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부터 <코빅>까지, 눈에 띄는 땅콩 회항 풍자

 

때가 때인지라 <12> 제주도행 비행기에 탄 승무원들이 남다르게 보였다. 모든 서민들의 마음을 차갑게 얼어붙게 만든 이른바 땅콩 회항의 후폭풍 때문이다. 늘 밝게 웃는 승무원들. 하지만 모든 항공사의 승무원들이 그렇게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대중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보게 되었다.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그래서일까. <12>이 기내에서 만난 승무원 고은미씨의 친절과 웃음은 더더욱 우리네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주스와 소금물로 나누어 준 깜짝 복불복은 그래서 마치 <12> 제작진이 이들 승무원들에게 선사하는 작은 즐거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릴 때 김종민과 승무원이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장면도 더더욱 흐뭇하게 다가왔다. 손님과 승무원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이런 예의가 필요한 세상이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땅콩 회항사태 때문인지 예능 프로그램들은 일제히 이 사안을 소재로 끌어들여 풍자에 참여하고 있다. <코미디 빅리그>사망토론에서는 ‘20년 후로 가는 알약을 먹으면 100억을 준다고 했을 때 당신은 이 약을 먹겠느냐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 “100억 있으면 비행기도 후진할 수 있어. 땅콩 내가 안 까먹어도 돼.”라는 멘트를 날렸다. 돈이면 뭐든 다 되는 것같은 행동을 보인 땅콩 회항을 비꼰 풍자다.

 

<무한도전>은 녹화전날 음주를 몰래카메라로 찍으면서 하하와 정형돈을 유혹하는 정준하와 서장훈의 연기에 이게 바로 진상에 대처하는 매뉴얼’, ‘대구로 차 리턴 시킬 환상의 진상연기라는 자막을 연거푸 내보냈다. 여러모로 땅콩 회항에서 운운했던 매뉴얼을 염두에 둔 풍자 자막인 셈이다.

 

<개그콘서트>는 여러 코너에 땅콩 회항을 풍자하는 내용이 실렸다. ‘도찐개찐2주 연속으로 땅콩 회항을 풍자했다. 지난 주 곽범이 부사장 탄 비행기와 초보운전 김여사가 도찐개찐. 지 맘대로 후진한다고 하더니 이번 주에는 박성호가 땅콩 한 봉지와 내리는 폭설이 도찐개찐이라며 모든 것을 다 덮는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가 오히려 후폭풍을 맞게 된 이번 땅콩 회항사태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박성호는 이례적으로 같은 코너에서 또 한번 이 사태를 꼬집었다. 갑자기 요즘 잘 나가는 사과라며 종이 쪼가리를 꺼내 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자 개가 나타나 개도 아닌 게 개소리를 낸다며 호통을 치는 장면을 선보인 것. 조 전 부사장이 했다는 진정성 없는 쪽지 사과에 대한 풍자다.

 

<젊은이의 양지>의 백수 김원효 역시 크루즈 여행이 꿈이라는 이찬에게 크루즈 여행 가면 뭐하냐. 땅콩 봉지로 준다고 말해 땅콩 회항풍자를 이어갔다. 땅콩 봉지를 까지 않고 줬다고 서비스 잘못을 운운했던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 섞인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코미디와 예능 프로그램이 이처럼 이번 땅콩 회항사태에 민감한 풍자를 쏟아내고 있는 건 그 사안이 건드린 대중들의 정서를 읽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이 사태에 대해 갖게 된 분노를 풍자를 통해서나마 시원스레 풀어내려 하는 것. 물론 풍자는 웃음을 주지만, 앞으로 이런 풍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게 대중들의 바람일 것이다. <12>이 잠깐 보여준 승무원과 손님들 사이의 모습처럼 우리 사회가 훈훈해지기를.

