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652)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441)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185,008
Today27
Yesterday308

‘재심’, 진실에 대한 갈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13년 6월 그리고 2015년 7월 이렇게 2회에 걸쳐 이른바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뤘다. 그 사건은 이미 2000년에 벌어진 사건으로, 당시 살인죄로 검거된 15세 소년은 재판에서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을 구형받았고 결국 10년을 감옥에서 살다 나왔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미 다 지나가버린 사건을 다시 들고 온 건 한 소년의 청춘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그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함이었다. 형사들의 강압수사로 모텔에 끌려가 몇 시간 동안 죽도록 맞고는 어쩔 수 없이 쓴 자술서 한 장이 만든 엄청난 비극. 

사진출처:영화<재심>

영화 <재심>은 바로 이 <그것이 알고 싶다>가 다시 끄집어낸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시금 영화로 끄집어낸 작품이다. 그래서 이미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많이 알려진 사건이라는 점은 영화로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재심>은 이 실화에 다양한 영화적 장치를 덧붙여 극화함으로써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관객들도 충분히 빠져들 수 있게 만들었다. 

<재심>이 영화를 통해 담고자 하는 건 저 <그것이 알고 싶다>가 처음 이 지나간 사건을 다시금 꺼내온 의도와 같다. 그것은 2000년에도 그리고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영됐던 2013년, 2015년에도 또 지금 현재 2017년에도 여전히 같은 질문이 가능하다는 걸 말해준다. 극중 변호사인 이준영(정우)과 피해자인 조현우(강하늘)가 던지는 질문, “과연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가 그것이다. 

<재심>이라는 제목에 담겨져 있지만 이 영화에서 핵심적인 키워드는 ‘다시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이미 구형도 끝나고 감옥에서 수감생활도 마쳤지만 애써 그 고통스런 세월을 다시 들여다보는 이유는 여전히 진실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진실을 묻어둔 이들은 그 대가로 얻은 권력을 여전히 쥐고 살아간다. 다시 들여다보려는 이들로부터 그 진실을 다시 숨기려 권력을 이용하면서. 

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이렇게 진실을 외면하고 살아가던 이준영과 조현우 모두 그 진실을 다시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하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삶을 찾게 된다는 점이다. 변호사가 하는 일이 일종의 서비스로 의뢰인의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의뢰인이 낸 돈만큼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던 이준영. 그리고 진실을 묻어두고 심지어 자신이 범인이라고 거짓 자백을 한 후 자기 파괴적인 삶을 살아온 조현우. 그들은 그 묻어준 진실을 다시 꺼내려 노력하기 시작하면서 구원을 받는다. 웃음이란 걸 잃고 살아가던 그들이 진실 앞에 연대하고 비로소 웃음을 찾게 되는 과정은 그래서 사건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재심>을 보다보면 새삼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그램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당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추적하던 담당PD는 강압수사를 했던 담당형사를 찾아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 때까지도 버젓이 형사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인터뷰를 함부로 할 수 없다며 정식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한다. 거기에 대해 PD는 질문을 던진다. “지금 경위님께서 정식절차를 말씀하십니까? 최영진(가명)을 정식절차에 의해서 수사하셨습니까?” 아무 답변도 하지 못하는 담당형사가 버럭 화를 내자 PD는 계속해서 묻는다. “모텔에는 왜 데려가셨습니까?” “왜 구타하셨습니까?”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건 이런 의혹들에 대한 계속된 질문이 아닐까. <그것이 알고 싶다>가 던진 질문이 한 억울한 소년의 삶과 잘못된 법 정의를 바꾸어 놓았듯이, <재심>은 그 이야기를 다시금 가져와 지금도 어딘가에 묻혀지는 진실로 인해 고통 받는 현실이 바꿔지기를 꿈꾸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영화가 아닐 수 없다.

Posted by 더키앙

<시그널>의 김원석, <응답하라>의 신원호, <태양의 후예>의 이응복

 

물론 사극 같은 경우는 이병훈 감독처럼 연출자가 키를 쥐는 경우도 있었지만, 드라마의 키는 오랫동안 작가들이 쥐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드라마가 시작하면 으레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다름 아닌 작가였고 연출자는 그 다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작가만큼 연출자의 몫이 주목되고 있다.

