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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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이 제일 소중, 이세영이 독보적 사극여성캐릭터인 이유(‘옷소매’)동그란 세상 2021. 12. 24. 10:36
‘옷소매’의 열광에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시선이 있다 “이렇게나 저하를 연모하면서 후궁 되기는 왜 싫은 건데? 제조상궁마마님의 힘이 아니더라도 넌 후궁이 될 수 있어. 그저 저하께서 내미시는 손을 잡기만 하면.” 영조의 분노를 사 위기에 처한 이산(이준호)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성덕임(이세영)에게 서상궁(장혜진)은 그런 말로 위로를 건넨다. 사실이다. 이미 이산은 성덕임을 마음에 두고 있고, 그 사실은 성덕임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서상궁의 말에 성덕임이 오히려 던지는 질문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왜요? 왜 연모하면 후궁이 돼야 해요? 넌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후궁이 돼서 무슨 좋은 꼴을 본다고. 새로운 여인들이 날마다 줄줄이 굴비처럼 들어올 걸요? 모두가 내로라하는 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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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이준호와 이세영이 MBC드라마 부활시키나동그란 세상 2021. 12. 11. 15:48
‘옷소매’, 이준호와 이세영이 그린 이산 그 강력한 힘의 원천 어쩐지 심상찮다. 벌써부터 MBC드라마의 부활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MBC 금토드라마 에 쏟아지는 반응이다. 이런 상황은 시청률 수치로도 드러난다. 첫 회 5.7%(닐슨 코리아)로 시작한 시청률은 매회 상승해 6회 만에 9.4%를 찍었다. 이 기세대로라면 두 자릿수는 당연히 돌파할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그간 부진의 늪에 빠졌던 MBC드라마 브랜드까지 일으켜 세울 조짐이다. 물론 이라는 사극이 새로운 건 아니다. 이미 MBC가 사극으로 만들었던 의 이야기다. 워낙 영정조 시대에 사도세자의 아들 이산(이준호)과 그의 후궁이었던 의빈 성씨의 사랑이야기는 그 자체로 드라마틱할 수밖에 없다. 끝없는 신변의 위협을 받으며 말 그대로 ‘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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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를 한 편처럼, '자백'의 압도적 완성도와 놀라운 밀도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14. 10:37
‘자백’이 이은 ‘비밀의 숲’ 이후 달라진 장르물 16부가 마치 한 편의 영화 같다. tvN 주말드라마 의 종영에 이르러 돌아보면 이 드라마의 밀도와 완성도에 새삼 놀라게 된다. 곁가지 사건들처럼 여겨졌던 것들이 하나하나 연결고리를 드러내고, 그 속에서 무관해 보였던 인물들이 과거사로 얽혀 있는 게 조금씩 드러난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사건이 어느 요정에서 벌어졌던 국방비리로 인해 비롯된 총성으로 귀결된다. 거대한 한 게이트를 열기 위해 조금씩 사건을 파헤치고 어렵고 더뎌도 진실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 은 그 과정을 놀랍게도 한 호흡으로 담아냈다. 보통의 장르물의 경우 여러 사건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영화라면 한 사건을 다뤄도 되겠지만, 드라마는 적어도 16부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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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진 '기름진 멜로', 시청자 기대하는 복수극은 언제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6. 28. 10:45
‘기름진 멜로’, 멜로보다 복수극을 기대하는 까닭SBS 월화드라마 가 한층 달달해졌다. 서풍(이준호)과 단새우(정려원)의 비밀연애가 본격화되면서부터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네가 너무 좋아”라고 말하는 장면은 시쳇말로 ‘꿀이 떨어진다’. 두 사람의 멜로가 더더욱 달달하게 다가오는 건 둘 다 과거 사랑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서풍은 첫사랑이었던 석달희(차주영)를 그를 내쫓은 호텔 사장 용승룡(김사권)에게 빼앗겼고, 단새우는 아버지의 부도로 결혼의 단꿈도 깨져버렸다. 그래서 그들은 한강다리 절망의 끝에서 처음 만나게 된 사이다. 죽고픈 마음까지 가진 단새우에게 마지막으로 포춘쿠키를 같이 먹자고 제안한 서풍은 그 때 쿠키 속에 들어있는 예언처럼 이미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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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멜로', 뭐지? 이 짜장면 같은 중독적인 맛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5. 16. 10:45
