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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이슈, 왜 하필 지금이었을까

 

MBC는 결국 <진짜사나이>의 이외수 강연 녹화 분량을 통편집 하기로 했다. 방송이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준다면 심지어 자그마한 피해라고 하더라도 이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건 방송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어찌 됐건 천안함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그 아픔을 다시 끄집어내는 건 온당치 않은 일일 테니 말이다. 즉 방송이 유가족을 위해 통편집을 하는 건 방송 윤리로서 당연한 일이란 얘기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쓸함이 남는 건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번 논란이 마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어떠한 의혹 제기도 마치 씻을 수 없는 주홍글씨가 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아예 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폭침에 의한 것이라는 걸 기정사실로 못 박고 얘기하면서 유족을 내세워 감정적인 설득을 하려 했다. 하지만 이외수 작가가 당시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아직도 국민들은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인지 아니면 사고였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미심쩍은 정부의 공식발표는 신뢰받지 못했고 국민들을 오히려 더 깊은 혼돈 속에 빠뜨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니 이 의문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다큐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나온 것도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을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하나하나 제기하는 형식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성급히 어떤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의문이 소통의 시작이라는 의미심장한 주제의식을 던졌다. 이외수 작가의 소설이라는 표현이 과격한 느낌은 있어도 그 역시 사안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문을 제기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것을 조롱이라고 표현한 하태경 의원의 진술 또한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선을 끄는 대목은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훨씬 더 심도 있고 파괴력 있는 문제제기가 나왔을 때와 이번 <진짜사나이> 논란의 전개 양상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한 멀티플렉스 상영 중단 결정이 나왔을 때 야권에서는 여기에 대한 거센 반발을 드러냈다. 심지어 대중들은 공안 정국을 운운하면서 영화 한 편 볼 수 없는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사나이>는 천안함을 전면에서 다룬 것도 아니고 단지 과거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이외수 작가가 해군에서 강연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방송 불가 운운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반발은 <천안함 프로젝트>만큼 거세지 않다.

 

이것은 어쩌면 이외수 작가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는 지난 해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자택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자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하신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내용은 당시 박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니 트통령으로 불리며 정부와 집권 여당에 쓴 소리를 하던 이외수 작가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생기게 된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어쨌든 이외수 작가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왜 현재의 <진짜사나이>의 이외수는 안되고 지난 해 대선 정국에서 박근혜 후보 선거 공보물에 사용된 이외수는 허용되는 것일까. 혹시 이 두 인물은 전혀 다른 인물일까. 결국 이것은 정치적으로 끊임없이 이외수 작가가 이리저리 이용되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대선 당시에는 그가 가진 트통령으로서의 엄청난 영향력이 필요했던 것이고, 현재는 천안함 사건이라는 바다 밑에 잠재워진 듯 보이던 초대형 이슈를 끄집어내는데 필요했던 셈이다.

 

아직까지 명쾌하게 그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천안함 사건이라는 민감한 이슈가 이외수나 <진짜사나이>가 연루되어 마치 북의 소행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호도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또 반드시 북한의 소행이어야만 안타까운 젊은 순국장병들의 명예가 지켜지는 식으로 전개되는 논리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들은 어쨌든 모두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안타깝게 희생된 우리네 자식들이다. 그러니 어쩌면 명명백백한 사건의 진실을 찾는 것은 먼저 간 분들의 인권이기도 할 것이다.

 

<진짜사나이>의 이외수 강연 녹화 분량 통편집은 그래서 천안함 사건의 진실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것은 방송이 단 한 사람의 불편함도 수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의 통편집이지,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확증한다는 의미에서의 통편집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방송사의 이 같은 결정은 잘못된 것이 없다 여겨진다. 다만 씁쓸함이 남는 것은 이번 사안이 정부의 공식 발표에 대한 어떠한 의문 제기조차 허락되지 않는 한 사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더키앙

<천안함 프로젝트>, 그 완성은 관객이 만들었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 나라 전체를 들썩거리게 만들었을까. <천안함 프로젝트>는 한 마디로 말하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저 평범한 다큐멘터리였다. 이미 그간 보도된 것들도 많기 때문에 어쩌면 어떤 획기적이고 새로운 내용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심지어 실망감을 줄 수도 있을 정도로 지극히 평범한.

 

(사진출처: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다만 당시 너무 많은 보도와 말들이 쏟아져 나와 도무지 뭐가 뭔지 종을 잡을 수 없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 다큐멘터리의 미덕은 그것을 아주 차분하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일정의 거리를 두면서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전문가들의 상세한 의견을 통해 국방부가 발표했던 일련의 자료들이 얼마나 신빙성 있는 것들이었나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정도.

 

천안함 사건이라는 민감한 소재였기 때문이었을 게다. 이 다큐멘터리는 과감한 연출방식을 의도적으로 자제했다. 다큐멘터리의 구조는 마치 백서를 보듯이 챕터1, 2 이런 식으로 지극히 담담하게 구성되었고 그 안에 담겨진 전문가나 관계자의 증언 역시 극도로 감정을 배제시키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그러니 심지어 밋밋하게까지 여겨지는 이 다큐멘터리가 메가박스에 상영되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고 지목된 보수단체들조차 억울해했을 법하다.

