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당당 솔직해 멋진 삶과 위선적 삶의 대립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에서 배타미(임수정)는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멜로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그는 결국 젊고 잘생긴데다 타인에 대한 넉넉한 배려심을 가진 박모건(장기용)에게 끌린다. 나이 차가 많이 난다며 밀어냈지만 정작 전화가 오지 않자 온통 신경은 그에게 쏠린다. 급기야 전화를 해보지만 연결이 안 되고, 회사까지 찾아가 그가 낚시를 하러 갔다는 얘기에 주문진까지 차를 몰고 간다.

 

어찌 보면 이런 이야기 설정은 멜로드라마에서 낯선 풍경은 아니다. 밀어내지만 끌리고 그래서 결국 사랑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 하지만 이상하게도 <검블유>의 배타미가 하는 이 뻔해 보이는 사랑이야기는 전혀 뻔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렸기에 그가 하는 말들이나 행동들이 특별하고, 나아가 멋있게 느껴질까.

 

그것은 배타미라는 인물의 당당하고 솔직한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TV토론회에서 제기됐던 후보의 불륜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진 일로, 어쩔 수 없이 청문회에 나간 배타미는 그러나 오히려 자신을 궁지에 모는 국회의원의 미성년 성매매의 증거를 내놓음으로써 상황을 반전시킨다. 결국 이 일로 회사에서 억울하게 해고당하지만, 그는 다시 경쟁사로 들어가며 오히려 선전포고를 한다.

 

배타미는 자신이 완전무결한 사람이라 주장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온전히 정의만을 부르짖는 그런 순진함을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경쟁사로 와 TF 팀장을 맡게 된 그에게 사사건건 반대 입장을 내는 차현(이다희)을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합리적이고 쿨하다. 자신에게 반대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한 연예인의 스폰서 루머에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자 이 당당하고 거칠 것 없어 보이는 배타미도 두려워진다. 회사는 이것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자료를 내놓지만 그렇다고 그런 일을 저지른 배후를 찾아 배타미의 무고함을 드러낼 권리를 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결국 검색어 조작이 됐다는 회사의 부실함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배타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해커 출신의 팀원이 검색어를 조작한 업체를 찾아내고 거기서 배후가 그 연예인의 실제 스폰서인 송가경(전혜진)의 남편 오진우(지승현)라는 걸 밝혀낸 것. 하지만 오진우의 태도는 전혀 사과가 담겨져 있지 않다. 거액의 돈을 위자료로 건네며 “돈만이 위로가 된다”고 말한 것. 하지만 순순히 돈을 받아나온 배타미는 차현을 불러 함께 오진우의 차를 박살낸다. 그리고 송가경과 오진우에게 그 받은 돈을 다시 건네주며 “크게 보상했다”고 일갈한다.

 

배타미의 일에 있어서의 이런 당당한 캐릭터는 사랑에 있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항상 솔직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고 끌려 다니지 않으며 주도적으로 행동한다. 그런데 이런 사랑에 있어서 당당함이 가능한 건 박모건이라는 멋진 남성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배타미가 마치 스폰서인양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대중들에게 질타를 받을 때, 조용히 다가와 함께 비를 맞아 주는 박모건의 모습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 사랑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비가 오는데 우산도 챙기지 못했다며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 같이 비를 맞아주는 거라는 말은 그 어떤 말보다 배타미에게 위로가 된다.

 

<검블유>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뻔한 멜로의 틀을 쉽게 따라가지 않는다. 보통 기자들이 몰려들어 집으로도 돌아가지 못하는 여자주인공을 남자주인공이 차에 태우고 “어디든 데려다 주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무수한 멜로드라마들은 그 곳을 남녀가 도피하듯 떠나는 장면을 연출하곤 한다. 하지만 배타미는 그 순간에 회사로 돌아가겠다고 말하고 박모건은 그를 회사까지 바래다준다. 일과 사랑을 담는 멜로드라마가 어느 하나를 도피하듯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일을 지지해주는 것까지 사랑으로 담아내는 방식을 이 드라마는 취하고 있다.

