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제도, 폐지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결국 연예병사제도가 시행 16년 만에 폐지된다. 해당 연예병사들도 징계를 받는다고 한다. 당연한 결과다. 이미 연예병사들의 충격적인 군기문란 행태가 보도된 마당에 이 제도 자체를 유지시킨다는 것은 더 이상 의미 없는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제도를 유지한다고 해도 이를 지원하는 연예인들도 없을 것이다. 연예병사가 된다는 것은 이제 스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것과 동의어가 되었으니 말이다.

 

'현장21(사진출처:SBS)'

하지만 이 당연한 폐지에도 남는 의구심이 있다. 먼저 이 연예병사의 문제를 촉발했던 비는 국방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이미 전역해 이 모든 징계조치에서 자유롭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휴대폰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또 술을 마시는 등 징계사유가 될 만한 일들을 버젓이 저지르고도 누구는 징계를 받고 누구는 징계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전역하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병역부실근무로 재입대 했던 싸이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된다.

 

또 한 가지 남는 의구심은 과연 연예병사제도를 폐지한다고 해서 모든 연예인 병사들의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군대라면 본래 계급장을 다는 순간, 사회에서 무엇을 했건 또는 어떤 배경을 갖고 있건 상관없이 계급 아래 공평해야 하지만 어디 군대가 그런가. 이미 많은 증언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군대만큼 사회에서의 위치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도 없다. 하다못해 명문대학을 나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정병으로 차출되는 곳이 군대니 말이다.

 

즉 중요한 것은 연예인 병사들 당사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군대가 어떻게 이들을 대하느냐의 문제다. 연예병사제도의 문제를 통해 우리는 그것이 연예병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활용하는 군 당국의 문제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관리 부실은 군 당국이 자초한 것이지 돌출된 연예병사들 몇몇이 저지른 일이 아니다. 따라서 군대가 변하지 않는 한, 연예병사 제도를 없앤다고 해도 연예인 병사들은 어떤 식으로든 일반사병과 달리 활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위치에 서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은 연예인 병사들만이 아니다. 국방부가 발표한대로 연예병사 폐지에 따라 이들이 출연했던 국군방송 위문열차 공연은 외부 민간 출연자를 섭외하고 재능 있는 일반병사들을 선발해 공연에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연예병사 관리 소홀의 문제는 잡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공연 같은 국방홍보를 두고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갑을 관계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현장21>이 증언한대로 국방홍보원이 공연단원을 술자리에 부르거나 외부용역업체와의 갑을관계가 여전히 유효한 시스템이라면 인물만 몇 명 징계를 받는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연예병사 제도가 갖고 있는 시스템적인 문제를 연예병사 몇 명의 군기문란 문제와 국방홍보원 관리자 몇 명의 관리 소홀 문제로 축소시키면 그 제도를 폐지한다고 해도 남는 문제는 여전할 것이다. 이미 연초에 비의 군 복무 태만으로 ‘연예병사 특별관리지침’이 발표되었지만 그로부터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연예인과 국방홍보에 얽혀있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제도나 지침은 문제의 겉면일 뿐이다. 지속적인 관리와 뿌리에 놓여진 시스템을 고쳐나가는 노력이 있을 때야 비로소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KBS 9시뉴스>,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이 된 이유

 

일주일 내내 본방으로는 뉴스만 본다? 놀라운 일이다. 7월8일(월) <KBS 9시뉴스>는 21%로 전체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7월9일(화)은 일일연속극 <지성이면 감천>에 살짝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시청률은 21%를 넘어섰다. 7월10일(수)은 최근 최고의 화제작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이어 <KBS 9시뉴스>가 19%로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상황에 따라 <KBS 9시뉴스>는 1,2위를 오가지만 이런 상황은 일주일 내내 지속된다.

 

'KBS9시뉴스(사진출처:KBS)'

이번 주에도 상황은 반복되었다. 15일(21,7%), 16일(22.8%) 모두 <KBS 9시뉴스>가 최고 시청률을 냈다. 본래부터 <KBS 9시 뉴스>의 시청률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일주일 내내 최고 시청률을 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물론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다고 해서 <KBS 9시뉴스>가 최고의 프로그램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관성적인 시청이 대부분 작용한 결과일 것이고, 지상파 본방의 보수성을 말해주는 대목일 게다. 문제는 이런 경향이 <KBS 9시뉴스>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지상파 시청률표를 들여다보면 급격히 변해가고 있는 TV 본방 시청행태를 발견할 수 있다.

 

드라마 시청률이 끊임없이 떨어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월화 드라마들의 틈바구니에서 <가요무대>가 사실상의 승자로 부상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불의여신 정이> 같은 사극도 <상어> 같은 스릴러 복수극도 <황금의 제국> 같은 손에 땀을 쥐는 반전극도 <가요무대> 같은 고정적인 시청자를 갖고 있는 프로그램 앞에 고개를 숙였다는 얘기다.

