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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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묘미와 대중적 설득 사이, '시카고 타자기'의 가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4. 10. 09:56
‘시카고 타자기’, 이토록 문학적 상징들이 가득한 드라마라니독특한 드라마. 아마도 tvN 새 금토드라마 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그런 표현이 적당하지 않을까. 총소리가 타자기 치는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톰프슨 기관단총에 붙여진 별칭에서 따온 라는 제목은 이 드라마가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것은 일종의 문학적 해석이 가능한 상징들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유아인)가 시카고에서 발견한 한 타자기는 그에게 기묘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타자기는 1930년대 경성에서 글을 쓰던 자신과 친구인지 동료인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 유진오(고경표), 그리고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듯한 전설(임수정)이 함께 어울렸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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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월', 장예모와 맷데이먼이 만나 이게 뭔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2. 18. 10:12
‘그레이트 월’, 퓨전과 짬뽕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영화 은 예고편만 보면 정말 엄청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제목에서 묻어나듯 이 영화는 중국의 미스터리로까지 남겨진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감독은 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장예모인데다, 주인공은 맷데이먼이다. 그러니 예고편에서 맷데이먼이 마치 판타지 영화 속 아처의 형상으로 만리장성 위에서 활을 쏘아대는 모습만으로도 기대가 될밖에.은 그러나 그 기대감 안에 담겨져 있는 불안요소들을 좀체 넘지 못한다. 즉 영화적 배경은 중국의 만리장성이고 감독은 장예모인데, 그 주인공은 서양인인 맷데이먼이고 그가 중국인 배우 경첨과 유덕화와 함께 싸우는 적은 외계에서 온 알 수 없는 ‘진격의 괴수들’이다. 좋게 이야기하면 동서양의 퓨전이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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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닥터 스트레인지', 그럼에도 열광하게 되는 건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1. 3. 09:25
, 어떻게 이 진부함과 황당함을 이겨낸 걸까 새로운 마블의 슈퍼히어로물 영화 는 그 스토리나 설정만 두고 보면 진부하고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잘 나가던 외과의사가 교통사고로 손을 다쳐 절망감에 빠지게 되고 육체적으로는 치유될 수 없는 몸을 정신 수련을 통해 고쳐내면서 엄청난 위기상황을 맞게 된 세상을 구원해내는 이야기... 일단 동양인이라면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막연한 동양에 대한 신비주의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처럼 진부하고 황당한 스토리지만 관객들은 의외로 영화 속에 점점 빨려 들어간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네팔에서 만난 신비로운 여인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으로부터 수련을 받는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 컴버배치)의 설정은 역시 그 무수한 쿵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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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 이래서 팀 버튼 팀 버튼 하는구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0. 5. 19:58
의 명불허전 팀 버튼식 상상력 역시 팀 버튼이다. 기괴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귀여운 상상력. 팀 버튼이 아니면 도무지 구현해내기 어려웠을 세계가 바로 영화 이다. 나 혹은 같은 현실 바깥에 이상한 세계가 있고,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 구조는 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기에는 평범을 거부하는 ‘별종들’과 그 별종들에 대한 팀 버튼식의 독특한 시각이 들어가 있다. 가만히 있으면 몸이 붕 뜨기 때문에 납덩이 신발을 신고 다녀야 하는 소녀, 심장을 넣어 인형을 맘대로 조종하는 소년, 날카로운 이빨이 숨겨진 입이 머리 뒤쪽에 있는 아이, 식물들을 순식간에 키워내는 능력을 가진 아이 등등. 이 별종의 아이들은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의 보호 하에 같은 시간에 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