니라 그간 쌓여진 행동들에 의해 판가름 나는 게 아닌가 싶다. 그 사람의 평상시 모습이 바탕이 되어야 그 진정성도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무도> 없었으면 어쩔 뻔, 아이템 하나로 MBC 꿈틀

 

<무한도전> 없으면 어쩔 뻔 했나. MBC가 어떤 위기를 겪을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물론 프로그램마다 편차가 있지만 MBC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는 과거만큼 좋지 않다. 방송국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는 외면 받은 지 오래고, 한때는 드라마왕국이라고도 불렸지만 드라마도 막장으로 점철되어 비난 받기 일쑤다. 교양국이 아예 사라져버림으로써 한때 눈물시리즈 같은 명 다큐멘터리로 대변되던 MBC가 더 이상 아니라고 대중들은 판단한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그나마 살아있는 게 예능이다. MBC 예능국이 지금껏 해왔던 전통 덕분인지 지금도 새로운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것이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같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프로그램에서부터 <복면가왕>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실현되는 곳이 그나마 MBC 예능이다. 여타의 지상파 예능보다 MBC 예능은 확실히 독보적인 면이 있다.

 

그 중심에 <무한도전>이 있다고들 말한다. 거기서부터 뻗어 나온 유전자가 다른 프로그램들의 도화선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하고, 그 선도적인 입장에 대한 자부심이 MBC 예능 PD들이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힘이 되고 있다고도 말한다. 사실 <무한도전>MBC만의 예능이 아니다. 전 방송에서 크던 작던 이 프로그램에 영향을 받지 않은 예능이 있을까.

 

<무한도전>이 이른바 자선경매쇼로 자신들의 시간을 기부하겠다고 나서자 MBC가 들썩들썩하고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지난 번 박명수의 웃음 사망꾼사건(?)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는 웃음 상조(?)’ 프로그램이 되어 있는 상황. 기습적으로 500만원에 정준하를 낙찰해버리고 퇴장해버리는 장면은 <무한도전>에도 재미를 만들었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과연 정준하 역시 웃음 사망꾼의 처지가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린 실버 고향이 좋다>는 사실 어르신들이 챙겨보는 프로그램이지만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프로그램. 하지만 광희가 230만원에 낙찰되어 방어잡이에 나선다는 이야기에 급 관심을 갖게 된 프로그램이 됐다. 이미 자선경매쇼에서도 모두가 기피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던 것처럼 그것이 극한알바와 다를 바 없는 고생문을 예고하기 있어서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된 건 유재석이 무려 2천만 원에 <내 딸 금사월> 팀에 낙찰됐다나는 점이다. 유재석이 13역에 도전한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이 드라마에 그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에 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막장드라마라는 이미지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유재석은 바로 이 점을 유쾌하게 뒤집을 수 있는 신의 한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막장의 틀을 잘 활용해 오히려 웃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한도전>의 자선경매쇼는 그 자체로 보면 MBC 전체 프로그램에 엄청난 홍보효과를 안긴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낙찰되지는 않았지만 경매에 참여했던 라디오 프로그램들이나 교양 프로그램들이 이 경매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그 존재를 알리는 데는 이미 충분한 효과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프로그램 하나의 존재감이 방송국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다. 이번 경매쇼는 MBC<무한도전>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확인시켜 주었다.



Posted by 더키앙

<무도>의 정체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에 있었다

 

<무한도전>이 위기란다. 하긴 위기란 수식어를 하도 달고 다녔던 <무한도전>이라 그런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물론 위기론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된 건 최근 몇 가지 악재들이 겹치게 되면서다. 불안장애로 인해 방송중단을 선언한 정형돈은 위기론에 방아쇠 역할을 했다. 다시 5인 체제가 된데다 새로 들어온 광희는 아직 100% 적응이 완료된 상황이 아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게다가 최근 박명수의 웃음사냥꾼웃음사망꾼이라는 노잼이 된 데에 대한 불안감도 위기론 속에는 뒤섞여 있다. 10% 초반대로 다시 떨어진 시청률. 여기에 방송 복귀한 노홍철이 <무한도전>에 합류할 것인가에 대한 추측에 대해 찬반이 나뉘어있다는 점도 <무한도전>으로서는 부담을 갖게 되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이 모든 위기의 징후들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이 위기라고 여겨지지 않는 건 왜일까. 가장 큰 건 김태호 PD라는 존재다. 출연자들이 계속 바뀌거나 이탈하는 상황이 위기론을 들고 나오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사실 최근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출연자들이 아닌 그걸 만드는 PD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 유재석이라고 해도 어떤 제작자와 프로그램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의 성공 지분은 이서진이나 옥택연보다 나영석 PD가 더 많다. <삼시세끼>를 나영석 PD가 아닌 다른 PD가 만든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무한도전>에서 우리는 항상 전면에 나와 있는 출연자들을 보고 있지만 사실 그 뒤에 서 있는 김태호 PD의 지분을 무시할 수 없다.

