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한다. 내를. 그리고 느그를.” 박범수 ‘빅토리’

빅토리

“응원한다. 내를. 그리고 느그를.” 박볌수 감독의 영화 ‘빅토리’는 필선(이혜리)이 함께 치어리딩을 해온 친구들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끝을 맺는다. 때는 1999년. 세기말의 불안과 새천년의 기대가 교차하는 시점, 불안을 기대로 바꾸듯 저 멀리 솟아오른 폭죽이 불꽃놀이를 펼쳐놓는다. 그건 필선의 말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1999년이든 현재든 응원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니까. 

 

댄서의 꿈을 갖고 있는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는 서울에서 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을 내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단지 춤 연습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차츰 이들은 치어리딩에 빠져들고, 만년 꼴찌 거제상고 축구부 또한 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유의 발랄한 생명력을 가진 청춘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응원처럼 사회 곳곳에 스며든다. 

 

이 영화가 하필 거제를 배경으로 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조선 산업의 부침에 따라 노동자들의 치열한 삶이 있던 곳이고 서울에서 떨어진 소외된 지역정서를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2017년 다큐멘터리로 방영됐고 이듬해 드라마로도 제작됐던 ‘땐뽀걸즈’도 거제 특유의 지역 정서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큰 감동을 줬다. 댄스스포츠에 도전하는 거제여상 학생들의 모습은 조선업 경기 침체로 활기가 사라진 거제를 응원하는 청춘들의 몸짓으로 그려졌다. 

 

‘빅토리’가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지친 어깨를 토닥이는 위로와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히 필선의 말처럼 누군가의 응원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건네는 응원 또한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늘 조연처럼, 누군가의 주변에서 살아가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된 분들에게는 작지 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사진:영화'빅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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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88’ 덕선에서 ‘빅토리’ 필선으로 돌아온 혜리

빅토리

2015년 ‘응답하라 1988’이 메가히트를 기록했을 때 필자는 몇몇 기자들에게 혜리의 매력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불어본 적이 있다. 그 때 돌아온 답변은 ‘순수하다’는 것이었다. 다소 막연하게 들리는 ‘순수하다’는 표현에 대해 좀더 자세히 물었다. 그러자 그건 마치 ‘아기 같은 백지상태의 순수함’이라고 했다. 그 말에 당시 거의 신드롬에 가깝게 생겨난 혜리에 대한 대중적인 인기가 단박에 공감이 됐던 적이 있다. 백지상태라는 건 다른 시각으로 보면 모든 게 가능성이라는 말도 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일이지만, 그래서 혜리는 그 백지상태의 가능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어느 순간에 그 존재가 빛을 발하게 됐다. 

 

지금도 혜리를 이야기할 때 회자되고 있는 ‘진짜사나이’의 이른바 ‘앙탈애교’로 불리는 한 장면을 떠올려보라. 그 한 장면은 순식간에 군대라는 조금은 격식이 요구되는 곳에서 그걸 뚫고 나오는 마음의 한 부분을 드러내줌으로써 보는 이들의 기분을 활짝 피어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 방송 ‘덱스의 냉터뷰’에 출연한 혜리가 말한 것처럼 그건 애교의 표현이 아니었다. 그간 훈련을 받으며 정이 들었던 터라 퇴소식에서는 좀더 유하게 그 친분을 드러내고 싶었지만 그러면 안된다고 빡빡하게 대하는 상사의 엄격함에 소심한 짜증을 드러낸 것이었다. 사실 그 누구도 그 상황에서 그런 리액션이 나올 거라는 걸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순간이 보여준 틈입의 카타르시스는 컸다. 엄격한 군율이 존재하는 곳이긴 하지만 결국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혜리의 그 감정표현이 말해줬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혜리는 그 순수한 백지상태여서 어느 순간 솔직하게 꺼내지는 감정이 특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응답하라 1988’에서 혜리가 덕선이라는 캐릭터에 캐스팅된 것 역시 ‘진짜사나이’ 덕분이었다. 올해 초 채널 십오야에 출연한 신원호 감독은 ‘진짜사나이’에 나온 혜리를 보고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느꼈고 그래서 애초부터 혜리를 덕선으로 점찍어 뒀다고 했다. 이런 선택에는 예능PD 출신이었던 신원호 감독과 또 역시 예능을 함께 해온 이우정 작가가 가진 독특한 드라마 작법과도 연관이 있다. 드라마를 예능 방식으로 제작하는 이들은, 매력적인 인물을 먼저 캐스팅하고 그 인물을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캐릭터를 창출하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그 자체로 순수한 매력을 갖고 있는데다, 배우라는 영역에 있어서 거의 백지상태의 가능성을 가진 혜리는 너무나 좋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혜리를 캐스팅한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는 그에게 딱 어울리는 덕선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그건 예상한대로 엄청난 시너지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로써 걸스데이로 데뷔했지만 ‘진짜사나이’로 예능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또 ‘응답하라 1988’로 배우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된 혜리는 멀티 엔터테이너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 

