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612)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5395)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642,836
Today700
Yesterday701
728x90

'도도솔솔', 왜 그들은 투덜대면서도 고아라를 흔쾌히 도울까

 

정말 너무너무 소소하고 소박하며 자그마한 드라마다. 특히 요즘처럼 독하고 화려하며 센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 KBS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은 더더욱 가녀리게 느껴진다. 남쪽 바다가 보이는 작은 마을의 미용실과 그 옆에 붙어 있는 '라라랜드'라 이름 붙여진 피아노학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자그마한 이야기가 마음을 빼앗는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도도솔솔라라솔>은 '반짝반짝 작은 별'의 계이름에서 따왔다. 구라라(고아라)가 '도도솔솔라라솔'만 치다 내려왔던 첫 피아노 연주에서 당혹스러워할 때, 아빠 구만수(엄효섭)이 홀로 일어나 엄지를 치켜세우며 "브라보"를 외쳐주었던 기억이 드리워진 계이름. 사업이 망하고 아빠가 돌아가신 데다, 문비서(안내상)가 마지막으로 남겨준 돈으로 얻은 전세조차 사기를 당해 전세금을 날려버려 오갈 데 없게 된 구라라에게 SNS에 올라온 닉네임 '도도솔솔라라솔'의 글은 작은 희망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무작정 그 '도도솔솔라라솔'이 있다는 남쪽 바닷가 작은 마을로 가게 된 구라라가 거기서 선우준(이재욱)과 차은석(김주헌)을 만나고 또 그 곳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아픔을 이겨내고 또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것이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상처를 입고 이 작은 마을로 온 건 구라라만이 아니다. 선우준도 차은석도 마찬가지다. 선우준은 고등학생이지만 친구가 사고로 사망하게 된 충격과 강압적인 아버지 때문에 가출해 이곳으로 내려온 후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아간다. 의사인 차은석은 이혼 후 이곳에 내려와 병원에서 일하지만, 어딘가 건강에 문제가 있다.

 

흥미로운 건 구라라처럼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인물을 선우준도 차은석도 또 마을 사람들도 쉽게 외면하지 못하고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구라라의 천진난만하며 당당한 도움 요청에 투덜대기도 하도 뻔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를 돕는다. 선우준과 차은석은 구라라의 졸업연주회에서 '도도솔솔라라솔'을 연주하는 걸 들었던 인연이 있고, 또 파혼을 당했던 구라라의 결혼식장에서도 서로 스친 사이다.

 

그런 인연이 있다 해도 이렇게 선뜻 집을 구해주고 피아노 학원을 만들어주고 옆에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 애쓰는 모습은 선우준과 차은석이 구라라에게 가진 그 이상의 애정을 드러낸다. 거기에는 현실적인 계산 같은 도회적인 삶의 방식이 전혀 드리워져 있지 않다. 구라라가 할 수 있는 건 항상 밝게 사람들을 대하고, 누구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려 하며, 힘겨울 때 피아노를 쳐주는 그런 것들이다. 도시에서라면 전혀 현실적일 수 있을까 싶은 구라라의 그런 모습은 그러나 이 시골 마을에서는 반짝반짝 빛난다.

 

시청자들은 구라라를 이 마을로 이끌었고 또 피아노를 선물해준 '도도솔솔라라솔'의 정체가 누구인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여러 추측들이 등장하지만 사실 드라마는 그 정체 자체보다도 누가 '키다리 아저씨'인가를 상상하며 드라마를 보게 되는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구라라를 둘러싼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을 바라보고 작은 도움을 전하는 것조차 예민하게 들여다보게 만든다.

 

아마도 '도도솔솔라라솔'이라는 키다리 아저씨의 정체는 드라마의 중요한 극적 상황을 만들 테지만, 그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우리가 스스로 상상하며 주변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을 보게 만드는 이 장치의 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게 말해주는 건 다름 아닌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주의 깊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당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전해주는 따뜻한 마음 때문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도솔솔라라솔>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흐뭇하게 미소 짓다 보면 새삼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자꾸만 떠올리게 된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무수히 많은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를. 또 저 멀리서부터 빛을 던져줌으로써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무수히 많은 '작은 별'들을.(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728x90

드라마에 새 얼굴들이 부쩍 많아진 까닭

 