 

 

책 한 권으로도 제대로 놀 줄 아는 <1>

 

이젠 계획이 틀어져도, 책 한 권만 있어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 <12> 제주도편이 보여준 건 오히려 계획에서 틀어질 때 이 여행 버라이어티는 훨씬 더 재밌어진다는 것이었다. <12>은 본래 우리나라 최남단인 마라도가 최종 목적지였지만 풍랑 때문에 배를 탈 수 없게 되자 마라도가 멀리 보이는 하모 해수욕장에서 복불복을 했다.

 

'1박2일(사진출처:KBS)'

작년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섬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 출연자들로부터 플랜 B가 없다고 비난받았던 제작진들은 나름 준비한 해녀복을 챙겨 입고 이른바 해녀 올림픽 3종 경기를 했다. 바람이 쌩쌩 부는 해수욕장에서 해녀복을 입은 출연자들은 코끼리코를 하고 달리기, 멀리 뛰기 그리고 바닷물에 살짝 앉아 손뼉으로 상대방 넘어뜨리기를 했다. 지극히 단순한 복불복이지만 해녀복을 챙겨 입은 출연자들은 그 모습만으로도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고, 바람 부는 해수욕장은 훌륭한 배경이 되어주었다.

 

이 날의 압권은 점심식사가 끝난 후 저녁 숙소를 놓고 벌인 낚시잡지로 하는 낚시(?) 복불복이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책 페이지를 넘겨 거기 나온 물고기수로 승패를 확인하는 이 복불복은 물고기 한 마리당 숙박비 5천 원을 두고 벌어졌다. 어찌 보면 어린 아이 장난 같은 이 복불복 게임은 그러나 의외의 팽팽한 긴장감과 반전으로 큰 웃음을 주었다.

 

차태현이 펼친 페이지에 구름처럼 몰려드는 자리돔떼가 나오자 낭패한 유호진 PD는 깜짝 놀라 쓰러졌고, 오히려 출연자들에게 봐달라며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책 페이지를 열어 확인하는 단순한 복불복은 실제 낚시보다 더 흥미진진해졌다. 특히 압권은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정준영이 유호진 PD를 상대로 일종의 속임수 기술(?)을 쓴 것. 마치 엄청난 물고기떼 페이지를 연 것처럼 꾸며 5만 원을 받아냈지만 사실 페이지에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었다.

 

낚시는 예능 프로그램의 금기 중 하나다. 그냥 생각하기에는 낚시만큼 드라마틱한 소재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없이 기다리는 게 대부분일 수밖에 없어 지루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과거 <12>에서도 낚시를 소재로 한 적이 있었지만 정작 물고기를 잡는 것으로 재미를 만들지는 못했다. 낚시가 재밌을 수 있는 건 낚시TV 같은 곳에서 꽤 긴 시간을 할애해 전문가들이 투입됐을 때 이야기다. 버라이어티처럼 호흡이 짧은 형식에서는 그리 좋은 소재가 아니라는 것.

 

하지만 복불복으로 실내에서 펼쳐진 <12>의 잡지책 낚시는 그 어떤 낚시 소재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재미들이 쏟아졌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 복불복이 낚시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출연자들과 제작진 사이의 밀고 당기는 게임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힘든 숙소를 제공하려는 제작진과 어떻게든 좋은 숙소를 얻으려는 출연자들 사이의 팽팽한 대결구도가 만든 흥미진진함.

 

이제는 책 한 권으로도 충분히 재밌어지는 <12>은 그래서 지난 1년 간 얼마나 제자리를 잡았는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12>은 물론 여행이 주요소재지만 재미의 백미는 출연자와 제작진 사이의 복불복 대결이다. 강하게 밀어붙이면서도 어딘지 정감이 가는 유호진 PD는 이제 출연자들과의 밀고 당기기를 해낼 수 있을 만큼 제대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다. 시즌3에 새롭게 투입된 김주혁, 정준영, 김준호도 마찬가지. <12>은 이제 계획에서 벗어나도 또 어떤 소소한 복불복을 해도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스타 파워에서 콘텐츠 파워로 돌아선 현재, 연예대상의 딜레마

 

