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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밴드와 함께 완성형 음악예능 된 ‘비긴어게인3’

 

지난 금요일 JTBC 예능 <비긴어게인3>에서 박정현, 하림, 헨리, 수현, 김필, 임헌일 등으로 이루어진 패밀리밴드의 낭만 가득했던 이탈리아 버스킹이 끝났다. 금요일 밤 감성을 촉촉이 해주던 노래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니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감사한 마음도 있다. 아무런 설명 없이 영화 홍보와 베를린으로 떠난 다른 팀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패밀리밴드의 여정은 중단됐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렇게 끝이 난 줄로만 알았던 패밀리밴드가 돌아온 것이니 기대하지 않은 별책부록을 받은 듯하다.

 

소렌토를 중심으로 남부 이탈리아 이후 끊어졌던 패밀리밴드의 멜로디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설이 깃든 동부의 낭만적인 도시 베로나에서 다시 이어졌다. 제작진이 패밀리밴드의 압도적인 인기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 두 팀의 여행을 교차로 편성했는지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줄어들던 관심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시청률은 즉각 반등했고, 호평이 쏟아졌다. 시즌3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된 박정현의 ‘샹들리에’와 ‘아베 마리아’는 지난 시즌 ‘someone like you’처럼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엽서 속 풍경과 같은 도시를 배경으로 전해준 음악의 감동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패밀리밴드가 좋았던 것은 박정현의 노래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을 보는 뿌듯함 때문만이 아니다. 여행하는 내내 인간적으로는 마치 가족처럼 서로를 살뜰히 챙기고 음악적으로는 서로의 영향을 받아 성장하려는 노력을 지켜보는 편안함과 성장드라마를 보는 듯한 설렘이 함께한 덕이다. 노래에는 방송 분량을 위한 욕심, 어떤 식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계산된 브랜딩과 같이 돋보이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멤버들에 대한 존중과 순수한 즐거움이 정제되어 있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패밀리밴드의 정체성인 가족적 관계 덕분이다. 연장자이자 중심축인 하림과 박정현이 품어주고 끌어주며 힘을 불어넣는 좋은 어른이라는 행운이 작용했다. 자연스럽게 가족과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 리더십이 발휘됐고, 다른 멤버들의 진정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웃고 떠드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멤버들이 하나로 뭉쳐서 뭔가를 해내는 모습, 서로에게 배려하고 도움이 되려는 자세, 그래서 모여 있을 때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고 새로운 환경에서 주어진 도전을 즐기는 모습들은 성장드라마를 기반으로 성공한 리얼 버라이어티를 보는 듯했다.

 

패밀리밴드는 숙소 마당에서의 디너파티를 끝으로 10일간의 이탈리아 버스킹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감구의 감정에 빠졌다. 박정현은 “우리는 음악으로 시작한 관계”라며 “힘들 때 음악으로 버티고, 기분 좋을 때 음악으로 표현했다”며 멤버들과 함께한 시간에 애틋함을 드러냈다. 수현은 “나만 아는 나의 성장기이자 나의 청춘 영화다”라며 의미부여를 했고, 늘 덤덤하던 하림은 “눈물이 나올 것 같다”고 했고, 임헌일은 실제 눈물을 흘렸다. 실제로 개인일정 때문에 남부 일정을 끝내고 먼저 국내로 돌아간 수현이 하루 만에 다시 이탈리아로 날아가기로 한 결심은 단지 방송을 위해서만은 결코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진정성 있는 일화들이 패밀리밴드가 <비긴어게인>의 다른 모든 팀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자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성공 요인이라 해석된다.

 