 

보수단체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천안함 프로젝트>는 메가박스의 상영중지 결정이 오히려 흥행의 도화선이 되어준 격이 되었다. 왜 원천적으로 볼 권리를 빼앗는 것인가 하는 대중의 분노는 영화의 내용이나 성취와 상관없이 영화관으로 대중들을 이끌었다. 영화 자체가 가진 콘텐츠적인 의미보다는 그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가 가진 의미가 더 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천안함 프로젝트>의 영화적 가치가 낮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것은 영화의 콘텐츠적인 성취보다는 ‘천안함 사건’처럼 민감한 소재도 영화화할 수 있다는 그 과정과 행동 자체가 커다란 성과다. 그리고 결국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영화가 진짜 하고픈 이야기도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는 것. ‘의문이 소통의 시작’이라는 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다.

 

즉 소통을 이야기하려던 <천안함 프로젝트>가 원천적으로 소통을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만난 것은 영화가 말하려는 것처럼 우리네 현실이 얼마나 소통되지 않고 있는가를 오히려 보여주었다. 그래서 어떤 면으로 보면 <천안함 프로젝트>는 영화 자체가 아니라 영화가 영화관에 걸리는 우여곡절과 힘들어도 애써 그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의 행동까지가 이 영화의 완성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즉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지극히 상식적인 영화가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거꾸로 우리네 현실이 얼마나 비상식적인가를 말해준다. 소통에 대한 작은 손짓마저 생각이 다르다며 묵살하려는 태도, 국민적인 관심과 의혹이 생긴 사안에 대해 끝까지 설명해주기는커녕 그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에 꼬리표를 다는 행위들, 그리하여 국민적인 불신감만 더 증폭시키는 이 현실이 <천안함 프로젝트> 속에는 들어있다.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영화적 실험은 그래서 이런 현실 속에서도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 의해 비로소 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관객들은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처럼 막힐수록 더 갈증을 느끼게 되는 소통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천안함' 상영 중단 미스테리 왜 커질까

 

어쩌다 이런 촌스러운 일마저 벌어지게 됐을까. 이미 개봉된 영화이고 개봉 첫날부터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전체 박스오피스 1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적인 관심을 모은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프로젝트>는 상영 중이던 26개 메가박스 개봉관에서 내려지게 됐다. 상업적으로도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었던 것.

 

(사진출처 :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메가박스 측에 의하면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돼 일반 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상영 취소는 배급사와 협의 하에 이뤄졌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협박 내용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영화를 기획 제작한 정지영 감독은 메가박스의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첫째, 일부 단체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해도 즉각 영화 상영을 취소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식적인 행동은 그 압력을 행사한 단체를 오히려 고발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당한 말이다.

 

둘째, 제작 배급사와 협의 하에 상영 취소가 이뤄졌다고 발표했지만 정지영 감독측에서는 그 어떤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멀티플렉스 체인 영화관 중에서 상영관을 열어준 메가박스에 고마운 마음까지 갖고 있었다는 것. 이런 상황에 아무런 협의 없이 이뤄진 메가박스의 상영 취소 조치가 단순히 일부 단체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건 역시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셋째, 왜 이런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리는 일에 메가박스측은 그 단체가 어디인지 또 그 단체가 한 협박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느냐는 점이다. 만일 이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메가박스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뒤집어쓸 위험도 있다. 이것은 대중들을 상대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서는 치명적인 영업의 오점이 될 수 있다. 영화관이 가진 이미지는 그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천안함 프로젝트>는 이미 법원이 유족과 사회 일각에서 낸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영화다. 즉 사법부가 상영이 정당하다 판결한 영화가 일부 단체의 협박과 압력으로 뒤집혀진다는 것은 역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 일부 단체의 힘이 사법부보다 더 크다는 얘기일까.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이런 식의 영화 상영을 둘러싼 잡음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촌스러운가를 말해준다. TV라면 모를까 영화관은 각자 선택에 따라 돈을 내고 보는 곳이 아닌가. 즉 제 아무리 소수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또 어떤 사안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는 주어져야 한다.

 

9.11 테러를 음모론적인 시각으로 다루며 부시 정부를 맹공격했던 마이클 무어의 다큐 영화 <화씨 911>은 그 누구의 제동도 받지 않고 상영되었고 평단과 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라크 참전 유가족들에게는 민감한 문제일 수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그들은 관대했다. 심지어 지난 미국 대선 때는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는 <2016 오바마의 미국>이라는 다큐 영화가 개봉되었고 흥행에도 성공했지만 이 영화의 상영을 제지하려는 움직임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영화는 영화고 표현은 표현이며 정치는 정치라는 쿨한 이런 면모는 실로 부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영화 한 편 보는 게 실로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영화가 정치나 이념적인 이유로 상영 금지에 휘말리기도 하고 심지어 상영되던 영화가 일부 단체의 협박에 의해 내려지기도 한다. 그저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와도 진보냐 보수냐의 편 가르기의 시선을 느끼는 게 우리네 사회의 현실이다.

 

이것은 영화 한 편의 힘이 그렇게 대단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런 영화 한 편에도 화들짝 긴장하는 그 무언가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반증일까.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천안함을 둘러싼 공방들이 환기시키는 미스테리만큼,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영화 상영을 둘러싼 미스테리 또한 증폭되고 있다. 실로 안타깝고 촌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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