 

출연자들의 무한도전은 이미 김태호 PD무한도전으로 바뀐 지 오래다. 김태호 PD가 새로운 형식 도전을 쉬지 않고 해왔기 때문에 이미 최고의 위치에 선 출연자들도 계속 <무한도전>에서 거듭날 수 있었다. 만일 <무한도전>에 진짜 위기가 생긴다면 그건 김태호 PD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일 것이다. 몇몇 출연자들의 문제가 아니고.

 

5인 체제는 이미 식스맨 프로젝트를 통해서 봤듯이 오히려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당시 5인 체제라는 불안감이 식스맨 프로젝트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식스맨 프로젝트는 이미 광희가 식스맨이 됐다고 해서 시효가 끝난 건 아니다. 당시에 후보자들로 올랐던 식스맨들은 사실상 <무한도전>의 객원 M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요할 때면 언제든 출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5인 체제의 나머지 빈 자리는 오히려 <무한도전> 시스템을 자극해줄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너무 익숙해져 변수가 사라져버린 6인 체제보다는 한 자리의 변수를 남겨놓음으로써 새로운 관계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고정으로 6인을 채우려하기보다는 그 한 자리를 매회 프로젝트별로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인물로 채워 넣어준다면 그건 신선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박명수의 이른바 웃음사망꾼이나 웃음장례식<무한도전>식의 위기 대처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무한도전> 망작의 상징처럼 거론됐던 좀비 특집을 생각해보라. 너무 짧은 시간에 실패로 끝나버린 그 도전을 김태호 PD는 앞뒤에 상황극적 요소들을 덧붙여 실패 과정 자체를 하나의 웃음의 요소로 바꿔주었다. 박명수의 웃음사냥꾼도 그 노잼 아이템을 앞뒤 웃음장례식이라는 상황극을 더함으로써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이다.

 

시청률은 <무한도전>의 위기론이 나왔던 가장 많은 요인 중 하나지만 사실 <무한도전>은 아이템에 따라 시청률 등락이 가장 다이내믹하게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일정한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늘 새로운 도전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이 <무한도전>의 정체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시청률보다 중요한 건 <무한도전>이 계속 도전을 하고 있느냐 하는 점일 게다.

 

<무한도전>이 위기라고? 글쎄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위기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과정이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김태호 PD는 성공과 실패에 대해 성공하면 그걸로 좋은 것이고 실패하면 또 한 번의 도전할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고, 사실상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한도전인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무도>가 노잼과 실패를 대하는 방식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낸 읏음사냥꾼기획은 한 마디로 폭망이었다. 전국에 숨겨진 웃음의 주인공들을 찾아 나선다는 기획은 그럴 듯 했지만 실상 나서보니 준비 없이 웃음을 즉석에서 만들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하게 했다. 평상시에는 꽤나 웃겼다는 이들도 막상 멍석을 깔아주자 전혀 끼를 보여주지 못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물론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웃음사망꾼이 된 박명수의 웃음장례식이라는 도입부의 상황극은 기발한 웃음을 유발했다. 웃기지 못했다는 사실 앞에 오열하는 유재석과 멤버들 그리고 조문객들(?)이 던지는 멘트 하나하나에 심지어 그들조차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조문을 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 이재석 PD가 박명수에게 발길질을 당하는 모습은 그가 웃음을 되찾겠다며 나선 이 기획의 감정적(?) 근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바야바 분장까지 하고 나선 정준하가 이렇게까지 하고 나와 보람 없는 적 처음이라고 말한 것처럼 애초의 의욕과는 너무 다른 결과였다. 유재석은 평소와는 달리 끊임없이 실패를 걱정했고 어떻게든 리액션을 주려고 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 결국 이 아이템이 확인한 건 웃음을 준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백전의 노장들인 <무한도전> 멤버들이 있어 이 노잼 상황 자체를 하나의 재미요소로 만들어내기는 했다. 즉 베테랑 웃음사냥꾼이 웃기지 못한다는 것을 오히려 웃음의 포인트로 만들려 했던 것. 마치 과거 정형돈이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라는 콘셉트로 웃음을 주었던 것과 마찬가지의 방식이었다.

