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
'크로스', 모쪼록 고경표에게도 신의 가호가 있기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2. 8. 15:33
기막힌 교집합 ‘크로스’, 범죄와 의술 사이 생명은이 교집합이 실로 흥미롭다. tvN 월화드라마 는 바로 이 드라마가 가진 많은 경계의 접점들에서 나온 제목 같다. 범죄와 의술이 겹쳐지고, 살인과 활인(活人)이 겹쳐진다. 장르로 보면 의학드라마와 범죄물이 겹쳐지고, 공간으로 보면 감옥과 병원이 겹쳐진다. 그리고 이렇게 ‘크로스’되는 지점에 놓여진 건 다름 아닌 ‘생명’이다. 천재의사 강인규(고경표)라는 존재 자체가 여러 이질적 면면이 ‘크로스’된 캐릭터다. 그는 처참하게 장기가 적출된 채 살해당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꿈꾸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의사가 된 인물이다. 그래서 그가 드는 메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복수를 위해서는 ‘살인검’이 되지만 의사의 본분인 생명을 위해서는 ‘활인검’이 된다..
-
'황금빛' 재벌가로 간 신혜선,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0. 16. 09:29
‘황금빛’, 김혜옥의 비뚤어진 선택이 만든 신혜선의 지옥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을 듯싶다. 자신이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지안(신혜선)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 재벌가의 딸이 되어 흙수저를 벗어나 새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여기며 남다른 능력을 보여줬던 그녀가 아니던가. 하지만 그것이 모두 엄마 양미정(김혜옥)의 자식 바꿔치기 때문이었고, 자신은 그 재벌가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이라는 걸 알게 된 서지안은 그 집안에서 숨 쉬는 일조차 힘겨워했다. 왜 그렇지 않을까. 친 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그 부모가 주는 돈과 옷과 갖가지 혜택들을 편하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게다. 그건 엄마의 범죄가 이제 그 선에서 머물지 않고 서지안에게도 고스란히 똑같은 실..
-
'마녀' 정려원, 검사도 당하는 성추행 이참에 확 엎어주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0. 11. 09:31
‘마녀의 법정’, 사이다 정려원과 반가운 김여진의 등장만으로도“내가 부장님을 흥하겐 못해도 망하겐 할 수 있죠. 어차피 나도 못 들어가는 특수부 부장님도 못 들어가야 공평하지 않겠어요?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며)웁스 쏘리. 죄송한 김에 야자타임도 잠깐 하겠습니다. 야 오수철. 만지지 좀 마. 너 왜 내가 회식 때 맨날 노래만 하는 줄 알아? 니 옆에 앉기만 하면 만지잖아. 그리고 굳이 중요한 일도 아니면서 굳이 귓속말 하면서 귀에 바람 좀 넣지마. 무슨 풍선 부니? 아 맞다. 너 처음에 회식할 때 내 얼굴 뽀뽀하면서 딸 같아서 그랬다고? 어우 이걸 친족 간 성추행으로 확 그냥.”일상화 되어 있는 성추행과 성폭력. KBS 새 월화드라마 이 첫 회에 꺼내놓은 화두는 그 시작부터 강렬하다. 성추행과 성폭력을 ..
-
'황금빛'이 그리는 이상한 엄마들, 부모 탓하는 자식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0. 3. 09:20
‘황금빛 내 인생’,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이상하게 만들었을까KBS 주말드라마 에는 두 명의 엄마가 나온다. 한 명은 중소기업을 하며 잘 나가던 남편의 사업이 망하고 근근이 살아가는 서민층 엄마 양미정(김혜옥)이고, 다른 한 명은 재벌가 사모님인 노명희(나영희)다. 그런데 이 두 엄마들이 모두 이상하다. 양미정은 나타난 서지수(서은수)의 친모인 노명희에게 거짓으로 서지안(신혜선)이 당신 딸이라고 말한다. 너무나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집안 환경 때문에 번번이 좌절하는 자신의 딸이 불쌍해서란다. 하지만 그건 엄연한 범죄다. 서지안에게도 할 짓이 아니고 진짜 재벌가 딸인 서지수에게도 못할 짓이다. 게다가 이렇게 비뚤어진 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그녀는 남편 서태수(천호진)의 가슴에도 대못을 박았다. 결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