패밀리밴드는 <비긴어게인>의 재미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에이스 역할은 분명 박정현이지만 시즌의 주인공은 없다. 노래마다 주인공이 있을 뿐이다. 선곡도, 역할배분도 최대한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결정한다. 헨리가 노래를 안 할 땐 바이올린을 켤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고, 김필의 곡에는 임헌일이 격정적인 기타로 호흡을 맞춘다. 수현의 노래에는 박정현이 코러스를 하고, 하림은 솔로곡을 줄이는 대신 비는 리듬이나 멜로디를 전담한다.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마치 가족처럼 살뜰히 챙기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호흡은 점점 무르익는다. 그래서인지 지난 시즌에 한 번 시도했던 음향세팅 없는 진짜 버스킹을 새로운 장소에 갈 때마다 즉흥적으로 펼쳤다. 진정으로 음악과 버스킹을 즐기려는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들의 공연과 준비한 노래가 궁금하고 이들이 보여줄 다음 여정이 기다려진다. 한류가 인정받는 것도 재밌는 볼거리고, 이국적인 풍광 속에서 언플러그드 공연을 펼치는 뮤지션들을 보고 듣는 재미도 있지만 가볍고 담백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함께 음악을 즐기는 데서 <비긴어게인>은 새로운 음악 예능이 되었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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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1.14 03:15 blue0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가볍고 담백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함꼐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고 ..
    서로의 노래에 박수 보내고...
    또 서로 챙겨주는 따뜻하고 편안한 모습...
    밝고 따뜻했어요.
    매 주 주말에 덕분에 행복 + 힐링 됬네요.

‘비긴어게인3’, 특별히 다채로웠던 패밀리밴드의 버스킹

 

JTBC 예능 <비긴어게인3>의 패밀리밴드(박정현, 하림, 헨리, 이수현, 임헌일, 김필)가 이태리에서 펼친 버스킹이 마무리됐다. 물론 <비긴어게인3>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다음 주 이적과 태연, 폴킴, 적재, 김현우 팀으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패밀리밴드의 마지막 버스킹에 벌써부터 시청자들은 이 팀 구성 그대로 다음 시즌에 다시 봤으면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는다. 지금껏 여러 팀의 해외 원정 버스킹을 선사했지만, 패밀리밴드에 대한 반응은 유독 뜨겁다. 무엇이 이런 호응을 얻게 했던 걸까.

 

가장 큰 호응의 이유는 인물 구성이다. ‘하부지’로 불리는 하림이 전체 밴드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박정현은 언제 어디서든 그 독보적인 가창력으로 외국인들의 귀가 아닌 마음을 먼저 열게 만든다. 촉촉한 감성과 때때로 흥을 발산하는 임헌일의 독보적인 기타와 노래에 독특한 발성으로 어떤 노래에든 자신만의 짙은 색깔을 넣는 김필이 중간을 받쳐준다면, 톡톡 튀는 헨리와 수현의 오누이 케미가 묵직한 팀에 경쾌함을 섞

는다.

 

인물 구성은 음악의 폭도 넓혀 놓았다. 바이올린이 탄생한 크레모나에서 웅장한 대성당을 배경으로 헨리가 들려주는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연주는 <비긴어게인3> 패밀리밴드의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한 음악적 다채로움을 잘 보여준다. 가요에도 또 팝에도 그리고 클래식에도 얹어지는 헨리의 바이올린은 그래서 패밀리밴드의 ‘신의 한수’가 아닐까 싶다. 어떤 장르를 만나느냐에 따라 헨리의 바이올린은 비장했다가 경쾌했다가 때론 귀엽기까지 했다.

 

팝과 가요는 물론이고 ‘아베 마리아’ 같은 클래식까지 소화해내는 박정현은 패밀리밴드조차 경탄하게 만드는 가창력을 선보인다. 팝에 있어서도 스스로 밝힌 것처럼 헨리와 수현이 최신 팝들을 소화하는 만큼, 올드 팝을 소화하려 했다는 박정현은 앤디 윌리엄스의 ‘My way’나 브레드의 ‘IF’ 같은 곡을 선사해 그 균형을 맞췄다. 특히 현지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박정현의 올드 팝에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놀라운 가창력을 가진 가수가 함께 노래를 부를 때는 소리 죽여 코러스를 맞춰주는 모습에서는 박정현의 진가가 보였다. 돋보이기 위해 또는 가창력을 과시하기 위해 부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뜻이 거기에는 들어 있었다. 특히 음원보다 라이브로 들을 때 더 좋은 이유를 박정현은 현장의 집중력으로 보여줬다.

