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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 어떻게 역대급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잡았나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가 시즌 종영했다. 최고시청률 27.1%(닐슨 코리아). 시즌1이 기록한 27.6%에 육박하는 수치다. 시즌제 드라마로서 <낭만닥터 김사부>가 확고한 입지를 마련했다는 의미다. 시즌3로 돌아온다고 해도 <낭만닥터 김사부>에 대한 열광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제 드라마로서 이만한 성과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이 드라마가 가진 이야기 구조 덕분이다. 이 드라마는 특성상 김사부(한석규)라는 존재가 절대적이다. 현실에서는 낭만이라 치부되며 폄하됐던 가치들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캐릭터. 의학드라마의 외피를 입었지만 병원 이야기가 우리네 현실의 이야기로 은유될 만큼 확장성이 큰 이야기들.

 

그래서 김사부가 ‘낭만’을 꼭 쥐고 등장하는 한 이 드라마는 시즌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여기에 시즌1에서 강동주(유연석)와 윤서정(서현진)이라는 젊은 제자들의 성장기가 들어갔듯이 시즌2에도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의 성장담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새로운 대결구도로 등장한 박민국(김주헌)의 존재감도 적지 않았다.

 

시즌3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이 드라마가 한석규라는 배우의 아우라를 점점 키워가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출연하는 안효섭이나 이성경 또 윤아름 역할의 소주연 같은 배우들 또한 확실한 자기 선을 만들어낼 정도로 캐릭터들이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2의 최대 수혜자는 그래서 안효섭과 이성경이 아닐까 싶다.

 

두 배우는 지금껏 다양한 작품들에서 여러 연기들을 섭렵했지만 이번 작품만큼 배우로서 자신들의 입지를 세워준 작품이 없다. 의사로서의 성장담은 물론이고 두 사람의 달달한 멜로까지 더해 안효섭과 이성경의 주가가 상당히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시즌3를 하게 된다면 그들의 빈자리가(물론 계속 시즌3에도 출연한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배우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3를 기대하는 더 큰 이유는 시즌2의 말미에 김사부가 박민국 교수와 손잡고 거대병원으로부터 독립한 돌담병원을 권역외상센터로 만들 포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김사부의 모델이 된 이국종 교수가 외상센터장으로 고군분투해왔던 그 이야기들이 시즌3로 드라마화 된다면 꽤 괜찮은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국종 교수는 결국 센터장 자리를 내려놓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외상센터가 가진 현실적인 문제들과 존재 필요성을 대중들에게 충분히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시즌1과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져오면서도 거의 동일한 대박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또한 이 드라마가 지적했던 응급의료시스템의 문제가 4년이 지나고도 달라지지 않은 현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시즌3 역시 제작된다면 그 성공가능성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3는 드라마의 특성상 한석규의 출연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한석규가 출연을 계속할 수 있다면 우리네 드라마에서도 본격적으로 성공한 시즌제 드라마의 전형으로서 <낭만닥터 김사부>가 꼽힐 수 있지 않을까. 고생한 배우들, 제작진들이 푹 쉬고 다시 시즌3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너무 오래 쉬지는 말고.(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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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2’, 이성경과 안효섭의 성장이 특별히 흐뭇한 건

 

무엇이 이들을 성장시켰을까. 돌담병원에 오기 전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는 저마다의 트라우마와 문제들을 안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서우진은 어린 시절 동반자살 시도를 했던 부모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고 빚에 쫓기는 신세였다. 그래서 갑자기 응급실에 들어온 동반자살 시도 가족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서우진은 환자를 외면하지 못했다. 그의 트라우마는 환자 앞에 선 의사라는 그 위치가 극복하게 해줬던 것.

 

차은재는 수술실 울렁증이 있었다. 수술실만 들어가면 압박감에 토하기 일쑤였고 심지어 도망쳐 나오기도 했던 것. 하지만 김사부(한석규)가 처방해준 약을 먹고 차은재는 울렁증을 극복했다. 문제의 근원은 뭐든 엄마가 뜻하는 대로 하고 싶지 않아도 의사가 되려 했고 억지로 수술방에도 들어가려 했던 데서 비롯됐다. 결국 차은재를 변화시킨 건 수술방에서 환자를 마주하고 선 자신이었다. 김사부는 “이건 네 수술”이라고 했고 차은재는 엄마 앞에서 “이건 내 인생”이라 외쳤다.

