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 백종원 독주체제가 갖는 이중성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종원은 연전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5연승을 거머쥐었고, 그것도 늘 전체 출연자들 중 절반 이상의 시청률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독주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백종원의 이러한 승승장구는 초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화제성과 시청률 양면을 모두 견인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게 사실이다. 그가 한 레시피는 단박에 인터넷에 화제로 떠올랐고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소통의 면면들은 불통의 시대의 판타지처럼 읽히기도 했다. 50대라는 나이와 게임에 빠진 적이 있어 익숙한 인터넷 소통은, 지상파 본방 시청층인 중년들은 물론이고 인터넷 방송이 지상파보다 오히려 더 익숙한 젊은 세대들까지 끌어 모으는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백종원의 독주체제가 점점 길어질수록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의 고민도 깊어진다. 백종원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만 맹활약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tvN <집밥 백선생>8회 만에 7% 시청률을 이끈 괴물 방송인이다. 프로그램의 형식상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에 의한, 백종원을 위한, 백종원의 프로그램이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다르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방송을 하는 여러 출연자들이 공존하는 프로그램이고, 형식적으로만 보면 백종원은 그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인터넷 개인방송을 지상파 버전으로 끌어 모은 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을 8% 정도 내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백종원 독주체제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다는 건 아슬아슬한 일이다. 그에 대적할만한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할 시점이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 가능성을 보인 인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은 콘텐츠나 소통에 있어서 상당부분 백종원의 대항마가 될 거라 여겨졌던 인물이다. 백종원이 요리라는 콘텐츠를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백주부의 소통법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다면, 이은결 역시 마술이라는 콘텐츠를 특유의 경망스럽기까지 보이는 다양한 연기와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음식이든 마술이든 둘 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슬쩍 공개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은결은 백종원의 산을 넘지 못했다. 근접하기라도 했다면 좋았을 텐데 역시나 백종원은 절반 이상의 시청층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마력을 선보였다.

 

백종원 독주체제가 제작진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화제성과 시청률이 상당 부분 프로그램의 다양한 인물군들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백종원 개인에게 집중되는 양상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칫 프로그램의 인기가 아닌 백종원의 인기에 얹어지는 형국이 만들어진다.

 

물론 대체제는 의외로 많을 수 있다. 이미 화제가 되고 있는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의 출연 소식은 그래서 기대감을 한층 높여 놓는다. 지금껏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바에 의하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개인방송 콘셉트의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되고 시선을 잡아끄는 스타군은 기성 연예인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개인기가 좋거나, 입담이 좋고, 이미 톱 연예인이라고 해도 이 방송에 들어오면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방송 형식이 기존 지상파의 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그라는 말은 이 프로그램이 캐스팅에서 고민해야할 경구다. 기성 연예인을 얹어봐야 그다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백종원은 이 프로그램에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는 방송인은 아니었다. 세상은 넓고 인물들은 넘쳐난다. 콘텐츠시대에 인물은 콘텐츠 그 자체다. 그러니 백종원이 그랬듯, 불을 켜고 이 새로운 콘텐츠 형식에 걸 맞는 인물들을 찾아봐야 할 때다. 그것이 백종원 독주체제가 갖는 달콤함을 넘어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시청률 보증수표 MBC사극,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시작부터 불안 불안했다. 물론 초반 흐름은 신선했다. 광해의 이야기를 가져와 그 권좌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욕망을 그리겠다는 시도는 참신해보였다. 하지만 정명공주(이연희)가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조금씩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정명공주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운 것 자체가 무리수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화정(사진출처:MBC)'

여러 인물들의 욕망을 그리겠다면 그 각각의 인물들이 매력적으로 자리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건 결코 쉬운 시도가 아니었다. 각 인물들의 욕망이 이해되고 거기에 공감하게 되어야 이들의 이전투구는 흥미진진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공감이 빠져버리게 되자 남은 건 복마전이다. 끝없는 욕망과 배신이 이어지는 복마전 속에서 시청자들은 어느 한 인물에게 몰입하는 것마저 힘들게 된다.

 

그나마 시청자들의 몰입이 가능한 지점은 멜로다. 정명공주와 주원(서강준) 사이에 벌어지는 멜로에 빠져들다 보면 정작 <화정>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정치적 대결구도들이 점점 저 뒷 배경으로 사라진다. <화정>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병렬적으로 그려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진 사극으로 시작했지만 그걸 성공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데는 역부족임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시청률에서마저 SBS <상류사회>에 뒤지는 결과가 이어졌다. 6일 방송에서 <상류사회>9.4%(닐슨 코리아)를 기록했지만 <화정>8.9%를 기록했다. 사극이 현대물에 그것도 멜로드라마에 시청률에서 졌다는 것은 지금껏 MBC가 구축해놓은 월화 사극의 전통 속에서 바라보면 치욕스런 일이다.

