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도 잘 부탁해’, 이번 생의 인연은 얼마나 소중한가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애경아. 잘 버티고 살아줘서 고맙다.” tvN 토일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반지음(신혜선)은 새삼 김애경(차청화)이 자신이 죽은 후 홀로 힘겹게 버텨냈을 삶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한다. 전생을 기억하는 반지음에게 김애경은 17회차 인생에서 삼촌과 조카로 만났던 인연이다. 당시 삼촌 김중호였던 반지음은 어린 조카만 남긴 채 죽었다. 그리고 19회차 인생에서 환생한 반지음은 식당을 운영하는 김애경을 찾아 자신이 바로 삼촌의 환생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그걸 증명했다. 

 

두 사람은 그래서 나이과 성별을 훌쩍 뛰어넘는 색다른 관계를 보여줬다. 나이가 어린 반지음이 나이 지긋한 애경에게 하대를 하고, 애경은 그런 지음에게 “삼촌”이라 부르며 인생사 어려운 일들을 털어 놓는다. “내가 더 고맙제. 이라고 삼촌이 내 앞에 나타나 줘서 고맙고. 이라고 예쁘게 커줘서 고맙구잉, 앞으로도 사고 없이 무탈하게 이라고 사는 거, 나는 그거 하나 보고 살어.” 애경이 그렇게 말하자 반지음은 “삼촌이 한번 안아줄게”라며 애경을 꼭 안아준다. 

 

이건 <이번 생도 잘 부탁해>가 환생이라는 판타지를 가져오면서 만들어낸 독특한 관계의 양상이자, 이 드라마가 결국 하려는 이야기가 ‘만남’에 대한 것이라는 걸 상기하게 만든다. 그 만남은 환생 판타지를 통해 심지어 죽음을 넘어 이뤄지는 재회라는 점에서 더 애틋하다. 그리고 지음과 애경의 애틋한 관계를 통해 보여주고 있듯이, 이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만남과 관계가 지음과 서하(안보현) 사이의 멜로 그 이상이라는 걸 말해준다. 

 

물론 그 중심에는 지음과 서하의 사랑이 서 있는 게 맞다. 죽은 윤주원(김시아)을 잊지 못하고 그래서 새로운 인연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는 서하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지음에게 자꾸만 마음이 흔들린다. 그런데 그 흔들림의 이유는 지음에게서 다름 아닌 윤주원의 모습이 겹쳐지기 때문이다. 그건 지음이 서하에게 자신이 바로 윤주원의 환생이라는 단서들을 조금씩 풀어놓고 있어서지만. 

 

하지만 지음과 서하의 이런 운명적인 사랑이야기 이외에도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는 애틋한 만남들이 계속 등장한다. 지금의 전생이었던 18회차 인생에서 윤주원이었을 때 자신을 그토록 잘 따랐던 동생 윤초원(하윤경)을 만난 반지음은 그를 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함께 술을 마시며 죽은 언니 윤주원와 어린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초원이 하는 이야기는 반지음의 마음을 아리게 만든다. 

 

“우리 언니 진짜 예쁘죠? 엄마 말로는 예쁜 것뿐만 아니라 못하는 게 없었대요. 우리 언니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었어요. 잘 먹어야 한다는 것도 씩씩해야 한다는 것도 전부 언니가 알려준 건데. 언니가 떠나고 세상이 너무 조용해졌어요.” 지음은 또 한 번 망자를 보내고 남은 자들이 가슴 깊숙이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망자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며 가슴이 뜨거워진다. 취한 초원을 데려다주는 택시 안에서 지음은 마치 어린 동생에게 하듯이 초원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술 취한 초원을 집 앞에 앉혀 두고 초인종을 누른 지음은 저편에서 들려오는 전생에서의 엄마 조유선(김유미)의 목소리에 괜스레 몸을 숨긴다. 하지만 문 밖으로 나온 엄마의 모습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한다. “조유선 여사님 여전하시네.” 그런데 그렇게 내뱉은 말을 듣기라도 한 것일까. 조유선이 다가와 지음에게 아는 체를 한다. 그냥 가려는 지음을 붙잡고 이렇게 말한다. “조유선 여사님 여전하시네. 아까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그건 조유선이 지음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전생에 지음이 죽더라도 환생해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는 조유선의 말에 애써 피하려던 지음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꼭 껴안는다. 