 

김사부가 처방해줬던 약이 플라시보였다는 걸 알게 된 후 차은재는 갈등했지만 결국 서우진이 요청한 수술을 약에 의지하지 않고도 해냈다. 그는 이미 김사부와 함께 여러 차례 수술방에 들어갔고 그런 경험들이 더해져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이 생겼다. 그는 결국 수술방 울렁증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다뤄지고 있는 서우진과 차은재의 성장기는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 패턴을 보여준다. 먼저 두 사람에게 어떤 위기 상황이나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갈등하며 힘겨워하지만 여기에 대해 김사부가 취한 조치가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해준다는 패턴. 그런데 김사부의 조치는 무엇일까. 그는 직접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어떤 경험을 통해 스스로 그 문제를 이겨낼 수 있게 해준다. 그건 다름 아닌 환자를 마주하게 하고 그 수술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수술방 바깥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나 문제들은 수술방 안에서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낭만닥터 김사부2>는 크게 보면 자본으로 운영되는 병원과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병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다. 그래서 큰 틀에서 서우진과 차은재의 문제들은 자본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빚에 쫓기는 청춘이 그렇고 부모가 정해놓은 부유하지만 가치를 찾기는 어려운 삶에 갇혀버린 청춘이 그렇다.

 

그 외부적 조건으로서의 자본 시스템이 야기한 문제들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환자의 생명을 구해내는 병원의 본질적인 일들이 수행되는 수술방에서 해결된다. 이것이 가능해지는 건 그 수술방에서 소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그 손길들이, 자본화된 병원에서 생명 앞에 서게 되는 의사들의 본분을 되살려내기 때문이다.

 

차은재와 서우진이 수술방에서 환자들을 수술하며 느끼는 보람과 가치를 먼발치서 부러운 듯 바라보며, 박민국(김주헌)이 시키는 VIP를 위한 일들에 허덕이는 양호준(고상호)의 모습이 대비되는 건 그래서다. 돈이 아닌 의사로서의 보람과 가치는 스스로 하는 행위에 따라 비로소 찾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은재와 서우진의 성장을 보며 시청자들이 흐뭇해지는 건 그래서 단지 그들이 처한 어떤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이 의사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그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병원의 존재가치가 그래야 한다 공감하기 때문이다. 김사부라는 시대의 사부와 그가 가치를 부여한 돌담병원 같은 진짜 병원 그리고 그 병원에서 성장하고 있는 제2, 제3의 김사부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청춘들의 성장기를 병원 밖으로 확장해 보면 자본화되어 움직이고 이미 태생부터 미래가 결정되는 사회 속에서 청춘들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은유될 수 있다.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일을 찾아 행하는 것. 거기서 진정한 보람과 삶의 의미 또한 찾아질 수 있을 테니.(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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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2’, 시스템 농단에 맞선 한석규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건

 

1분 1초가 급박한 환자를 이송하는 119대원의 전화에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간호사. 실제 병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받아봐야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대신 그리 생명이 위급하지도 않은 한가해 보이는 VIP들을 받기 위해 의사들이 줄줄이 마중을 나온다. 이걸 병원이라 부를 수 있을까. 또 이런 조치를 취하는 이를 의사라 말할 수 있을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는 원장으로 부임한 박민국(김주헌)이 노골적으로 돌담병원의 응급시스템을 농단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본래 갖고 있던 지병과 사고 여파로 김사부(한석규)의 부재를 틈타 프리랜서 마취과담당의인 남도일(변우민)을 해고시키고, 수간호사 오명심(진경)이 수술방에 들어간 사이 본원에서 데리고 온 간호사를 배치해 응급환자들을 받지 않는 전화응대를 시킨다.

 

이에 오명심은 발끈한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위급한 환자를 돌려보내거나 길바닥에서 뱅뱅 돌린 적이 없다는 것. 그것이 돌담병원의 존재이유이고 정체성이라는 거였다. 실제로 위급한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간호사의 말에 119 대원은 “거기가 돌담병원 아닌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만큼 돌담병원이 그 지역의 응급의료에 있어 든든한 신뢰를 얻고 있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버스 전복 사고 현장에서 자신도 다쳤지만 환자를 돌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김사부를 마주하고는 과거의 버스 사고의 트라우마를 떠올렸던 박민국이다. 의사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삶을 살겠다 했던 박민국이었지만 당장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그는 도망치기 바빴다. 그리고 그 때도 김사부는 그 곳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김사부와 대척점에 서서 돌담병원의 시스템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응급의료 체계를 무너뜨리려 하는 박민국이지만, 김사부는 그가 가진 트라우마조차 다독인다.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친 것은 당연한 일이며 자책할 일이 아니라는 것. 김사부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의사로서 면면을 보여준 것.

