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작은 집’, 저들이 이상한 걸까 우리가 이상한 걸까

이상한 즐거움이고 이상한 재미다. 도시에서와 정반대로 살아보는 재미와 즐거움. 뭐든 돈만 주면 다 만들어진 것들을 척척 살 수 있는 도시에서라면, 직접 물건을 만드는 일이 번거롭고 귀찮은 일 정도로 여겨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숲 속에 덩그라니 놓인 작은 집에서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톱으로 썰어 원하는 모양을 만들고 선반 지지대에 걸어 옷걸이 하나를 만드는 일이 꽤 즐겁다. tvN 예능 <숲속의 작은 집>이 보여주는 새로운 재미거리다. 

늘 그냥 놓여져 있던 외투가 눈에 걸렸다는 박신혜. 만일 그런 작은 집이 아니라 도시의 아파트였다면 그런 게 별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일이다. 이미 마련된 수납장이나 장롱에 걸어두면 되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작은 집에는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외투 하나를 수납할 수 있는 걸 나가서 사오는 일도 일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내 손으로 만들어본다. 그런데 늘 다 만들어진 것을 사기만 했던 때와 달리, 의외로 품을 파는 일이 즐겁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이 훨씬 내 것 같이 다가온다. 내 손길이 닿은 나만의 물건이기 때문이다.

만드는 과정이 주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옷걸이를 만들고 세면대 옆에 수건걸이를 또 만드는 박신혜는 나무의 거친 껍질 면을 사포로 밀어 부드럽게 만든다. 그런데 그렇게 나무껍질을 미는 소리가 그 껍질에 따라 다르다. 아무런 소리도 틈입하지 않는 숲 속에서 그 소리들의 차이가 미세한 것까지 느껴진다. 도시에서 우리가 청각의 즐거움이라고 하면 고작 귓구멍을 꼭꼭 막고 듣는 이어폰 음악소리 정도의 자극이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이 숲속에서는 그저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오만가지 소리들이 즐겁다. 이름 모를 새의 울음소리, 풀벌레 소리, 빗소리, 장작이 타는 소리, 개울가 물 흐르는 소리... 소리가 주는 즐거움이 이렇게 컸던가.

<숲속의 작은 집>은 시작 전부터 나영석 PD가 단단히 얘기한 것처럼 ‘심심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그 ‘심심하다’는 표현은 꽤 상대적인 개념이다. 숲 속이기 때문에 도시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들과 비교하면 심심하다는 것. 아니 도리어 이 프로그램은 도시의 그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들로부터 탈출해 적극적으로 심심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그 도시의 기준으로의 ‘심심함’을 추구하자, 그 심심함 속에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들이 발견된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같은 미션은 멀티태스킹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한 가지에 집중하는 재미를 다시금 되살려주고, ‘한 시간 동안 책 읽기’ 미션은 다른 모든 걸 지워버린 채 몰입하는 즐거움을 깨워준다. ‘3시간 동안 식사하기’ 미션은 바쁜 일상 속에서 먹는 일이 온전한 즐거움이 되지 못하고 ‘때우는 일’이 된 우리의 새로운 식감을 열어준다. 

소지섭은 ‘빗속 산책’을 통해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찾았다. 마치 숲을 통째로 물에 우려낸 듯 밀려오는 그 냄새가 그를 기분 좋게 만들었고, 이름 모를 꽃과 풀과 이끼 위에 올라앉은 빗방울들이 ‘빛 방울’처럼 달라붙어 그것이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품어내는 신비로움을 목격하게 해줬다. 도시생활에서는 도무지 발견할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과 감각들의 향연이 그 ‘심심함’의 세계 속에 가득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숲속의 작은 집>은 거기 피실험자로 등장하는 박신혜와 소지섭의 숲 속 일상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왜 공공 전기도 수도도 없는 곳에서 저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상한 건, 저들일까 아니면 우리들일까. 끊임없이 숲속 ‘심심함’ 속에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내려 노력하며 “행복해질까요?”를 질문하는 이 프로그램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들이다.(사진:tvN)

‘신서유기4’, 의미는 됐고 재미와 즐거움에 집중하는 진짜 예능의 맛

사실 여행과 접목된 게임예능은 나영석 PD 시절 <1박2일>이 거의 정점이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출연자들과 제작진이 각을 세우고 심지어 야외취침을 놓고 벌이는 게임에서 진 제작진이 비오는 날 야외취침을 하는 그 진귀한 풍경 속에 여행과 게임(복불복)이 접목된 예능은 정점을 찍었다. 