 

앞부분에 웃음장례식이라는 상황극을 붙이고 다시 그 공간으로 돌아와 상황극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은 그나마 이 웃음을 찾는데 실패한 박명수의 도전을 연출적으로 잘 끌어안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체를 하나의 상황극(웃음을 주지 못하는 이의 희비극)으로 포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장에서 일반인들을 세워 웃음을 시도하려 했던 건 결코 상황극이 아니지만.

 

과거 좀비 특집에서 단 몇 분만에 그 블록버스터 기획이 박명수의 어이없는 선택으로 실패하게 됐을 때도 김태호 PD가 선택한 건 재촬영이 아니라 그 실패를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그 과정조차 하나의 이야기로 담아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도 김태호 PD는 앞 부분에 장황한 상황극을 덧붙여 실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마무리하는 재기발랄함을 보여준 바 있다.

 

자막에 슬쩍 집어넣은 것처럼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의미하는 건 결코 웃음에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이 바보 분장을 하고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때리고 물을 끼얹고 심지어는 백주대낮에 창피하기 그지없는 복장을 한 채 거리를 활보했던 일들이 그래서 새삼 이 아이템을 통해 새록새록 피어난다. 웃음 만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무한도전>이면 땅콩 한 알 놔두고도 웃음을 줄 수 있다고 믿고 기대하지만 그들 역시 결코 이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이번 아이템의 폭망은 오히려 증거해주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방송이 장악한 음원, 발 빠르게 대처한 YG

 

우리도 다음엔 <무한도전>, <쇼미더머니>에 나가려 한다.” MBC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 출연한 소녀시대는 이렇게 말했다. 농담 반 진담 반이 섞인 얘기였다. 음원차트를 몇주 째 장악하고 있는 <무한도전><쇼미더머니>의 강력한 힘을 에둘러 말하면서 그 와중에도 차트 역주행을 한 자신들이 대견하다는 걸 말하는 대목이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농담 섞인 얘기였지만 소녀시대의 이야기는 지금 엄연한 현실이 되고 있다. 음원차트를 들여다 보라. 1위부터 10위까지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나왔던 음원들과 <쇼미더머니4>에 올랐던 음원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박명수와 아이유가 함께 한 레옹이 부동의 1위이고, 그 밑으로 황광희와 지드래곤, 태양이 부른 맙소사2위이며, 3위는 <쇼미더머니4>에서 송민호가 태양과 함께 부른 이다.

 

그나마 10위 권에 소녀시대의 ‘Lion heart’가 들어있다는 게 이례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음원차트 20위 정도까지는 사실상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나왔던 가수들의 음원과 <쇼미더머니4>의 음원들이 채워지고 그 후부터 순수하게 음원을 낸 가수들의 곡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에이핑크의 ‘Remember’나 현아의 잘 나가서 그래같은 곡들도 이 밑에 들어가 있다. 평상시라면 10위 권에 충분히 들어갔을 곡들이다.

 

이쯤 되면 가수들의 볼 멘 소리도 나올 법 하다. 제 아무리 음원에 공을 들여도 방송에 출연해서 부른 곡에 밀려버리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나온 음원들은 이벤트적인 성격이 더 강하다. 가수들과 <무한도전> 멤버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보니 음악 본연의 힘만큼 프로그램이 보여준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오버랩 되면서 생겨난 힘이 더 크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방송이 장악한 음원차트를 들여다보면 유독 YG의 강세를 느낄 수 있다. <무한도전>에 참여한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은 황광희와 함께 맙소사를 차트에 올렸고, 위너의 송민호는 역시 <쇼미더머니4>에서 태양과 부른 을 차트에 올렸으며 타블로, 지누션이 인크레더블과 함께 부른 오빠차도 차트 상위에 올라있다. 놀라운 건 이 <무한도전><쇼미더머니>의 공세 속에서도 빅뱅의 노래들이 10위부터 20위 사이에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빅뱅의 곡 자체가 좋기도 하지만 <무한도전><쇼미더머니>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빅뱅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영향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니 모든 기획사들이 어떻게든 방송과 공조하려 애쓰고 있지만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게 YG. 어쨌든 방송이 가진 위력은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제 가수가 아무런 방송과의 공조 없이 음원을 내서 주목을 받는다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일찌감치 YG<K팝스타>를 통해 SBS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도 빅뱅이 거의 계속 출연하며 고정적인 지분을 마련하고 있다. Mnet <쇼미더머니>의 경우는 작년 바비가 우승한 데 이어 올해는 송민호가 2위를 차지했다. YGKBS와 소원했던 관계도 최근 들어 화해 분위기로 바꾼 바 있다.