 

하지만 박민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담병원의 우수한 인력들을 활용해 VIP 병원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실행해간다. 응급환자들을 외면하고 대신 서울에서 내려온 VIP를 받기 시작한다. 지역 거점 병원이라는 그 위치가 무색해지는 시스템 농단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돈을 위해 위급한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잡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점점 리틀 김사부가 되어가고 있는 서우진(안효섭) 역시 골치 아픈 딜레마에 빠져버린다.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수술에 들어갔다가 그 환자가 이전에 받았던 수술에서 잘못된 걸 발견한 서우진은 그 사실을 USB에 담아 환자에게 알리려 한 것. 하지만 남도일 대신 같이 수술방에 들어간 심해진(박효주)은 그냥 덮자고 말한다. 진실을 알리겠다고 괜히 끄집어내야 문제만 커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굳이 진실을 고집하는 서우진에게 박민국은 그 환자의 수술을 잘못 집도한 이가 바로 차은재(이성경)의 오빠라고 밝힌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이제 돌담병원에 드리워진 복합적인 위기 상황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김사부의 팔에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났고, 돌담병원의 시스템을 농단하려는 박민국 원장의 행보가 가속화됐다. 여기에 김사부를 든든히 지지하던 서우진마저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 과연 김사부는 이 산적한 위기들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서도 드러난 것이지만 긴급 의료체계는 그 사회의 존폐와도 연관이 있는 사안이다. 중국의 사망자가 급속히 증가한 반면, 우리의 경우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고 완치자들도 나온 건 바로 그 긴급 의료체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국종 교수 사태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마침 겪고 있는 지금, <낭만닥터 김사부2>가 보여주는 응급의료 시스템에 대한 고집을 그저 낭만적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이 드라마의 낭만을 더더욱 지지하게 되는 이유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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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2’, 한석규가 왜곡된 세상에 맞서는 방식

 

‘왜곡의 시대. 정당한 신념조차 색깔 프레임에 가두고 보편적 가치조차 이해타산에 맞춰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상한 세상. 권력을 권리라 착각하고 이권을 정의라 주장하는 사람들.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뒤로한 채 상대를 뭉개버려야 나의 옳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사람들의 세상이 되었으니...’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서우진(안효섭)의 목소리로 전하는 메시지는 이 드라마가 돌담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의학드라마 그 이상을 담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여운영(김홍파) 원장을 밀어내고 새로 돌담병원 원장으로 부임한 박민국(김주헌)은 도윤완(최진호) 이사장에게 어떻게 김사부(한석규)를 몰아낼 것인가에 대해 “진실을 보여주겠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진실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현실일 뿐이다. 김사부의 신념이 “얼마나 독선적이고 위험한 헛짓인지 그 사람이 옳다고 믿는 그 가치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비경제적인지” 보여주겠다는 것.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진실은 언제나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내가 맞고 그 사람이 틀리다는 걸 꼭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박민국이 도윤완에게 하는 그 말들은 서우진의 메시지와 교차되며 이제 이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를 다룰 것인가를 예고한다. 그건 일종의 화두인 셈이다. 사실을 왜곡하고 권력으로 상대방을 찍어 눌러 이권만을 추구하는 세상에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 이 화두에 맞춰 등장한 사건은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당하던 다문화가정의 아내가 견디다 못해 커터칼을 남편에게 휘두르고 그걸 막기 위해 나섰다가 오히려 목에 상처를 입은 차은재(이성경)의 에피소드다.

 

그 남편이 아내에 대해 상습적인 폭력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는 가운데 CCTV 영상에 포착된 차은재가 그 남편을 닦달하는 영상은 병원을 곤경에 빠뜨린다. 박민국은 경찰을 불러 조사하기보다는 차은재에게 사과하고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라고 전한다. 물론 그건 그가 이 사건을 통해 차은재를 쫓아내려는 간계가 숨어있다. 차은재는 김사부에게 병원 사람 모두가 불편을 겪게 하느니 차라리 자신이 사과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김사부는 일갈한다.

 

“그런 식으로 니 맘 편하자고 했던 수많은 선택들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그런 생각 그런 생각 안해봤어?” 차은재가 불편한 마음을 토로하자 “차라리 불편하고 말어”라고 김사부는 말한다. “불편하다고 무릎 꿇고 문제 생길까봐 숙여주고 치사해서 모른 척해주고 더러워서 져주고.. 야 이런 저런 핑계로 그 모든 게 쉬워지고 당연해지면 너는 결국 어떤 취급을 당해도 싼 그런 싸구려 인생 살게 되는 거야. 알아들어?”

 

결국 차은재는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왜곡에 무릎 꿇는다. 그 다문화 가정 부부를 찾아가 고개를 숙인다. 그런 차은재에게 남편은 “어디서 재수 없는 게 싸가지 없이...”라고 말하고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외면한다. 하지만 이런 차은재의 대처는 옳았을까. 과연 그건 모두를 편하게 만드는 자기희생이었을까. 결국 이런 왜곡을 받아들이는 미완적 대처는 더 큰 사건을 만들어낸다. 아내가 결국 참다못해 남편의 목을 그어버린 것.

 

‘난 그냥 잘 하고 싶었어 나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게 싫었고 나 혼자 자존심 굽혀서 해결될 수만 있다면 백번 그러는 게 맞다고 믿었어. 그렇게 조용히 덥고 넘기는 게 멋진 거라고 그게 쿨한 거라고... 그런데 내 기분은 왜 이런 거지? 분명히 잘했다고 칭찬을 듣고 있는데, 성숙한 사회 일원으로 인정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근데... 왜 이렇게 계속 마음이 불편한 거지? 그제야 깨달았다. 바로 그 순간 나는 그런 취급을 당해도 싼 인생이 돼버렸던 거다.’

