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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로기완’, 탈북 난민, 청춘의 초상 그리고 이민자 정서 김희진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은 탈북 난민 로기완(송중기)의 이야기다. 북한을 탈출했지만 중국 공안에게 쫓기던 이 청춘은 그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채 부유한다. 어찌 보면 그에게 거의 유일하게 남은 정착지는 어머니였을 게다. 그래서 도주 중 차에 치어 죽어가는 어머니 앞에서도 도망쳐야 했던 로기완은 그 곳에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어머니의 핏자국을 닦아내다 손으로 어루만지며 오열한다. 마치 어머니의 마지막 온기를 느끼듯이. 하지만 그건 로기완에게 이제 아무런 기댈 뿌리도 남아있지 않다는 걸 뜻한다. 어머니의 시신을 병원에 판 돈으로 로기완은 벨기에라는 이역만리 낯선 땅으로 떠나고, 그 곳에서 난민 지위를 얻으려 하지만 자신이 탈북자라는 걸 입증해..
, 권력에 미친 남한, 막연한 괴물 북한 이 드라마 참 낯설다. 이라는 제목이 주는 복합 장르적 뉘앙스 때문만은 아니다. 제목은 의학드라마와 남북 관계를 엮은 스파이 장르물이 혼재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장르의 혼재는 이제 대중들도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 이 드라마가 드러내고 있는 남한과 북한에 대한 낯선 시선이다. 은 명우대 병원이라는 공간을 폐쇄적으로 다룬다. 드라마는 이 명우대 병원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병원이 수상하다. 우리가 현실에서 보던 병원과 사뭇 다르고, 또 의학드라마가 보여주던 병원과도 다르다. 어찌된 일인지 이 병원에서 환자들은 총리(사실은 대통령)를 수술할 팀을 뽑기 위한 테스트용으로 수술대 위에 눕혀진다. 박훈(이종석)이..
'무적자', 영웅은 있지만 본색은 없다 '무적자'라는 제목에는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당할 적이 없는 자’란 뜻이고 다른 하나는 ‘국적이 없는 자’란 뜻이다. 80년대 홍콩 느와르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웅본색’은, 2010년 우리나라로 오는 과정에서 그 시대적 간극과 국가적인 정서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이런 변화를 모색했던 모양이다. 여기서 ‘국적이 없는 자’란 의미의 ‘무적자’는 탈북자로서 국내에 들어와 무기밀매를 하며 살아가는 김혁(주진모)과 영춘(송승헌) 그리고 김혁의 동생 김철(김강우)을 일컫는 말이다. 이로써 ‘영웅본색’이라는 느와르는 남북문제 같은 우리식의 의미가 덧씌워지게 된다. 혹자들은 이것이 흥미롭게 여겨질 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이 탈북자가 갖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