 

이 정도의 흐름이면 지금의 음원 차트에서 유독 돋보이는 YG의 힘을 그저 우연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방송이 음원차트를 좌지우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있지만 이제 이 제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어쨌든 방송은 이제 음원이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독보적인 위치를 갖게 된 것. YG의 발 빠른 대처와 그 결과는 향후 음원시장이 어떤 풍경이 될 것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소녀시대의 너스레가 그저 농담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Posted by 더키앙

<무도>, 가수들의 무한도전을 만든 까닭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정형돈은 말 그대로 제왕이다. 그가 지금껏 가요제에서 주목받았던 것은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함께 콜라보레이션하는 가수들을 항상 도전시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드래곤과 할 때도 또 정재형과 할 때도 항상 자기만의 필을 강조했다. 음악적으로 보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극명했지만 그걸 거침없이 무너뜨리는데서 웃음이 생겨났다. 그 웃음은 음악에 스토리를 상대 가수에게는 캐릭터를 부여했다. 아티스트는 정형돈과의 도전을 뛰어넘는 음악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더욱 공고히 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물론 유재석과 박명수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정형돈은 이들과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정형돈은 자신의 얼토당토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결국은 상대 가수의 색깔을 잘 지켜내도록 거기에 맞춘다는 점이다. 그는 그래서 지드래곤과 할 때는 힙합을 했고, 정재형과 할 때는 라틴음악에 자신을 맞췄다. 이번 밴드 혁오와의 작업도 마찬가지다. 독특한 컨트리송을 선택한 그는 역시 툴툴대면서도 혁오의 색깔을 오히려 잘 세워주고 있다.

 

한편 유재석은 늘 BPM과 춤에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박명수는 뭐든 다 EDM으로 가려는 고집을 보여준다. 그래서 박진영은 너무 빠른 130BPM을 주장하는 유재석과 음악적인 충돌이 생겨나고, 아이유는 EDM과는 어울리지 않는 자신의 음악적인 색깔이 박명수와 갈등을 일으킨다. 특히 아이유의 경우는 지금껏 잘 하지 않던 랩도 해야 하고 춤도 추어야 하는 부담감이 생겼다.

 

이것은 아티스트들의 무한도전이 되었다. 즉 밴드 혁오는 정형돈이 말하는 좀 더 대중적인 분위기의 곡을 만들어야 하고, 박진영은 유재석이 고집하는 130BPM의 느낌을 내기 위해 더 느린 곡을 세세하게 쪼개 이른바 착청을 일으키는 곡을 만들었다. 아이유는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박명수의 EDM을 수용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상대적으로 하하와 짝을 이룬 자이언티나 윤상과 함께하는 정준하 그리고 지드래곤, 태양과 함께하는 광희는 이런 부담감이 덜하다. 그것은 하하가 자이언티의 음악을 거의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정준하도 힙합을 꿈꾸긴 하지만 윤상의 스타일에 어떻게든 맞춰가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광희는 거의 지드래곤과 태양 바라기처럼 음악적인 모든 걸 맡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무한도전> 가요제에 걸맞는 곡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건 분명하다.

 