 

차은재의 내레이션은 김사부의 일갈이 옳았다는 걸 말해준다. “불편하다고 무릎 꿇고 문제 생길까봐 숙여주고 치사해서 모른 척해주고 더러워서 져주고..” 하는 행동들이 바로 그 당사자를 그런 취급을 해도 되는 존재로 만들어버린다는 것. 결국 그런 불의와 왜곡에 굴복하지 않아야 진정한 문제 해결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이처럼 의학드라마를 빌어 우리네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낸다. 그래서 ‘닥터’ 앞에 ‘낭만’이 붙어 있는 것이고 부용주라는 이름대신 ‘김사부’로 불리는 것이다. 부정하고 왜곡이 만연한 낭만 없는 사회에서 닥터라는 직업을 통해 다소 낭만적이지만 그 이상을 추구하고 그러면서도 제대로 살아갈 길을 알려주는 진정한 사부라는 존재의 등장. <낭만닥터 김사부2>가 여타의 의학드라마와 확연히 차별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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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2’, 한석규 같은 사부와 성장하는 안효섭과 이성경

 

보통 금요일을 우리는 ‘불금’이라 부르지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돌담병원의 금요일은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이라 불릴 정도로 아비규환이 되는 요일이다. 유독 사고들이 많아 갖가지 환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 눈치 챘다시피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이라는 부제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따온 것이다. 그만큼 죽었다 복창해야 하는 정신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고라니가 갑자기 나타나 생긴 버스 사고 때문에 외국인 공연단 사람들이 큰 부상을 입고 들어오고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약을 먹인 후 스스로 뛰어내려 동반자살을 하려던 가족이 응급실로 실려 들어온다. 또 일반 감기약을 과다복용해 의식이 없는 아이까지 응급실에 실려 오면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정신없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이 상황을 케어해야 하는 서우진(안효섭)은 동반자살 가족 때문에 과거 자신에게도 벌어졌던 가족동반 자살시도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굳어버린다. 김사부(한석규)는 자살시도를 한 아빠를 살피하고 했지만 서우진은 왜 죽으려 한 사람을 굳이 살려야 하냐고 거부한다. 트라우마 때문에 서우진은 그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에 응급실을 떠나버린다.

 

급하게 두 환자의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취과 의사도 부족하고 수술과 서포트를 해줘야 할 서우진과 차은재도 아직 도착하지 않자 김사부는 고민에 빠진다. 마침 김사부에게 경쟁의식을 느낀 박민국(김주헌)이 돌담병원 원장직을 수락하기로 마음먹고 마취과 의사를 지원해주고, 서우진과 차은재가 나타나 수술이 시작된다.

 

다행스럽게도 서우진과 차은재는 그 수술을 통해 트라우마 극복에 한 걸음을 내딛는다. 서우진은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아빠를 성공적으로 수술하고, 차은재는 수술방 트라우마를 넘어서 끝까지 서포트를 해낸다. 아직 밝혀진 건 아니지만 김사부가 차은재에게 건넨 약은 ‘플라시보(위약)’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믿음을 주기위해 플라시보를 써서 트라우마를 이겨내게 하지 않았을까.

 

<낭만닥터 김사부>는 사실 그 제목에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거의 담겨있다. 낭만과 닥터와 사부가 그 키워드다. 사실 우리네 사회에서 배울만한 어른은 점점 판타지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물론 숨은 어른들이 많겠지만 안타깝게도 신문지면을 채우는 건 어른보다는 흔해빠진 꼰대들이다. 그래서 <낭만닥터 김사부>는 꼰대가 아닌 진정한 사부가 될 수 있는 어른을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의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있다.

 

그 사부의 모습은 물론 ‘낭만적’인 것이지만, 그래서 각박한 현실에 더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의학드라마이면서도 <낭만닥터 김사부>가 다르게 보이는 지점은 바로 ‘우리 시대의 사부 혹은 어른’을 이야기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진정한 사부가 있어야 현실에 상처 입은 청춘들도 트라우마를 넘어 성장할 테니.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은 그래서 다른 의미로도 들린다. 모두가 불금을 즐길 때도 저렇게 사투를 벌이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래서 그 금요일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 진정한 사부들이 있고 그 사부들과 함께 성장하는 청춘들이 있어 그게 가능하다는 그런 의미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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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2' 안효섭 잘 나가는데, 이성경 존재감이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는 벌써 19.9%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그려나가고 있다. 이렇게 된 건 시즌1과 김사부 역할을 연기하는 한석규의 아우라에 새롭게 투입된 서우진(안효섭) 역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박민국(김주헌)과의 대결구도도 명쾌하게 생겨났기 때문이다.