올 한 해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몇 가지가 떠오른다. 그 첫 번째는 나영석 PD가 만들었던 tvN <꽃보다 청춘><삼시세끼>. 나영석 PD는 올 한 해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족족 연달아 히트를 치는 이례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두 번째는 외국인 예능 트렌드를 연 JTBC <비정상회담>이다. 호사다마라고 잘 나가는 만큼 논란도 무수히 쏟아졌다. 기미가요 논란에 이어 에네스 카야의 총각행세 논란이 지금도 뜨겁다. 하지만 논란이 뜨겁다고 프로그램이 거둔 성과까지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사진출처:KBS)'

이렇게 먼저 비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 떠오르는 것처럼, 올 한 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은 그다지 큰 성과나 시도를 보이지 못했다. 이미 브랜드가 확실한 MBC <무한도전>이나 KBS <12>이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는 것과, 베끼기라고 비판받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원조 육아예능인 MBC <아빠 어디가>와의 경쟁에서 오히려 앞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 것. SBS <정글의 법칙>이 화제성은 떨어졌어도 일관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일관되게 가져왔다는 게 지상파 예능의 성과라면 성과다.

 

이렇게 되다보니 연말 연예대상을 치러야 하는 지상파 3사는 애매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뚜렷한 성과가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가, <무한도전>이나 <12> 같은 이미 이전부터 사랑받아왔던 프로그램들이 수상을 하게 될 경우 시상식이 자칫 그 나물에 그 밥같은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상식은 자칫 그 방송사의 올해 성과가 별로 없었다는 걸 자인하는 느낌마저 줄 수 있다. 벌써부터 유재석 밖에 상줄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상줄 사람이 없는상황보다 더 심각한 건 올 들어 바뀐 예능의 트렌드다. 즉 스타 MC 중심으로 흐르던 과거의 예능 트렌드가 올해는 거의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유재석이니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같은 스타 MC들의 활약이 시상으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올해는 스타 MC가 있다고 해도 그걸 만들어내는 PD나 작가의 파워가 없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들이 투입된 프로그램의 추락을 통해 알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유재석은 KBS <나는 남자다>를 성공시킬 수 없었고, 강호동은 MBC <별바라기>, KBS <우리동네 예체능> 그 무엇도 성공이라 말할 수 없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사실상 지상파가 올해 고전하고 비지상파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이러한 스타MC 파워가 약해지고 콘텐츠 파워가 강해진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지상파는 여전히 스타MC에 투자함으로써 추락의 길을 걸었고, 비지상파는 환경 상 스타 PD나 작가에 투자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콘텐츠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렇다면 나영석 PD가 만드는 tvN <삼시세끼>를 만일 시상한다면 누구에게 상을 줘야 할까. 이서진도 대상이 되겠지만 단연 그걸 만든 나영석 PD에게 상이 가는 게 정상적일 것이다. <삼시세끼> 같은 관찰카메라의 진짜 파워는 그걸 만들어내는 제작진의 섬세한 관찰과 발견,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타 MC에 기대는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 대신 주목받는 건 스타 PD. 그만큼 누가 나오느냐보다 누가 만드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그러니 이렇게 변화된 예능 트렌드 속에서라면 응당 연예대상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스타 MC가 상을 받아가고도 대중들이 그다지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나, 아니면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MBC <아빠 어디가>처럼 아이들에게 상을 주기가 애매한 그런 상황들은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도 불을 보듯 뻔히 보게 될 장면들이다. 무언가 새로운 형식의 쇼를 보여주려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보다 달라진 예능 트렌드에 맞게 시상에도 변화를 주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MBC, 왜 새 예능 트렌드 열고도 유지 못할까

 

올해의 예능 트렌드에서 주목됐던 두 가지를 고르라면 단연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대변되는 육아예능과 <비정상회담>이 촉발시킨 외국인 예능이 아닐까. 육아예능은 작년 <아빠 어디가>가 돌풍을 일으키며 생겨난 트렌드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가져갔다. 송일국과 삼둥이 부자 대한, 민국, 만세의 출연은 육아예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아빠 어디가(사진출처:MBC)'

