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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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김수현·서예지의 포옹만으로 먹먹해지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7. 9. 10:40
'사이코지만'의 잔혹동화, 김수현과 서예지가 맞서는 푸른수염은 "그 앤 날 살려줬는데 난 도망쳤어." 강태(김수현)는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해줬던 문영(서예지)의 이야기를 마치 다른 사람 이야기하듯 문영에게 말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얘기할 때 강태는 이미 문영이 어린 날 자신을 구해줬던 그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건 문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 때의 그 아이가 자신이라 말하진 않았지만 강태가 그걸 기억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강태는 어째서 첫 재회부터 문영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했고, 문영 역시 강태가 기억해주길 바라면서도 굳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을까. 이것은 tvN 토일드라마 가 그려내는 특별한 멜로의 구도다. 디즈니 동화에나 나올 법한 숲속의 성(?)이 문영의 집으로 등장하지만 이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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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김수현·서예지, 빈 깡통이나 좀비도 온기 느낄 자격 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7. 5. 17:07
'사이코', 서예지와 김수현이 나누는 온기가 이토록 먹먹한 건 "그래서 마음이 아파? 아니면 슬퍼? 지금 정확히 어떤 감정이야? 넌 몰라. 네가 무슨 감정으로 이렇게 날 뛰는 건지 너도 모른다고. 속은 텅 비었고 그냥 소리만 많아. 깡통처럼. 그러니까 아무 것도 모르면서 나에 대해 다 안다고 다 이해한다고 착각하지 마. 너 죽을 때까지 나 몰라." tvN 토일드라마 에서 문강태(김수현)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맞았다는 걸 알고는 화를 내는 고문영(서예지)에게 그렇게 쏘아붙인다. 반사회적 인격성향을 가진 고문영은 감정이라는 걸 갖지 못한 채 태어난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강태가 왜 자신을 이렇게 따라 다니냐고 물었을 때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갖고 싶다고 말한다. 예뻐서. 고문영은 어린 시절 자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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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발군의 몰입 서예지, 이 독보적 캐릭터를 소화하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6. 29. 11:30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는 김수현을 놀게 할 수 있을까 "나 그냥 너랑 놀까?" tvN 토일드라마 에서 강태(김수현)가 문영(서예지)에게 툭 던지는 그 말 한 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건 강태가 처한 입장이 담겨 있는데다, 문영이라는 이 드라마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어째서 필요했는가가 함축되어 있다. 강태는 놀지 못한다. 여기서 놀지 못한다는 의미는 마음껏 자기 하고픈 것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는 자폐를 갖고 있는 형 상태(오정세)에 묶여 있다. 1년마다 때가 되면 나타나는 나비 때문에 발작을 하고 그래서 수시로 이사를 해야 하는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은 돌보려 하지 않는다. 그건 상태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동생 강태에게 자신이 짐이라는 사실을 힘겨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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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변호사' 과연 시청자 놀라게 할 반전 제시할 수 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6. 25. 11:17
‘무법변호사’, 사이다에 대한 갈증 알지만 어딘지 아쉬운 건어쩌면 애초 기획부터 tvN 주말드라마 는 고구마 현실 속에서의 사이다 드라마를 꿈꿨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돈 있는 자가 이긴다’는 ‘법’에 대해 서민들의 감정을 이미 기획에서 끌고 온 것이고, 그래서 ‘무법(無法)’ 천지인 현실을 드라마를 통해서나마 뒤집어보겠다는 것. 는 ‘무법(無法)’에 법으로 싸운다(武法)는 판타지를 동력으로 삼은 드라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배경으로 삼은 기성은 우리네 고구마 현실을 환기시키는 여럿 장면들이 등장한다. ‘법꾸라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문고리 3인방’이 떠오르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깡패에서 시장이 된 안오주(최민수) 같은 인물이나, 겉보기엔 기성을 위해 헌신하는 판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부패한 기성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