 

이러니 일에 있어서도 사랑에 있어서도 당당하고 솔직하며 또 언제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성장할 기회를 열어두고 있는 배타미라는 캐릭터가 뭇 여성들의 워너비가 될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보는 속 시원한 일터에서의 이야기에 달달한 멜로가 제대로 얹어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 드라마는 이 시대가 원하는 워너비 여성상을 그려내고 있다.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모두 멋진.(사진:tvN)

'WWW', 걸 크러시 3인의 일과 사랑 기대되는 이유

 

첫 회부터 강렬하고 속도감 있다. tvN 새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WWW)>의 첫 회가 좋은 느낌을 주며 기대감을 높인 건, 이 드라마의 중심축이 될 세 여성 캐릭터 덕분이다. 유니콘 서비스 전략 본부장인 배타미(임수정), 유니콘의 경쟁사인 바로의 소셜본부장 차현(이다희) 그리고 유니콘의 대표이사인 송가경(전혜진)이 그들이다.

 

물론 이 세 인물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된 건, 이 드라마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포털 사이트업체의 ‘실시간 검색어’를 두고 벌어지는 정치권과의 대결구도라는 흥미진진한 소재가 있어서다. 드라마는 대선 기간에 올라오는 ‘실시간 검색어’를 두고 이를 조작(?)이라 부르는 정치권과 그것은 늘 해오던 회사의 방침이라 주장하는 포털 사이트업체 간의 갈등을 담았고, 이 때문에 청문회에 나가게 된 배타미의 똘끼 가득한 한 방을 보여주며 이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이끌어냈다.

 

TV토론회에서 후보의 불륜설이 나오고 그것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지만, 유니콘 대표이사 송가경의 지시에 의해 순식간에 지워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그것 때문에 배타미가 대신 청문회에 나가게 되는 것. 하지만 배타미는 청문회에서 오히려 자신을 저격하려는 국회의원이 인터넷을 통한 미성년 성매매를 하려 했다는 증거를 꺼내놓음으로써 모든 관심을 유니콘 사태가 아닌 국회의원 성매매로 바꿔버린다.

 

첫 회에 배타미와 국회의원의 대결을 통해 그려지는 건, 이 배타미라는 인물이 만만찮은 걸 크러시 캐릭터라는 것이다. 순진한 선을 추구하는 그런 인물이 아니라,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폭탄도 날리는 그런 캐릭터. 여타의 멜로드라마 구도에서 우리가 흔히 봐오던 그런 여성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르다.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배타미라는 인물이 향후 어떻게 주도권을 쥐고 이를 쟁취해나갈지 자못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WWW>가 기대감을 만드는 건, 배타미 뿐만 아니라 차현과 송가경이라는 캐릭터들 역시 만만찮은 걸 크러시의 느낌을 준다는 점 때문이다. 차현은 주짓수 고수로 웬만한 남자 하나쯤은 쉽게 때려눕힐 수 있는 완력의 소유자로, 배타미와 향후 어떻게 일로서 엮어질지 또 그가 어떤 남자를 만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해나갈지 궁금해지는 캐릭터다. 이런 점은 재벌가 시댁에 묶여 시어머니(회장님)가 시키는 대로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하는 위치에 놓은 얼음마녀 같은 송가경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마치 새장에 갇혀 있는 것처럼 모든 걸 포기한 듯 얼음처럼 차갑게만 보이는 이 인물은 어떻게 일과 사랑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갈 수 있을까.