외국인에 대한 주목 역시 작년 <진짜사나이>의 샘 해밍턴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비정상회담>으로 돌아갔다. 한국 사람들보다 더 한국적인 정서를 잘 이해하고, 우리말에도 능통한 외국인들은 회담 테이블에 앉아 각자의 견해와 각국의 문화를 비교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외국인 예능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MBC가 연 이 새로운 예능 트렌드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폐지를 두고 이견이 엇갈리는 상황이고, <진짜사나이> 역시 예전만한 주목도나 화제성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것은 과거 <나는 가수다> 때도 똑같이 벌어졌던 일들이다. 그 때도 <나는 가수다>가 연 레전드 가수 붐<불후의 명곡2>가 그 과실을 따먹었다. 이쯤 되면 MBC 예능이 무언가를 잘 열어놓고도 그 과실을 따먹지 못하는 유지관리에 구멍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그 문제는 역시 최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일밤><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아빠 어디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시즌2를 구성하면서부터다. 새로운 출연진들이 구성되었지만 그 파괴력이 시즌1과 비교해 너무 약했다. 게다가 김진표의 출연으로 괜한 소모전을 반복하느라 시즌1의 기대감까지 상당 부분 상쇄됐던 것이 사실이다.

 

아쉬운 일이지만 시즌2에는 시즌1의 성선비 성준이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4차원의 매력을 가진 준수, 그리고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자주 눈물을 터트렸던 민국이 같은 인물이 보이지 않았다. 시즌1이 만들어낸 과도한 자신감 때문인지 시즌2의 아이들은 그다지 주목되지 못했고 대신 아빠들이 전면에 보이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소박했던 시골 여행에서 갑자기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그 소시민적인 시선이 점점 놀면서 예능하는느낌으로 바뀐 것도 <아빠 어디가> 시즌2의 패착이었다.

 

<진짜 사나이>가 흔들린 것 역시 시즌2에 해당하는 새로운 인물군들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비롯되었다. 물론 군 관련 논란들이 사회사건으로 터져 나오면서 생겨난 외부적인 요인들도 많았지만, 내부적인 문제 또한 없지 않았다. 샘 해밍턴의 바톤을 이어받은 헨리는 군 무식자로 들어왔지만 몰라도 너무 모르는 캐릭터로 <진짜 사나이>의 실감을 상당 부분 상쇄시켰다. 샘 해밍턴이 군대 체험을 통해 호평을 얻었던 것과는 상반되게 헨리의 출연은 무리수였다는 게 많은 이들의 지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수다>가 고개를 숙인 것 역시 시즌2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인물군들이 초창기의 전성기 멤버들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서 생겨났던 것이다. 이렇게 되자 나중에는 경합에 경합을 이어가는 서바이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더 혹독한 무대를 자꾸 만들려 했지만 그것이 대중들이 <나는 가수다>에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지지하고픈 가수들의 놀라운 무대를 확인하고픈 대중들의 욕구는 결국 만족되지 못했다.

 

<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 그리고 <나는 가수다>의 경우에서 보이는 것처럼 MBC 예능은 시즌2의 성격을 갖게 되면서부터 흔들리는 특징을 보인다. 새로운 기획에 있어서는 KBSSBS 같은 타 지상파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게 나와 호평 받은 기획이 계속 유지되는 데는 그만한 인프라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KBS<개그콘서트><12>을 떠올려보면 MBC의 예능 시스템이 얼마나 연약한가를 실감할 수 있다. 계속 새로운 PD들이 들어와 프로그램의 바톤을 이어받고 있지만 그래도 KBS의 예능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어떤 위치를 지켜내는 데는 성공하고 있다. 물론 타 방송사가 시도한 예능을 고스란히 가져다가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것을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MBC는 새로운 걸 만드는 것만큼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과실은 계속 다른 곳에서 얻어갈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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