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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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최민식과 한석규가 고개 숙인 우리에게 전하는 위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9. 12. 30. 11:06
천문’, 최민식과 한석규의 브로맨스만큼 먹먹했던 건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끈끈했던 관계를 브로맨스에 가깝게 그린 작품이다. 브로맨스를 넘어 로맨스에 가깝다는 관객들 반응처럼 이들이 보여주는 서로에 대한 감정은 단순한 우정과 신의 그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여성 출연자가 거의 없고 중년을 훌쩍 넘긴 남성들의 이야기로만 채워지지만 때론 가슴이 설레고 때론 먹먹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영화. 관노로 태어나 하늘과 별을 보는 걸 좋아했지만 고개 드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아 땅만 보고 살았던 장영실의 천재성을 한 눈에 알아보고 세종은 함께 누워 하늘과 별을 보자고 한다. 세종은 왕의 자리가 늘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해야 하는 자리라서 올려다볼 수 있는 하늘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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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 교사판 미생 서현진, 그는 언제쯤 웃을 수 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2. 26. 10:27
‘블랙독’이 그리는 기간제 교사의 답답한 현실 과연 기간제 교사 고하늘(서현진)은 언제쯤 웃을 수 있을까. tvN 월화드라마 에서 고하늘을 보다보면 의 장그래가 학교로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정교사와 기간제로 선이 그어져 있는 대치고등학교. 고하늘은 전혀 몰랐지만 이 학교에 삼촌 문수호(정해균)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채용비리를 의심받는다. 함께 들어간 기간제 교사들은 그래서 고하늘에게 편견어린 시선을 던지며 그를 따돌림 한다. 기간제 교사라는 위치 자체가 미생이지만, 그들 속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는 ‘블랙독(색이 검다는 이유로 꺼려지는 유기견)’의 처지가 된 것이다. 처음 경험하는 교사로서의 학교생활도 만만찮다. 교과 파트너가 된 김이분(조선주)은 대치고 교사들이 모두가 꺼려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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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현명한 마동석 활용법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9. 12. 21. 10:42
‘시동’, 한 발 뒤로 물러선 마동석이어서 더 좋았던 건 마동석은 마동석을 연기한다는 말이 있다. 또 마동석은 하나의 장르라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마동석이 등장하는 작품에서 그의 존재감이 작품 전체를 장악한다는 뜻일 게다. 물론 그건 좋은 의미지만 마동석에게도 또 작품에도 반드시 좋을 수만은 없다. 결국 작품이란 여러 배우들이 골고루 보여야 그 울림이 커질 수 있고 마동석 자신도 자신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야 배우로서도 더 확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영화 은 마동석을 대단히 현명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관객들이 ‘마동석 영화’라고 부르는 작품에는 늘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손바닥 하나에 붕붕 날아가는 악당들의 모습이 그것이다. 물론 에도 그런 장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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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하지원과 윤계상이 마주한 고통, 무엇이 치유해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2. 9. 11:19
‘초콜릿’, 고통스런 현실 우릴 살게 하는 초콜릿 하나 고통 속에서 우리를 살게 해주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JTBC 금토드라마 에 등장하는 문차영(하지원)의 아버지는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사치벽이 있던 엄마는 동생 태현(민진웅)만 데리고 야반도주해버렸다. 만나기로 했던 백화점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갑자기 무너져 내린 건물에 갇혀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 때 그 건물더미 속에서 한 아줌마를 만났다. 그 아줌마가 아들을 위해 샀다는 초콜릿 하나가 문차영을 살렸다. 그 고통을 버티게 해준 달콤한 초콜릿 하나. 그 건물더미에서 죽은 아줌마가 바로 이강(윤계상)의 엄마다. 거성재단의 둘째 아들과 사랑에 빠져 이강을 낳았지만 헤어져 시골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았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둘째 아들이 사망하자 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