'신서유기4(사진출처:tvN)'

<신서유기>는 여러모로 <1박2일>의 그 아우라를 벗어던지기가 어렵다. 콘셉트가 여행에 게임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다, 나영석 PD부터 출연자들 역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까지 전 <1박2일>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1박2일>로 다져진 팀워크는 그래서 <신서유기>가 나영석 PD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흥미진진한 대결구도로 흘러가는 힘이 되어준다. 

<1박2일>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은지원의 탁구 대결 패배에 따른 삭발 투혼은, 그래서 송민호의 ‘탁구부심’에 의한 도발로 인해 자연스레 여행을 떠나기 전의 술자리 이야기로 오르고 그들은 나영석 PD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삭발’을 건 탁구대결을 성사시킨다. 가만 있어도 저절로 굴러가는 이 흐름 속에서 나영석 PD가 <신서유기>를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즐겁게 찍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출연자들은 저마다 독보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는데다 여행이 주는 ‘치기’ 같은 공기가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를 만들어낸다는 걸 온몸으로 체득해 알고 있다. 그래서 나영석 PD는 이들을 모아 놓고 특정 장소와 그 곳에서 벌일 게임 정도를 구성한 후 내버려두면 된다. 그렇게 술자리에서 저들끼리 벌인 호기어린 말 한 마디로 결국 ‘송민호 삭발’이라는 어디서도 얻기 힘든 결과물을 얻으니 말이다. 

<신서유기4>의 게임은 그래서 인위적인 미션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저 저들이 만나면 늘 할 것 같은 그런 놀이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고, 여행이라는 특별함을 더해주는 것으로 그 놀이는 더 불이 붙는다. 여기에도 물론 베트남에 도착해 오바마가 들렀다는 음식점의 음식을 맛보게 한 후 바로 퇴장시켜 버스에 태운 후 맞추면 세워주겠다고 벌이는 퀴즈게임 같은 게 들어간다. 하지만 이런 게임에서도 인위적인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 건 제작진의 대표로서 나영석 PD 역시 이 프로그램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들끼리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치고받으며 노는 모습이 있고, 나영석 PD가 더 재밌는 상황을 뽑아내기 위해 개입하는 것 역시 제작진으로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걸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그래서 <신서유기>의 장면들을 더 리얼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스스로 나서서 하는 게임을 보는 리얼함과, 그걸 찍는 제작진의 메이킹 필름을 보는 듯한 리얼함이 섞여진 데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 역시 <1박2일>에서 이미 시도됐던 것들이다. 그렇지만 <신서유기>가 <1박2일>과 다른 느낌을 주는 건 여행지에 대한 강박이 없는데다 오롯이 예능이 줄 수 있는 ‘즐거움’과 ‘재미’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1박2일>이라면 여행지를 염두에 두지 않는 복불복의 연속은 비판받을 소지를 갖지만, <신서유기>는 아예 처음부터 여행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캐릭터 게임쇼를 추구하고 있어 그런 비판의 소지가 없다.

본격적으로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에 국내의 펜션에서 모여 캐릭터를 선정하는 게임을 먼저 벌이는 건 여행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걸 명백히 드러낸다. 여행지는 그저 이 재미의 분위기를 가중시키기 위한 배경이나 장치가 되어주는 것일 뿐. 그래서 <신서유기>는 최근 들어 여러 가지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 필수인 것처럼 되어 있는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온전히 예능 본연의 맛, 즉 재미와 즐거움에 집중하는 ‘코어 예능 프로그램’ 같은 느낌을 준다. 

한때는 의미와 재미를 접목한 <1박2일>이 여행과 게임을 통해 어떤 정점을 찍은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면, <신서유기>는 그 포스트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이다. 의미를 찾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진 만큼 온전히 예능의 재미가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프로그램. 그래서 그것이 예능의 중요한 의미일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바로 <신서유기>다.