 

'김원석 감독(사진출처:tvN)'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작품이 잘 된 것이 김원석 감독의 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대본도 훌륭했지만 김은희 작가는 그것을 완성도 높은 연출로 빛나게 해준 김원석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 주었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의례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시그널>의 스타일이나 연출은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김워석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토록 복고적인 질감을 멋스럽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그런 스타일은 <시그널>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결코 쉽지 않은 이 장르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tvN <응답하라 1988> 역시 마찬가지다. 이우정 작가 팀이 만들어낸 훌륭한 대본이 있었지만 이를 완성도 높게 연출한 신원호 감독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자칫 잘못하면 시트콤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미디적인 재미와 진지한 정극의 느낌을 골고루 살려낸 신 감독의 연출은 이번 작품은 물론이고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한 신뢰 또한 높여놓았다.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KBS <태양의 후예> 역시 이응복 감독의 연출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 특성상 액션에 재난까지 블록버스터적인 스케일을 담아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드라마 연출이다. 그럼에도 이응복 감독은 블록버스터의 볼거리를 충분히 그려내면서도 그 안의 인물들의 감정 선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연출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들어 이처럼 드라마에서 대본만큼 연출에 대한 지분이 많아지고 있는 건 드라마들의 변화 때문이다. 즉 지금의 드라마들은 과거처럼 대사 위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하다못해 tvN <또 오해영> 같은 멜로드라마도 대사만큼 중요한 게 인물의 심리를 담아내는 영상 연출이다. 그러니 <시그널> 같은 장르드라마의 경우에는 영상 연출의 몫이 훨씬 커진다.

 

이른바 때깔이 나는 드라마와 그렇지 못한 드라마가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예를 들어 MBC <몬스터><굿바이 미스터 블랙> 같은 드라마는 연출이 좀 더 공을 들였다면 훨씬 괜찮은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면 KBS <국수의 신> 같은 경우는 그나마 연출이 영상미를 추구했기 때문에 대본이 가진 심지어 막장에 가까운 자극성들을 상당히 무마해낼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연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건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져 있다는 걸 말해준다. 이제 인물과 대사만으로 시청자들은 만족하지 못한다. 완성도 높은 연출이 그려내는 그 드라마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나 분위기는 이제 드라마 성패의 중요한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지상파 떠나는 PD, 단지 돈 때문이겠나

 

예능 PD들에 이어서 드라마 PD까지? KBS 드라마국 소속인 함영훈, 전창근, 김진원 PD들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 심지어 현재 가장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태양의 후예> 이응복 PD까지 KBS를 떠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응복 PD의 거취는 아직 확실한 것이 아니지만, 함영훈, 전창근, 김진원 PDJTBC로의 이적을 두고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한다.

 


'태양의 후예(사진출처:KBS)'

함영훈 CP<태양의 후예>를 프로듀싱 했고, 전창근 PD<부활>, <직장의 신>, <가족끼리 왜 이래> 등을 연출했으며, 김진원 PD<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너를 기억해>, <참 좋은 시절> 등을 연출했다. KBS 드라마들 중 괜찮은 반응을 보였던 드라마들을 연출했던 PD들이다.

 

JTBC는 작년 말부터 드라마 파트를 보강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JTBC드라마는 <밀회> 같은 작품을 내놓으며 성과를 보여 왔지만 지난 한 해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아마도 유능한 드라마 PD들을 영입하게 된 건 JTBC가 보다 탄탄한 시스템을 갖춰 좋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KBS는 지난 종편과 케이블로 예능 PD들이 대거 빠져나간데 이어 제2엑소더스가 아니냐는 얘기가 돌면서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현재의 예능에서 tvNJTBC가 두드러진 약진을 보였던 건 KBS에서 이적한 예능 PD들이 두 채널에서 각각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tvN의 이명한 사단(이하 나영석, 신원호, 신효정, 고민구 등)이 있었다면 JTBC의 김시규 사단(김석윤, 이동희, 윤현준 등)이 있었다. 물론 JTBC는 여기에 MBC 출신의 여운혁 사단(성치경, 임정아 등)이 더해져 있지만.

 

이러한 엑소더스가 생겨날 때마다 가장 많은 PD들이 움직이는 곳은 단연 KBS. 물론 최근 중국행 이슈로 인해 MBC의 신정수 PD와 강궁 PD 그리고 문경태 PDMBC를 떠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김영희 사단에 합류했고, SBS에서 <>을 만들었던 남규홍 PD도 그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예능과 드라마 모두를 통틀어 그 유출된 인력의 규모로 보면 단연 KBS가 가장 많다.