 

헨리와 수현의 합은 이미 이전 시즌에서부터 드러났던 것이지만, 패밀리밴드에 이번 새로 합류한 임헌일과 김필은 또 다른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법한 개성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감성 촉촉한 모습에서 흥이 폭발하는 모습까지 변신을 보여주는 임헌일과, 독보적인 보이스로 어떤 곡이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김필에게 <비긴어게인3>는 그들의 음악적 색깔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

 

하지만 인물 구성과 음악적 스펙트럼보다 더 패밀리밴드의 버스킹이 좋았던 건, 이들의 버스킹에 음악을 들려주려 하기보다는 즐기는 모습이 담겨서다. 이태리의 아름다운 풍광 앞에서 이들은 누가 듣건 말건 앉아서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고, 또 현지에서 버스킹을 하는 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즉석 콜라보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 자유스러움과 의외성, 즉흥성이 버스킹의 진가라는 걸 패밀리밴드는 제대로 보여줬다.

 

이렇게 된 건 아무래도 버스킹 경험이 풍부한 하림이 그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버스킹이라는 것이 반드시 특정 무대를 찾을 필요는 없고, 그래서 계단에 앉아서 호수를 등지고 또 다리 위에서도 그 분위기에 맞게 부르면 된다는 걸 하림은 앞장서 실천하는 모습이었다. 완벽에 가까운 인물 구성과 다채롭고 폭넓은 음악적 색채 그리고 일상과 어우러지는 음악의 자유분방함까지. 패밀리밴드가 다음 시즌에도 또 이 인물 구성 그대로 나오기를 바라게 된 이유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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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3’, 패밀리밴드가 완성한 버스킹 예능의 정점

 

JTBC <비긴어게인>은 시즌3에 이르러 완성된 버스킹 예능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매 시즌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버스킹이 저마다 충분한 가치가 있었지만, 버스킹이라는 그 장점을 이번 시즌3, 특히 패밀리밴드가 제대로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과 박정현을 주축으로 김필, 임헌일, 헨리와 수현이 함께 하는 패밀리밴드는 이제 어느 도시에 가서도 기타와 바이올린 하모니카를 꺼내들고 음악을 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굳이 세팅을 하지 않더라도 그저 떠오르는 대로 그 장소가 환기시키는 음악을 척척 꺼내 들려주는 버스킹의 자연스러움이 이들에게는 묻어난다.

 

베로나에서의 버스킹이 특히 빛날 수 있었던 건, 그 음악의 다양한 결을 패밀리밴드가 다채롭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됐던 오래된 스칼리제로 다리 위에서 올라비아 핫세가 주연으로 나왔던 그 옛 영화의 주제곡을 헨리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다, 바로 <시네마천국>의 OST로 연결하는 절묘함이 돋보였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 ‘Kissing you’나 마침 비가 내리자 하림이 부른 ‘Rainbow bird’도 마이크조차 따로 준비하지 않은 작은 공연이었지만 특유의 공간과 날씨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음악의 맛 자체가 다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날 밤 베로나 에르베 광장에서 제대로 악기를 세팅하고 들려주는 버스킹의 맛은 스칼리제로 다리에서 들려준 자유로움과는 또 다른 집중된 몰입감의 음악을 선사했다. 헨리가 부르는 포지션의 ‘I love you’의 감미롭게 절절한 달달함으로 귀도 마음도 열어주자, 베로나 사람들은 수현이 부르는 카펜터즈의 ‘Top of the world’를 흥겹게 따라 불렀다.

 

김필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리움만 쌓이네’는 가사는 몰라도 간절한 그리움이 이국의 관객들의 가슴에도 전해지고 있었고, 헨리와 수현이 결국 완성해낸 제이슨 므라즈의 ‘Lucky’는 사랑을 부르는 베로나라는 도시와 너무나 잘 어우러져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여름부터 예고편이 나온 후 방송이 되지 않아 심지어 시청자들의 원성까지 들었던 박정현이 부르는 시아의 ‘Chandelier’가 베로나 광장에 울려퍼졌다.