 

서우진이라는 인물은 드라마 초반에 확실한 존재감을 만들었다. 남다른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빚에 쪼들려 거대병원에서 쫓겨난 그는 김사부의 제안으로 돌담병원에 오면서 조금씩 의사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다. 다짜고짜 천만 원을 빌려달라며 뭐든 하겠다는 서우진에게 김사부는 일주일 간 자신의 테스트를 통과하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선언한다.

 

차량 사고로 돌담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은 국방부장관을 두고 벌어지는 거대병원에서 파견된 박민국과의 알력 다툼 속에서 서우진은 환자를 지켜내기도 하고 김사부가 시킨 대로 국방부장관의 2차 수술을 하는 박민국의 어시스트로 수술실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자기 역할을 확실히 해내는 서우진을 보고 김사부는 천만 원을 건넨다. 오글거린다는 서우진에게 김사부는 낭만을 언급한다. “이거를 전문용어로는 개 멋부린다고 그러지. 다른 말로는 낭만이라고 그러고.”

 

하지만 서우진이라는 인물이 이런 빠른 성장담을 김사부와 함께 그려내는 동안 함께 돌담병원에 들어온 차은재(이성경)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 수술실에 들어가기만 하면 울렁증 때문에 토하기 일쑤고 결국 도망치는 차은재에게 김사부는 그러려면 의사 때려치우라고 말한다.

 

김사부에게 앙금이 있는 차은재는 국방부장관 수술을 가로채기 위해 내려온 박민국과 그 어시스트인 양호준(고상호)에 붙어 거대병원으로 돌아갈 궁리를 한다. 그는 서우진에게 박민국의 2차 수술에 같이 들어가서 도움을 주고 함께 서울로 올라가자 제안하지만 서우진은 거절한다. 그런데 막상 수술실에 서우진이 나타나자 차은재는 오해한다. 혼자만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배신한 거라고.

 

돌담병원에서 서우진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수술에 뛰어들고 있을 때 차은재는 의사가 맞나 싶은 정도로 한가한 모습을 보여준다. 서우진과 밀고 당기는 감정싸움을 하고 일을 하기보다는 서울 본원으로 돌아갈 궁리만 한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린다. 그런 그에게 서우진이 한 마디를 던진다. “그렇게 남 탓으로 돌리면 위로가 되냐?”

 

차은재는 그래서 사고만 치고 뭔가 해내는 건 없으면서 남 탓만을 하는 민폐처럼 보이지만 이건 사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가진 이야기 구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이 드라마는 오해-진실-화해의 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극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을 주로 취하고 있다. 박민국 팀이 2차 수술에서 실수를 저질러 국방부장관 수술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지만 루머 때문에 김사부가 1차 수술을 잘못한 것처럼 오해한 장관 아들이 고소를 하겠다 나섰다 진실을 알게 되고 사죄하는 이야기 구조가 그렇고, 자신을 배신한 줄 오해했던 차은재가 진실을 알고 서우진에게 미안하다 말하는 대목이 그렇다.

 

따라서 차은재의 이런 초반부의 민폐에 가까운 모습들은 그가 가진 진실(무언가 수술실 트라우마를 갖게 된 이유)이 밝혀지고 그걸 넘어서는 과정들을 통해 풀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수술실에서는 울렁증을 보이지만 응급실에서는 모든 걸 다 잘 수행해내는 차은재의 모습에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김사부는 그래서 이런 반전의 복선을 예감하게 한다.

 

또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서라면 돌담병원 사람들을 배신할 것 같았던 차은재가 결정적인 순간에 박민국 팀이 숨기려 했던 USB의 존재를 드러내게 만드는 기지를 발휘하는 대목에서도 이 인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아직 전면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차은재에게도 반전의 한방이 있을 거라는 것. 그가 민폐처럼 보이는 건 스토리 구조 상 극적 상황을 만들기 위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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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2’, 시즌2 드라마의 새 기록 세우나

 

김사부(한석규)의 낭만이 그리웠던 걸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가 2회 만에 18%(닐슨 코리아)라는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회 14.9% 시청률이 시즌1이 남겼던 기대감의 수치라면 2회의 이 수치는 시즌2 역시 충분히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는 증거다. 도대체 <낭만닥터 김사부2>의 무엇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만든 걸까.

 

첫 회가 시즌1의 리마인드와 함께 새 진용으로 등장한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를 소개하고 이들이 김사부가 운영하는 돌담병원으로 오게 되는 과정을 다뤘다면, 2회는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담았다. 국방부 장관이 차로 이동 중 운전기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는 바람에 차량이 가드레일을 치고 나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렇게 가장 가까운 병원인 돌담병원을 찾게 된 긴급환자들을 수술하는 김사부와 서우진 그리고 차은재의 이야기가 펼쳐진 것.

