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 고수와 허준호의 살벌한데 유쾌하고 훈훈한 스릴러라니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들이 등장하는 살벌한 스릴러가 아닐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참혹하게 살해되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유기되어 '실종'처리된 사건들. 장판석(허준호)이 삽자루를 들고 어딘가를 찾아다니고 죽은 사체들을 하나씩 찾아내 끌어내는 이 드라마의 첫 시퀀스는 당연히 그 인물이 연쇄살인범일 거라는 심증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그건 일종의 트릭이다. 그는 실종처리 되어 사라진 사체들을 찾는 것이었을 뿐이니 말이다.

 

OCN 토일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에서 장판석이 사체를 찾는 이유는 죽었지만 사체조차 발견되지 못한 억울한 영혼들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함이다. 그 영혼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바로 두온마을. 산 자들의 눈에는 그 장소도 영혼도 보이지 않지만 무슨 일인지 장판석에게는 보이고 어쩌다 이 곳으로 들어오게 된 생계형 사기꾼 김욱(고수) 또한 그걸 보게 된다.

 

실종 신고 된 아이 서하늘(장선율)을 그 곳에서 만난 김욱은 어린 시절 엄마를 애타게 찾았던 자신의 모습을 그 아이에게서 보고는 그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래서 엄마를 꼭 찾아주겠다 약속하지만 그 아이는 이미 사망한 영혼이었다. 결국 아이를 살해한 범인과 그 범인이 유기한 사체를 찾기 위한 김욱과 장판석의 공조가 시작된다. 아이의 가방에서 피 묻은 고가의 프라모델을 발견한 김욱은 생계형 사기꾼답게 그걸 역이용해 범인이 새 아빠였다는 걸 밝혀내고 그 사체를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미씽>은 그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판타지와 스릴러의 기묘한 결합을 보여준다. 이제 김욱과 장판석은 두온마을의 억울한 영혼들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해 사체를 찾아내는 일을 공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억울한 영혼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소개되고, 잔혹한 범인을 추적하는 스릴러가 더해진다.

 

OCN에서 줄곧 시도해온 다양한 스릴러들이 있었지만, <미씽>은 여기에 판타지를 섞는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스릴러의 긴장감만큼 사연자들의 이야기와 이를 풀어주는 김욱, 장판석의 진심이 훈훈함을 더해준다. 지금껏 이른바 OCN표 스릴러가 너무 잔혹하게만 느껴졌던 시청자라면 <미씽>은 확실히 그런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면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tvN <호텔 델루나>의 스릴러 버전 같기도 하고, <전설의 고향>에 자주 등장하던 원귀의 한을 풀어주는 사또 이야기의 현대식 해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판타지적 설정이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몰입감을 주는 건 아마도 '실종'이라는 무거운 현실의 키워드가 거기 드리워져 있기 때문일 게다.

 

물론 사망 또한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지만, 사체조차 찾지 못해 실종으로 처리되어 있는 상황은 더 큰 고통을 가족과 친지들에게 남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온마을이라는 판타지적 공간의 평화로운 정경은 슬픔과 위로가 섞여진 공간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김욱과 장판석이 그들의 사체를 찾아내는 과정은 이렇게 떠돌던 영혼이 가족의 품에 안기는 과정이기도 하다. 스릴러지만 따뜻한 위로 같은 게 느껴지는 이유다.(사진:OCN)

'지정생존자', 정치인의 권력의지와 유권자의 권리

 

“권력이라고 하셨습니까? 저하곤 관계없는 이야기인데요. 전 그저 이 자리에서 시민의 책무를 다하고 60일 뒤엔 학교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예전처럼.”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지진희)은 비서실장 한주승(허준호)에게 그렇게 말했다. 초유의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 사건으로 졸지에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게 된 박무진. 하지만 국민들도 청와대 수석보좌관들 같은 실무진들도 그를 믿지 못했다.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한주승은 박무진에게 “대한민국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청와대 스텝의 신뢰와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라”고 조언했다.

 

신뢰와 지지 그것이 바로 권력이라는 한주승의 조언을 그러나 박무진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권력이라는 것과 자신은 아무 관계도 없다 여겼던 것. 그는 어쩌다 등 떠밀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었지만 그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니 권력을 행사한다는 건 자신과는 먼 일이라고 여길 밖에.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자리에서 권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국정 공백’을 의미했다. 그건 즉각적인 폭력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불안과 공포 속에서 탈북민들이 이 테러를 주도했다는 가짜 뉴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급기야 극우단체들이 탈북민들이 장사하는 시장에 난입해 폭력을 저지르는 사건이 터졌다.

 

‘국정공백’을 기회로 삼으려는 정치인도 등장했다. 여권의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강상구(안내상) 서울시장은 폭력사태가 벌어진 보길 모현 지구를 특별감찰구역으로 선포하고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몇몇 탈북민들을 입건했다. 권력의 빈 자리를 차고 들어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정치적 행보였다.