 

하지만 이건 지음의 상상이다. 그는 마치 조유선을 껴안고 재회하듯 혼자 집 앞에서 그 상상에 빠져 눈물을 흘린다. 전생의 엄마였고, 그래서 눈앞에 엄마가 있지만 다가가 자신이 딸이었다고 밝히지도 또 안지도 못하는 지음의 애틋해진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환생이라는 판타지가 전생의 인연을 이번 생에서도 다시 만나는 가슴 뜨거워지는 순간을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전생과 이생의 벽 앞에서 쉽게 다가가지 못해 더욱 애틋해지는 그 관계를 이 장면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환생 판타지 멜로지만, 그 안에는 남녀 관계에서 확장된 삼촌과 조카, 자매, 모녀 관계 같은 다양한 인간관계의 특별함이 담겨져 있다. 또한 환생 개념 안에서는 지음과 애경의 관계처럼 나이와 성별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가 그리는 관계는 멜로의 차원을 훌쩍 넘어선다. 세상에 만남, 특히 재회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서사가 있을까.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이번 생에서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바로 그 다양한 만남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환생 판타지라는 장치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사진:tvN)

 

'철인왕후', 굳이 유쾌한 코미디를 길티 플레져로 만들 필요는 없다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는 2회 만에 천국과 지옥을 겪었다. 첫 회에 8%(닐슨 코리아)가 넘는 시청률을 내면서 일찌감치 대박드라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듯 했지만 2회가 방영된 이후 갖가지 논란들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혐한, 역사왜곡, 명예훼손에 이어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까지 겹쳤다. 방통위에 민원이 쏟아졌고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랐다. 

 

결국 제작진은 "건강한 웃음을 드리고자 했던 의도와 달리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사과 했고, 신정왕후가 '온갖 미신을 믿는' 인물로 묘사됐다며 강력대응을 경고한 풍양조씨 종친회의 입장이 나온 후, '풍안조씨', '안송김씨'로 이름을 바꿨다. 또 다소 과한 표현으로 문제를 촉발시킨 "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찌라시네"라는 대사는 다시보기에서는 삭제했다.

 

사실 사극에서 역사왜곡 논란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가 허구와 역사 사이의 갈등이다. 사극은 상상력이 들어간 허구이니 실제 역사 그 자체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입장과, 그럼에도 실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할 때는 자칫 그 상상력의 허구를 진짜로 오인하게 할 수 있다며 왜곡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입장이 부딪친다.

 

<철인왕후>는 그 형식적 틀만 보면 당연히 허구일 수밖에 없는 드라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긴 하지만, 현대에서 과거로 날아가 그것도 남성이 여성의 몸으로 들어감으로써 발생하는 코미디를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현대의 바람둥이 장봉환(최진혁)이 하필이면 조선시대 중전 김소용(신혜선)의 몸으로 들어와 벌어지는 궁궐에서의 소동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중전이 제대로 옷도 갖춰 입지 않은 채 맨발로 궁궐을 뛰어 다니는 모습이 어찌 허구가 아닐 수 있나. 

 

이 허구는 그래서 사극이 주로 보여주던 '엄숙'한 분위기를 현재의 관점에서 비틀거나 희화화함으로써 웃음을 만들고 있다. 우리가 흔히 "지금이 조선시대야?"라고 묻는 시대착오적 상황들을 실제 조선으로 날아간 인물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풍자적으로 그려내는 것. 그래서 여성이(그것도 궁궐에서 살아가는 중전이나 후궁 같은) 그 곳에서 해야 하는 불편한 억압들이나 차별적인 요소들을 뒤틀어낼 때 만들어지는 카타르시스 같은 걸 작품은 의도하고 있다. 