 

한 마디로 말해 박정현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노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역시 기대한 만큼 놀라운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절정의 가창력에 코러스를 해주던 수현이 멈칫했고, 헨리는 연주를 놓칠 정도였다. 이미 전 날 ‘Ave Maria’로 성스러운 느낌마저 선사했던 박정현은 이번 무대를 통해 역시 ‘갓정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베로나 광장에 모인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탄성을 터트렸고, 수현은 언니에서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자신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귀여운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패밀리밴드가 <비긴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재미와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줬다 평가되는 건 음악의 다양한 매력을 이들이 들려줬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허밍을 하듯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이 노래이고, 또 집중해서 모두가 몰입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 역시 음악이었다. 게다가 이들이 하는 장르의 틀은 클래식에서부터 팝, 가요, 성가를 넘나들 정도로 다채롭고, 악기도 기타와 피아노는 물론이고 바이올린과 하모니카 등 다양하다. 또 현지에서 만난 버스커들과 즉흥으로 어우러지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 들려주기보다는 스스로가 즐기는 음악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음악 프로그램이 이처럼 다양한 음악의 매력을 한꺼번에 선사할 수 있을까.

 

어느새 금요일 밤이면 <비긴어게인>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생겨난 건 우연이 아니다. 한 주의 피로를 맥주 한 잔 마시며 <비긴어게인>을 보는 것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건, 그 음악의 다채로운 매력이 끝없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되도록 시즌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건 그래서다. 끝나더라도 바로 시즌4가 이어져 스산해질 계절의 금요일을 계속 따뜻하게 만들어주기를.(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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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3’의 즉흥성에 성큼 우리 옆으로 온 음악

 

풍경만 봐도 이게 실화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이태리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포지타노 전망대. 레몬의 마을에서 레모네이드를 한 컵씩 마신 JTBC <비긴어게인3>의 가수들은 갑자기 흥이 오른다. 수현의 제안으로 부르게 된 박혜경의 ‘레몬 트리’. 하림의 우쿨렐레 연주가 전부지만 거기에 맞춰 경쾌하게 부르는 수현의 노래에 박정현이 화음까지 맞춰주자 모두의 어깨가 들썩거린다.

 

사전에 계획된 무대도 아니고 또 사전에 준비한 곡도 아니었지만 오순도순 모여 개다리춤까지 춰가며 부르는 노래는 그 어떤 화려한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보다 더 흥겹다. 역시 준비해 온 관객들도 아닌 행인들이 이들의 노래를 듣고는 발길을 멈추고, 어떤 이들은 그 노래를 카메라에 담는다. 순간 음악은 성큼 우리 옆으로 다가온다. 마치 보이지 않던 어떤 선 저편에서 경계를 넘어 바로 우리 옆으로.

 

그 곳에서 작은 버스킹을 마치고 차로 라벨로를 찾아가는 길, 좁은 해안도로로 밀리는 차들 때문에 지쳐갈 즈음, 수현이 문득 라벨로를 담아 즉석에서 우쿨렐레 곡을 만들어 부른다. 언덕길 위에 있는 라벨로는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와서 영감을 얻어갔던 곳으로 유명한 곳. 여유로운 사람들이 카페에 앉아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광장에서 악기세팅을 시작하자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려와 박수갈채로 노래를 부추긴다.

 

흥겨운 곡으로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갑자기 난입한 꼬마들의 흥겹고 귀여운 춤은 그 어떤 무대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음악의 의외성을 더해준다. 갑자기 꾸려진 무대에서 불리는 노래들이지만 가수들과 관객들은 순식간에 흥겨운 노래로 하나가 된다. 낯선 가요들에도 호응해주는 이태리 사람들. 그 곳을 찾았던 이들에게는 이역만리에서 날아온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어쩌면 앞으로도 좀체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테다.

 

라벨로에서 아말피 해변으로 내려와 어둑어둑해진 바닷가에서 부르는 노래는 <비긴어게인3>만이 보여줄 수 있는 즉흥성과 현장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고, 모래사장 위에서 수현이 부르는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는 아름다운 아말피 바다와 어우러져 기막힌 조화를 만든다. 마치 그 ‘아틀란티스 소녀’가 수현이 된 듯.

 

헨리가 부르는 미발매곡 ‘I LUV U’ 역시 그 아말피 해변의 밤풍경과 어우러져 그 절절함이 더해지고, 김필과 박정현이 듀엣으로 처음 입을 맞춘 프랭크 시나트라와 낸시 시나트라가 부른 ‘Something stupid’는 너무 긴장한 김필이 가사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곡이 가진 풋풋함 같은 것이 더 묻어난다.