 

그렇게 입건된 탈북민 중에는 아내 최강연(김규리) 변호사의 의뢰인도 있었다. 지병을 앓고 있어 주사를 맞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인 걸 알고 있는 최강연은 남편 박무진에게 힘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강상구를 불러 보길 모현 지구 특별감찰구역을 해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코웃음을 치며 거절했다. 결국 박무진은 권력행사를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한주승의 이야기를 실감하게 됐다.

 

박무진은 입건된 탈북민이 결국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통령령 발령’을 결심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난관이 있었다. 권한대행의 권한은 기존질서, 현상유지에 준해야 한다는 헌법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헌법 조항의 해석을 달리한다 하더라도 그의 이런 선택은 그의 ‘정치적 행보’를 의미했다. 국민의 책무를 다하고 돌아가겠다며 권력은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여겼던 그가 이 선택 하나로 이제는 권력의지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이번에는 한주승이 대통령령을 발령하면 자신을 해임해야 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데 그건 어쩌면 권력의지가 없다고 얘기한 박무진에게 ‘권력 행사’를 하는 경험을 제대로 해주기 위한 것일 수 있었다. 잠시 주춤했지만 박무진은 한주승을 해임했고 한주승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권력은 이렇게 쓰는 겁니다. 아직도 권력의지가 없다고 생각합니까?”

 

<60일, 지정생존자>가 박무진이라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첫 번째 행보에서 ‘권력의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은 건 무얼 의미할까. 그것은 정치라는 것이 권력의지의 소산이라는 걸 명확히 하기 위함일 게다. 우리는 흔히 정치에 있어서 권력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상을 갖는다. 그것은 아마도 독재 시절을 거쳐 오며 정치권력의 부정적인 면들을 많이 겪어서일 게다. 그래서 심지어 권력행사에 해당하는 정치 자체를 혐오하고 무관심하게 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 무관심은 더 나쁜 정국을 야기한다. 그 빈자리를 차고 들어와 엉뚱한 권력을 행사하려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대통령 권한대행 같은 정치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그저 어쩔 수 없는 책무로서 발만 담그려 했던 박무진이 그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막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과정은, 우리네 보통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유권자들인 국민들 역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저마다의 위치에서 권리와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 <60일, 지정생존자>에서 권력의지를 깨운 박무진이라는 인물이 우리네 보통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다.(사진:tvN)

‘국가부도의 날’, 너무 아팠던 이 재난을 굳이 다시 꺼내보는 이유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재난영화처럼 보인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1997년 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이던 그 때 상황을 이 영화는 소재로 가져오면서, 그 일주일 전 이 재난이 닥칠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이 어떤 대처를 보여주는가를 담는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국가부도 사태라는 쓰나미 앞에 선 인간군상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인 한시현(김혜수)은 이 심각한 재난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윗선에 보고하고 그 보고는 경제수석을 거쳐 청와대까지 올라가지만 어쩐지 대처방식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노골적으로 이 재난을 정부가 나선다고 막을 수 없다고 말하며, 국민들에게 알리지 말 것을 요구한다. 혼돈만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참에 우리네 경제가 완전히 뒤집어져 이른바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국과 맞물리면서 결국 이 국가부도라는 초유의 재난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피해자들은 속출한다. 이 영화가 재난영화처럼 보인다는 건, IMF 구제금융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이전부터 사업 실패와 생계 문제로 비관한 이들의 자살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재난에 직격탄을 맞는 작은 사업주를 대표하는 인물로 갑수(허준호)는 백화점에 물건을 공급하는 수주를 약속어음 하나 달랑 받고 계약서에 사인을 함으로써 위기상황에 몰린다. 집까지 내놓고 버텨내려 하지만 결국 버티다 못해 어음을 돌려버리자 협력업체 사장은 자살을 해버린다. 

반면 이 재난 상황을 미리 읽어내고 기회로 삼으려는 이들이 등장한다. 종금에서 일하다 위기상황을 감지하고 사표를 던진 윤정학(유아인)은 이후 투자자를 모아 달러를 매입하고 달러가가 치솟자 다시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역투자를 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똑같은 재난상황이지만 이 재난을 알려 국민의 피해를 줄이려는 자가 있고, 아무 것도 모른 채 사업을 벌여 죽을 만큼 힘든 현실에 맞닥뜨리는 이들이 있다. 또 이 재난을 역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신분까지 상승시키려는 이가 등장한다. 물론 IMF라는 국제구제금융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열고 쓰러지는 기업들을 싼 가격에 먹어치우려는 미국과, 이 와중에도 정치와 권력을 먼저 생각하고 이를 위해 재벌기업들만 살리는 것으로 일종의 커넥션을 만들려는 우리네 상황도 그려진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시원한 사이다를 보여주진 않는다. 시종일관 벌어지는 고구마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이를 대책 없이 감당해야 하는 무고한 국민들의 희생이 이어진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영화는 깊은 몰입감과 카타르시스를 주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이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그것도 굉장히 힘겨운 재난상황들을 보는 일이) 어째서 의외의 몰입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걸까. 

그건 이 영화가 재난영화의 틀을 가져오면서 동시에 ‘폭로’의 성격을 더해놓았기 때문이다. 보라. IMF에 의존해야 하는 초유의 국가부도의 사태를 벌인 것이나, 그 사실을 은폐해 엄청난 피해자를 만든 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저들이 한 일들이다. 우리는 심지어 그것이 우리의 분수를 넘는 소비나 해외여행 때문이라 생각하며 ‘금 모으기’에 그토록 노력하지 않았던가. 