 

그래서 그 의도는 충분히 이해되고, 또 그 뒤틀어내는 부분이 주는 카타르시스도 분명히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조선왕조실록'이나 철종 같은 실재 역사 속 소재나 인물이 등장한다는 건 상상력의 허용에 있어 불편한 지점을 만든다. 그래서 만일 이런 다소 과감한 선택들이 아니라 조선만을 배경으로 하고 모든 걸 허구로 채웠다면 제작진이 얘기한대로 '건강한 웃음'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시청자들은 <철인왕후>가 주는 재미와 더불어 실제 역사를 가져온 부분에서 생겨나는 불편함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신혜선의 인생연기가 들어간 코미디는 빵빵 터지고, 그래서 이 원맨쇼를 마음 편하게 즐기고 싶지만 정반대로 터져 나온 논란들 속에서 과연 이렇게 즐기며 봐도 되나 하는 불편함이 생겨난다. 

 

흔히들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즐기는 콘텐츠를 이른바 '길티 플레져'라고 부른다. 물론 길티 플레져에는 자신이 그런 걸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정당화하기 위해 죄의식을 갖는 심리가 들어 있다. <철인왕후>가 사전에 이런 논란의 소지들을 세심하게 고민했다면 어땠을까. 시청자들에게 괜한 '길티 플레져'의 감정을 느끼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불편의 요소들은 바꾸거나 지워내는 편이 시청자들을 위한 일은 아닐까.(사진:tvN)

'철인왕후'에 쏟아진 논란, 패러디나 풍자가 선을 넘을 때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 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지라시네. 괜히 쫄았어."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에서 조선시대로 타임리프되어 왕후인 김소용(신혜선)의 몸으로 들어간 장봉환(최진혁)은 그렇게 말한다. 애써 철종(김정현)과의 첫날밤을 피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도리어 그가 피곤하다며 혼자 잠자리에 들자 안도하며 툭 내뱉는 말이다. 

 

이 말의 의미는 자신이 조선왕조실록의 역사를 통해 알고 있던 철종의 모습과 그의 앞에 마주한 철종이 다르다는 걸 드러내는 말이다. 역사는 철종이 세도정치 속에서 주색에 빠진 왕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기록과 다른 철종의 행동에 장봉환이라는 바람둥이의 목소리로 그런 대사가 담긴 것. 

 

그런 의미라고는 하지만, 이런 과격한 표현은 분명 문제의 소지를 낳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첫 회에 등장했던 "여기가 무슨 조선시대야?"라고 김소용이 왕에게 묻고 왕이 "조선시대요"라고 말하는 대목은 그저 웃어넘길 수 있는 수위의 표현이다. 그건 비하라기보다는 우리가 현재에도 시대착오적 상황을 말할 때 "무슨 조선시대야?"라고 하는 그 비판적 뉘앙스를 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이라는 구체적인 문화유산을 가져와 '지라시' 운운하는 건 제아무리 패러디나 풍자라고 해도 선을 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는 김소용이 술자리 게임에서 어깨춤을 추며 던진 "언제까지 종묘제례악을 추게 할 거야" 같은 대사에서도 똑같이 생겨나는 문제다. 굳이 구체적인 '종묘제례악'을 가져와 웃음을 만들려 할 필요가 있었을까. 

 

물론 <철인왕후>는 조선시대로 상정되는 엄숙한 권위들을 뒤틀어 만들어내는 카타르시스가 힘을 발휘하는 드라마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모두를 웃게 만들려면 표현에 있어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극중 실존인물인 신정왕후의 후손인 풍양 조씨가 <철인왕후>가 그려낸 신정왕후의 희화화에 대해 강력대응 하겠다 나선 건 이처럼 파격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드라마 속 인물을 굳이 실존인물의 이름 그대로 담아낸 데서 발생한 일이다. 

 