 

도대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고, 오히려 불완전하기까지 한 <비긴어게인3>의 음악들의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이토록 사로잡는 것일까. 그건 어쩌면 우리가 너무 완벽한 음향시설이 갖춰진 무대 위나 스튜디오에서 부르는 노래들을 듣다보니 조금은 멀게 만 느껴졌던 음악이 성큼성큼 우리 곁으로 걸어오는 듯한 느낌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의 진가가 아닐까. 숭배의 대상이 아닌 우리의 일상 속에서 귀를 간지럽히는 그런 노래들. 진짜 음악이란 이런 게 아니었던가.(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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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버스킹 전 ‘비긴어게인3’의 서울 버스킹의 효과

 

아주머니가 요리를 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퇴근길에 앉아 소주를 기울이며 두런두런 이야기가 오가는 포장마차. 구석에 앉은 김필과 하림이 주섬주섬 기타와 우쿠렐레를 꺼내놓고 조율을 하기 시작한다. 버스킹 경험이 많은 하림이 말했듯, 조율하는 악기 소리만으로도 거기 앉아 있던 사람들의 귀가 쫑긋 세워진다. 설마... 여기서 노래를? 하고 생각할 즈음 김필이 조용히 부르는 고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람들은 그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에 빠져든다.

 

JTBC <비긴어게인3>가 해외 버스킹을 가기 전 갖게 된 서울 버스킹의 풍경은 이 프로그램만이 연출할 수 있는 특유의 감성들이 더 생생하게 전해졌다. 낯선 타국이 아니라 우리가 걷고 지나치던 서울의 거리들이다. 김필과 하림이 앉아 소주를 기울이는 포장마차는 그 공간이 주는 퇴근길의 정서가 묻어나오고, 거기서 부리는 김필과 하림의 노래는 그 정서를 따뜻하고 촉촉하게 쓰다듬는다.

 

점심시간 후 다소 노곤함이 밀려오는 회사 사무실이 주는 피곤함에 갑자기 게릴라처럼 찾아든 헨리와 수현의 노래 선물은 반쯤 감긴 눈을 화들짝 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덕수궁 돌담길 한 편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임헌일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에 맞춰 부르는 박정현의 ‘빈센트’는 또 어떻고. 무심코 길을 걷다가 들려오는 박정현의 사랑스러운 목소리에 홀린 듯 사람들은 멈춰서 노래에 빠져든다. 아마도 오디세우스가 경험한 세이렌의 마력이 그렇지 않았을까.

 

그렇게 저마다 다른 공간에서 버스킹을 한 이들은 삼성역 앞에서 모여 완전체 ‘패밀리 밴드’의 버스킹을 들려줬다. ‘길가다 계 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저마다의 개성이 모여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 그 광경을 우연히 보게 된 행인들이 아마도 시청자들은 부러워질 지경이었을 게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쾌한 모습으로만 봐서 그의 음악을 잘 듣지 못했던 이들은 헨리가 얼마나 매력적인 아티스트인가를 그 자리에서 발견했을 테고, 천상의 목소리라는 게 어울리는 박정현의 명불허전 보컬과, 한없이 귀엽지만 음악적인 성숙미가 느껴지는 수현.

 

게다가 새로 합류한 김필은 음색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목소리를 들려줬고, 임헌일의 기타는 뒤편으로 물러나 있으면서도 음악 구석구석을 꽉 채우는 놀라운 소리를 들려줬다. 물론 길거리 버스킹의 색깔을 다양한 악기 연주와 그 존재 자체만으로 보여주는 ‘하부지’ 하림도 빼놓을 수 없을 게다.

 

사실 <비긴어게인>이 시즌2까지 방영되면서 여러 차례 대중들은 그런 귀호강 버스킹을 국내에서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보인 바 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이번 시즌을 위해 이태리로 떠나기 전 서울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은하고자 시도한 버스킹이지만, 그 자체로도 또 하나의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좋을 만큼 무더운 여름밤을 촉촉한 감성으로 채워준 시간이었다.