재난의 폭로는 ‘저들의 잘못’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우리를 시원하게 한다. 그리고 또한 이런 재난 사태가 또 벌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적인 가치 또한 담고 있다. 재난을 마주했던 한시현이나 윤정학, 갑수는 당시에는 서로 다른 길 위에 서 있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믿지 않는다”는 것.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이런 재난 상황이 또 다시 벌어지지 않는 길이라는 걸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사진:영화'국가부도의 날')

뻔한 ‘훈남정음’과 울림 있는 ‘이리와 안아줘’의 희비를 가른 건

SBS <훈남정음>과 MBC <이리와 안아줘>가 같은 날 종영했다. 두 드라마는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훈남정음>은 훈남(남궁민)과 정음(황정음)이 결혼을 약속했고, 정음은 훈남의 도움을 받아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해갔다. <이리와 안아줘>는 지옥 같던 살인자 윤희재(허준호)가 납치한 한재이(진기주)를 채도진(장기용)이 구해내고, 자기 같은 괴물로 아들을 만들려는 윤희재의 도발 앞에서 윤나무는 스스로가 다르다는 걸 증명해냈다. 

두 드라마가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종영을 맞는 두 드라마의 입장은 완전히 다를 법하다. 애초의 기대작이었던 <훈남정음>과 별 기대가 없었던 <이리와 안아줘>가 거둔 성과가 너무나 상반됐기 때문이다. 드라마 시작 전 두 드라마의 액면만을 보면 당연히 <훈남정음>에 기대감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연기력으로 차곡차곡 팬덤을 만들어온 배우 남궁민에 그와 과거 <내 마음이 들리니>로 연기호흡을 맞췄었던 황정음이 아닌가. 반면 <이리와 안아줘>의 장기용과 진기주는 사실상 신인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연기경력이 적었다. 

이런 캐스팅에 대한 상반된 기대감은 두 드라마의 첫 회 시청률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첫 회에 <훈남정음>이 5.3%(닐슨 코리아) 시청률로 시작했던 반면, <이리와 안아줘>는 3.1%로 시작했다. 하지만 마지막 회를 보면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희비쌍곡선을 그었다. <훈남정음>은 2.1%까지 떨어지며 역대 SBS 미니시리즈 중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반면, <이리와 안아줘>는 5.4% 시청률로 마무리했다. 

물론 2%나 5%나 지상파 수목드라마로서는 충격적으로 낮은 시청률이지만, 두 드라마의 체감이 달리 느껴지는 건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훈남정음>은 첫 회 방영된 이후부터 줄곧 너무 뻔하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이 지적받았다. 한강다리에서 자살을 하는 장면을 코미디의 소재로 삼은 대목으로 논란까지 이어지게 된 건, 이 드라마가 가진 가벼움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반면 <이리와 안아줘>는 희대의 살인마가 등장하는 스릴러 요소를 통해 가해자의 아들과 피해자의 딸이라는 새로운 멜로 구도로 멜로 그 이상의 울림 있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살인자의 아들은 결국 그 악을 계승받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졌다. 특히 엔딩에서 이제 모든 과거의 아픈 고리들을 끊어낸 채도진과 한재이가 12년 전 끔찍한 사건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그 시간에 머물러 있던 어린 자신들을 껴안아주는 장면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드라마는 스릴러 요소를 더한 멜로 장르를 표방하면서도 휴머니즘이라는 더 큰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는 것.

작품의 희비를 가른 건 이런 가벼움과 진중함의 차이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그저 가볍기 만한 뻔한 로맨틱 코미디는 이제 더 이상 어렵다는 걸 <훈남정음>은 예시적으로 보여줬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재치 있고 코믹한 대사들은 있었지만 그 이상의 울림이 없었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한계였다. 물론 남궁민의 연기는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돋보였지만, 황정음의 늘 봐왔던 그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식상하게 다가온 것도 마찬가지였다. 연기를 잘해도 새로움이 없다면 시청자들에게 호평받기 어렵다는 것.

한편 장기용과 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를 통해 아직 무르익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신인 배우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보인다. 물론 이 작품은 허준호의 악마 같은 괴물 연기가 드라마 전체의 힘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용의 몰입은 이 배우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밖에도 윤현무 역할을 연기한 김경남이나 역대급 눈물연기를 소화해낸 엄마 채옥희 역할의 서정연 같은 배우들이 돋보였다. 

워낙 많은 로맨틱 코미디류의 멜로들이 방영되었던 터라 이제 시청자들은 그 작품만의 독특한 새로움이 없다면 굳이 봐야할까 하고 의구심을 갖게 됐다. 하루에도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고, 심지어 외국 드라마들을 시청하는 일도 이제는 일상화단계로 접어드는 요즘이다. 뻔한 드라마보다는 실험작이 차라리 낫고 멜로 안에서도 진중한 메시지를 찾아내려는 시도가 효용성을 갖는 이유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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