 

어언 데뷔 14년 차가 됐지만 최근 영화 ‘빅토리’로 돌아온 혜리는 여전히 해맑은 소녀의 풋풋함과 건강함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에 그가 맡은 배역의 이름이 ‘필선’이라는 건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 이번에는 필선으로 돌아온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빅토리’ 역시 혜리가 가진 그 순수한 매력이 찰떡같은 캐릭터를 만나 힘을 발휘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에 맞춰 오락실 DDR 게임기 위해서 춤을 추는 첫 등장부터 관객들의 시선은 이 매력적인 인물에 여지없이 포획된다. 그건 걸그룹을 해온 데서 나오는 춤선의 내공과, 또 여러 작품을 통해 쌓여진 연기의 내공이, 그와 딱 어울리는 캐릭터와 만나면서 생겨나는 시너지다. ‘빅토리’ 역시 혜리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들이 가장 잘 보여질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영화 시작 몇 분만에 관객들을 감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딱 맞는 캐릭터와 만나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건 과연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 혜리 역시 그 필모를 들여다보면 만만찮은 실패와 좌절로 인한 상처를 겪은 바 있다. 예를 들어 ‘하이드 지킬, 나’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캐릭터를 연기했고, ‘딴따라’는 시청률이 저조해 잊혀진 작품이 됐다. 영화 ‘물괴’에서는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져 흥행에 실패하면서 연기력 논란까지 겪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투깝스’의 기자 역할에서는 괜찮은 평가가 나왔고, ‘간 떨어지는 동거’, ‘꽃피면 달 생각하고’, ‘일당백집사’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즉 실패의 경험 속에서도 꿋꿋이 힘을 잃지 않고 달려온 결과 ‘빅토리’의 필선 같은 그의 에너지가 200% 발휘될 수 있는 배역을 만나게 됐다는 것이다. 

 

‘빅토리’가 1999년 거제상고의 치어리딩 동아리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혜리라는 인물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을 준다. 그건 ‘응원’이라는 키워드 때문이다. 이 작품 속 필선이 이끄는 치어리딩 팀은 만년 꼴찌팀인 거제상고 축구부를 응원하기 위해 만들어지지만, 그 응원은 거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필선의 아버지처럼 조선업을 근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거제 사람들 모두에게 그 응원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또한 댄서의 꿈을 안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던 필선이 걸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앞두고 다시 거제로 돌아와 못다한 치어리딩을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습은 어떤 가능성에도 열려 있는 이 인물의 건강한 에너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혜리라는 인물과도 잘 어울린다. 그간 제대로 해준 게 없다는 얘기를 꺼내 놓는 아버지에게 “고만 해라-”를 반복하며 결국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에서는 심지어 저 ‘진짜사나이’에서 살짝 짜증을 내면서도 거기에 따뜻한 마음이 얹어지는 혜리의 모습이 떠오른다. 혜리라는 인물이 응원과 가능성의 아이콘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응원한다. 내를 그리고 느그를.” 영화에서 필선이라는 캐릭터로 혜리가 던지는 그 대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신을 스스로 응원하고 또 다른 사람들을 응원하는 것이 자신의 가능성은 물론이고 누군가의 가능성을 열게 해주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건 또한 14년의 시간 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스스로를 응원하며 늘 새로운 가능성 앞에 세웠던 혜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글:국방일보, 사진:영화'빅토리')