 

시청률 상위 20개 프로그램 속에 <인간극장>, <긴급출동 24시>, <시청자 칼럼 우리사는 세상> 같은 프로그램들이 들어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들은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지만, 화제성면으로만 따지면 전혀 인구에 회자되지 않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반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들은 점점 시청률 표에서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 때론 보이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지금의 시청률표가 전혀 대중들의 취향과 선택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른바 본방 시청률은 이제 특정 고정 시청자들의 취향만을 반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IPTV나 모바일 다시보기 시청이 최근 TV 시청의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 기존의 시청률표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그 프로그램을 모든 세대의 시청자들이 좋아한다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지금의 새로운 시청 패턴에 맞춘다면, 시청률 추산은 단순히 본방 비율을 볼 게 아니라, 콘텐츠가 실제로 얼마만큼 소비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물론 지상파가 이를 꺼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본방 시청률을 포기하면 결국 콘텐츠 중심으로 시청률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그간 지상파가 누리던 프리미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의 시청률 추산을 고집하는 것이 지상파의 제살 깎아먹기가 될 거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과감하게 시청률 추산 방식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본방으로는 뉴스만 보고 있다고 말해주는 지금의 시청률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로이킴 논란, 무엇이 불씨를 키웠을까

 

<슈퍼스타K>의 최고 전성기는 허각이 배출됐던 시즌2다. 당시 친숙한(?) 외모에 환풍기 수리공으로 생활하며 노래를 부른 허각은 <슈퍼스타K>, 아니 오디션 프로그램의 아이콘이 되었다. 단지 오디션 우승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

 

'로이킴(사진출처:CJE&M)'

그로부터 2년 후 <슈퍼스타K> 시즌4가 배출한 로이킴은 여러모로 허각과는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는 인물이었다. 잘 생긴 외모에 모 주류업체 대표 아들이라는 배경, 유학파에 누가 봐도 매너있어 보이는 신사 이미지 그리고 심지어 노래까지. 게다가 로이킴은 작사 작곡 능력까지 선보이며 작년 오디션 프로그램의 화두라고도 할 수 있었던 아티스트 이미지까지 갖고 있었다. 허각이 서민들의 동일시 대상이었다면 로이킴은 로망이었던 셈.

 

실제로 로이킴은 ‘봄봄봄’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바람을 일으켰다. 젊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이 곡은 컨트리풍에 ‘-소’로 끝나는 옛 어투를 구사하는 것으로 그가 갖고 있는 폭넓은 세대에 걸친 팬덤을 겨냥하고 있었다. ‘봄봄봄’은 싸이와 조용필이 본격 활동을 벌이던 시기에 음원차트와 각종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발표와 동시에 표절 논란의 불씨가 생겨났던 것도 사실이다. 도입 부분은 고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후렴구는 노르웨이 밴드 아하의 ‘테이크 온 미’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로이킴측은 ‘고 김광석을 가장 좋아했던 로이킴이 그분 음악을 베낄 수 있겠느냐’며 ‘공식대응이랄 것도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사실 이 초창기 불씨에 대해서 로이킴측이 조금 더 신중하게 대처를 했다면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란까지 불거지지는 않았을 수 있다. 너무 쉽고 단순한 일로 치부했던 것. 하지만 이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잠복해 있다가 로이킴이 콘서트에서 언급한 장범준 코멘트로 인해 다시 불이 붙었다.

 

“버스커 버스커 장범준이 곡 중간에 '빰바바밤'이라는 결혼식 축가 멜로디를 넣어 부른 걸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했는데 비난을 많이 받았다. '축가'는 내가 작곡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면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장범준을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 코멘트는 아마도 표절이 아니라는 자신감의 표명이었을 것이지만 과한 발언이었고 결국 도화선이 되어버렸다.

 

어쿠스틱레인의 ‘Love is cannon’ 표절 논란으로까지 확산된 건 분명 이 장범준 코멘트가 만들어낸 후폭풍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 5월에 어쿠스틱레인이 블로그에 적은 글이 안티 팬들에 의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 하지만 일련의 논란에 대한 로이킴측의 대응도 적절치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싱어 송 라이터로 로이킴을 이미지 메이킹하던 차에 표절 논란이 나오자 공동작곡가 배영경씨가 언급되는 대목이 그렇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로이킴측의 대응이 지나치게 논리적인 주장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즉 누가 먼저 발표했느냐는 선후관계를 따지거나 전문가 의견을 덧붙여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식은, 이 문제의 핵심인 ‘대중들의 정서적인 부분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는 점이다. 마치 표절이냐 아니냐가 핵심인 것 같지만 이 문제는 이미 그 진위공방의 사안을 넘어서 로이킴에 대한 정서적 반감의 문제로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만일 허각 같은 서민들과 동일시되는 인물이었다면 설혹 표절 논란이 나왔다고 해도 이 정도로 문제가 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엄친아 이미지의 로이킴은 그것이 잘 유지될 때는 반짝반짝 빛나지만 어떤 작은 틈이라도 보일 때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이것을 타블로의 사례에서 확인한 바 있다. 그의 화려한 스펙이 모두 사실이지만 대중들이 믿지 않게 된 건, 정서의 문제를 팩트의 문제로 풀려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표절 논란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로이킴측은 아마도 이 문제가 거기에서 그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로이킴은 이 대중들의 정서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표절 논란이 해결된다고 해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허각과는 정반대 이미지의 소유자, 로이킴에게 벌어지는 논란은 그래서 타블로의 경우를 자꾸 떠올리게 된다.