만일 철종이나 신정왕후 그리고 풍양 조씨, 안동 김씨 같은 실제 역사 속 인물군을 끌어오지 않고 아예 조선시대라는 시공간만 가져와 가상의 인물들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어땠을까. 이런 논란을 애초에 발생하지도 않았을 게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종묘제례악' 같은 구체적인 문화유산을 소재로 끌어와 희화화할 정도로 과격한 길을 선택했다. 이런 표현이 논란이 될 거라는 걸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걸까.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사건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드라마는 이렇게 사전고지를 함으로써 여기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창작자의 허구라는 걸 분명히 한다. 하지만 그 허구 속에도 구체적인 실제 역사 속 인물이나 유산들이 그 이름 그대로 지칭되고 있는 건 이런 고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또한 이렇게 철종 같은 역사 속 실제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발생하는 논란은 단지 표현의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결국 드라마는 역사에서 다뤄진 철종과는 너무나 다른 철종의 모습을 그려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겉으로는 주색에 빠진 듯하고 별 강단도 없어 보이는 인물처럼 꾸미고 있지만 밤이 되면 궁을 빠져나가 마치 협객처럼 무언가를 도모하고 있는 인물이다. 허구라는 걸 밝혔지만 철종의 이름을 가진 인물이 역사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는 건 과연 괜찮은 걸까. 

 

만일 실제 역사와는 다른 완전한 허구의 세계로 그려졌다면 <철인왕후>는 충분히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일 수 있다. 하지만 거기 등장하는 구체적인 인물과 유산을 담은 표현들은 허구라고 해도 웃기 힘든 지점들을 발생시킨다. 다소 파격적이지만 괜찮은 시도일 수 있었던 <철인왕후>. 너무 과격하고 과감했던 '표현의 문제'가 그 발목을 잡고 있다.(사진:tvN)

시청자들은 외면하는데, 지상파에 쏟아지는 멜로물들

새로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지상파 3사 드라마 대결에서 기선을 잡았다. 첫 방 시청률 7.1%(닐슨 코리아). MBC에서 새로 시작한 <사생결단 로맨스>의 4.1%보다 앞섰고 이미 방영되고 있던 KBS <너도 인간이니?>의 5.6%도 앞질렀다. 

그런데 어쩐지 기선을 잡았다 해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는 헛헛함 같은 게 느껴진다. 언제부터 지상파 드라마들이 이렇게 소소해졌나 싶어서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이 모두 평범한 멜로물인데다, 그 이야기 구조도 새롭다 보기에는 너무 뻔해 보인다. 

고교시절 이제 막 좋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 버스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져 13년이나 누워 있던 우서리(신혜선). 그 버스에서 자신이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리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거라 자책하며 그 13년을 우서리를 바라보며 살아왔던 공우진(양세종). 우서리가 깨어나면서 시작되는 멜로다. 

‘사소한 일들’이 만들어내는 큰 변화를 말하는 이 드라마는, 그로 인해 벌어지는 불행과 행복을 담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는 그 이유도 다소 사소한 일들로 비롯된다. 우서리가 외삼촌(이승준)의 집인 줄 알고 찾아간 집에, 공우진이 조카인 유찬(안효섭)을 돌보러 찾아왔다 만나게 되는 것. 어찌 된 일인지 외삼촌은 소재를 알 수 없게 되었고 우서리는 의지할 데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이 드라마가 그리려는 건 아마도 불행한 사고 이후 모든 걸 잃어버렸던 우서리와 공우진이 다시 만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일 게다. 그 멜로적 구도나 ‘불행 끝에도 또 다른 행복이 있다’는 드라마의 주제의식은 충분히 이해되는 바이지만, 그것이 그다지 새롭거나 무게감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우서리와 공우진이라는 캐릭터와 그들의 멜로구도만이 있을 뿐.

이런 사정은 새로 시작한 MBC <사생결단 로맨스>도 마찬가지다. 아예 제목에 달아놓은 것처럼 이 드라마는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추구한다. 여기도 빠지지 않는 건 독특한 캐릭터다. 호르몬에 미친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이시영)와 승부욕의 화신 한승주(지현우)와 만나 만들어내는 밀고 당기는 로맨틱 코미디.

대작이 아니라도 기대작은 되어야 채널이 집중될 것인데,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은 너무 소소해졌다. 월화수목을 통틀어 10% 시청률을 넘기지 못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종영한 SBS <훈남정음>은 2% 대의 수목극 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소소한 드라마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로맨틱 코미디류의 멜로물들이다. 

이미 시청자들은 지상파 멜로물에 대해 외면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상파들은 계속 멜로물들만 세워두고 있다. 좋은 작가, 작품들이 비지상파로 빠져나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지상파의 기획이 예전만 하지 못해서일까.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지상파 주중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봐야 할 이유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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