중요한 건 음악적인 갈등이 많이 드러남으로써 아티스트에게 그것이 더 큰 도전과제가 될 때 그 주목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은 사실은 맞춰주면서 겉으로 툴툴대는 모습으로 그 도전의식을 만들어내고, 박명수와 유재석은 어쨌든 고집스런 자신들만의 음악 스타일로 상대들을 도전하게 만든다. 결국 콜라보레이션은 합의점을 찾게 마련이지만 그 과정은 힘겨울수록 더 흥미로워진다. 이번 가요제에서 유독, 혁오와 아이유, 박진영에 관심이 더 가는 이유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언젠가부터 멤버들의 음악 도전이 아니라 함께하는 아티스트들의 도전이 되어가고 있다. 초창기 <무한도전> 가요제를 떠올려보라. 그것은 생초보들인 멤버들이 가수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혹은 그 음악을 소화해내기 위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다. 아티스트들이 오히려 <무한도전> 멤버들의 취향에 맞춰 도전한다. 이것은 그만큼 <무한도전> 가요제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아티스트들의 도전이 오히려 그들의 또다른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내는 기폭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이런 방향성의 변화가 <무한도전>의 갑질 논란으로 불거져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딪침과 갈등은 어쨌든 새로운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고 있다. 중요한 건 그 포인트가 <무한도전> 멤버들에서 이제는 함께 하는 아티스트쪽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결국 <무한도전>은 그 도전하는 이들이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다. 이제 멤버들은 아티스트들을 도전에 빠뜨리고 그것을 뛰어 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주목시킨다.

 

최고의 아티스트들 앞에서 아마추어들인 <무한도전> 멤버들이 거드름을 피우는 건 말 그대로 웃음을 위해서다. 그들이 그런 도전의 과제들을 웃음의 거드름으로 깔아주어야 아티스트들은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거기서 새로운 면면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형돈이 잘 쓰는 방식이고, 이제는 <무한도전> 멤버들 모두가 활용하는 방식이 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스타만으론 힘겨워진 환경, PD 찾는 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연일 화제다. 유재석이라는 대어를 낚으면서다. 여기에 노홍철과 김용만과의 계약 사실까지 이어지면서 항간에는 MBC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이 FNC로 헤쳐모이는 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무한도전> 출연자들은 지금껏 특정 기획사에 소속되어 활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표격인 유재석이 먼저 움직였다는 건 다른 출연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만일 FNC<무한도전>의 나머지 출연자들, 정준하, 하하, 박명수가 합류하게 된다면 그 힘은 실로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은 지금껏 이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함께 모여 다른 프로그램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한 기획사 소속인 아이돌 그룹 같은 시너지를 만들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레발(?)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김태호 PD 같은 훌륭한 제작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건 콘텐츠 위에서다. <무한도전>10년 째 승승장구하면서도 여전히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었던 데는 김태호 PD의 지분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김태호 PD는 출연자들의 일상까지도 관리해나가는 일종의 매니저 역할까지가 자신이 하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훌륭한 제작자가 전제되지 않는 스타 MC들이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걸 잘 보여준 사례는 SM C&C. SM C&C는 강호동이라는 대어를 잡아 놓고도 그 효과를 거의 만들지 못했다. <12>에서 같이 활약했던 이수근이 합류했지만 그 역시 불법 도박 혐의로 고개를 숙였다. 그나마 SM C&C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예능인은 신동엽과 전현무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활약하는 건 그들의 주 종목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자체보다는 개인 기량이 중요한 분야이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결국 강호동과 이수근이 어떤 숨통으로서 찾은 것도 나영석 PD. 나영석 PD가 준비하고 있는 <신서유기>는 과거 <12>의 멤버들이 예전 같지 못한 상황을 전제로 깔고 있다. <서유기>의 내러티브를 차용해 바닥에서부터 인간이 되어가는모습을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지상파나 케이블 같은 플랫폼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FNC가 유재석과 <무한도전> 멤버들을 품는 것이나, SM C&C가 일찌감치 강호동 같은 스타 MC를 끌어들인 것은 지금의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을 두고 볼 때 당연하고 현명한 선택이다. 이제 기획사들은 스타들만 갖고는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들을 다양한 형태로 얹을 수 있는 콘텐츠를 이들 기획사들이 직접 제작하고 나선 건 그래서다.

 

최근 이 흐름은 지상파의 PD들까지 기획사들이 스카우트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예체능>, <두근두근 인도>를 연출했던 이예지 PDSM C&C로 이적한 건 단적인 사례다. 이제 스타만이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PD들이 기획사에서는 그만큼 절실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콘텐츠는 이제 지상파나 케이블 같은 기성 플랫폼에 맞출 필요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나영석 PD<신서유기>를 인터넷 방송으로 송출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것이 그간 물의를 빚은 이수근 같은 출연자에게 그나마 편한 무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플랫폼과 상관없이 콘텐츠만 좋다면 어디든 세워질 수 있고 또 상품으로 가공될 수 있는 현 콘텐츠 시장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플랫폼 시대는 저물고 콘텐츠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간 홀로 지내던 유재석이나 <무한도전> 멤버들이 FNC에 합류하는 건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는 홀로 서서 방송사에 목매는 존재들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그것을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종편이든 혹은 인터넷이든 상관없이 송출해낼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역시 필요한 건 훌륭한 PD. 아무리 유재석이라도 김태호 PD 없는 그를 상상하기 힘든 것처럼.