<진짜사나이>의 가치, 군대와 일반인의 소통에 있다

 

지극히 당연하게도 <진짜사나이>는 진짜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중들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미 군대를 다녀왔거나 아직 군대에 가보지 않았던 사나이들이고(심지어 외국인도 있다) 군부대에서 일반사병들과 실제로 일주일씩 머물며 병영을 체험한다. 방송은 그 체험을 포착해 예능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 진짜 날 것의 군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서도 안 된다. 군 기밀이라도 유출된다면 큰 일이지 않은가.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진짜사나이>의 내무반은 그래서 특별히 방송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김수로와 샘 해밍턴, 류수영, 서경석, 손진영, 그리고 장혁과 박형식이 일반사병들과 함께 일주일 간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그렇게 특별한 내무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거기서 함께 일주일을 지내는 일반사병들도 선별된 병사들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특별하게 마련되고 통제되지 않는다면, 방송은 그 자체로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출연자들이 진짜 군인이 아니고, 내무반이 실제 내무반이 아니며, 일반사병들도 선별된 병사라고 해서 이것이 전부 가짜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이 함께 유격훈련을 뛰면서 헬기 레펠을 하고 화생방 훈련을 하거나 행군을 하면서 흘린 땀과 눈물을 어찌 가짜라 말할 수 있겠는가. 다만 진짜 군인들과는 다소 다른 체험일 수 있다는 것일 뿐, 일반인들에게 그것은 짧게나마 군대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진짜 체험일 것이다. 군 소재 예능을 하기 위해 연예인이 실제로 군대를 갈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이것은 <진짜사나이>가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그것은 예능이 아니라 다큐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다큐는(실제로는 르뽀에 가깝겠지만) 아마도 비방용이 더 많을 수밖에 없을 게다. 군 기밀에 가까운 장면들도 많을 테고, 때로는 군대의 내밀한 사병들 간의 마찰과 충돌도 적지 않을 게다. 그것을 방송으로 다 내보내다보면 그것은 리얼리티를 빙자한 막장 방송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진짜사나이>가 보여주려는 것은 도대체 뭘까. <진짜사나이>는 예능이라는 본분에 맞게 적절한 선까지의 ‘군대 체험’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체험에 들어간 연예인들의 소임은 자신이 진짜 군인임을 가장하는 것이 아니라, 군인처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이며 때로는 그 와중에도 어떤 보람과 가슴 뭉클함을 느끼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들은 애초부터 진짜 군인일 수는 없다. 일반인으로서 군대 체험을 하는 것일 뿐.

 

<진짜사나이>의 방송 프로그램적인 가치는 바로 이 일반인과 사병들이 한 막사에 들어가 일주일을 함께 생활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군인과 일반인들을 한 곳에 넣고 벌어지는 화학작용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너무 다른 존재처럼 여기며 심지어 군바리라고 비아냥대던 그들이 사실은 우리의 동생들이고 아들들이며 오빠들이라는 사실이다. <진짜사나이>를 통해서 군대는 그래서 좀 더 우리에게 가까운 곳이 된다.

 

군대가 비리나 사건사고가 비일비재하게 터지는 곳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그것이 너무 폐쇄적인 집단으로서만 유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모두가 가기 싫은 곳이지만 의무이기 때문에 억지로 가야하는 곳. 그래서 간 사람은 마치 다른 세계로 간 듯이 치부하며 그 속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는 일들도 다른 세계이기 때문에 그저 수긍하던 그런 곳이 군대가 아니었던가. 물론 군 당국이 개입하기 때문에 좋은 면만을 끄집어내고 그것이 전부인 양 호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믿어줄 만큼 대중들은 바보가 아니다.

 

국가 안보와 밀접한 군 기밀이 아니라면 이제는 군대도 좀 더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 그것을 위한 첫 발은 군대를 좀 더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곳으로 인식시키는 일이다. 이것이 <진짜사나이>가 가진 목적이며 의도이고 가치다. 따라서 <진짜사나이>는 실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본래 바람직한 진짜 군인의 위상과 이미지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인 것만은 분명하다. 만일 이 프로그램이 대중들에게 군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주고, 그래서 대중들이 좀 더 군대에 관심을 갖게 되며 그로 인해 군대 문화에도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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