'사십춘기' 정준하·권상우가 전한 메시지

가출을 했더니 가족이 보인다. 싸우고 났더니 친구가 보인다. 혼자 있어 봤더니 함께 했던 시간들의 소중함이 보인다. 멀리 떠나왔더니 비로소 가까이 있던 것들의 의미들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MBC 예능 <사십춘기>는 역설적이다. 이야기는 40대 가장들이 무작정 계획 없이 가출여행을 떠나는 것이지만, 그렇게 멀리 블라디보스토크의 칼바람을 맞으며 그들이 그리워하는 건 떠나온 곳, 자신들이 돌아갈 곳에 있는 가족들이었다. 

'사십춘기(사진출처:MBC)'

젊은 시절부터 오랜 친분을 쌓아왔지만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권상우가 급한 성격에 뭐든 기다리지 못하고 빨리 빨리를 외치는 와중에도 정준하는 특유의 느긋한 성격으로 느릿느릿 움직인다. 두 사람은 각자의 속도를 추구하는 것뿐이지만 상대방의 성향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제아무리 방송이지만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한다. “너 성격 바꿔”라고 정준하는 말하고, 여기에 대해 권상우도 속 터지는 답답함을 드러낸다. 

사실상 이들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한 일들을 떠올려보면 생고생의 연속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반야라는 러시아인들이 즐긴다는 눈밭 위의 사우나는 아무도 찾지 않는 한겨울의 살풍경함을 보여주었고, 권상우가 꿈꾸던 눈썰매의 풍경은 마치 우리나라 동네 야산 같은 곳을 올라 눈썰매를 타는 그런 초라한 풍경으로 끝이 났다. 

권상우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내고 꼭 가보고 싶어했던 루스키섬은 상상과 달리 살벌한 느낌마저 주었다. 물론 새로운 숙소를 찾아내고 <무한도전> 촬영을 위해 귀국했다 다시 돌아온 정준하가 함께 하면서 온기를 되찾았지만, 호숫가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며 야외에서 벌이는 바비큐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서 권상우는 마지막날 그들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여정을 회상하며, 자신들이 갔던 곳은 사실 러시아 사람들은 그 겨울에 가지 않는 곳들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너무 추워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이방인이 여행이랍시고 다녔다니 그 시간들은 사실 얼마나 우스운가. 

하지만 그 생고생의 연속 속에서 힘겨워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의외로 툭탁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반야를 찾아서는 눈밭 위에서 서로 껴안고 뒹굴기도 했고, 비록 초라한 동네 야산 같은 곳이었지만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그들은 눈썰매를 탔다. 여름이면 아름다운 풍광으로 사람들이 가득 모이는 곳이지만 한겨울 텅 빈 루스키섬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길을 두 사람은 함께 걸으며 이런 저런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봤다. 

섬의 한때는 벙커였던 곳으로 보이는 곳에 앉아 바다 저편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그들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새삼 떠올렸고, 너무 달라 사사건건 부딪쳤지만 그래도 그렇게 오랜 세월 옆에 있어주었던 친구로서의 우정을 되새겼다. 한 겨울 살풍경은 색채를 지워버려 마치 흑백필름 속에 그들을 채워 넣었지만, 그 장면은 마치 짐 자무쉬 감독의 흑백영화 <천국보다 낯선>의 한 자락을 떠올리게 할 만큼 깊이가 있었다. 멀리 왔는데도 별 다를 게 없다는 것. 멀리 떠나왔지만 떠나왔던 곳을 그리워하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했다는 것. 

<사십춘기>는 그래서 중년의 나이라는 세월만큼 멀리 떠나온 것 같지만 여전히 소년에 머물러 있고 그 때를 그리워하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무작정 떠난 여행기가 단순히 이국적인 곳에 대한 호기심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사는 삶을 들여다보게 한 건 이들 여행기가 그려내는 메시지가 예사롭지 않아서일 게다.