 

MBC는 한때 <주몽> 같은 사극을 통해 거의 1년 가까이 월화의 밤을 장악했던 적이 있다. 타 방송사들은 아예 월화 사극이 들어오면 넘사벽으로 여기는 경향까지 생기기도 했다. 당시 이 힘을 이끈 건 이른바 이병훈 사단으로 대변되는 MBC 사극의 주역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완규 작가가 있었고, 이병훈 감독이 있었다. 물론 <화정>의 김이영 작가도 이병훈 사단의 일원이다. 하지만 홀로서기로 나선 이번 작품에서 역시 50부작에 이르는 대하사극을 그린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절감하는 중이다.

 

이전 월화 사극이었던 <빛나거나 미치거나> 역시 10%대 시청률에 머물며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바 있다. 그것은 <야경꾼일지>도 마찬가지다. 시청률이 거의 9%대에 머물렀다. 그나마 월화 사극의 자존심을 지켰던 건 시청률 25%대를 유지했던 <기황후>였다. 하지만 <기황후>는 역사 왜곡문제로 꽤 지난한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한때는 시청률 보증수표이면서, 화제성에 있어서도 완성도에 있어서도 누구나 인정하던 것이 MBC 사극이라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공식은 깨지고 있다. 사극이면 무조건 20% 이상부터 시청률이 시작한다고 말하던 시대도 점점 저물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 정도의 결과를 계속 낸다면 그 효율성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고밖에 볼 수 없다.

 

반 정도를 달려온 <화정>의 추락은 이제 남은 반을 또한 불안하게 만든다. 이제 광해군 역할을 했던 차승원이 빠져나가는 시점이다. 대신 그 자리는 이연희와 김재원이 이끌어야 한다. 이들은 다시 <화정>MBC 월화 사극의 부활로 이끌 수 있을까. 드라마 왕국이라고 불리며 시청률 보증수표로 자리했던 MBC 사극은 이제 향수가 되어가고 있는 걸까



백종원표 쿡방 왜 파괴력 있나 했더니

 

우리한테는 백종원이라는 작가가 있는 셈입니다.” tvN <집밥 백선생>이 단 몇 회만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연출자인 고민구 PD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의 작가들은 따로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백종원이 갖고 있는 요리에 대한 생각이 소재 선택이나 구성에 있어 가장 큰 잣대가 된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얘기다.

 


'집밥 백선생(사진출처:tvN)'

<집밥 백선생>은 단 6회 만에 5.67%(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찍었다. 2%대에서 시작해 한 회마다 1%씩 계속 상승 중이다. 그리고 이 수치는 여기서 머물 것 같지 않은 심상찮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입소문을 타고 남자들은 물론이고 가정주부들에게까지 화요일 밤이면 <집밥 백선생>의 특급 레시피를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점점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집밥 백선생>이 그저 그런 쿡방의 하나가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도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 백종원이 대세이긴 대세지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의 백종원과 올리브TV <한식대첩>의 백종원과는 다른 면면이 <집밥 백선생>에는 있다. 백종원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소통의 신이고 <한식대첩>에서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지만 <집밥 백선생>에서는 특이한 요리철학을 가진 요리사다. 지극히 대중적인 마인드를 가진.

 

백종원이 너무나 친 대중적이라는 건 <집밥 백선생>이 지금껏 매회 해왔던 요리들을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김치를 이용한 김치전과 김치찌개, 돼지고기, 밥 반찬, 카레, 된장. 정말 특별한 게 하나도 없는 요리들이다. 누구나 냉장고만 열면 늘 준비되어 있는 식재료들이기도 하다. 바로 이 점은 <집밥 백선생>의 시청층이 거의 모든 가정을 포괄할 수 있다는 걸 말해준다. 만일 양장피니 이름도 부르기 힘든 이태리 파스타 요리니 그것도 아니면 아예 창작된 퓨전요리였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집밥 백선생>만큼의 대중적인 호응을 얻어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가장 흔하고 대중적인 재료와 요리를 선보이면서 자기만의 요리 꿀팁을 얹어주는 건 백종원표 쿡방이 그토록 파괴력이 있는 이유다. 그는 김치전을 만들 때 슬쩍 참치를 넣으면 잘 보이지도 않으면서 맛은 훨씬 좋다고 말해주고, 김치찌개를 끓일 때 먼저 돼지고기를 물에 넣고 끓이면 기본 이상은 한다고 말한다. 또 밥 반찬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만능간장을 소개하고, 카레를 맛있게 만들려면 오래도록 양파를 볶으라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그 흔해 보이는 된장찌개도 무와 쇠고기를 볶아 끓이면 더 깊은 맛이 난다는 팁을 준다.

 

사실 이런 팁은 엄마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들이다. 많은 경험이 묻어나다 보니 알게 된 것들. 소소해 보여도 엄마가 차려주는 집밥이 우리가 만드는 것과 확연한 차이를 만드는 이유들이다. 백종원이 입만 열면 하는 말이 쉽죠?” “간단하죠?” “.” 같은 말이라는 걸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요리하는 것이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며, 작은 팁과 경험 그리고 상상력이 있다면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말해준다.

