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
더럽고 질기게 얽혔다... 이 피카레스크를 빠져서 보게 되는 이유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5. 4. 10. 10:30
‘악연’, 악당들끼리의 진흙탕 싸움을 관전하는 재미“그냥 악연이라고 생각해.” 드라마 엔딩에 이르러 접하게 될 이 대사는 넷플릭스 드라마 을 한 줄로 설명해준다. 악당들이 누가 더 악한가를 드러내듯 줄줄이 등장해 서로 얽히고 설키며 벌어진는 사건을 그린 은 피카레스크가 그러하듯이 선한 인물을 찾는 게 어려울 지경이다. 거의 유일하게 등장하는 피해자이자 선역인 의사 이주연(신민아)조차 마약을 이용해 악당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사람을 살려야할 메스로 죽이려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유일한 선역인 이주연의 이 분노와 복수심이 너무나 이해될 정도로 여기 등장하는 악당들은 지독하게 악한 자들이다. 사채빚에 몰려 사망보험금 5억을 타내려고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려는 계획을 꾸미는 아들, 아픈 아들의..
-
‘유어 아너’의 파죽지세,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9. 16. 08:02
손현주와 김명민의 죽음보다 더한 대결 만든 이것(‘유어 아너’)“죽는 것보다 못한 고통. 그걸 저에게 주셨어요.” 지니TV 오리지널 월화드라마 ‘유어 아너’에서 송판호(손현주) 판사의 아들 송호영(김도훈)은 속으로 꾹꾹 눌러왔던 그 감정을 드디어 드러낸다. 판사인 아버지가 엄마를 성폭행한 김상혁(허남준)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해버린 건 송호영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 그 충격으로 끝내 엄마가 자살하자 송호영은 ‘죽는 것보다 못한 고통’을 겪었다. 송호영에게 송판호는 그것이 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자신이 아니라 아들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다.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송판호의 이야기는 아마도 당시 재판 역시 김강헌(김명민) 회장이 감옥에 있는 와중에도 막강했을 우원그룹의..
-
‘원더풀 월드’, 아무 일 없이 돌아가는 세상 앞에 선 피해자들을 위하여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4. 8. 17:26
1967년 루이 암스트롱이 발표한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는 작곡가 조지 와이스와 프로듀서 밥 티엘이 흑백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만든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영국 팝차트 1위까지 차지하며 큰 인기를 얻은 곡이지만, 우리에게는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굿모닝 베트남(1987)’으로 더 기억된다. 살벌한 베트남 전쟁의 처참한 풍경들과 더불어 흐르던 ‘왓 어 원더풀 월드’. 그건 강렬한 풍자를 담은 일종의 반어법처럼 다가왔다. 무엇이 ‘원더풀 월드’란 말인가. 이토록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바로 이런 뉘앙스를 담은 드라마다. 어느 날 수현(김남주)의 아이가 뺑소니 사고로 사망한다. 그런데 가해자는 제대로 된 처벌..
-
잘 생긴 얼굴은 페이크, 차은우 정체가 만든 쫄깃함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3. 24. 11:07
‘원더풀 월드’, 선의와 악의, 인연과 악연 그리고 복수와 정의 사이 “그 여자한테 소중한 걸 전부 뺏고 싶으니까. 그러려면 나도 소중한 존재가 되어야지.”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에서 권선율(차은우)이 드디어 정체를 드러냈다. 그는 은수현(김남주)이 차로 치어 살해한 권지웅(오만석)의 아들이었다. 은수현의 아들을 차로 치어 죽게 만드는 죄를 지었음에도 제대로된 처벌을 받지 않은 권지웅에 대한 은수현의 사적 복수는 그렇게 부메랑처럼 악연의 악연으로 이어져 권선율의 복수극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애초 은수현의 수감 시절 동료였던 장형자(강애심)가 병으로 사망하며 자신의 방화로 부모를 잃은 아들에게 전해달라 했던 일기장이 가야할 곳은 권선율이 아니라 권민혁(임지섭)이었다. 권선율은 의도적으로 교도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