 

게다가 이 서울 버스킹은 앞으로 이태리에서 그 이국적 풍경 속에서 펼쳐질 버스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도 충분했다. 박정현은 또 어떤 노래로 낯선 외국인들의 발길을 멈출까. 헨리와 수현은 또 얼마나 멋진 무대와 즐거운 오누이 케미를 선사할까. 새로 합류한 김필의 노래와 임헌일의 연주까지. 앞으로 금요일 밤마다 펼쳐질 버스킹의 ‘귀르가즘’이 실로 기대되게 만든 예고편이 아닐 수 없었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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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친소 초대에 응한 스타들의 세가지 이유

 

발상의 전환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아마도 수많은 외모 순위를 뽑는 대회와 코너들이 있었겠지만 못생긴 순위를 뽑는 ‘축제’는 없었을 게다.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스친소)>의 형식을 패러디한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못친소)’ 특집은 <무한도전> 특유의 역발상이 돋보였다. 세상에 외모 순위를 뽑는 형식으로 외모 지상주의를 꼬집는 기획이라니.

 

'무한도전'(사진출처:MBC)

“형제들이여! 지금까지 그 얼굴로 살아오느라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그 노고를 치하하고자 우리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못친소> 초대장에는 이 기획이 가진 특별함이 숨겨져 있다. "바로 그날! 당시의 외모가 얼마나 소중하고 매력적인지 빛날 수 있도록 해드릴게요.” 못생겼다는 외모적 기준을 넘어서 그들이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인가를 축제를 통해 보여주겠다는 것.

 

실제로 초대장을 받고 <못친소> 특집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그 특별한 개성과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장본인들이다. <무도> 멤버들은 물론이고, 김제동, 김영철, 고창석, 이적, 윤종신과 하림, 조정치의 신치림, 김범수, 김C, 데프콘, 권오중이 그들이다. 그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이 ‘하위 2%’의 축제에 초대된 것을 의아하게 여기면서 그걸 부정하고, 자신이 거기 초대된 누군가보다는 낫다는 식으로 큰 웃음을 주었다.

 

사실 ‘못생겼다’는 이유로 초대된 자리에 선뜻 응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은 일일 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 초대에 응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게다. 그 하나는 그들이 모두 <무도>의 멤버들과 절친이라는 사실이다. 초대장도 없이 유재석이 옵션(?)으로 초대한 김제동과 김영철은 그 관계가 얼마나 가까운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친근함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못친소> 특집은 하나의 설정으로 <무도> 멤버와 절친들이 모여 특별한 즐거움을 만드는 자리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이들이 모두 <무도>가 가진 특유의 풍자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초대받은 그들은 마치 <개그콘서트> ‘여배우들’ 코너의 박지선이 말하듯 저마다 “저는 못생기지 않았습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하는 것으로 웃음을 줄 수 있었던 것. 그들은 이 코너가 그 자체로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내고 있는 상위 2%의 잘 생긴 사람들의 세상에 대한 풍자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걸 이해하고 있었다.

 

세 번째는 여기 초대된 이들의 자신감이다. 잘 생긴 외모는 아니어도 저마다 확실한 개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들은 <못친소> 특집이 규정하는 ‘못생겼다’는 평가 자체를 그다지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정상의 위치에 까지 오른 그들이 아닌가.

 

외모 지상주의에서 낙오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들만의 하위 2% 축제를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역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하위 2%라고 주장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것 때문에 <무도>라는 누구든 출연하기를 원하는 그런 프로그램(정말 아무나 출연하기 어려운)에 나와 자신들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그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 ‘외모’라는 기준이 점점 희석되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외모를 떠나서(그렇다고 그들이 결코 못생겼다는 얘긴 아니지만) 우리에게 노래와 연기와 웃음이 주는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들은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가.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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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9 12:39 ㄹㄹㄹ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재미있었음.
    지난주 스타킹 시청률 폭락 ㅋㅋㅋㅋㅋ

  2. 2012.11.19 13:18 논뚜렁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유희열씨가 안나온게 참 아쉽..ㅎㅎ..
    간만에 쉬지않고 웃으면서 봤습니다..

  3. 2012.11.19 13:48 BlogIcon VENU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무한도전 봤는데 재밌더군요. 초대된 사람들보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4. 2012.11.24 23:06 선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도 '못친소 페스티벌' 완전 재밌죠ㅋㅋ
    하위 2%들의 축제라고 하던데 이 축제에 나온 사람들은 되게 매력적인것 같아요 ㅋㅋ
    특히 김.치 그룹ㅋㅋ 어쨌든 무한도전! 앞으로도 쭉~ 지금처럼 방송해 주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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