 

사실 멜로드라마라고 하면 그 이야기 구조는 너무 많이 반복되어 뻔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멜로드라마가 시대에 따라 계속 변주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건 당대의 달라진 시대 분위기와 정서를 담아냈을 때다. 그런 점에서 보면 <WWW>는 인터넷 검색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여성상들과 그들이 맞이하는 새로운 방식의 일과 사랑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무엇보다 전면에 여성 캐릭터들을 부각시키고 중심에 세우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WWW>라는 제목은 그래서 굉장히 중의적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포털사이트로 대변되는 ‘검색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세 여성(Woman) 캐릭터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일터에서 어떻게 자신을 성장시켜나갈지 또 사랑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나갈지 앞으로도 계속 ‘검색’해보고 싶은 그런 이야기가 바로 <WWW>가 아닐까.(사진:tvN)

'미스티', 보다 멋진 김남주의 끝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역대급 충격엔딩이다. 우리네 드라마에서 새드엔딩을 담는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마지막 회에 이렇게 많은 반전과 파국으로 그 결말을 낸 드라마가 있었을까.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는 그래서 시청자들의 바람과는 그 마무리가 엉뚱하게 끝나버렸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결과를 만든 걸까.

드라마 내내 케빈 리(고준)를 죽인 진범이 누구인가를 의심하게 만들었지만, 고혜란(김남주)의 남편 강태욱(지진희)에 의한 우발적 살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강태욱이 진범이라는 사실도 믿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것은 작가가 그리려는 <미스티>라는 드라마의 방향과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한 방향이 엇나가기 시작한 지점이었다.

시청자들은 마치 안개처럼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고혜란이 끝내 버텨내며 그것이 무엇이든 스스로는 행복한 결말을 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남편 강태욱이 진범이라는 결론은 어떤 식으로도 고혜란의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게 했다. 그건 결국 고혜란이라는 인물로 인해 만들어진 비극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고혜란이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그에 대한 집착이 강태욱과 하명우(임태경) 두 남자를 모두 파국으로 이끌었다는 게 이 드라마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시청자들은 그래도 고혜란의 삶을 지지하고 싶어 했다. 그를 둘러싼 비극들이 존재했지만 그것이 고혜란이 성공하기 위해 달려온 잘못된 삶 때문에 벌어진 비극이 아니고, 그저 커리어우먼으로서 일터에서도 또 가정에서도 쉽지 않은 삶 때문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미스티>는 그 충격적인 새드엔딩을 통해 고혜란의 성공을 위한 질주가 결국 이 모든 파국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 하명우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성취를 위한 선택들을 해온 것이 이런 파국을 만들었다는 것.

마지막 회에서는 케빈 리의 아내 서은주(전혜진)와 고혜란의 남편 강태욱이 일제히 “그래서 행복하니?”라고 묻는다. 고혜란은 행복할 수가 없다. 어쨌든 강태욱은 살인을 저질렀고, 자수하러 가지만 하명우가 먼저 자수를 해버리고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써버리자 안개 낀 도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린다. 고혜란으로 인해 세 남자의 인생이 끝을 맺었다. 한 사람은 살해됐고 다른 한 사람은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다시 들어갔으며 다른 한 사람은 자살을 선택했다.

면회를 온 서은주에게 하명우는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 고혜란이 아니라 서은주로부터였다고 말했다. 고교시절 하명우가 고혜란이 찾아갔다는 금은방 아저씨에게 달려가 살인을 저지른 그 시발점이 서은주가 그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이었다는 것. 하지만 하명우는 그것이 서은주 탓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고 그저 각자의 선택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 결국 우리의 삶은 안개 속처럼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하명우는 말하고 있었다.

