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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엔 사람이 타고 있었다', 이 다큐가 전한 것옛글들/네모난 세상 2014. 4. 27. 08:58
숫자가 아닌 사람을 보니 세월호의 참상 실감 JTBC는 대신 세월호 참사 관련 소재로 특별 제작된 ‘그 배엔 사람이 타고 있었다’를 방영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 우리의 시선은 줄곧 TV의 상단 우측이나 좌측에 쏠려 있었다. 거기에는 실종자 수와 사망자 수 같은 숫자들이 적혀 있었다. 그 숫자가 실종자에서 사망자로 바뀔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허물어졌다. 하지만 숫자는 폭력적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 정부의 실종자 발표는 계속해서 오락가락했다. 처음에는 전원 구조라는 희망 섞인 이야기가 나왔다가 곧 정정되었고 그 숫자도 계속 바뀌었다. 그 때마다 정부의 변명은 ‘계산 착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계산 착오에 실종자 가족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들에게는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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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과 김태우가 보여준 악역의 품격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3. 23. 08:30
의 배종옥과 김태우, 악역에도 격이 있다 에서 왕비서(배종옥)과 조무철(김태우)은 미스테리한 인물들이다. 누가 봐도 악역이지만 그 속내를 좀체 알 수가 없다. 왕비서는 눈 먼 오영(송혜교)의 뒷바라지를 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마치 엄마처럼 오영을 걱정하고 챙기지만, 그녀가 사실 오영의 눈을 멀게 방치했다는 사실은 그것이 모성이 아니라 모성에 대한 괴물 같은 집착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녀는 오영을 평생 옆에 두고 챙기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려 했던 것. 왕비서가 자신의 집착이면서도 그것을 모성으로 꾸몄다면, 조무철은 정반대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무철은 오수(조인성)로 하여금 오영에게 거짓 오빠 노릇을 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100일 안에 78억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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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드라마가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8. 26. 08:46
'드림', '친구', '태삼', 그들은 도대체 왜 싸우는 걸까 그만큼 키워줬는데 내 뒤통수를 치려 해? 드라마 '드림'에서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인 슈퍼스타코프 사장인 강경탁(박상원)이 남제일(주진모)에게 갖는 불만이다. 한편 남제일은 입장이 다르다. 충성해서 이만큼 회사를 키워냈는데 고작 나를 이렇게 취급해? 그는 개처럼 충성하며 회사를 키워온 자신을 바닥으로 내친 강경탁과 맞선다. 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이들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에 서 있고, 분명 남제일이 선이고 강경탁이 악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대결과정에서 보면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측면도 있다는 점이다. "내가 사람 하나는 제대로 가르쳤군", 하고 강경탁은 자신의 뒤통수를 치는 남제일을 인정하고 남제일 역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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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주 사적인 영상추모제를 다녀와서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4. 29. 01:07
친구가 저 세상으로 간지 얼마가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채 1년이 안됐을 겁니다만, 정확하게 몇 달이 지났는지 알 수 없는 건 아직도 그 친구가 그렇게 갑자기 떠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친구의 누님은 친구의 생일을 맞아 영상추모제를 한다고 저희 친구들을 불렀습니다. 영상추모제. 참 낯선 이름입니다. 사실 추모제라는 거창한 이름은 보통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거대하게 느껴졌습니다. 장소는 명동성당 꼬스트홀. 저녁 7시에 친구들과 함께 그 홀에 들어서니 몇 백 명은 앉아도 좋을 자리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가족들 여섯 명과 우리 친구들 네 명을 합쳐 달랑 10명이 그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그 영상추모제라는 것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죠. 아마도 빔 프로젝트를 노트북에 연결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