종영한 드라마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젊은 배우들의 호연이 주목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박은빈은 JTBC <청춘시대>에서 명랑 쾌활한 대학생 역할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후 SBS <스토브리그>로 우뚝 서게 됐다. 이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그의 또 다른 감성적인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박은빈이야 워낙 전작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니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연기의 결과지만, 김민재는 이번 작품이 그의 연기자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줬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중하고 상대방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골라 차분히 던지는 대사들은 시청자들이 이 클래식한 멜로에 빠져들게 된 이유가 됐기 때문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박은빈과 김민재뿐만 아니라 김성철, 박지현, 이유진, 배다빈 같은 젊은 배우들을 발견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한현호와 이정경이라는 결코 비중이 작지 않은 역할을 잘 소화해낸 김성철과 박지현의 연기는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tvN <청춘기록> 역시 청춘멜로라는 장르에 걸맞게 젊은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작품이다. 사혜준 역할의 박보검이나 안정하 역할의 박소담은 이제 고정적인 시청팬층을 끌어 모을 수 있을 정도의 연기자들이다. 그래서 실제로 이 작품의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은 이 두 배우가 가진 힘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청춘기록>이 발견해낸 또 다른 젊은 배우가 있다. 사혜준의 찐 친구 역할로 금수저지만 공정한 경쟁을 하려 노력하는 원해효 역할의 변우석이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와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에서 얼굴을 보인 바 있지만, 변우석은 이번 <청춘기록>을 통해 신인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JTBC <18 어게인>은 중년의 위기를 맞이한 정다정(김하늘)과 홍대영(윤상현)의 이야기지만, 홍대영이 18년 전의 몸으로 돌아간다는 판타지 설정 때문에 젊은 홍대영 역할을 연기하는 이도현이라는 신인배우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윤상현보다 대부분의 분량을 이도현이 채우고 있어 그에게 얹어진 부담감이 적지 않지만, 의외로 신인답지 않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 작품에서 예지훈이라는 프로야구 선수 역할을 연기하는 위하준도 빼놓을 수 없다. <최고의 이혼>, <로맨스는 별책부록>, <영혼수선공> 등의 작품들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온 위하준은 이제 타이틀 롤을 맡아도 될 만큼의 배우로 대중들의 마음 속에 들어오고 있다.

 

수목드라마에도 tvN <구미호뎐>의 조보아나 KBS <도도솔솔라라솔>의 이재욱 등 최근 들어 드라마에 부쩍 젊은 배우들이 눈에 띠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어려워진 드라마제작 때문에 톱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이 주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좀 더 신선한 얼굴들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이러한 배우들의 세대교체는 조금 늦어진 감이 없지 않다. 한동안 톱배우를 세워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송사들의 출혈경쟁 속에서 기성배우들의 적체로 새로운 얼굴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았던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지상파 드라마들의 어려워진 제작여건이나 OTT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탄생 등이 이제는 젊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로서도 젊은 배우들로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728x90

당신에게도 '도도솔솔라라솔'이 있나요?

 

KBS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은 누구나 한 번쯤을 들어봤을 '반짝반짝 작은 별'에서 따왔다. 아기에게 불러주기도 하고 때로는 장난감 같은 데서 흘러나오기도 하는 그 곡은 바로 그런 점 때문인지 어딘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면이 있다. 아마도 그 곡이 떠올리게 하는 어떤 기억이 정서적으로 우리를 그 시간대의 평온으로 인도하기 때문일 게다.

 

<도도솔솔라라솔>의 주인공 구라라(고아라)에게 이 곡은 아빠 구만수(엄효섭)와 각별한 사연이 있다. 피아노에 그다지 재능이 없어서 어린 나이에 첫 무대에 선 그가 '도도솔솔라라솔'만 반복하다 내려오게 됐을 때 홀로 아빠가 일어나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엄지를 척 추켜올려 줬던 기억. 어쩌면 구라라에게는 가장 힘겨운 순간에도 그걸 버티게 해주는 위로와 힘이 바로 그 곡의 의미일 게다. 그래서 졸업연주에서도 그는 아빠만을 위한 그 곡을 연주한다.

 

바로 이 부분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의 대부분을 전해준다.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게 해주는 힘. 그것은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해주는 따뜻한 말이나 위로, 응원의 목소리라는 것. 아빠의 그늘 아래서 아무런 현실의 어려움을 겪지 않고 천진난만하게 성장한 구라라는 아빠의 사업이 망하고 아빠마저 돌아가시게 되자 바로 그 절망적인 현실 앞에 서게 된다.

 

마지막으로 문비서(안내상)가 남겨준 돈으로 집을 전세 계약해 얻지만 그마저 사기를 당해 날려버린 구라라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묻혀있는 아빠의 무덤가에서 막막해하다 문득 자신의 SNS에 올라온 '도도솔솔라라솔'이라는 닉네임의 글을 보고는 그가 있는 곳으로 무작정 가기로 한다.

 

과연 '도도솔솔라라솔'은 누구일까. 드라마는 갖가지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선우준(이재욱)과 구라라가 인연을 반복하며 관계가 이어지는 걸 보여주지만, 또한 차은석(김주헌)이라는 이혼한 의사와도 맺게 되는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졸업연주에서 구라라가 치던 '도도솔솔라라솔'을 들으며 미소 짓던 인물 중 또 다른 한 명이 차은석이었던 것.

 

최근 들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좀체 성장 서사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추락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물론 성장드라마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런 인물의 성공기가 주는 공감대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그것은 대단한 성공이라는 것이 성장의 사다리가 끊겨버린 지금의 세대들에게는 그다지 공감되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대단한 성공보다는 평범해도 가질 수 있는 행복을 보여주는 인물들이 많아졌다.