 

환자가 국방부 장관이라는 위치가 주는 중압감과 복합적인 내상에 아스피린을 상시 복용해 출혈을 잡기 힘든 상황으로 과연 수술 자체가 가능할까 싶었지만 김사부는 CT 촬영 같은 장치를 활용하지 않고도 재빠르게 출혈을 잡아내는 면모를 보여줬다. 이를 도운 서우진은 김사부의 놀라운 수술과정을 보면서 반신반의하며 “감과 운이 좋았을 뿐”이라 했지만 점점 그게 김사부의 진짜 실력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첫 번째 에피소드로 보여준 국방부 장관 수술 이야기는 사실 시즌1에서도 등장하곤 했던 유사한 에피소드다. 즉 유명인사의 수술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수술에 성공하는 김사부와 이를 돕는 후배 의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한편에는 그 공을 가로채려는 도윤완 이사장(최진호)이 등장해 김사부와 각을 세우는 에피소드다.

 

결국 시즌1의 이야기 구조를 몇몇 설정들을 바꿔 가져온 것이지만 의외로 그 힘은 여전히 세다는 걸 <낭만닥터 김사부2>는 보여준다. 그건 워낙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이 구축해낸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다는 뜻이고,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구조 자체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정서적으로 잡아내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거대병원(이름 자체에 거대하다는 뜻이 들어있다)과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지방의 소박한 돌담병원의 대결구도가 그 강력한 이야기 틀의 밑그림이라면, 그 위에서 팽팽한 대결을 보여주는 김사부와 도윤완의 만만찮은 캐릭터가 주는 힘이 드라마의 메인 극성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역시 소외된 젊은 의사들이 김사부와 처음에는 갈등하지만 차츰 한 팀을 이뤄가는 이야기가 주는 판타지가 더해진다.

 

김사부는 젊은 의사들에게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사부의 역할’을 해서 오명심(진경) 같은 수간호사가 지적하듯 ‘꼰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게 그들을 챙겨주는 모습을 통해 그 지적에 담긴 진심을 드러낸다. 서우진을 몰아붙이지만 그가 다친 걸 알고 다른 의사들을 시켜 약도 챙겨주고 검사도 하게하며, 울렁증으로 수술대에서 도망쳐버린 차은재에게 그러려면 의사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알고 보면 그를 스카우트한 장본인이 김사부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꼰대가 아닌 사부의 면면을 보여주는 김사부와 그를 통해 성장해가는 서우진. 차은재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낭만적 판타지’를 제공한다. 물론 그건 돌담병원이 거대병원도 하지 못하는 갖가지 어려운 수술들을 김사부와 그 팀이 힘을 합쳐 해나가고, 심지어 거대병원에 의해 처하게된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나가는 것 또한 ‘낭만적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낭만닥터 김사부>가 보여주는 건 단지 의학드라마의 장르적 재미만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잘 되고, 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정직하게 할 일을 한 사람이 상찬 받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해야 할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우리네 사회를 뒤집어 보여주는 재미다. 물론 그런 당연한 일들이 ‘낭만적 판타지’가 된 현실은 씁쓸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지만, 그래서 우리는 <낭만닥터 김사부2>의 여전한 그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 그건 우리네 사회가 시즌1이 방영됐던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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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박신혜와 이성경의 변화가 의미하는 것

 

이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는 종영을 앞두고 있다. 20%를 넘긴 최고시청률. 최근 지상파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그 능선을 <닥터스>는 어떻게 넘었던 걸까. 흔한 의학드라마처럼 보였지만, 또 달달한 멜로드라마처럼 보였지만 <닥터스>는 여타의 의학드라마와도 또 멜로드라마와도 다른 결을 보여줬다. 그건 관계를 통한 인물의 변화와 성장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닥터스(사진출처:SBS)'

<닥터스>의 여자주인공인 유혜정(박신혜)과 그녀와 대립적 위치에 서 있던 진서우(이성경)의 변화와 성장은 이 드라마의 색다른 주제의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에 불량하게 살아가던 유혜정은 할머니인 강말순(김영애)과 선생님 홍지홍(김래원)을 만나 좋은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그 좋은 영향에는 친구였던 진서우 또한 일조한 면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던 선생님 홍지홍과 유혜정이 가까워진 것을 본 진서우는 그 질시가 그녀를 엇나가게 만든다. 그로 인해 겪게 되는 유혜정의 비극(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홀로 현실과 마주하게 된)은 그녀가 의사가 되게 한 원동력이 된다. 드라마는 좋은 영향뿐만 아니라 나쁜 영향도 어떤 면에서는 그 사람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게 의사가 된 유혜정은 진서우의 아버지인 진명훈(엄효섭)에 대한 복수를 꿈꾸게 되면서 본인도 고통스러워진다. 그런 그녀를 다시 되돌리는 건 다름 아닌 홍지홍의 사랑이다. 홍지홍은 복수가 그녀 자신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끝내는 건 진서우의 변화다. 늘 대립하는 위치에 서 있으면서도 친구로서의 관계 또한 유지해온 진서우는 유혜정을 통해 아버지의 잘못을 알게 되고 결국 그녀에게 사죄한다. 진서우라는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유혜정 역시 변화하고 성장하게 됐다는 것.