<미스티>가 하려 했던 이야기는 욕망의 질주가 결코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우리의 삶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안개 속이라는 것이었다. 그 주제의식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원했던 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좀 더 주체적인 선택으로 힘겨운 현실과 부딪쳐 자신의 성취와 행복을 찾아가는 한 당찬 여성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런 ‘욕망의 질주’가 결국은 파국을 낳는다는 결말은 자칫 사회에서 여성이 성공하려 노력한다는 것이 모든 걸 파괴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안타깝게도 고혜란이라는 진화된 여성 캐릭터가 마지막에 이르러 퇴행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어째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충격과 반전은 역대급이지만, 그것이 신선한 결말이 아닌 그저 충격으로만 남은 건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고혜란 같은 지금껏 우리네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멋진 여성상을 세워두고 끝내 주저앉힌 듯한 느낌은 꼭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사진:JTBC)

‘미스티’, 만일 김남주가 범인이 아니라면 어째서 우리는

과연 강태욱(지진희)이 케빈 리(고준)를 죽인 범인일까.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는 진실이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 또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강태욱이 케빈 리의 차를 뒤쫓아 가다가 신호위반으로 교통카메라에 찍혀 날아온 고지서를 우연히 발견한 고혜란(김남주)는 놀라워하다가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것으로 강태욱이 범인이라고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 그 눈물은 어쩌면 당일 케빈 리와 고혜란이 함께 있는 장면을 남편 강태욱이 봤으면서도 눈감아주려 했었기 때문에 흘리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이상의 일이 벌어진 것을 그가 봤을 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많은 정황들은 강태욱이 케빈 리를 죽인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건 하명우(임태경)가 강태욱에게 한 말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명우는 강태욱이 고혜란을 사랑하는 건 알겠지만 보호해줄 수 있는 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조금만 참았더라면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도 했다. 그건 하명우가 강태욱에게 하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그 역시 고혜란과 얽힌 어떤 사건 때문에 살인죄로 감방생활을 하지 않았던가. 마치 하명우와 강태욱은 평행이론처럼 닮아 있다.

게다가 강태욱이 드라마 초반 그처럼 고혜란에게 냉담했던 모습을 떠올려 보면 그가 갑자기 이런 극적인 변화를 보인 어떤 터닝포인트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건 케빈 리가 나타나면서 생긴 질투로 인해 촉발된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됨으로써 고혜란을 변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을 변호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건 물론 가정이지만, 형사가 의심하고 서은주(전혜진)가 거의 확신하는 범인이 고혜란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진다. 즉 고혜란은 커리어우먼으로서 버텨내기 힘든 현실 속에서 사력을 다해 고군분투한 것이고, 그래서 다소 술수를 쓰기는 했지만 그래도 ‘진실 보도’라는 자신의 소명을 다한 것뿐일 수 있다. 제 아무리 성공해 어떤 위치에 올라가도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시아버지의 끝없는 욕망이 더해져 더 높은 곳을 향해 오르려 안간힘을 쓴 것일 수 있다. 

우리는 고혜란이라는 인물을 보면서 한 편으로는 현실의 압박을 깨치고 나오는 통쾌한 인물로 받아들이면서도 어떤 악녀가 아닐까 의심한다. 그가 법 정의까지 무너뜨리고 언론을 탄압하는 세력과 맞서 싸울 때 어떤 통쾌함을 느끼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가 성공하기 위해 남편의 사랑보다 일을 더 우선시 하는 모습이 어딘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심지어 그가 진범은 아닐까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왜 이런 의심을 하게 되는 걸까. 혹 거기에는 여성들이 가정이 아닌 일을 선택하고, 사회에서의 성공을 추구하는 것 자체를 백안시하는 편견과 선입견이 들어 있는 건 아닐까. 지금껏 많은 드라마들이 남성들의 성공에 대한 욕망들을 드러내는 것에, 심지어 그것이 부정한 방법으로 시도되었다고 해도 지지해왔던 것과 어쩌면 이렇게 다른 감정과 생각을 갖게 되었던 걸까. 고혜란이 진범이든 아니든 이 커리어우먼이 보여주는 욕망의 질주를 어딘가 잘못된 것으로 여기는 그 비뚤어진 시선이 어쩌면 <미스티>가 궁극적으로 꼬집으려는 우리 사회의 편견은 아니었을까.(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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