'바퀴', 이 집이 잘 굴러가는 건 누가 뭐래도 성동일 덕분이다

 

사실 tvN 예능 <바퀴 달린 집>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먼저 잡아 끈 건 바다나 숲 같은 대자연을 앞마당으로 두고 즐거운 망중한을 보낸다는 그 콘셉트의 힘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 콕콕 박혀 하루를 보내야 하는 시청자들에게 자연 속으로 집을 갖고 들어간다니. 단순해보이지만 그 발상은 대중들의 욕망을 정곡으로 찌른 면이 있다.

 

하지만 그런 적절한 콘셉트가 프로그램의 성공을 반드시 담보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그 좋은 콘셉트 속에서도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몰입하고 주목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예를 들어 tvN <여름방학>은 그 '한 달 살기' 콘셉트가 지금의 대중들을 사로잡는 면이 분명했지만 계속해서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적어 시청자들이 이탈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바퀴 달린 집>에서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건 출연자들이 가진 힘이다. 성동일과 김희원 그리고 여진구는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세워 두어도 이제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지는 인물 간의 케미를 보여준다. 성동일과 김희원이 확실한 선후배의 위계 속에서도 이를 무시로 무너뜨리는 말과 행동들로 웃음을 준다면 김희원과 여진구는 점점 돈독해지는 관계의 끈끈함을 보여준다. 성동일과 여진구는 마치 아빠와 아들 같은 편안한 부자관계가 연출된다.

 

이 관계가 만들어내는 재미 속에서 성동일은 구심점 역할을 확실히 해준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시켜먹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챙겨주기 위해 마음을 쓰는 모습을 더해주고, 특히 게스트들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일단 섭외에서부터 성동일은 선배답게 폭넓은 인간관계를 프로그램 속으로 끌어오게 해준다. 첫 회에 등장한 혜리가 <응답하라 1988>에서 인연을 맺은 부녀 케미를 프로그램으로 가져온다면, 공효진, 이성경과는 <괜찮아 사랑이야>로, 아이유와는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로 또 정은지와는 <응답하라 1997>로 인연이 있다. 사실상 섭외의 대부분에 성동일이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인연들은 <바퀴 달린 집>의 이야기를 성동일이 자연 속에 마련한 집(?)으로 그들을 초대해 그 때의 이야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들로 채워지게 해준다. 아마도 해당 드라마의 팬이거나 게스트들의 팬이라면 이들이 함께 하는 시간 자체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게다.

 

<바퀴 달린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방이다. 특정 지역에서 나는 요리들을 캠핑 콘셉트로 소개하고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성동일은 확실히 '먹어 본 사람'과 '요리 좀 해본 사람'의 관록을 보여준다. 정은지에게 닭갈비를 해주기 위해 뼈를 슥슥 발라내는 그 모습은 그가 평소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그 요리을 통해 보여지는 손님을 위한 마음이 더 훈훈함을 더해주지만.

 

또 <바퀴 달린 집>이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웃음을 줘야 하는 포인트에 있어서도 성동일은 그 중심을 잡아준다. 김희원과의 티격태격하는 선후배 케미는 프로그램을 꽉 채워주고 또 손님들과 나누는 다소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도 성동일은 자기 역할을 확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게스트들과도 편안한 관계를 보여주고, 여진구와 젊은 게스트가 서 있는 청춘의 풋풋함을 흐뭇하게 바라볼 때는 아버지의 시선조차 느껴진다.