 

사실 이런 화해적인 결말이 조금은 미진함을 남길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봐왔던 많은 드라마들 속에서 악역의 최후나 몰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닥터스>가 본래 드라마를 통해 하려던 이야기는 복수극이 아니다. 그건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영향을 받고 때로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그걸 뉘우치면서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극적 갈등이 드라마의 관건이라고 얘기되는 현실에서 이 같은 화해적인 선택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닥터스>는 극으로 치닫는 이야기보다는 그래도 희망적인 화해를 담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그래서 <닥터스>가 얻어낸 것은 특유의 따뜻함이다. 아마도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던 건 바로 그 위로와 위안의 느낌이 충분했던 따뜻함이 아닐까.

 

무엇보다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박신혜와 어깨에 힘을 뺌으로써 훨씬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김래원의 공이 크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 윤균상과 이성경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의학드라마지만 의술 그 자체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들어지는 관계의 치유를 보여주었고, 멜로드라마지만 남녀 간의 사랑만큼 인간과 인간의 휴머니즘을 보여준 하명희 작가의 따뜻한 대본의 힘은 힘겨운 현실을 마주한 서민들에게 충분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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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윤균상의 직진 외사랑에 매료되는 까닭

 

정말 사랑해서 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그 인생에 들어가야죠. 타이밍 좋은 건데.”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유혜정(박신혜)에게 정윤도(윤균상)는 홍지홍(김래원)에게 연락하라며 그런 조언을 던진다. 사실 이런 마음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홍지홍은 자신의 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닌가.

 

'닥터스(사진출처:SBS)'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사랑의 주역은 유혜정과 홍지홍이지만 그만큼 빛나는 인물이 바로 정윤도다. 유혜정은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한 사람은 홍지홍일 거라고 정윤도에게 얘기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도 자신은 자신의 사랑을 다할 것이라고 유혜정에게 털어놓는다. 받을 걸 전제로 하지 않는 일방통행의 사랑. 정윤도의 그것은 외사랑이다.

 

<닥터스>라는 드라마에서 정윤도 같은 인물은 중요하다. 어찌 보면 유혜정과 홍지홍의 사랑은 우리가 흔히 멜로드라마에서 봐왔던 그런 사랑이다. 하지만 정윤도 같은 인물이 보여주는 사랑은 <닥터스>에 독특한 온기를 만들어낸다. 만일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구도처럼 정윤도가 홍지홍과 유혜정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각을 세운다면 어땠을까. <닥터스> 특유의 따스함은 사라졌을 게다.

 

물론 이런 전형적인 멜로드라마 속의 각을 세우는 인물이 <닥터스>에 없지는 않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진서우(이성경). 서우는 학창시절에는 홍지홍을 또 현재는 정윤도를 좋아하지만 그 두 사람이 모두 유혜정을 바라본다는 사실에 피해의식을 갖는다. 그래서 괜스레 유혜정에게 화풀이를 해대지만 그렇다고 사랑의 방향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서우 역시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에서는 벗어난다. 그녀는 이러한 유혜정에 대한 피해의식이 터무니없는 것이란 걸 깨닫는다.

 

정윤도라는 캐릭터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어왔지만 연인이 될 가망이 전혀 없는 유혜정에게 끝까지 진심을 다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진서우의 마음 또한 배려해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연적일 수 있는 홍지홍과는 대놓고 유혜정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마치 형 동생 같은 친밀한 관계를 보여준다. 이것은 정윤도라는 인물의 따뜻한 인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닥터스>는 의학드라마지만 사랑에 대한 담론들을 담고 있는 드라마다. 사랑은 타인을 위해 변화하는 것이라며 유혜정은 홍지홍에게 변화하라고 대놓고 요구하다가, 나중에는 그 자체를 사랑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홍지홍은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이 하고픈 대로 연락하는 것보다 차라리 연락이 오는 걸 기다리는 마음이 더 진정한 사랑이라는 걸 깨닫는다. 늘 홀로 결정하며 살아와 마음을 좀체 열지 않는 홍지홍에게 유혜정은 그 마음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한다. 모두가 서툴지만 서로가 만나 변화하고 성장시키는 사랑. 이들의 사랑은 마치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 속에서 정윤도는 이상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사랑이 빗나간다고 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런 인물. 또 자신의 그 사랑으로 인해 누군가 아픔을 겪게 된다면 그것 또한 배려하는 인물. 그러면서도 그것에 엄살 부리지 않고 늘 밝고 긍정적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그런 인물. 이러니 그의 직진 외사랑에 여심이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하명희 작가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의 이상을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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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상투성을 깨는 하명희 작가의 좋은 시선

 

병원에서의 직진 로맨스와 34각 멜로, 병원 권력을 잡기 위한 대결 구도, 수술대에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인에 의혹을 품고 그 진짜 이유를 찾기 위한 추적. SBS <닥터스>가 다루는 소재들은 의학드라마에서 늘 봐오던 것들이다. 로맨스야 심지어 가운 입고 연애한다는 비판까지 들을 정도로 많이 나온 소재이고, 권력 대결은 <하얀거탑> 이후 의학드라마의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하는 소재다. 여기에 죽음의 사인을 추적하는 이야기 역시 그리 새롭다 말하긴 어렵다.