<삼시세끼>, 재미 요소 줄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즐거운

 

비가 추적추적 오는 득량도의 밤. tvN <삼시세끼>의 윤균상은 정말 술 마실 분위기가 나는 날이라고 했다. 빗소리에 장작 타는 소리가 들려온다. 에릭은 문득 이서진의 다음 시즌이 궁금하다. “형은 만일 다음 시즌에 삼시세끼를 또 가면 어촌이랑 농촌이란 계곡이 있어 어떤 걸 원해?” 이서진은 엉뚱하게도 축산이라고 말한다. 그 말에 윤균상은 재미있겠다고 맞장구를 쳐주고 에릭은 예전 꿈이 목장 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인다.

 

'삼시세끼(사진출처:tvN)'

그리고 이어지는 나이 이야기. 이제 서른을 맞은 윤균상이 스물다섯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자 에릭은 나이는 지나면 지날수록 빨라진다고 얘기한다. 이서진은 나이 마흔 다섯을 지나면 산 날보다 살 날이 작다는 걸 느낀다고 다소 쓸쓸한 소회를 꺼내놓는다. 술 한 잔이 곁들여진데다 윤균상의 말처럼 빗소리 장작소리에 고즈넉해지는 밤. 그들의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한데 이상하게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아끈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번 득량도에서의 <삼시세끼> 어촌편은 지난 시즌들과 비교해 재미적 요소가 많이 사라진 게 사실이다. 과거 만재도에서의 유해진과 차승원이 했던 <삼시세끼> 어촌편을 떠올려보라. 낚시에 피시뱅크에 화려한 요리와 게스트들까지 한 마디로 재미요소들이 버라이어티했다. 하지만 이번 득량도의 <삼시세끼>는 다르다. 거의 전 편이 에릭의 요리와 그 요리 때문에 조금씩 변해가는 이서진과 윤균상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사정을 가장 잘 보여준 건 그들 스스로도 재미요소가 적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뭍으로의 탈출을 시도하는 장면이다. 보통 이런 일탈이 벌어지면 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만큼 재미요소도 많아지는 게 정상이다. <삼시세끼> 정선편은 시장으로 마실만 한 번 가도 이야기들이 쏟아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들의 탈출은 돈을 챙겨오지 못한 사정 하나로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낚시도 재미의 중요한 요소지만 낚시는 그 특성상 물고기가 잡히는 장면까지의 기다림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유해진은 그 지루함을 특유의 정서와 너스레로 풀어내면서 채워넣어줬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 낚시의 재능을 새롭게 알게 된 윤균상이 물고기를 척척 잡아주는 장면과 이서진이 한 마리를 잡아 명예회복을 하는 장면을 빼고 나면 그다지 분량이 많지 않다. 기대했던 강태공 에릭의 낚시도 심지어 감성돔을 잡았지만 워낙 작아 풀어줘야 했기 때문에 그리 큰 감흥은 없었다.

 

빗소리 들려오는 밤, 에릭이 슬쩍 그 아쉬움을 꺼내놓는다. “전체적인 거는 다 잘 맞고 다 좋은데 딱 하나 아쉬운 거는 웃음 포인트 하는 게 형밖에 없는 게 아쉬운 거지.” 에릭은 스스로 알고 있다. 자신이 그리 웃기는 캐릭터는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런 에릭에게 이서진은 말한다.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야. 결국 사람은 그찮아 정혁아. 그냥 진심인거야. 내가 보기에는.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게 돼있어. 나는 결국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실 이서진의 이 이야기는 <삼시세끼>가 왜 많은 예능의 MSG를 빼놓고도 그렇게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가를 잘 설명해준다. 예능이지만 웃음의 포인트에만 집착하지 않고 대신 그 상황과 그 속에서의 인물들이 말하는 진심을 전해준다는 것이 <삼시세끼>가 가진 놀라운 반전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예능적 의미로 보면 재미없는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새로운 것들이 보이게 됐다는 것.

 

그 진심의 힘은 신뢰를 만들고 그래서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재미라고 해도 기꺼이 맛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한다. 그건 이들이 이야기하는 요리와도 같다. “봐봐 아무리 맛있게 요리를 해도 먹는 사람이 그걸 즐겁지 않으면 맛있지가 않아.” 우리는 어느새 <삼시세끼>라는 요리를 그것이 어떤 것이든 기꺼이 즐겁게 맛보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요리의 즐거움에 괜스레 우리도 즐거워지게 됐다. “요리는 정혁이형이 다 했는데 괜히 맛있다고 하면 내가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윤균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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