 

PD들의 이런 엑소더스를 항간에서는 적지 않은 이적료 때문이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각이 있지만 사실 그것만은 아니다. 지상파의 방송 제작 시스템이 가진 어떤 한계가 PD들이 이탈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나영석 PD의 경우 지상파가 지금껏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시즌제 시스템에 대한 갈증이 그 어떤 것보다 컸다고 한다. 즉 매주 방송을 쉬지 않고 만들어야 하는 시스템이 PD를 소모품처럼 만들었다는 것이다. tvN에서 나영석 PD는 보란 듯이 시즌제 시스템을 운용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엔 지상파라는 플랫폼이 새로운 도전을 하기 보다는 기성의 문법들을 반복하게 만든다는 점이 그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tvN이나 JTBC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새로운 시도가 상대적으로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tvN 드라마들이 드라마 문법이라기보다는 영화 문법을 가져와 승승장구하고 있고, 나아가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예능과 접목된 참신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JTBC 드라마들에도 참신한 자극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JTBC가 드라마 인력을 새로이 영입하는 건 당장의 단기적인 성공보다는 장기적인 포석으로 JTBC드라마 시스템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물론 더 괜찮은 조건을 찾아가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지상파로서는 그 이전에 이렇게 이탈하는 PD들의 문제를 단지 그런 조건으로만 봐서는 또 다른 이탈이 지속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중요한 건 지상파의 인력 시스템이 지금의 변화하는 콘텐츠 시대에 여전히 적절한가 하는 점검이다. 시즌제, 사전제작제가 말해주듯이 PD들이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또 그들이 어떤 성과를 냈을 때 확실한 보상시스템 또한 필요하다고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제3, 4의 엑소더스는 막을 수 없다.

Posted by 더키앙

중국행 PD,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는 까닭

 

한국의 유능한 PD 들이 중국 회사로 가는 건 한국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PD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독립제작사협회 11대 안인배 신임회장이 대놓고 중국행 PD들에게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놨다.

 


김영희PD(사진출처:미가미디어)

이 비난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꽤 거창하다. 이런 유능한 PD들이 중국으로 가는 것이 한국방송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 아니라는 이유다. 그는 개인의 이익만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기 보다는 더 크게 대한민국 방송문화산업의 발전도 감안해서 진로를 잡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 된다고도 말했다.

 

아마도 독립제작사협회 회장이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나온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의 목소리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 산업발전을 운운하지만 국내의 조악한 제작현실 속에서 PD와 스텝 같은 제작인력들은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방송사에 소속된 PD들은 나은 편이지만, 외주 제작사의 PD들의 현실은 더 조악하다. 방송사로부터 쪼이고 제작사로부터도 쪼이는 상황이고, 이대로 하다가는 소모품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중국 같은 새로운 시장은 이들에게는 그나마 트인 숨통이고 희망이 된다는 점이다.

 

결국 국가가 이들의 조악한 현실을 챙겨주지 않는데 이들에게 개인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보지 말고 대한민국의 방송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희생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독립제작사협회는 오히려 이러한 제작자들의 권익을 앞장서서 챙겨야할 조직이다. 그런데 거꾸로 희생을 강요한다는 건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흥미로운 건 독립제작사협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지난 10대 회장인 안성주 대표의 인사말에 두 번째 항목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으로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그 내용은 국내 콘텐츠 시장이 너무 좁고 따라서 수출을 통해 어려움을 상쇄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제작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독립제작사협회도 해외 시장이 결국은 돌파구라는 걸 말해준다.

 

스타 PD들이 중국에 가서 회사를 차리고 현지의 투자를 받아 글로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개인의 이익만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행위이고, 국내의 제작사가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것은 왜 국내 방송문화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 될까. 왜 연예인들이 중국에서 펄펄 날면 한류가 되고, 스타 PD들이 중국에서 투자를 받아 제작을 하면 국내 방송문화 산업 발전에 저해하는 일이 될까.

 

안인배 신임회장이 중국행 스타 PD들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대중들이 그리 공감하지 못하는 건, 현재 국내의 제작 PD와 스텝들이 국가의 방송문화 산업을 걱정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 운운하며 한류를 국가 산업으로 치부하는 일이 실제로는 한류 발전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미 대중들은 잘 알고 있다.

