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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

'밀회', 상류층의 욕망 그 밑바닥을 해부하다 , 사랑 타령 따위의 드라마가 아니다 JTBC 월화드라마 에 처음 등장했던 오혜원(김희애)의 모습과 지금 현재를 비교해보면 너무나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떻게든 상류층에 들어가려 안간힘을 썼다는 그녀. 그래서 그 언저리까지 올라가 으리으리한 집과 차와 커리어를 누리며 우아하게 살고 있다고 여겼던 것들이 후반부로 와서는 모두가 허상이었다는 게 드러난다. 그녀는 결국 그녀가 말했듯 ‘우아한 노비’에 불과했던 것. 재단이 위험에 처하자 도마뱀 꼬리처럼 잘려져 버리는 그런 존재가 그녀의 실상이었다. 번듯한 교수 남편에 마사지 샵을 들락거리며 상류층들의 삶을 코스프레하고 있지만 그것은 전부 연기에 불과했다. 사실 부부관계라고 할 수도 없는 그녀와 남편 강준형(박혁권)의 관계는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더보기
우아한 노비 김희애의 '밀회'는 왜 슬플까 의 불륜, 사회극보다 더 신랄한 까닭 “그 사람들 기분 좋게 돈 쓰게 하고 또 돈 벌고 그런 걸 두루 돕는 게 내 일이야. 먹이사슬. 계급 그런 말 들어봤어?” 상류사회에서 혜원(김희애)이 당하는 갑질을 보고는 분노하는 선재(유아인)에게 그녀는 자신이 ‘우아한 노비’라고 말한다. 혜원을 하인처럼 막 대하는 서영우(김혜은)가 제일 꼭대기냐는 선재의 질문에 혜원은 이렇게 말한다. “꼭대기는 그 여자가 아니라 돈이다. 아니구나. 진짜 꼭대기는 돈이면 다 살 수 있다고 끝도 없이 속삭이는 마귀.” 도대체 이 마귀란 뭘까. 중년 여인과 청춘 사이에 벌어지는 불륜을 소재로 다루지만 를 단순한 불륜 치정극으로 바라보면 이 작품이 가진 다양한 결들을 놓치게 된다. 혜원이 조금씩 선재에게 허물어지고 결국 그의 품에 안기.. 더보기
'밀회'의 유아인, 이 청춘이 눈에 밟히는 까닭 유아인, 순수함과 안타까움 사이 “선생님께서는 내가 제일 힘들었을 때, 내 자신이 죽고 싶다고 했을 때 피아노를 다시 치라고 권하셨고 내 마음이 흔들리는 걸 읽어주셨어요.” 의 이선재(유아인)가 오혜원(김희애)에게 키스를 하게 됐던 이유에 대해 말하는 장면에서는 청춘의 순수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그의 사랑은 단지 육체적인 이끌림도 아니고, 그저 남녀 간의 사랑 그 자체도 아니다. 거기에는 그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이 청춘의 아픔을 알아봐준 오혜원이란 존재에 대한 고마움이 들어 있다. 얼마나 힘겨웠으면 그랬을까. 갖고 있는 재능을 그 누구도 알아봐주지 않는 세상에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것. 피아노 건반을 두드려야 할 손이 퀵서비스 오토바이 핸들을 붙잡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그런 그.. 더보기
'상속자들', 상위 1%의 엄살이 불편한 까닭 폭력과 금력 미화하는 , 뭐가 문제일까 때로는 드라마 작가에게 능력이 오히려 독으로 비춰질 때가 있다. 이 그렇다. 드라마만을 놓고 보면 은 재벌2세와 가난한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다. 지금껏 김은숙 작가가 계속 해왔던 이야기의 반복이고 또 가장 잘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 너 좋아하냐?” 같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 톤도 여전하고, 밀고 당기며 때론 아프고 때론 달달하게 이어지는 멜로 역시 꽤 강한 극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이민호, 박신혜, 김우빈, 강민혁 같은 아이돌 스타들의 존재감은 어찌 보면 늘 봐왔던 김은숙 표 멜로의 역할 놀이에 강력한 힘을 부여한다. 어찌 보면 이들이 있어 드라마가 갖고 있는 비현실적인 구석들, 이를 테면 지나친 우연의 반복이나 제국고등학교 같은.. 더보기
'그것이 알고 싶다'의 공분, 돈이면 미래도 산다? 가 파헤친 귀족학교의 반칙 돈이면 뭐든지 되는 세상인가. 는 살인을 교사하고도 버젓이 호화병실 생활을 해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켰던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편에 이어, 이번에는 돈이면 미래도 사는 이른바 ‘귀족학교’ 국제중학교의 각종 비리와 반칙들을 다루었다. 좋은 대학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라 불리는 국제중학교에 가기 위해 줄을 서는 아이들과 그 미래가 보장된다는 얘기에 몇 천만 원에 달하는 학비에 촌지를 내는 학부모들, 그리고 그것을 공공연히 장사하는 국제중학교는 말 그대로 조폭 영화에서나 나왔을 법한 뒷거래들이 횡행하고 있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라는 꼼수가 그렇다. 누가 들어도 가난하고 소외된 학생들을 위한 전형을 떠올리고 또 실제로 그런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국제중학교에서는 그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