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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하지원|그녀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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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잡아끄는 하지원만의 특별함

'더킹투하츠'(사진출처:MBC)

역시 하지원이다. 단지 연기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에게서는 무언가 대중들을 잡아끄는 특별함이 있다. 아마도 치열하게 벌어진 방송3사의 수목극 대전에서 '더킹 투하츠'가 기선제압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다름 아닌 바로 이 하지원만이 가진 특별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모'에서부터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 '시크릿 가든'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에서의 성공 보증수표가 된 하지원만의 그 특별함, 그것은 도대체 무얼까.

그 첫 번째는 우리가 여배우하면 흔히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를 가차 없이 깨고 들어오는 하지원의 특별한 연기투혼에 있다. 물론 최근 들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투혼을 발휘하는 여배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주인공이라면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말로만 씩씩한 캔디형 신데렐라다. 하지원 역시 '시크릿 가든' 같은 작품에서 캔디형 신데렐라 캐릭터인 길라임을 연기했지만, 그녀가 달랐던 점은 대사만이 아닌 행동으로 그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이 몸으로 보여주는(?) 진정성은 '다모'에서부터 '황진이', '시크릿 가든'까지 계속 이어지는 하지원만의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시크릿 가든'에서 스턴트우먼으로서의 멋진 액션 연기를 통해 그녀만의 매력을 드러냈던 것처럼, '더킹 투하츠'에서도 북한특수부대 여자1호 교관 김항아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그녀는 강렬한 액션으로 시선을 끌어 모았다. 바로 이 여배우로서 몇 안 되는 액션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점은 하지원만의 온몸을 던지는 연기를 가능하게 하고, 그것은 그녀의 연기에 진정성을 더해준다.

액션 연기가 더해진 하지원이라는 존재는 그래서 단지 예쁜 여배우가 아니라 멋있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한다. 이 점은 하지원이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 팬층까지 폭넓게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지점이 된다. 하지원만의 두 번째 특별함, 즉 중성적인 매력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더킹 투하츠'에서 데이트를 나간 하지원이 남자와 키스를 하려다 못하게 되는 장면은 그녀의 이 중성적 매력을 잘 드러낸다. 다가오는 남자를 기다리는 하지원의 얼굴은 소녀 같은 설렘을 던져주지만, 한 순간 무의식적으로 남자의 턱을 잡아채는 그녀의 동작에서는 소년 같은 털털함이 묻어난다. 이 여배우가 뿜어내는 중성적 매력은 여성 시청자들이 주도권을 쥐게 마련인 드라마 시청에 있어서 중요한 유인 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때론 이 과격하게까지 느껴지는 털털함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한없이 여성스럽게 변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외강내유형 캐릭터는 하지원의 멜로 연기가 특별해지는 세 번째 이유가 된다. 겉이 단단할수록 속의 부드러움이 더 빛나는 법.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입을 앙다물고 투혼을 드러내던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말 한 마디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릴 때 그 감정이 전하는 강도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바로 이 하지원의 멜로가 갖는 힘은 그녀와 연기한 남자 연기자들이 모두 주목받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은 '다모'의 이서진,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 '시크릿 가든'의 현빈에 이어서 '더킹 투하츠'의 이승기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승기와 그가 연기하는 이재하라는 인물과의 궁합도 잘 맞는데다가, 하지원의 리드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온 몸을 던지는 연기투혼, 남녀 모두의 시선을 잡아끄는 중성적인 매력, 게다가 상대 배우마저 빛나게 해주는 연기의 조합. 이것이 하지원이라는 배우만이 가진 특별함이다. 여기에 이미 '다모'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이재규 감독과 '베토벤 바이러스'를 쓴 홍진아 작가의 탄탄한 대본까지 가세했으니 그녀의 캐릭터가 빛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더킹 투하츠'가 기대되는 건 어쩌면 이 하지원이라는 특별한 배우가 거기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