 

<집밥 백선생>의 파괴력은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그가 말한 된장찌개와 노각무침의 노하우들은 인터넷을 타고 퍼져나가고, 각 가정에서는 그걸 그저 보고 지나치는 방송이 아니라 한 번씩 해보는 경험을 쌓아간다. 방송에 대한 충성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저 시청하는 것으로만 소비되는 쿡방과 시청 후 직접 그대로 요리를 해보는 쿡방은 대중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저들의 요리가 아니라 나의 요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집밥 백선생>의 다음 요리는 국수라고 한다. 여름철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 이런 음식의 선정은 당연히 백종원의 선택일 것이다. 이미 음식 선정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 백종원이 <집밥 백선생>의 가장 큰 작가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우리의 저녁 메뉴까지 바꿔버린 <집밥 백선생>의 파괴력. 거기에는 요리 무식자도 쉽게 할 수 있는 레시피를 통해 요리의 대중화를 선언한 백종원이 있다



KBS의 오랜만의 성취, <프로듀사>가 보여준 것

 

무려 17.7%의 시청률로 KBS <프로듀사>는 종영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9%를 넘겼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지 않은가. 이 수치는 KBS가 지난 몇 년 간 미니시리즈를 통해서 단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수치다. 물론 방송 3사를 통틀어 봐도 찾기 힘든 시청률이다. 물론 시청률이 전부를 말해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프로듀사>는 드라마의 완성도나 새로운 시도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의 KBS 드라마들의 행보와는 너무나 다른 결과물을 보여줬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성과를 가능하게 했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

 

'프로듀사(사진출처:KBS)'

<프로듀사>는 기획의 성공이 크다. 즉 드라마와 예능의 경계를 뛰어넘어 드라마작가와 예능 PD, 드라마 PD가 함께 작업에 뛰어드는 실험이 큰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이 기획은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다. 드라마와 예능을 접목시킨다는 것이 말이 쉽지 실행해내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은 작가 같은 예능과 드라마에 대한 이해가 깊은데다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 발군의 역량을 보여주는 작가가 있었다. 여기에 서수민 PD의 기획력과 관리능력이 덧붙여졌고 초반 우왕좌왕했던 걸 드라마적으로 안정시킨 표민수 PD의 연출력이 더해졌다. 제작에 있어서 KBS가 이만큼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한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완성도 높은 예능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이들 제작진들의 공조 덕분이다.

 

그리고 그 위에 김수현을 위시한 아이유, 공효진, 차태현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특히 김수현은 자신의 거의 모든 걸 다 뽑아내 보여주는 듯한 인상이었다.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가진 아우라를 모두 벗어버리고 그는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어리버리하면서도 때론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려는 모습에, 때로는 애절한 순애보를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든든한 어깨가 되어주기도 하는 사랑꾼의 모습, 게다가 맹구 흉내를 천연덕스럽게 내고 술 취한 연기만으로도 빵빵 터트리는 코미디언의 자질까지 보여줬다. 실로 김수현의 다양한 결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풍족한 드라마가 아닐 수 없었다.

 

아이유는 새로운 발견이 되었다. 저렇게 연기를 잘 했나 싶을 정도로 갈수록 신디라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드러났고 도도했던 얼굴이 왈칵 눈물을 쏟을 때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저릿하게 만들었다. 나영희 같은 대 선배 배우와 함께 대립하는 장면에서도 그녀는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공효진이나 차태현의 안정적인 매력이 더해졌다. 그 안정적인 틀이 있어 김수현도 아이유도 마음껏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다.

 

KBS<프로듀사>를 통해 이런 성과를 얻게 된 건 이 프로젝트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예능과 드라마를 접목시키고 예능국의 리얼한 이야기를 때론 코미디로 때론 드라마틱하게 엮어낸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최고의 스타라고 할 수 있는 김수현이나 공효진, 아이유 같은 인물들을 캐스팅해 의외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도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 되었고, 금요일 토요일로 바뀌고 있는 프라임 타임 시간대에 과감하게 편성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프로듀사>의 기록적인 성공은 의미하는 바도 크다. KBS가 역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었다는 걸 에둘러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KBS 드라마는 오래 전부터 그 고질적인 시스템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엉뚱하기 이를 데 없는 캐스팅이 나오거나 번복되는 경우도 많았고, 투자된 만큼 결과물의 완성도가 나오지 않아 어딘가 누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게다가 척 봐도 안 되는 기획물들을 반복해서 채택해 편성하는 무리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프로듀사>가 거둔 가장 큰 것은 과감한 도전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KBS로서는 뼈아픈 얘기가 도전이 없고 늘 안전한 선택만을 한다는 비판이었다. 그리고 그 안전한 선택은 대개 실패로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프로듀사>의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 도전과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솔선수범해 보인다는 것.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 방송계에서 KBS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프로듀사>는 대중들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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