 

'닥터스(사진출처:SBS)'

하지만 이상한 일이다. <닥터스>는 이처럼 어찌 보면 상투적인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전혀 상투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상황에 들어가면 신선한 느낌마저 준다. 예를 들어 이미 홍지홍(김래원)과 유혜정(박신혜)이 서로 좋은 감정을 드러내고 남녀로서 가까워지고 있지만, 유혜정에게 공공연히 호감을 드러내는 정윤도(윤균상)와 또 그를 좋아하는 진서우(이성경)의 멜로구도를 보자. 이건 틀에 박힌 4각 구도가 아닌가.

 

하지만 그 4각 구도가 보여주는 양상은 여타의 멜로드라마들이 그려낸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정윤도는 유혜정과 홍지홍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연정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걸 질시하기보다는 오히려 대놓고 틈만 보이면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연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홍지홍에게 마치 동생처럼 밥 사라고 투덜대기도 한다. 이들의 멜로 관계는 그 속내를 다 알지만 질척임 같은 것도 없고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갈등 같은 건 더더욱 없다.

 

정윤도를 좋아하지만 그가 유혜정에게 호감을 보이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진서우라는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자기중심적인 모습으로 밉상 캐릭터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전형적인 4각 멜로에서 보여주는 그런 식의 폭주를 하지는 않는다. 그저 상황과 자라온 환경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 뿐, 태생적으로 구제불능 캐릭터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녀 주변에 피영국(백성현) 같은 친구가 있어 그녀를 이해의 관점으로 바라봐주는 건 이 캐릭터에 대해 작가가 역시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가를 드러낸다.

 

병원 권력을 잡기 위해 홍두식(이호재)과 진성종(전국환)이 대립하고 그래서 홍두식은 진성종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본래 친구관계였다는 걸 끝내 버리지 않는다. 재수술을 앞두고 있는 진성종에게 홍두식이 면회 오자 그는 얼굴은 괜찮냐고 묻는다. 그러면서도 홍두식은 진성종의 비자금을 알고 있다며 각을 세운다. 사적으로는 친구 관계지만 공적으로는 대립적인 관계라는 게 둘 사이에서는 공존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그의 아들 진명훈(엄효섭)수술이 잘못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진성종은 발끈하며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고 오히려 자식을 질책하는 대목 역시 독특하다. 흔한 병원 권력 투쟁의 이야기라면 이 진성종-진명훈 부자가 권력 쟁취를 위해 막나가는 그런 장면들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닥터스>가 보여주는 인물들은 그와는 사뭇 다른 양상들을 보여준다.

 

도대체 이런 상투적 소재들 속에서도 상투성을 뛰어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것은 이 드라마의 주제이기도 하면서(이 드라마는 결국 사람과의 관계가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명희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남다른 인물관에서 비롯된다.

 

하명희 작가는 심지어 불륜 속에서도 그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애써 찾아낼 정도로 인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는 작가다. 그러니 우리가 흔히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인물들이 폭주하는 그런 막장적인 상황 속에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그려진다. 우리가 그저 극적 전개를 위한 악역으로 치부해온 인물들도 그 속으로 들어가 이해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진서우라는 밉상 캐릭터에게 홍지홍이 난 네 담탱이야. 네가 잘 되길 빌어.”라고 말하는 대목은 그래서 마치 작가의 목소리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이 드라마의 대표적인 밉상이지만 그래도 작가는 끝까지 그녀가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좋은 영향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닥터스>는 그래서 의학드라마지만 환자를 고치는 이야기라는 의미에서의 의학드라마라기보다는, 의사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좋은 관계들을 통해 치유 받을 수 있는가를 다루는 의학드라마처럼 보인다. 유혜정은 그렇게 나락에서 홍지홍을 통해 구원받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렇다고 인물의 구원이나 성장이 교사가 학생에게 주는 것 같은 그런 일방향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드라마는 말한다. 다시 의사가 되어 유혜정을 만난 홍지홍은 그녀에게 기대는 법을 배우라고 한다. 홀로 서는 일에만 익숙했던 유혜정의 삶은 그것 때문에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홍지홍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유혜정은 홍지홍에게 힘든 일도 모두 공유하자고 말한다. 홍지홍 역시 모든 걸 혼자 떠안고 결정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일방적으로 누가 누구에게 도움을 받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서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변화하고 성장한다. 뻔한 상투성의 소재 속에서도 <닥터스>가 주는 따뜻함과 위로, 위안 나아가 구원 같은 느낌은 바로 이 하명희 작가의 사람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에서 비롯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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