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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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배 꼬인 방송3사 복수극, 엇갈린 운명 어디까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0. 20. 00:35
방송3사 복수극, 엇갈린 운명의 늪에 빠지다 지금 드라마들은 엇갈린 운명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운명의 장난 종합 선물세트(?) 같은 드라마. 전형적인 출생의 비밀의 코드가 들어가 있는 이 드라마는 어린 시절 서로 원수지간인 집안의 아들들, 즉 이동욱(연정훈)과 신명훈(박해진)의 운명을 바꾸어버린다. 이렇게 되자 본래 핏줄로 따진다면 자식과 부모가 맞서고, 같은 형제가 맞서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여기에 이 둘 사이에 끼워 넣은 지현(한지혜)마저 사랑하던 이동욱과 헤어져 신명훈과 결혼하게 되고 이 운명의 늪에 동참하게 된다. 꼬여도 너무 꼬였다 이 드라마가 가진 관계의 복잡함은 우리네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되던 삼각 사각관계와 출생의 비밀 같은 자극적인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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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 도박에 빠지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0. 7. 09:25
‘타짜’, ‘에덴의 동쪽’이 도박을 소재로 하는 이유 ‘에덴의 동쪽’은 태백의 탄광촌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동철(송승헌)은 어린 시절, 그 탄광 속에서 죽은 아버지를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을 돌아서 이동철은 동생 이동욱(연정훈)과 함께 그 자리에 서서 이 불모의 땅을 희망의 땅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사막 위에 라스베가스를 세운 것처럼. ‘에덴의 동쪽’의 배경이 태백인 것과 카지노 대부로 국회장(유동근)이 등장하는 것 그리고 이동철이 카지노 딜러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에덴의 동쪽’을 장악하고 있는 정서가 어린 시절 신태환(조민기)에 의해 갈갈이 찢겨진 가족 간의 절절한 그리움, 형제애 같은 것이기에, 이 카지노라는 소재는 그렇게 전면에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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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손과 손모가지의 상관관계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30. 16:38
‘타짜’, 아귀의 손아귀가 말해주는 것 선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겠지만 ‘타짜’에서 손모가지를 걸고 행해지는 도박은 이 드라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보통의 도박이라면 돈만 잃고 나오면 될 일을 어째서 손모가지까지 걸게 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타짜’가 말하는 이른바 ‘구라(도박판에서 상대방을 속이는 것)’의 세계가 끼여든다. 즉 ‘구라를 친 것이 발각이 되면’ 그 자리에서 손모가지를 잘라버린다는 것이다. 손모가지 자른다고 욕망이 끝날까 도박에 판돈 이외에 신체를 건다는 이 설정은 확실히 자극적이다. 이미 상영되어 대성공을 거둔 영화 ‘타짜’에서 아귀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김윤석이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이유에는 그 섬뜩한 캐릭터가 한 몫을 차지했다. 아귀는 상대방의 돈만을 목적으로 도박을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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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드라마... “아버지는 죽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29. 10:32
드라마, 아버지 부재의 시대를 말하다 아버지는 죽었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말한 것처럼.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가 뿔을 내는 동안, 아버지 나일석(백일섭)은 늘 그 엄마 주변을 빙빙 돌며 눈치를 보거나 혼자 씩 웃고 있거나 가족 대소사에서 한 걸음 뒤편에 서 있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내는 뿔을 거의 다 받아주었다. 심지어 ‘1년 간의 휴가’를 달라고 했을 때, 아버지는 자신이 나서서 엄마가 살 전셋집을 구하러 다닐 정도였다. ‘엄뿔’이 보여준 아버지의 존재감 이 가족드라마에서, 그것도 가족의 변화형태를 가장 잘 포착한다는 주말 저녁 드라마가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과거의 권위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주말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중장년 여성이란 점이 영향을 끼친 결과이겠지만, ‘엄마가 뿔났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