 

사실 <바퀴 달린 집>은 굉장한 이야깃거리나 재미 포인트가 매회 쏟아지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저 편안하게 특정 지역에 가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걸 보여주는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프로그램이 식상해지지 않게 해주는 건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케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동일은 <바퀴 달린 집>의 중심에 서서 재미와 의미의 균형을 잡고, 선후배 사이에서 편안하고 훈훈한 시간들을 만들어주는 인물이 아닐 수 없다.(사진:tvN)

'투깝스', 조정석의 하드캐리 혜리 연기력 논란 잠재울까

MBC 새 월화드라마 <투깝스>는 차동탁(조정석)이라는 캐릭터가 절대적이다. 웃음기 없이 진지한 강력계 형사. 게다가 형이나 다름없는 파트너 조항준(김민종)이 살해당했다. 그러니 그 범인을 찾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는 인물이 바로 차동탁 형사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 설정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하다. 그래서 <투깝스>는 이 인물에 이른바 ‘깝’ 캐릭터를 집어넣는다. 감방에 있을 때도 조항준으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던 사기꾼 공수창(김선호)과 의문의 추격자들을 피해 강물로 뛰어들었을 때 차동탁의 몸에 공수창이 빙의되는 것. 그래서 사건 해결을 위해 진지하기만 한 차동탁이라는 인물과 어딘지 뺀질이의 느낌이 강한 공수창이 동거하는 기묘한 캐릭터가 탄생한다. <투깝스>라는 제목은 바로 이 두 인물이 한 형사의 몸에 공존하는 상황을 통해 사건해결을 위해 공조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조정석은 역시 진지함을 통해 웃음을 주는 코미디 연기의 달인이라는 것이 이 드라마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잔뜩 흥분하거나 진지한 얼굴을 보이지만 어딘지 그것이 드러내는 어린아이 같은 면면들이 은근한 웃음을 만들어내고, 이제 ‘깝’ 캐릭터까지 겹쳐지면 조정석의 진가인 진지함과 가벼움의 공존을 통한 독보적인 코미디 캐릭터가 탄생할 것 같은 예감이다. 

물론 <투깝스>의 이야기는 그리 새롭다고 보긴 어렵다. 전형적인 형사물이고 그 안에 복수코드가 담겨져 있으며, 벌써부터 이어지기 시작한 송지안(혜리) 기자와의 멜로가 예고되어 있다. 사건 해결을 위해 차동탁과 송지안이 서로 툭탁대며 이어지고 그것이 문득 설렘으로 연결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그러니 <투깝스>가 이 드라마만의 차별성으로 내세울 건 결국 캐릭터다. 같은 이야기라도 캐릭터가 독특하다면 새롭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동탁은 일단 충분한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이를 연기하는 조정석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고 실제로 첫 회만으로도 그런 매력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여겨진다. 

하지만 문제는 드라마가 한 배우의 힘에 의해 온전히 움직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차동탁의 상대 역할인 송지안을 연기하는 혜리는 첫 방송부터 연기력 논란이 나오고 있다. 기자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시청자들은 그 캐릭터에서 송지안을 보기보다는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를 더 많이 떠올리고 있어서다. 

워낙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캐릭터가 강한 인상을 남겨서인지 혜리의 새로운 연기는 그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인한 기자와 코믹한 캐릭터 사이를 오가야 하고, 또한 일과 함께 사랑을 연기해내야 하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캐릭터가 바로 송지안이다.

이 부분은 <투깝스>가 향후 넘어서야 할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조정석의 하드캐리가 일단 시선을 잡아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혜리가 첫 회에서 갖게 된 연기력 논란은 스스로도 또 이 드라마도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았다. 과연 <투깝스>는 이런 약점들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 향후가 궁금해진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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