Posted by 더키앙

정신과 치료 받겠다던 김수미, 방송은 괜찮을까

 

KBS <나를 돌아봐>에서 하차를 선언했던 김수미는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이를 번복했다. 이미 방영된 예고편에서는 김수미가 등장해 드루와 드루와 드루와 드르와를 외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에 만들어진 예고편이라고 해도 이것은 김수미의 복귀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다.

 


'나를 돌아봐(사진출처:KBS)'

그런데 김수미의 복귀가 단지 환영받을 일인가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즉 그녀는 이번 사태에서 인터뷰를 통해 <나를 돌아봐> 전격 하차는 물론이고 연예계 활동 중단까지 얘기했었다. 장동민 대신 박명수와 짝을 이루게 되면서 전라도라 꽂아줬냐는 식의 지역 색을 드러내는 악플에 괴로웠다는 것. 그녀는 악플의 괴로움 때문에 스스로 울며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말했고, 방송 대신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다시 한 번 나를 돌아 보겠다고도 말했다.

 

악플과 자해, 그리고 정신과 치료. 이건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만큼 김수미의 심적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의 갈등이 빚어졌던 조영남이 꽃다발을 선물하고 손 편지를 쓴 것으로 김수미는 결국 하차 번복을 하기에 이르렀다.

 

시청률 운운하며 빚어진 김수미와의 갈등으로 제작발표회장을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다시 돌아온 조영남이나, 그 후 악플에 시달린다며 하차 선언을 해버렸다가 또 복귀하게 된 김수미. 너무 쉬운 하차 선언과 그만큼 또 쉽게 이뤄진 하차 번복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마치 나이를 훈장처럼 달고 하는 전횡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안들의 불편함과 씁쓸함을 떠나서 정신과 치료까지를 얘기했던 김수미가 <나를 돌아봐>에 복귀한다는 사실은 그리 간단하게 보기가 어렵다. 즉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에서 방송을 강행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또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제대로 된 방송이 나오기는 하는 것인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시청자들은 김수미와 조영남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었다. <나를 돌아봐>라는 프로그램은 제목처럼 역할을 바꿔 놓아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지사지의 콘셉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안으로 자신을 돌아봐야 할 이들은 김수미와 조영남 자신들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들이 누군가를 돌아보게 만들 상황이나 처지가 아니라는 거다.

 

이미 생긴 불편한 마음은 김수미와 조영남의 방송 출연을 영 탐탁찮게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에 나오게 되면 자칫 지속적인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그것은 김수미가 머리카락을 자르게 된 악플의 고통만큼 클 수 있다. 이것은 정신과 치료까지를 얘기했던 김수미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행보들은 김수미 본인에게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녀는 지금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오래도록 해온 방송활동과 실제의 여린 모습과는 상반되게 비춰지는 방송 이미지 사이의 괴리는 그녀에게 많은 심적 괴로움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이번 사태는 더 큰 문제가 벌어지지 않도록 생겨난 기회일 수 있다. 그녀의 말대로 찬찬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 그런데 방송 강행은 그런 소중한 기회를 저버리게 하고 있다. 과연 김수미의 방송 복귀는 환영받을 일일까



Posted by 더키앙

<무도>의 혁오와 <마리텔>의 김영만

 

<무한도전> 가요제 특집에서 정형돈은 함께 파트너가 된 밴드 혁오를 스타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밴드 혁오를 만나러 간 정형돈은 왜 방송에서 말을 잘 하지 못했냐며 편안하게 하라고 그들의 등을 두드린다. 하지만 정형돈은 밴드 혁오가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소통하기 힘들다는 걸 발견한다. “도대체 너희들 정체가 뭐냐고 묻자 혁오요라는 당연하고 단순하지만 엉뚱한 답변이 돌아온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가요제 특집의 첫 방송에서 유재석은 혁오의 보컬 오혁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10여 년 인터뷰 중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고, 박명수는 왜 말을 안 하냐며 게스트에게 버럭 호통을 치기도 했다. 밴드 혁오는 그러나 진심으로 어색해했다. 예능 아니 TV와는 어울리지 않는 답변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바로 그런 어색하고 어눌한 혁오의 답변은 그들에 답답해하고 힘겨워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리액션과 함께 오히려 주목받았다.