‘기름진 멜로’의 병맛, 재야고수들의 복수전은 성공할까마치 주성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톤 앤 매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다가 조금씩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톤 앤 매너의 핵심은 희비극을 중국풍으로 버무려 놓았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저마다 비극적인 일들을 겪고 밑바닥으로 떨어지지만 ‘배고픈 프라이팬’이라는 폐업 직전의 중국집에서 모여 자신들을 그렇게 밀어낸 세상에 대해 복수를 꾀한다. SBS 월화드라마 는 그래서 마치 짜장면을 닮았다. 중국인들이 인천으로 들어와 터전을 잡으며 개발해낸 음식. 중국요리의 재료와 방식들을 가져왔지만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 외식에 있어 국민요리라고 부를 수 있는 음식. 중국요리지만 우리나라에서나 먹을 수 있는 짜장면처럼 여러 이색적인 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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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결코 잊어선 안 되는 피해자 가족의 아픈 상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 24. 11:15
‘그사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가족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자식을 먼저 보낸 사고 현장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끔찍할까. JTBC 월화드라마 에서 문수(원진아)의 엄마 윤옥(윤유선)은 멀찍이 현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 손이 떨렸다. 시간이 한참 흘렀지만 그에게 사고는 마치 어제 벌어진 일인 양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그러니 그 떨리는 손에 애써 술병을 쥐고 의지했을 터다.그런 아내를 보는 남편 하동철(안내상)의 마음은 또 얼마나 참담할까. 무너진 건물 잔해더미에서 겨우 찾아낸 딸의 시신을 확인한 그는 못내 아내에게 그 마지막 모습을 보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만 확인하고 딸을 떠나보냈지만 아내인 윤옥은 그게 끝내 후회로 남았다. 그 마지막 얼굴을 못보고 떠나보낸 것이. 하지만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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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이준호·원진아, 세상에 그냥 하는 사랑은 없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 3. 09:59
‘그사이’, 그냥이라고 해도 결코 그냥이 아닌 이준호·원진아의 사랑이들의 사랑에 무슨 특별함이 있어 이토록 울림이 큰 걸까. JTBC 는 제목 그대로 청춘들이 ‘그냥 사랑하는 모습’을 담담히 담아낸다. 하지만 그 담담함의 밑바닥에는 과거 건물 붕괴 사고가 그들의 삶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가 깔려 있다. 강두(이준호)는 사고로 잃은 아버지와, 혼자 빠져나오다 그 붕괴된 건물 속에서 자신을 데리고 가달라며 발목을 잡았던 생존자에 대한 죄책감으로 환청에 시달린다. 그 무너진 건물 터에 새로운 건물을 올리는 그 공사현장에서 우연히 나온 신발 하나에도 그의 마음은 섬뜩해진다.문수(원진아)는 사고현장에서 동생을 잃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힘겨워한다. 사고 이후 가족은 파탄이 났다. 아버지와 엄마는 따로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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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한 아픔과 사랑, '그사이' 첫 방부터 심상찮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2. 14. 10:21
‘그사이’, 시대를 관통하는 상처받은 이들의 사랑 이 드라마 첫 방부터 심상찮다. 그저 평범한 청춘 멜로인 줄 알았는데, 시대를 관통하는 사랑과 아픔 그리고 위로 같은 것들이 첫 회부터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저 가슴 설레는 알콩달콩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아픈 상처의 응어리를 지그시 들여다보며 그 따뜻한 응시로 풀어헤치는 그런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랑이야기다. JTBC가 새롭게 편성한 월화드라마 는 쇼핑몰 붕괴 사고로부터 시작한다. 48명이나 죽은 그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문수(원진아)와 강두(이준호). 하지만 살아남은 그들은 여전히 그 사고의 충격과 후유증 속에서 파괴된 삶을 버텨내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동생을 잃은 문수는 그 트라우마와 죄책감 속에서, 술로 세월을 보내는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