 

<도도솔솔라라솔>도 그런 드라마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부유하게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살아왔던 구라라가 아빠의 사망과 함께 가장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되는 이야기로 드라마가 시작한다는 점이 그렇다. 무작정 목포의 어느 곳으로 달려간 구라라가 거기서 마주하게 될 인연들과 엮어지는 이야기는 그래서 궁금하다. 구라라가 거기서 만나는 인연은 힘겨운 시기에 그래도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줄 또 다른 '도도솔솔라라솔'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도솔솔라라솔>은 거창한 대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소박함이 마음을 끄는 드라마다. 늘 많이 봐왔던 사랑을 담은 청춘 멜로드라마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삶이 잔잔하게 여운을 남기는 그런 드라마. 마치 힘겨울 때 '반짝반짝 작은 별'을 들으면 잠시 모든 걸 잊고 좋았던 기억의 편안함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작품이다.(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728x90

‘검블유’, 여성 캐릭터들의 진화 어디까지 왔나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했요 WWW(이하 검블유)>가 종영했다.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과 일에 있어서의 아슬아슬함을 넘어 결국은 해피엔딩에 이른 <검블유>. 어찌 보면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틀에서 그다지 크게 벗어나지 않은 드라마라 볼 수 있지만, 어째서 이 드라마는 다르게 보였을까.

 

그것은 캐릭터의 힘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제목에 담긴 ‘WWW’가 세 명의 여성(Woman)을 뜻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이 드라마는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 그리고 송가경(전혜진)이라는 세 여성 캐릭터들이 중심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배타미는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착하거나 도덕적인 선택만을 하는 여성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 인물이었다.

 

즉 검색업계 1위인 유니콘에 있을 때도 그는 도덕적인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기기 위해 현실적인 선택을 할 줄 아는 그런 인물이었다. 유니콘에서 해고되어 경쟁업체인 바로의 TF팀 팀장으로 왔을 때 차현과 대립하게 됐던 건 바로 그런 부분 때문이었다. 정의를 세우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차현은 배타미의 현실 타협적인 면들과 부딪쳤다.

 

이런 면면은 늘 착함과 바른 선택만을 강요받으며 다소 수비적인 입장만을 드러내곤 하던 여성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른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배타미는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동시에 싸울 줄도 아는 인물이었고, 자신과 반대되는 입장이지만 그것이 옳다면 옆에 두고 쓴소리를 들을 줄도 아는 인물이었다. 바로 이 점은 차현이라는 그와는 사뭇 다른 ‘정의의 화신’과 워맨스에 가까운 밀당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했다.

 

또한 송가경 역시 기존 여성 캐릭터들의 면면을 온전히 뒤집어놓은 인물이다. 결혼을 꿈꾸거나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곤 하던 여성 캐릭터와는 달리, 그는 자신의 삶을 위해 이혼을 결심하는 인물이다. 게다가 남녀 관계에 있어서도 결혼만이 유일한 행복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인물도 아니다. 그는 오히려 이혼을 통해 자신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그걸 묵묵히 옆에서 도와준 남편 오진우(지승현)와 이혼 후 진정한 연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로맨틱 코미디에서 늘상 보여주던 남녀 캐릭터의 위치를 뒤바꿔 보여주는 묘미 또한 이 드라마가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어낸 중요한 힘이었다. 비혼주의자인 배타미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남인 박모건(장기용)의 관계는 기존 신데렐라 틀을 뒤집어 놓았고, 특히 차현이 보호해주며 주도적으로 사랑을 이끌어낸 설지환(이재욱)이라는 캐릭터는 이 드라마가 끄집어낸 보물 같은 매력이 있었다.

 

여성 캐릭터들의 진화를 도전적으로 실험한 작품이지만 남는 아쉬움도 분명히 있다. 그것은 일의 세계에 있어서 초반부의 꽉 찬 긴장감이 뒤로 갈수록 조금씩 풀려버린 느낌이 있어서다. 정부의 실검 조작에 관여하려는 문제나 포털 사용자 정보열람 같은 사안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 게다가 이들의 공격에 대통령이 사과하는 장면은 물론 사이다 설정의 드라마적 판타지라고는 해도 너무 간단하게 처리된 면이 있다.

 

또한 이런 색다르고 능동적인 여성상이 등장하면서도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삼각 멜로 구도가 다시 들어가는 대목도 아쉬웠던 부분이다. 배타미와 박모건의 사랑 사이에 갑자기 들어와 그 관계에 위기를 만들어낸 피아노 선생님 정다인(한지완)이 그렇다. 굳이 이 새로운 관계와 인물을 가져온 드라마가 과거의 로맨틱 코미디 틀을 다시금 쓸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블유>는 확실히 이 변화해가고 있는 시대에 로맨틱 코미디도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작품이었다. 특히 차현 같은 우리 시대에 어울릴 법한 매력적인 새로운 여성상을 끄집어낸 것이나, 그 상대역으로서 설지환 같은 역시 바람직한 매력의 남성의 모습을 포착해낸 점은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다. 김은숙 작가의 보조작가 출신답게 귀에 콕콕 박히는 대사와 멋진 캐릭터들을 그려내면서도 지금 시대에 어울리는 다소 도발적인 이야기를 과감히 시도해 보여준 권도은 작가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게 만든 작품이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