 

그리고 참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방송으로 보면 가장 적응을 못하는 인물들처럼 보이는 밴드 혁오가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그들은 단 한 번 출연으로 자신들의 노래를 차트에 역주행시켰다. 그들의 노래 와리가리위잉위잉은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음악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음원차트 10위권에 랭크되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역시 <무한도전>의 힘이다. 혁오의 노래는 결코 쉽지 않다. 아니 그간 귀를 즉각적으로 사로잡는 후크가 있는 노래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일단 듣다보면 묘한 중독성이 있다. 음악적인 완성도가 느껴진다. 그들의 음악은 충분히 매력이 있지만 그러려면 일단 여러 번 들어봐야 한다. <무한도전>은 그 마중물 역할을 해줬을 뿐이다. 혁오의 노래는 본래 매력적이지만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그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무한도전>의 정형돈과 유재석 그리고 박명수를 답답하게 만들었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그들의 매력이 드러났던 것처럼.

 

혁오의 음악 스타일은 지금의 2,30대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상당부분 닮아있다. 음악은 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세련되어 있지만 그 노래의 감성은 밖으로 감정을 터트리거나 폭발시키는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조용히 읊조리면서 조곤조곤 자신들의 이야기를 건넨다. 가사도 어딘가 우울하고 소외되었지만 거기에 담담함을 드러내는 그런 이야기들이 주로 실려 있다.

 

그것은 마치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갖고 있는 세상에 대한 감정과 태도들을 그대로 담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을 좌절시키는 세상에 대한 능동적인 포기와 대신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쌓아놓은 일종의 안전 막 같은 그들만의 세계가 거기서는 느껴진다. 혁오는 지금의 청춘들, ‘그들이 사는 세상을 표징하는 듯한 모습이다.

 

<무한도전> 가요제 특집이 혁오를 보여주던 그 날 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는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이 출연했다. 김영만은 방송에 나오자마자 그 때는 코딱지 만했던 아이들많이 컸다며 지금의 젊은 세대들을 순식간에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MBC <뽀뽀뽀>KBS <TV유치원 하나 둘 셋>을 보고 자랐던 청춘들이라면 그가 말하는 그 때는 종이접기를 따라하는 게 어려웠어도 이제는 커서 잘할 거예요라는 말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김영만은 그 존재자체만으로도 당대의 종이접기를 따라했던 코딱지 만했던 그들을 열광시켰다. 댓글 창은 온전히 그에 대한 상찬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김영만은 역시 단 한 번의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간계 1위를 기록했고, 이미 지상파 본방이 되기도 전에 인터넷에서 엄청난 화제를 만들었다.

 

김영만의 말처럼 이제는 커서 잘할 수 있는그들이지만 어쩌면 현실은 냉혹했었는지도 모른다. 혁오가 그렇듯이 충분히 기량과 실력을 갖춘 그들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땠나. 삼포니 사포니 오포니 하며 세상은 그들에게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 그들에게 김영만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위로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또한 종이접기 세대와 부침을 함께 했던 김영만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초등학교만 가도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대에 종이접기는 지난 세대의 향수로 점점 기억되어간다. 오랜만에 방송에 나와 흥분된 목소리로 과거 그와 함께 했던 세대들을 만나는 김영만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그의 눈물은 단지 인간계 1위를 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과 함께 했던 세대들을 다시 만나 소통한다는 그 사실이 그를 먹먹하게 했을 것이다.

 

<무한도전>의 혁오 세대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김영만에 열광하는 세대와 겹쳐지는 면이 있다. 그들은 저마다 실력을 갖춘 어른이 되었지만 어딘가 현실에 좌절된 상처들과 아픔이 느껴진다. 그 현실에 치여 자신들만의 문화를 밖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조용히 읊조리고, 때로는 저 아잇적 시절의 문화 속으로 푹 빠져든다.

 

무엇이 이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세상과 마주하지 못하게 했을까.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윗세대들이 잘못 만들어낸 현실 속에서 어떤 기회조차 쉬 주어지지 않았던 탓이 크다. 혁오와 김영만에 대한 열광은 그래서 마음 한 편으로는 흐뭇하고 뿌듯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먹먹한 아픔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무한도전>이나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 그것을 바깥으로 끄집어내주었다는 점일 게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성큼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건 대단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