 

국가를 위한 개인인가. 아니면 개인을 위한 국가인가. 7,80년대까지만 해도 이 질문의 대답은 전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개개인이 잘 될 수 있게 해주는 국가여야 진정한 의미에서 국가의 발전이 도모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조악한 국내 제작현실에서 보다 나은 환경을 찾아가려는 중국행 PD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조악한 현실을 깨칠 수 있는 길도 어쩌면 그 글로벌 콘텐츠를 향해 해외로 향하는 발길에서부터 생겨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Posted by 더키앙

스타 파워에서 콘텐츠 파워로 돌아선 현재, 연예대상의 딜레마

 

올 한 해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몇 가지가 떠오른다. 그 첫 번째는 나영석 PD가 만들었던 tvN <꽃보다 청춘><삼시세끼>. 나영석 PD는 올 한 해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족족 연달아 히트를 치는 이례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두 번째는 외국인 예능 트렌드를 연 JTBC <비정상회담>이다. 호사다마라고 잘 나가는 만큼 논란도 무수히 쏟아졌다. 기미가요 논란에 이어 에네스 카야의 총각행세 논란이 지금도 뜨겁다. 하지만 논란이 뜨겁다고 프로그램이 거둔 성과까지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사진출처:KBS)'

이렇게 먼저 비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 떠오르는 것처럼, 올 한 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은 그다지 큰 성과나 시도를 보이지 못했다. 이미 브랜드가 확실한 MBC <무한도전>이나 KBS <12>이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는 것과, 베끼기라고 비판받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원조 육아예능인 MBC <아빠 어디가>와의 경쟁에서 오히려 앞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 것. SBS <정글의 법칙>이 화제성은 떨어졌어도 일관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일관되게 가져왔다는 게 지상파 예능의 성과라면 성과다.

 

이렇게 되다보니 연말 연예대상을 치러야 하는 지상파 3사는 애매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뚜렷한 성과가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가, <무한도전>이나 <12> 같은 이미 이전부터 사랑받아왔던 프로그램들이 수상을 하게 될 경우 시상식이 자칫 그 나물에 그 밥같은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상식은 자칫 그 방송사의 올해 성과가 별로 없었다는 걸 자인하는 느낌마저 줄 수 있다. 벌써부터 유재석 밖에 상줄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상줄 사람이 없는상황보다 더 심각한 건 올 들어 바뀐 예능의 트렌드다. 즉 스타 MC 중심으로 흐르던 과거의 예능 트렌드가 올해는 거의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유재석이니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같은 스타 MC들의 활약이 시상으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올해는 스타 MC가 있다고 해도 그걸 만들어내는 PD나 작가의 파워가 없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들이 투입된 프로그램의 추락을 통해 알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유재석은 KBS <나는 남자다>를 성공시킬 수 없었고, 강호동은 MBC <별바라기>, KBS <우리동네 예체능> 그 무엇도 성공이라 말할 수 없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사실상 지상파가 올해 고전하고 비지상파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이러한 스타MC 파워가 약해지고 콘텐츠 파워가 강해진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지상파는 여전히 스타MC에 투자함으로써 추락의 길을 걸었고, 비지상파는 환경 상 스타 PD나 작가에 투자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콘텐츠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렇다면 나영석 PD가 만드는 tvN <삼시세끼>를 만일 시상한다면 누구에게 상을 줘야 할까. 이서진도 대상이 되겠지만 단연 그걸 만든 나영석 PD에게 상이 가는 게 정상적일 것이다. <삼시세끼> 같은 관찰카메라의 진짜 파워는 그걸 만들어내는 제작진의 섬세한 관찰과 발견,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타 MC에 기대는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 대신 주목받는 건 스타 PD. 그만큼 누가 나오느냐보다 누가 만드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그러니 이렇게 변화된 예능 트렌드 속에서라면 응당 연예대상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스타 MC가 상을 받아가고도 대중들이 그다지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나, 아니면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MBC <아빠 어디가>처럼 아이들에게 상을 주기가 애매한 그런 상황들은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도 불을 보듯 뻔히 보게 될 장면들이다. 무언가 새로운 형식의 쇼를 보여주려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보다 달라진 예능 트렌드에 맞게 시상에도 변화를 주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